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 세상을 살릴 수 있나

  • 강사

  • 기간

    • 2017. 3. 13 ~ 2017. 3. 27
  • 시간

    • 월요일 19:00~21:30 총3회
  • 수강료

    50,000

    • 파격 할인혜택
    • 참여연대 회원35,000

    각종 혜택 적용은 로그인 > 마이페이지에서 진행됩니다

    상세 정보

    기본소득웹포스터.jpg

     

    강의 소개 |

     

    2008년 경제위기 이후 ‘저성장’은 세계경제의 뉴노멀(New Normal)이 되었습니다. 양적완화와 비전통적 통화정책에도 불구하고 세계경제는 여전히 침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노동의 불안정성은 이제 일자리와 소득의 연관성 자체를 사라지게 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성장지상주의가 낳은 생태위기는, 우리 모두의 좋은 삶을 위해 지속가능한 새로운 사회 질서를 수립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신자유주의 사회 내부의 위기도 더 이상 관리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러 육아, 돌봄, 교육 등과 같은 사회서비스가 영리화됨으로써 사회재생산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일자리 위기, 생태위기, 사회재생산 위기에 대한 처방으로서 기본소득이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미 유럽, 북미, 남미의 많은 지방정부들과 국민국가 정부들은 기본소득 실험을 추진 중이며 부분적으로 시행 중입니다. 2008년 후 짧은 시간 안에 기본소득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논쟁적인 주제가 되었습니다. 2017년에 대통령 선거가 실시되는 한국에서도 많은 대선 후보들이 여러 형태의 부분적 기본소득 모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아카데미느티나무는 2017년 봄 강좌에 과연 기본소득은 이 시대의 위기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는지 묻고 답하는 자리를 엽니다.

     

    강의 일정 |

    날짜

    주제

    3.13

    기본소득, 저성장시대의 대안인가

    저성장 시대의 일자리 대안은 노동시간단축과 기본소득

    기본소득의 고용효과, 창업효과, 사회적 경제효과

    불안정노동의 시대에서 인공지능의 시대로

    고용과 소득의 연관관계의 완화는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3.20

    기본소득, 생태적 삶의 시대를 열 수 있을까

    조세와 배당의 결합

    기본소득과 에너지 전환의 길

    농민기본소득을 설계해 보자

    3.27

    기본소득, 부양과 양육을 책임질 수 있는가

    신자유주의와 사회재생산 위기

    1인 가구와 기본소득

    기본소득과 보편적 생계부양자/보편적 양육자 모델

     

    강사 소개 |

    금 민

    현재 정치경제연구소 ‘대안’의 연구소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의 이사입니다.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의 창립발기인이며, 2007년 대통령선거에 기본소득을 제1공약으로 하여 출마한 이후 기본소득에 관한 기고와 강연 활동을 활발히 이어오고 있습니다

     

    강의 정보 |

    일  시 : 2017. 3. 13 ~ 3. 27, 월요일 오후 7시~9시30분, 3회

    장  소 :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참가비 : 5만원 (참여연대 회원 30% 할인)

     

    ※ 강좌할인 및 취소환불 규정은 수강신청안내(클릭)를 꼭 확인하세요.

     

    후기 4

    • [후기] 3/27(월) <기본소득, 세상을 살릴 수 있나> / 3강 : 시간의 재분배와 젠더평등

      2017.3.29 다나리 기본소득, 세상을 살릴 수 있나

       

       

      기본소득, 그리고 시간의 재분배와 젠더평등

       

