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에게도 놀이터가 필요하다> - 주은경시민교육기획자를 위한 독서클럽 어느덧 3번째 모임이었습니다. 역시나 함께 해서 꿀 같던 깊은 가을 밤. 독서클럽 3회차는 황미정 원장님께서 따뜻한 환대의 분위기와 함께 진행해주셨습니다. '원'은 공동체의 '태'라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실타래를 손에 쥐고, 원을 이루어 서로를 마주한 채 다른 사람에게 질문과 함께 실공을 던집니다. 모두가 모두에게 실공을 던져 얽힌 실타래는 살짝씩 잡아당겨도 모두의 팔에 미동을 줄 정도로 연결됩니다. 그렇게 서로를 초대하는 시간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들어가며 시를 읽습니다. 지난 모임에서는 노래를 했고, 이번에는 시를 읽고 싶은 만큼 두 번 함께 읽었습니다. 정현종 시인의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이었네요.이어서 책을 읽으며 느낀 것들을 나누었습니다.이 책을 읽는 동안 무대 위의 연극 배우가 되기도 하고, 거리에서 몸을 움직이는 액팅 퍼포머가 되기도 하고, 거리의 작은 생명들을 묘사하는 화가가 되기도 했습니다. 완성형의 무엇이 '된다'는 느낌 보다는, 내 옆 사람과 눈을 맞추며 뜨겁게 호흡하며 예술을 통해 더 나은 공동체를 꿈 꿔본 과정이었달까요. "예술은 인간의 본능, 놀이다. 몰입의 경험이다. 시민예술은 지금 여기의 자신의 감각에 집중하고, 개인의 감각과 세계의 감각을 연결시키는 경험이다. 개인의 내적 변화와 사회의 변화를 하나의 맥락으로 연결되게 하는 경험이다. 내면에서 올라오는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자신의 목소리로 말하고 표현하게 하는 것, 타인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 이를 통해 모르던 사람들과 안전한 관계의 커뮤니티를 경허마면서 자신과 사회의 문제해결력을 높여가는 것이다."이 무한한 지평을 그 다음의 단계로 시민들과 함께 펼칠 수 있게 돕는 조력자이자 기획자. '앎'과 '삶'이 일치하는 과정이란 이런 것일까. 기민하게 배움이 일어나는 순간을 포착하고, 동력을 잃지 않게끔 배움의 환경을 조성해오신 주은경 선생님의 인생을 책을 통해 엿본듯했습니다. "연극의 3요소가 무대, 관객, 배우인 것처럼, 교육은 기획자, 참여자, 강사가 함게 만드는 예술행위이다. 교육기획자는 이 모든 과정을 꿰뚫어 그 교육이 목표한 바대로 이뤄질 수 있게 하는 사람이다. 교사, 교육자, 조직가다." "교육기획자의 일이란 무엇인가. 구체적으로 나열해볼까. 먼저 어떤 기획을 할 것인가, 왜 그 기획을 하는가에 대한 조사와 연구. 기획안 쓰기. 그 기획에 적합한 강사 섭외. 교육 목표에 부합하는 강의를 위해 그 자리에 오는 분들이 어떤 욕구가 있었는지, 어떤 삶의 경험을 가진 분인지, 강의 흐름이 어떻게 되면 좋겠는지에 관해 강사와의 사전 소통. 그 교육의 장소에 당신이 호기심을 가지고 신청하고 참여하게 하는 홍보문 쓰기." 역시 뭐든 다 잘해야하는구나. (ㅎㅎ)나는 어떤 유형의 기획자인지 점검하는 시간을 가지고, 다시 원을 그려 문장 만들기와 읽기로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시민교육기획자에게 필요한 것은 ____, 시민교육기획자는 ______이다.''나에게 필요한 것은 _________, 나는 _________이다' 저는 다음과 같이 썼습니다.'시민교육기획자에게 필요한 것은 함께 하는 삶의 힘과 중요성을 아는 것이며, 기민함과 민감성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 시민교육기획자는 올라운더이다''나아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도전에 나를 던져볼 용기다. 때로는 '그럴 수 있지'라며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간결함이기도 하다. 나는 나아갈 것이다'기억에 남는 모임원님의 문장으로 마무리합니다. '나에게 필요한 것은 없다. 나는 대화를 해나갈 것이다'울림이 있는 '배움'은 무엇일지 한 달에 한 번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이 시간이 너무도 아름답고 따뜻합니다. 모임이 한 번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 아쉽지만, 이곳에 와서 올해의 마무리를 잘 해낼 것이라는 확신이 듭니다.
