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정보
강의 소개 |
모순의 용광로 20세기 전반, 인류의 역사는 전쟁과 혁명으로 들끓었습니다. 촛불시민혁명이 진행 중인 올해는 안으로 6월항쟁 30주년, 밖으로 러시아 혁명 100주년이 됩니다. 러시아 혁명과 내전, 동아시아의 압축적 근대화의 고통, 대공황기 미국 농민의 투쟁, 제2차 세계대전 전야의 스페인 내전을 대표적 문학작품을 통해 되돌아보며 변혁의 시대를 사유해보는 시간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강의 일정 |
날짜 |
주제 |
3.16 |
볼셰비키 혁명과 러시아 민중 <숄로호프 단편선> 미하일 숄로호프 (이항재 역, 민음사, 2008) |
4.13 |
혁명과 투쟁의 동아시아 <게 가공선> 코바야시 타끼지 (서은혜 역, 창비, 2012) |
5.11 |
대공황 시대 미국 민중의 삶 <분노의 포도 1, 2> 존 스타인벡 (김승욱 역, 민음사, 2008) |
6.8 |
스페인 내전의 진실 <카탈로니아 찬가> 조지 오웰 (정영목 역, 민음사, 2001) |
※ 가급적 위에 추천한 번역본을 택해 주십시오. 어떤 판본은 번역의 상태가 부실한 경우가 있습니다. 2주째에는 한국, 중국, 일본을 비교하기 위해 염상섭의 <만세전>, 루쉰의 <아Q정전>을 거론할 것이니 시간을 낼 수 있는 수강생은 이들 작품도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진행 방식 |
해당 책을 읽고 오시기 바랍니다.
약 1시간 작품에 대한 강의와 1시간 가량 참여자들의 대화로 진행합니다.
강사 소개 |
김명환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주로 영미소설을 가르치고 있다.
공저로 <지구화시대의 영문학>, 역서로 <죽음과 소녀>(공역), <얼간이 윌슨> 등이 있다.
강의 정보 |
일 시 : 2017. 3. 16 ~ 6. 8 매월 두번째 목요일 오후7시 ~ 9시30분, 총4회
장 소 : 참여연대 지하1층 느티나무홀
참가비 : 5만원 (참여연대 회원 30% 할인)
* 4월부터 수강등록시 3회 40,000원
※ 강좌할인 및 취소환불 규정은 수강신청안내(클릭)를 꼭 확인하세요.
후기 3
4/13 혁명을 꿈꾼 20세기 소설 읽기-혁명과 투쟁의 동아시아 , 코바야시 타끼지 <게 가공선 > 1929.
코바야시 타끼지는 1903년 몰락한 농가에서 태어나 백부의 도움으로 상업학교를 졸업하고 은행에 근무를 했다. 1933년 경찰에게 체포되어 고문당하고 사망하기 까지 프롤레타리아 문학에 헌신하였다.
1929년에 발표된 코바야시 타끼지의 <게 가공선>은 일본에서 출간 된지 팔십년이 지나 다시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2008년 한해에만 오십만 부 넘게 팔렸다. 일본의 불안한 경제 상황, 불안정 노동에 내몰린 젊은이들, 격차사회의 심화 등으로 인해 시간을 뛰어넘어 오늘날 독자들의 공감을 끌어낸 것이라고 한다.
작품의 무대인 게 가공선은 세월호의 절반크기로 러일전쟁 퇴역군함을 이용한 것이어서 매우 낡고 좁은 공간에 게를 잡아 게 통조림을 만드는 공정이 있다. 게잡이에 동원되는 선원과 노동자들도 그곳에서 숙식을 해결한다. 열악하고 혹독한 노동조건 속에서 자행되는 인권유린, 성폭력, 감당하기 어려운 노동량과 영양결핍으로 목숨을 잃는 일도 발생한다. 게 가공선 내의 참혹한 세계는 희생당하고 착취당하는 하급노동자들의 일상이 처절하게 그려져 있다.