      <기본소득, 세상을 살릴 수 있나>의 마지막 강의에서는 기본소득과 젠더평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기본소득이 불평등 해소, 일자리 분배, 생태적 전환과 더불어 젠더평등에까지 기여할 수 있다니, 강의를 듣기 전까지는 정말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젠더 불평등의 경우 오랫동안 문화적으로 쌓인 편견과 갈등 문제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기본소득 제공만으로 해결될 것 같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정치경제연구소 ‘대안’ 금민 소장님도 강의에서 기본소득만으로 젠더평등이 전면적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하지는 않으셨다. 다만, 기본소득은 ‘시간의 재분배’를 통해 젠더평등의 초석을 까는 역할을 할 수 있으며, 기본소득이 노동시간 단축, 그리고 공공서비스 확대와 필수적으로 결합되어야만 성별 분업과 재생산 영역에서 젠더불평등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기본소득이 이루어낼 ‘시간의 재분배’를 통한 젠더평등, 금민 소장님의 강의내용을 차근차근 짚어보자면 논의의 최초 출발점은 ‘여성의 이중부담’이다. 역사적으로 남성이 생산을 담당하고, 여성이 재생산을 담당했던 ‘남성 생계부양자 모델’에서 여성은 경제적 전권을 가진 남성에게 예속될 수밖에 없었다. 이 모델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보편적 생계부양자 모델’, 즉 맞벌이 모델로 변화되었는데 급격한 경제팽창으로 여성의 노동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바로 여기에서 ‘여성의 이중부담’이 발생한다. 국가의 공공서비스 제공으로 여성 노동력을 시장으로 끌어내긴 했지만, 재생산 노동을 온전히 국가가 부담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여성들은 임금노동과 더불어 돌봄노동을 병행하는 이중부담을 지게 된 것이다. 나아가 신자유주의로 인한 사회서비스의 시장화는 여성의 부담을 격화시키고, 서비스 구매 능력을 기준으로 여성을 계층화하기까지 했다.

       

      이렇듯 재생산에 대한 여성의 부담이 심각하기 때문에 여성들은 출산을 꺼릴 수밖에 없고, 이는 인구 감소라는 국가적 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재생산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편적 맞벌이-맞돌봄 모델’, 즉 남녀 모두 동등하게 일하고 동등하게 양육하는 모델이 필요하며, 이 모델을 위해서는 기본소득 도입을 통한 노동시간의 단축이 반드시 필요하다. 노동시간을 단축해야 노동시간 격차로부터 비롯되는 성별 임금격차를 해소하는 동시에, 남성의 시간을 재생산 노동으로 돌릴 객관적 시간 조건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공공서비스 확충은 여성의 노동시장 진출을 뒷받침하기 때문에 반드시 함께 이루어져야, 여성의 재가족화를 막을 수 있다.

       

      기본소득은 무조건적 지급으로 여성의 재생산 노동을 인정, 보상하는 동시에 노동시장의 젠더평등한 작동 – 노동시간 및 임금 격차 해소 – 을 가능하게 한다. 더불어, 기본소득 기반은 노동자로서, 아내로서 협상력을 높여 여성의 권리를 더욱 효과적으로 쟁취할 수 있도록 돕는다.

       

      나 또한 20대 여성이고, 앞으로도 계속 일을 하고 싶기 때문에 출산, 양육에 대한 부담을 많이 느낀다. 사실 아이를 갖지 않고 커리어를 쌓는 데 집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다. 아무리 배우자가 많이 돕는다고 해도 사회적으로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아이를 낳는다는 건 한 여성의 인생을 걸고 수많은 위험을 감수해야만 가능한 일인 것 같다. 빠른 시일 내에 젠더불평등이 해소될 것 같지는 않지만, 기본소득도 젠더문제를 포함하여 논의되듯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젠더평등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다보면 언젠가는 우리 사회의 여성들도 맘편히 일하면서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 희망해본다.

