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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아카데미 느티나무에서 일어나는 작고 소소한 일상과 이야기

3월 11일(목)일 부터 시작되는 <역사드라마, 사료로 다시보기> 강좌에 대한 내용이 3월 10일자 경향 신문에 보도되었습니다. 강좌 내용이 잘 반영되어 있어 게시판에 게재합니다.  아카데미 회원들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느티나무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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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드라마 '고증' 우기지 마라
참여연대 느티나무 아카데미 ‘역사드라마 사료로 다시 보기’

경향신문 손재민 기자

극적인 줄거리를 끊임없이 만들어내야 하는 드라마, 영화 등의 제작자에게 역사는 손쉽게 의지할 수 있는 이야기의 보고이다. 후대 사람들이 가려내 정리한 역사 안에 이미 그 자체로 훌륭한 이야기가 들어 있고, 사료에 적힌 역사적 사실의 행간에 상상력을 발휘할 여지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숙종과 장희빈, 헨리 8세와 앤 불린 등 단골 소재가 끊임없이 변용되는 것은 물론 예전엔 눈 여겨 보지 않던 노비, 상인, 의사 등에까지 역사물의 소재가 확장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기본적인 사료 고증에 문제가 있다면 역사물이 재미는 있을망정, 의미는 크게 반감된다. 나아가 “엄정화 동생이 삼국을 통일했어?”와 같은 얘기가 누군가에겐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지는 황당한 상황을 낳기도 한다.

SBS 드라마 <제중원>에는 백도양이라는 판서의 아들(연정훈)이 상투를 자르는 장면이 나온다. 드라마 배경은 1886년이고, 단발령이 1895년에 내려졌음을 감안하면 사실을 무시한 무리한 설정이라는 비판이 가능하다. 주진오 상명대 교수는 “‘연세대 의학박물관장 등의 철저한 고증을 거쳤다’는 식으로 드라마를 포장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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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제공

참여연대 느티나무 아카데미에서 마련한 ‘역사 드라마, 사료로 다시 보기’는 역사학자, 국문학자들이 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역사 드라마를 사료에 바탕해 강의하는 자리이다. 주진오 상명대 교수(한국사)가 기획하고 여섯명의 강사가 나오는 이 강의는 최근 종영됐거나 방영 중인 드라마 <선덕여왕>, <천추태후>, <추노>, <이산>, <거상 김만덕>, <제중원>을 다룬다.

11일 열리는 첫 강의인 <선덕여왕>은 신라사를 전공한 전덕재 경주대 교수가 <화랑세기> 등을 텍스트로 삼아 진행한다. <이산>은 ‘정조어찰’을 발굴, 소개한 한문학자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가 맡는다. <제중원>은 근대 병원사를 연구한 주진오 교수가 ‘알렌의 일기’, ‘통리교섭통상사무아문일기’ 등을 갖고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 외에도 <추노>는 조선중기사를 전공한 한명기 명지대 교수가, <거상 김만덕>은 국문학자인 정창권 고려대 초빙교수, <천추태후>는 고려사를 전공한 김인호 광운대 교수가 맡는다.

강의는 <화랑세기> 같은 사료를 수강생들이 읽은 뒤 실제로 드라마 각본의 일부를 써보는 식으로 진행된다. 주진오 교수는 “드라마 작가들이 사료를 어떤 방식으로 활용, 변용했는지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시청자로서 수동적인 자세에 머무르지 않고 능동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려 한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지원을 받아 ‘갑신정변’, ‘비담의 난’ 등 역사 속 정변을 이야기 소재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정변, 개혁과 모반의 한국사’(http://jeongbyeon.culturecontent.com/)라는 문화콘텐츠를 구축하는 데 참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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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교수는 요즘 역사 드라마의 가장 큰 문제점을 철저한 고증이 되지 않았으면서도 고증에 바탕했다고 표방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SBS 드라마 <제중원>을 지목했다. “백정 출신이 한국 최초의 의사 가운데 한 명이 되고, 의대 교수가 되어 간도로 가서 독립운동을 했다는 것은 그 자체로 매우 드라마틱한 게 분명하지요. 그런데 드라마 주인공으로 나오는 황정(박용우 분)과 역사 속 인물 박서양은 백정 출신이라는 것만 같을 뿐 모든 설정이 사실과 관계없이 진행됩니다.” 그는 박서양의 아버지가 백정이었지만 일찍 기독교로 개종해 1898년 관민공동회 개막연설을 할 정도로 확고한 경제적 기반을 갖고 있었다는 점을 들며, 박서양이 드라마에 그려지듯 직접 도살하던 존재로는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제중원 설립에 있어 알렌의 역할만 부각되는 점도 문제”라고 했다. 제중원은 조선 정부가 1884년 폐지한 빈민의료기관 혜민서와 활인서를 대신해 세운 기관으로 조선 정부가 행정적 기능을 맡았음에도 미국 선교부의 기능만 부각했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백도양이라는 판서의 아들이 제중원 의학생이 된 것, 단발령(1895년) 이전임에도 단발까지 하고 나타나는 점 등이 사실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주 교수는 “소재만 역사에서 가져왔을 뿐 상상력의 날개를 펴고 있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추노>가 오히려 더 낫다”고 말했다.

비슷한 지적은 작년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을 맞아 상연한 뮤지컬 <영웅>에 대해서도 제기된 바 있다. 당시 윤원일 안중근기념사업회 사무총장은 뮤지컬이 안중근과 이토 히로부미를 모두 영웅으로 만들어버린 점, 고종이 안중근에게 이토 히로부미 암살을 지시하는 부분이 나오는 점 등 사실에 어긋나는 부분뿐 아니라 정서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까지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역사도 제대로 극화하면 세상을 바꿀 수 있는데…”라며 아쉬워했다. 안 의사 의거·서거 100주년을 맞아 좋은 서사가 일제의 야만을 전 세계에 다시 드러낼 수 있다는 뜻에서 한 말이었지만, 사료 고증을 넘어 역사적 상상력, 역사를 보는 시각의 문제 등을 다루게 될 이번 역사 드라마 강의와도 통하는 말이 아닐까 한다.


기사 출처: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003091753375&code=96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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