일본문학에서 <게 가공선>은 비문학의 대명사로 취급되어 왔으며 작가가 직접 경험하지 못한 현실이지만 영화적 기법, 시점과 공간을 잘 배치하는 특성이 돋보이며 시대의 비극을 고발하는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함께 읽은 작품: 루쉰<아Q정전>, 염상섭<만세전>
중국인민의 아둔함을 표현한 작품으로 자국민을 희화했다는 이유로 당시에는 비판을 받았다. 아큐는 멍청하고 어리석은 행동으로 바보짓을 하는 인물이다. 그런 인물이 죽은 것이 뭐 대단하다는 것인가 싶지만, 그 당시의 어이없는 중국의 현실을 아큐를 통해 바라볼 수 있으며, 새롭게 시도되는 문학적 기법에도 주목이 되고 내용 역시 충격을 던져주었던 작품으로 볼 수 있다.
노동은 삶을 이어나가는 필수요소임에도 아이러니하게 노동으로 인해 삶이 잠식당하는 현실을 작품에 비추어 함께 토론하였다. 안산 피혁공장에 일하러 갔다가 하루 만에 포기하고 돌아오신 교수님의 경험담과 참여하신 선생님들의 노동경험을 나누며 과연 ‘노동은 신성한 것인가’하는 것에 쉽게 답을 내리기 어려웠다. 작품을 감상하는 토론으로 시작하여 각자의 노동에 얽힌 현실얘기가 매우 흥미진진했고 때로는 마음이 먹먹한 시간이었다.
[후기] 3/16(목) 북토크 : <일의 미래, 무엇이 바뀌고 무엇이 오는가> - 저자 선대인
‘정치철학자 김만권과 함께 읽는 바로 이책’ 강좌의 첫번째 시간은 선대인 경제연구소 소장님의 신간 <일의 미래, 무엇이 바뀌고 무엇이 오는가>로 꾸며졌다.
평소 선대인 소장님이 진행하시는 경제 팟캐스트를 즐겨듣고, 소장님의 책들도 신간이 나올 때마다 구매해 읽어보는 편이기 때문에, 소장님을 직접 뵙고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이번 북토크는 내게 정말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특히 <일의 미래, 무엇이 바뀌고 무엇이 오는가>는 최근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책 중 하나였다. 이 책은 앞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의 모습을 다양한 통계를 통해 예리하게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기업, 개인,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만들어낼 어마어마한 변화에 전혀 대비하고 있지 않은 지금의 대한민국 사회에 절실히 필요한 내용들이다.
김만권 박사님의 오프닝 멘트로 시작된 북토크는 선대인 소장님의 30분 가량의 강연과 뒤이은 두 분의 대담으로 진행되었다. 소장님은 강연을 통해 책의 내용을 개괄적으로 설명해주셨는데, 핵심 내용은 1) 저성장 흐름 2) 인구 마이너스 3) 기술 빅뱅 4) 인공지능 시대라는 4가지 큰 변화를 통해 미래를 보고, 이러한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이어진 대담에서는 강연 내용의 세부적인 부분들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으면서 핵심에 깊이 다가가는 시간을 가졌다.