       

       

       

      <기본소득, 세상을 살릴 수 있나> 강좌를 마무리하며

       

      시간이 빠르게 흘러 벌써 <기본소득, 세상을 살릴 수 있나> 강좌의 마지막 시간이 지나갔다. 세번의 강좌를 들으면서 기본소득에 대한 이해를 다각적으로, 심층적으로 할 수 있게 되어 매우 만족스러웠다. 다만, 강좌 전반에 걸쳐 ‘기본소득이 좋은 것 같긴 한데 너무 이상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실적으로 도입되기 어려울 것 같다’ 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기본소득이 가져올 긍정적 효과와 반대론자들의 주장에 대한 반박논거가 주로 다루어졌기 때문에, 기본소득 현실 도입 시의 정치적, 사회적 갈등을 생각하면 눈앞이 캄캄한 건 사실이긴 하다.

       

      하지만 몇년 전만해도 기본소득은 터무니없는 이야기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수많은 반대자들의 비판 속에서도 기본소득 논의는 빠른 속도로 많은 이들에게 확산되고 있으며 기본소득의 지지자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시간이 더 지나면 기본소득 논의는 더욱 구체화된 로드맵을 갖게 될 것이고, 시민들의 도입 요구도 훨씬 커질 가능성이 높다. 나는 개인적으로 기본소득은 신자유주의의 종말과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을 눈앞에 둔 우리 시대의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생각한다. 기본소득이라는 시대적 요구와 변화를 기존의 편견이나 정치적 프레임에 가두지 말고 열린 마음으로 수많은 현실문제의 대안으로 고려해보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 [후기] 3/20(월) <기본소득, 세상을 살릴 수 있나> / 2강 : 기본소득과 생태적 전환

      2017.3.29 다나리 기본소득, 세상을 살릴 수 있나

      정치경제연구소 ‘대안’ 금민 소장님의 강좌 <기본소득, 세상을 살릴 수 있나> 두번째 시간의 주제는 ‘기본소득을 통한 생태적 전환’이었다. 강의 전반에 걸쳐 소장님은 기본소득을 통해 무조건적인 성장주의에서 벗어나 자원순환형 탈성장의 시대로 도약할 수 있다는 설명을 해주셨는데, ‘생태적 전환’이라는 용어부터 생소하게 느껴지는데다 쟁점이 되는 부분도 많아 기본소득과의 연결고리를 명료하게 이해하기가 다소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소장님의 설명을 듣고 집에 돌아와 차근차근 다시 자료를 읽어보니, 그동안 생각지못한 기본소득과 탈성장, 그리고 생태적 전환과의 관계를 좀더 명확히 파악할 수 있었다. ‘4차 산업혁명과 일자리 부족’이 기본소득 논의의 핵심적인 근거가 되고 있어 지금까지 주로 경제적 관점으로 기본소득을 이해해왔기 때문에, 생태적 관점에서도 기본소득이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는 것은 새로운 깨달음이었다.

       

       

      강의에서 다룬 생태적 관점에서 기본소득이 가지는 의의는 크게 다음 두가지로 정리해볼 수 있을 것 같다.

       

       

      1. 기본소득은 총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한계에 부딪힌 신자유주의를 넘어 생태적 탈성장을 가져온다.

       

      중심국의 부채의존성장과 개발국의 수출주도성장으로 돌아가던 신자유주의 체제는 2008년 금융위기를 맞이하며 종말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더이상 설비투자로 일자리를 늘리거나 대대적인 양적완화, 그리고 어마어마한 부채로 경제를 지탱할 수 없기 때문에, 세계적인 장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체제전환이 필요하다.

       

      기본소득은 양질의 일자리 나누기와 안정적인 소득기반 제공을 가능케하여, 부채 중심에서 내수 기반의 경제체제로 전환시키면서 동시에 총 노동시간을 단축시킨다. 생태부담을 야기할 가능성이 큰 총 노동시간의 단축은 생태적 탈성장을 의미한다. 또한 기본소득 도입을 통해 임금노동과 총소득의 연계가 줄어들면서 임금노동 외의 가치 있는 활동이 증가한다면, 사회적 명목생산량은 커질 수 있다. 성장주의로 인한 생태파괴적 생산의 중단이 이루어져야만, 구성원 모두의 지속가능하고 가치있는 삶이 가능할 수 있다. 기본소득은 이러한 생태적 전환과 탈성장의 시작이 될 수 있다.