내 인생의 시의적절한 성교육 ver 3.0
크리스
한채윤 선생님의 시의적절한 성교육을 처음 접한 건 주변 선생님의 아주 가벼운 권유였다. 제대로 된 성교육을 접하지 못했던 나는 호기심이 생겼고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신청하여 첫 화면 안에 선생님을 만났다. 1차시 기본기 탄탄하게 다지기에서 성과 성교육의 기본기가 무엇일까 궁금했던 나는 내가 성교육을 시작하게 된 과거를 돌아보게 되었고 누군가를 대상으로 어떤 교육이 좋은 교육일까만 고민을 했었지 정작 내 몸에 대해서 큰 관심도 내지 못(않)했고 다양한 통념에 대해서도 충분히 고민해 보지 못했다, 채윤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성교육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 여러 형용사 중 ’나답게‘와 ’용감하게‘에서 멈칫했다. 감정과 가치관에 있어서 나만의 기준을 가지려고 용기를 내었던가라는 자문이 들었고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용기를 낼 수 없었을까 생각해보면서 성별에 따른 이중적 성 규범이 개개인에게 영향을 미쳤다는 것, 그리고 나다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조금 더 이른 용기가 필요했음을 발견했고 ’이제라도 조금 더 용기내야지‘ 마음을 내보았다. 4차시 시작 페미돔에 관한 사전 질문에서, 현재 국내 판매처도 없고 의료기기로 분류되어서 해외직구로도 구매가 어렵다는 말씀을 나눠주셨을 때, 콘돔보다 더 사용하기에 준비가 더 필요한 피임 도구지만 그래도 여성이 주체적으로 페미돔을 언제든지 구매/사용할 수 있는 환경은 성적 주체로서 자신의 성의 주인으로서 심리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될 것이라는 생각도 해보았다. 폐경/완경/단경의 이야기는 이미 경험 중인 나의 몸을 더 자연스럽고 안전하게 받아들여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내게 스스로 전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마지막 5차시에서 ’관계’이야기를 나눌 때는, 한채윤 선생님만의 언어의 묘미(?)를 느낄 수 있었는데 ‘맺다’와 ‘갖다’의 이야기. 이건 강의를 꼭 들어봐야만 느낄 수 있는. ^^사랑이 이루어지기를 원한다면 ‘먼저 사랑 자체를 생각해야 한다’는 말과 ‘내가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지는 내가 결정하고 상대가 판단하게 내버려 둬서도 안 된다’는 말씀은 이미 오래전 혼인상태에 진입하여 수많은 갈등과 불안을 겪고 있는 현실의 나에게 따가운 회초리와도 같은 말들은 나의 결정에 힘을 실어 주었다. 현재 사랑을 하고 있거나 미래에 사랑을 경험할 수도 있는 사람들 모두에게, 한채윤 선생님의 ‘내 인생의 시의적절한 성교육’을 추천해본다. 시작 전에는 기대감으로, 일단 교육이 시작되면 늘 시원하고 따뜻하며, 때론 뿅하고 켜지는 전구 같기도 한, 궁금증 모두를 풀어주시는 그 열정과 시간을 더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기를 바란다. (누군가와 함께) 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진정 가치 있는 시간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