북토크 전반에 걸쳐 ‘다가올 미래를 대비해 과연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내용이 핵심적으로 다루어졌다. 생존을 위해 개인이 어떤 역량을 더 개발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도 여러번 나왔다. 이에 대해 소장님은 시대 흐름을 고려한 나만의 컨텐츠와 능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변하셨다. 기업의 수명은 사람의 수명보다 훨씬 짧아져 더이상 직장이 삶을 보장해줄 수 없으므로 직장이 아닌 직업을 찾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하고, 기계에 대체되지 않을 ‘나만의 능력’이 있어야 오래가는 직업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미래를 위한 준비로서 ‘나만의 일’을 만들어야 한다는 소장님의 말씀이 와닿지 않았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시중에 수많은 자기계발서들이 아주 구체적으로 이런 기술을 배워라, 저런 역량을 쌓아라, 관계는 이렇게 맺어라, 라고 내려주는 지침들에 비해서는 다소 어렵고 모호하게 느껴지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주 단순하게 ‘나만의 일’을 찾는다는 건 결국 본연의 나로 돌아간다는 것과 같다고 이해하면, 그 어떤 자기계발 지침보다 명확하다. 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내가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내가 언제 가장 행복한지 생각해보고, 내 마음이 시키는 것을 따르면 되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거나 잘하는 것도 아닌데 단순히 이 시대에 필요한 스킬이라고 습득한다면, 맞지 않는 옷을 입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물론 시대의 흐름도 읽어야 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자기 주체성의 정립이며, 이를 통해 내 자신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사람은 특유의 반짝이는 매력으로 기계가 지배하는 시대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 믿는다. 기계 시대에도 결국 수요자는 인간의 가치를 중히 여기는 인간이므로.
3/16 혁명을 꿈꾼 20세기 소설 읽기-볼셰비키 혁명과 러시아 민중 <숄로호프 단편선>
강좌 구성
1부에서는 서울대 영문과 김명환 교수님께서 작가의 생애와 작품의 시대적, 공간적 배경 및 각 단편의 특징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2부에서는 수업에 참여하신 분들의 자유 토론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혁명이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하고 러시아 혁명의 의미를 되새겨 보았습니다. 러시아의 볼셰비키들은 혁명적 역할을 통하여 권력을 쟁취한 것이 아니라 러시아의 기성 체제가 붕괴함으로써 권력을 쥘 수 있는 유일한 집단이었기 때문에 권력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후 내전과 외국의 간섭으로 인하여 다수의 볼셰비키들이 목숨을 잃게 되자 스탈린 체제가 등장하였습니다. 스탈린의 산업화 정책에 따라 형성된 노동계급은 레닌이 말한 혁명적 프롤레타리아트가 아닌 토지에서 이탈한 수동적인 농민 출신의 집단이었습니다. 그들 다수가 문맹이자 쁘띠부르주아적인 농민이었고 교통과 통신이 지금과는 달리 발달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소련의 지도부는 민주주의에 대한 성찰과 비전이 부족하였습니다. 이러한 현실은 소수의 전위적인 공산당 이론, 프롤레타리아트 독재론 등으로 이어지고 말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100년 전 러시아 혁명과 21세기 한국의 촛불시민혁명의 차이점이 부각되는 지점이라고 짚어 주셨습니다.
작품 개요
볼셰비키 혁명과 내전의 회오리 속에서 방황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숄로호프는 자신의 출신지인 돈 강 유역을 무대로 다양한 작품을 남겼습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카자크는 15~17세기에 과중한 세금과 압제를 피해 자포로지예, 돈, 쿠반, 시베리아 등으로 도망친 농노, 그 자손들을 말합니다. 특히 돈 강 유역의 카자크들은 농사를 지으면서 주로 기병으로 군무에 종사했다고 합니다. 초기의 카자크 공동체는 아타만(대장)과 원로회를 통해 평등하게 땅을 공동으로 경작하였으나 18세기 초부터 러시아 정부는 카자크의 상층부에 귀족의 권한을 부여하여 영토 확장 등에 이용하였습니다. 이후 카자크 사회는 계층 간 갈등이 심화되고 볼셰비키 혁명 이후 적위군과 백위군으로 나뉘어 동족상잔의 비극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좌익적 혁명파가 붉은색을 그들의 상징으로 삼아 적위군(赤衛軍)을 조직하자 그에 맞선 보수적 반혁명파는 백색을 상징으로 삼아 그들의 군대를 백위군(白衛軍)이라 자칭하였습니다. 카자크의 전통과 풍습, 내전 중에 겪게 되는 비극 등이 반복적으로 그려지는 이 작품집은 슬프고 우울한 이야기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전쟁이라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보편적 인간성을 작품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