       

       

      2. 생태세 부과와 기본소득 배당을 통해 사회 전체가 에너지저소비로 전환할 수 있다.

       

      단순히 환경파괴적 산업에 대한 규제로서 생태세를 부과하면, 저소득층의 에너지 평등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생태세를 부과하고 기본소득으로 분배한다면, 저소득층의 에너지 기본권을 보장하는 동시에 지속적으로 생태세율을 올릴 수 있다. 생태세율을 올리면 올릴수록 자원소비는 줄어들고 유해물질을 줄이는 절감기술은 더 발전하게 되어, 사회의 에너지저소비 전환이 이루어질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주도했던 4대강 사업은 성장주의를 통한 생태파괴의 전형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경제성장을 가져온다던 4대강 사업은 시민들에게 환경파괴와 빚만을 가져다주었다. 만약 4대강사업의 예산이 기본소득으로 분배되었더라면, 우리에겐 푸른 강과 더불어 삶의 희망이 될 소득이 주어졌을 것이다. 기본소득은 우리에게 자연약탈적 산업에 대해 거부권을 선물한다. 생태적파괴로 인해 끊임없이 우리들의 미래를 희생해야만 하는 ‘파이 키우기’에 반대를 외칠 수 있도록 해준다. 인류의 99%가 굶주리고 1%만이 배부른 세상, 온갖 개발로 인해 자연은 파괴되고 모두가 병들어 가는 세상, 그런 세상을 우리는 결코 원치 않는다. 배부른 1%도 이런 세상은 원치 않을 것이다. 빠른 체제의 변화와 정치적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구의 아름다운 자연도, 자연 속의 사람도 더이상 상처받아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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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월 13일 월요일 <기본소득, 세상을 살릴 수 있나 1강> - 금민

      2017.3.18 개똥이 기본소득, 세상을 살릴 수 있나

      기본소득 – 논의 배경과 주요 쟁점

      - 금민 정치경제연구소 '대안' 소장

        며칠 전 대한민국은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으며 이제 대선이라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선거일이 몇 달 남지 않은 시점에서 대권에 도전하는 후보들의 공약과 발언들은 평가대에 올라있습니다. 다양한 발언들 중 주목할만한 것은 ‘기본소득’이라는 정책입니다. 많은 대선후보들이 기본소득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관심을 표명하며 논의되고 있는 시점입니다. 사실 기본소득이라는 개념이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와 경제위기 등과 같은 불안정한 미래를 극복할 새로운 대안으로 이미 많은 국가들이 관심을 가지며 세계 곳곳에서 실험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 시장으로써 추진했던 청년배당이 기본소득의 일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청년배당이 도입될 때 인터넷상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졌던 것을 보면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기본소득의 개념이 많이 왜곡되어 있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깊게 알아보지 않고 수박 겉핥기마냥 정책을 접하면 이상적이라고 느껴질 소지가 다분한 정책이 기본소득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과연 기본소득이라는 정책이 마냥 이상적이고 현실에서는 도입불가능 할까요? 기본소득이 이슈가 되기 전부터 연구해온 금민 정치경제연구소 ‘대안’의 소장님이 그 개념부터 효과까지 참여연대 아카데미 교실에서 낱낱이 파헤쳐주셨습니다.

       

         1. 기본소득의 개념

       

      1) 기본소득의 정의

        기본소득의 정의는 “국가 등 정치공동체로부터 개별적인 모든 사회구성원에게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현금소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현금소득은 일체의 자산 심사 없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기존의 선별적 복지와 다른 보편적 복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기초연금이 보편적 복지와 비슷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65세 이상 노인이라는 역연령적 기준과 기본적인 자산조사로 선별하기 때문에 보편적 복지를 기조로 하는 기본소득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기본소득에서 주요한 특성은 무조건성, 개별성, 정기성이라고 할 수 있는데 각각의 특성에서 다른 복지제도와 차이가 나타납니다. 먼저 무조건성에서는 수급조건이 제한된 기존의 복지제도와 구분되는데, 엄격한 재산심사와 근로능력의 유무를 조건으로 가진 한국 공공부조의 대표 격인 기초생활수급제도와는 성격이 완전히 다른 정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둘째, 개별성에서는 기존 복지제도들은 수당의 지급 기준을 가구로 두었다면 지급기준에 대해 개인으로 접근하는 것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셋째, 정기성의 특성에서는 일회적인 ‘사회적 지분급여’와 구별될 수 있습니다. 앤 알스톳 등이 주장했던 ‘사회적 지분급여’는 성인이 될 때 한 번의 종잣돈을 모두에게 개별적으로 지급하는 것이었지만, 기본소득은 정기적으로 지급된다는 것에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2) 기본소득의 모델

        기본소득에도 지급되는 급여의 차이에 따라 구분되는 모델이 있습니다. 빈곤선 이상의 기본소득이 주어지면 ‘강한 기본소득 모델’이 되고, 그 이하의 소득이 주어지면 ‘약한 기본소득 모델’이라고 개념 지어집니다. 강한 기본소득 모델은 빈곤선 이상의 소득이 주어지기 때문에 기존의 복지제도와 연동하지 않아도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가 결의안에서 밝혔듯이 “물질적 빈곤을 제거하고 사회적 문화적 참여가 가능한 수준”이 됩니다. 반면 약한 기본소득모델은 독자적으로 물질적 빈곤을 제거할 수 없기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단축을 통한 일자리 공급 등의 제도적 개선과의 연동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노동력이 없는 사람의 경우에는 기존의 선별적 복지정책인 장애수당이나 기초연금과의 연동을 통한 해결책을 필히 강구해야 합니다.

       

      3) 기본소득의 재원마련

        앞에서 기본소득의 개념들을 살펴보았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재원마련의 문제가 해결되어야 합니다. 정책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재원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본소득을 반대하는 진영에서는 기본소득을 도입하게 되면 조세부담이 높아진다는 주장을 합니다. 또한, 기본소득은 비용대비 효과성이 기존의 선별적 복지제도보다 더 적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에 대해 기본소득의 도입에 많은 재원을 필요로 한다는 데 찬성론자들도 이견이 있을 수 없습니다. 1인당 지급액수가 아무리 작아도 총액은 크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소득을 도입을 주장하는 것은 기존의 복지제도보다 불평등 시정의 효과가 더 크기 때문입니다. 기본소득은 쉽게 이야기하면 사람들끼리 능력에 맞게 돈을 내고 모인 돈을 평등하게 나누는 제도로 이해하면 좋습니다. 즉, 15조원의 기본소득은 불평등을 15조원만큼 시정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기본소득이 막대한 재정을 필요로 한다는 ‘재정환상’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풀 필요가 있습니다. 재정환상은 명목조세와 순조세의 차이를 이해할 때만 해소될 수 있는데,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막대한 정책 이행 비용은 명목조세만을 따졌을 때가 대부분입니다. 순조세는 실제 증세하는 액수 그러니까 개별적인 부담액과 돌려받게 되는 배당액의 차액으로 계산할 수 있는데, 이는 명목조세의 절반 이하라고 예측됩니다. 기본소득 도입에 찬성하는 사람들이 한국에서 주장하는 기본소득의 초기 지급액인 30만원(1인당 60만원인 빈곤선의 절반 금액)이 실행되는데 드는 비용은 180조원입니다. 하지만 이는 명목조세이고 순조세로 따진다면 재정은 실제로 90조원 정도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겐 명목조세에만 놀라 성급하게 기본소득이 실현불가능 할 것이라고 예단하지 말고 순조세와 그 효과성을 따져보며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뿐만 아니라 기본소득은 현재 선별적 복지에 필요한 규제와 감독, 심사 등의 행정비용인 직접비용과 사람들을 수동적이고 의존적인 클라이언트로 변화시킴으로써 발생하는 간접비용 절감효과도 있기 때문에 실제적인 조세상승은 우리가 인식하는 것보다 적을 것입니다.

       

         2. 기본소득의 장점과 효과

       

        위에서 기본소득의 개념과 재원조달의 방법을 말했다면 실제적으로 기본소득이 가져오는 효과는 무엇일지가 궁금해집니다. 다양한 효과가 있지만 크게 보아서 두 가지 효과로 볼 수 있습니다. 첫째, 고용 효과입니다. 기본소득이 앞서 살폈던 ‘강한기본소득모델’을 택한다고 가정한다면 빈곤선 정도의 기본소득을 지급하게 될 때 개별적 노동자의 협상력이 강화되어 노동시간을 단축하거나 질 나쁜 일자리를 거부할 수 있게 됩니다. 물질적 빈곤을 해결해주기 때문에 피고용자들은 질 좋은 일자리를 찾게 되고, 이는 노동시장에서 전체적으로 질 좋은 일자리 확대와 급여인상의 효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고용률의 증대효과도 가져올 수 있습니다. 기본소득이 도입되면 전체적으로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이 줄어들 것인데, 이는 일자리 분배의 활성화를 가져오게 됩니다. 즉, 노동시간 단축으로 인한 근로의 보편화가 실현되는 것입니다.

        둘째, 임금노동을 넘어선 비시장적인 자유로운 활동의 증대 및 시간의 재분배입니다. 앞서 살펴봤듯이 기본소득의 도입은 임금노동과 소득의 연계성의 약화를 가져와서 필연적으로 노동시간의 단축을 가져오게 되는데, 이는 여가시간의 증대 즉, 비시장적인 자유로운 활동의 증대를 가져오게 됩니다. 그 결과 다양한 무급활동이 증대하며 협동적 경제, 사회적 경제의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게 됩니다. 사람들이 일자리 선택에서 임금만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가 주요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출산, 육아, 교육 등 사회재생산의 영역과 문화, 예술 등의 영역이 보수의 강박, 임금노동화의 강박으로부터 벗어나게 되는 사회적 효과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탈빈곤의 효과, 소득불평등 시정, 가계소득의 안정화와 내수기반의 형성, 실질적 자유와 실질적 민주주의 등의 많은 효과가 기본소득으로 실현될 수 있습니다.

       

      강의 질문

       

      Q1. 전세계적으로 기본소득에 대한 실험들이 많이 실행되고 있는데, 공간적 시간적 제한이 있는 이러한 실험들은 한계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실험들의 의의는 무엇일까요?

      - A1. 대부분의 사회과학적 혹은 정책적 실험이 그렇듯 ‘외적 타당도’를 따졌을 때 그리 의미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다만, 기본소득의 핵심 쟁점 중 하나인 근로의욕의 변화를 볼 수 있다는 데에는 어느 정도의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Q2. 간접세와 특정제품에 대한(석유 등) 특별세 그리고 재산세 등을 통한 조세모델을 생각해 보신적은 없으신지?

      - A2. 부가가치세와 같은 간접세만으로는 재원조달에 한계가 있습니다. 소비세보다는 보유세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거대 금융자본(주식 등)과 같은 보유재산들에 대해서 세금을 매기는 것도 중요한 조세모델 중 하나입니다.

       

      Q3. 선별 복지제도와의 연동성은 어느 정도인가요?

      - A3. 기본소득네트워크의 주장은 현물수당은 유지하지만, 현금수당에 있어서는 통합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기본소득의 도입으로 인해 소득이 줄면 안 된다는 것이 기본적인 원칙입니다. 무엇보다 기본소득과 기존 선별 복지제도 사회수당들의 차이점 즉, 기본소득은 멤버십의 원칙인 것을 인지해야 합니다.  

       

      Q4. 우리나라에서 기본소득이 포퓰리즘이라고만 여겨지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우리가 기본소득이라는 정책을 경험해보지 않아서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어떻게 하면 기본소득을 경험할 수 있을까요?

      - A4. 말씀하신 대로 우리가 경험해보지 않아서 기본소득에 대해 부정적일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논의가 확대되도록 해야 하고, 논의가 많아진다면 지자체에서 실험을 통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후기 작성자가 생각해본 질문

       

      Q1. 기본소득에 대해서 들었는데, 기본소득이 가져올 수도 있는 부정적 효과는 말씀해주시지 않아서 반대론자들의 입장도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면 기본소득의 지급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과 더불어 물가상승은 일어나지 않을지? 이 외에도 기본소득의 부작용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궁금합니다.

       

      Q2.  강의를 통해 명목조세와 순조세와의 차이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명목조세만을 보고 기본소득의 재원이 불가능 할 것이라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기본소득이 도입된 이후에 오르게 될 조세인상률이 걱정됩니다. 현재 빈곤선은 60만원 선이지만, 기본소득이 도입되면 인건비 인상과 물가상승 등을 통한 빈곤선 상승을 가져오게 되면서 1인당 지급액이 높아지고, 더 많은 재원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게 되면 도입 첫 시기에는 순조세 100조정도가 들겠지만, 이후에 더욱 많은 재원이 필요하게 될 텐데 이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는 어떻게 보아야 할지 궁금합니다.   

    • [후기] 3/13(월) <기본소득, 세상을 살릴 수 있나> / 1강 : 기본소득, 저성장시대의 대안인가

      2017.3.17 다나리 기본소득, 세상을 살릴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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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본소득은 이상주의자들의 이룰 수 없는 꿈일까

       

      ‘모두가 꿈을 꿀 수 있고,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사회’, 바로 내가 꿈꾸는 사회이다. 가파른 생존의 벽에 부딪힌 이 세상에서 ‘꿈’이라니, 누군가는 내가 현실을 너무 모르는 이상주의자라고, 꿈은 이제 아무나 꾸는게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인류는 절대 실현될 수 없을 것만 같던 꿈을 이루어내며 진보해왔고, 기술의 발전으로 드디어 노동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노동은 기계에게 맡기고, 인간은 더 큰 꿈을 꿀 수 있는 세상이 다가옴에도 우리는 꿈에 대해 비관적이다. 꿈을 위한 경제적 기반이 없으므로.

       

      그러나 꿈을 꾸지 않는 인류에게 미래는 없다. 나는 감히 생계로부터의 자유를 토대로 꿈의 실현을 가능케하는 ‘기본소득’의 도입은 인류의 진보를 위한 일이라고 말하고 싶다.

       

       

      빠른 속도로 우리 곁에 다가오고 있는 기본소득

       

      정치경제연구소 ‘대안’ 금민 소장님은 이번 <기본소득, 세상을 살릴 수 있나> 강의에서 기본소득 논의가 빠르게 진전되어 우리나라에서도 아주 구체적인 형태로 실현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셨다. 이제는 기본소득이 더 이상 뜬구름같은 환상이 아닌 실질적인 저성장 시대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3강으로 구성된 강좌의 첫 시간이었기 때문에 이번 강의에서는 기본소득의 역사부터 개념, 다른 복지정책과의 차이, 기본소득의 도입 효과 등 기초를 다지고, 기본소득 논의의 몇가지 주요 쟁점들을 짚어보았다.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들을 아래와 같이 정리해보았다.

       

       

      Q. 기존 복지정책이 있는데 굳이 기본소득을 도입해야 할 이유가 있는가?

      A. 복지국가의 출발은 1942년 베버리지리포트로부터 시작되는데, 이때 도입된 복지정책의 가장 중요한 전제는 ‘완전고용’이었다. 모두 고용된 상태를 전제로 실업 등의 예외적 상황이 발생한 경우에만 사회보험, 공공부조 등의 정책을 적용하면 복지국가의 목표인 빈곤의 예방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완전고용이 불가능한 시대이므로, 필요의 원리로만 작동하는 기존 복지정책으로는 사회안전망 구축에 한계가 있다. 빈곤이 발생한 이후 대처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기본소득 배당을 통해 빈곤의 발생을 막아야 한다.

       

      Q. 기본소득은 기존 복지정책과 어떤 식으로 결합될 수 있는가?

      A. 기본소득의 충분성, 즉 인간다운 삶을 위한 충분한 액수가 지급되는 조건이 갖춰진 ‘강한 기본소득 모델’이 아닌 부분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약한 기본소득 모델’에서는 기존 복지, 노동정책과의 연동이 매우 중요하다. 즉, 기본소득 지급액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경우 조건에 부합하는 사회수당이나 일자리 공급을 통한 노동임금으로 부족분을 채울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기본소득은 기존 복지정책 중 현금지급 사회수당을 부분대체할 가능성이 크며, 공공서비스와는 배타적이지 않고 오히려 상호보완적이다.

       

      Q. 기본소득 지급을 위해 막대한 재정이 드는데, 그에 비해 비용 대비 효과가 작지 않은가?

      A. 1인당 월 30만원 지급을 위해 약 180조원의 재정이 소요되는데, 재정규모만 보면 매우 커보이지만 결국 이 돈이 모두에게 동등하게 재분배된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세금을 내더라도 다시 돌려받는 돈이 있기 때문에 명목조세는 180조원이어도 순조세는 절반 이하가 된다. 실질적인 조세부담액은 훨씬 적다는 것이다. 또한 기본소득 지급을 위한 재정은 국가예산처럼 어딘가에 쓰여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오로지 재분배라는 특정 목적을 위해 기능하므로, 1인당 지급받는 돈은 작아보여도 180조 규모만큼의 재분배를 통해 소득불평등이 시정된다는 사실에 더 큰 의미를 두어야 할 것이다.

       

      Q. 기본소득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가장 중요한 효과는 무엇인가?

      A. 기본소득은 노동시장에 가장 주요한 영향을 미친다. 기본소득이 지급되면 노동자의 협상력이 강화되어 노동시간 단축, 임금 인상 등의 유의미한 결과가 나타나게 된다. 특히 노동시간의 단축은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드는 고용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또한, 충분한 기본소득이 지급되면 임금노동과 소득의 연계성이 떨어지며, 이에 따라 사회적으로 유용한 다양한 무급활동이 증가한다. 즉, 출산, 육아, 교육 등 사회재상산의 영역과 문화, 예술 등의 자유로운 활동, 사회적 경제의 출현, 창업, 정치참여 등 구성원의 주체적 활동으로 사회 전체의 가치가 높아질 수 있는 것이다.

       

       

      기본소득은 인간다운 삶을 위한 대안이다

       

      강의 서두에 금민 소장님은 기본소득이 소득의 재분배뿐 아니라 ‘시간의 재분배’를 위해 중요하다는 말씀을 하셨다. 이 말씀은 내게 큰 울림을 주었다. 누군가는 충분한 돈과 시간의 여유로움을 즐기며 풍요로운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한편, 누군가는 돈도, 시간도 없어 생계에 허덕이는 각박한 세상을 살아간다. 이미 태어날 때부터 둘 중 어떤 세상에 속할지 정해진다고 할 정도로 거스를 수 없는 불평등의 흐름은 우리 시대를 지배하고 있다. 인간다운 삶을 위한, 꿈을 꾸는 삶을 위한 기본소득은 이상이 아니다. 불평등의 시대, 저성장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대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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