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과 전쟁의 세계문학 : 20세기 후반기

  • 강사

  • 기간

    • 2017. 9. 7 ~ 2017. 12. 7
  • 시간

    • 목 19:00-21:30 총4회
  • 수강료

    50,000

    • 파격 할인혜택
    • 참여연대 회원35,000

    각종 혜택 적용은 로그인 > 마이페이지에서 진행됩니다

    상세 정보

    2017 가을 김명환 서구소설읽기_웹자보.jpg

    지난 봄에 20세기 전반기를 대상으로 혁명과 전쟁의 세계문학을 다룬 데 이어, 이번에는 20세기 후반기의 문학작품을 읽습니다. 전후(戰後)의 세계 냉전체제가 굳어지는 과정에서 벌어진 끔찍한 열전이었던 한국전쟁, 미국이 패배를 맛본 첫 전쟁인 베트남 전쟁, 중국 혁명 이후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으로 이어지는 중국 농촌의 실상, 라틴아메리카의 칠레에서 선거로 집권한 아옌데 사회주의 정부를 전복시킨 피노체트 장군의 군사정권과 민주화 과정 등을 다룬 작품 등을 선별해서 읽습니다.

     

    강의 일정

    날짜

    주제

    9.7

    제주 4·3항쟁과 한국전쟁
    현기영 <마지막 테우리>(창비) & 황석영 <손님>(창비)

    10.12

    중국 농민과 중국 혁명

    비페이위 <위미>(문학동네)

    11.9

    북베트남 작가가 본 베트남 전쟁의 실상

    바오 닌 <전쟁의 슬픔>(아시아)

    12.7

    칠레 민주화 과정의 고통스런 난제들

    아리엘 도르프만 <죽음과 소녀>(창비)

    ※ 제1강 현기영 소설집 『마지막 테우리』에서는 「마지막 테우리」, 「거룩한 생애」, 「쇠와 살」의 세 편을 꼭 읽고 오세요.
       제2강을 위해 위화의 <허삼관 매혈기>(푸른숲)까지 읽어도 좋습니다.
       제4강의 도르프만 희곡집 중에서 「과부들」, 「죽음과 소녀」를 꼭 읽고 오세요.

     

    진행 안내

    해당 출판사의 책을 읽고 오시기 바랍니다. 약 1시간 작품에 대한 강의와 1시간 가량 참여자들의 대화로 진행합니다
     

    강사 소개

    김명환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주로 영미소설을 가르치고 있다.
    공저로 <지구화시대의 영문학>, 역서로 <죽음과 소녀>(공역), <얼간이 윌슨> 등이 있다.

     

    강의 정보

    일   시 : 2017. 9. 7. ~ 12. 7. 목요일 오후 7시 ~ 9시 30분, 월1회, 총4회

    장   소 :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수강비 : 50,000원(참여연대 1만원 이상 후원회원 30% 할인)

     

    ※ 강좌할인 및 취소환불 규정은 수강신청안내(클릭)를 꼭 확인하세요.

    후기 3

    • 혁명과 전쟁의 20세기 후반기 세계문학-세 번째 강연 [북베트남 작가가 본 베트남 전쟁의 실상]소감문

      2017.11.15 개똥이 혁명과 전쟁의 세계문학 : 20세기 후반기

      혁명과 전쟁의 20세기 후반기 세계문학 세번째 강연의 주제는 북베트남 작가가 본 베트남 전쟁의 실상이었다. 1960년 중후반부터 1975년까지 있었던 베트남전쟁에 직접 참전한 바오 닌이라는 작가가 쓴 [전쟁의 슬픔]을 선정도서로 삼아 강연이 진행되었다. 강연을 대비하여 소설을 읽었었는데, 끊임없이 생사의 갈림길을 지나는 전쟁 속에서 개인들이 얼마나 비인간화되고, 참담한 삶을 겪는지 또한, 그러한 전쟁의 경험이 종전이 된 후에도 얼마나 사람들의 마음 속에 깊은 상처를 남지는 지 실감할 수 있었다. 사실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하고 힘든 서사를 읽어 내려가면서 저자가 직접 겪은 전쟁의 경험들은 전쟁을 직접 체험하지 않은 독자로서는 감히 상상할 수 있다거나,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없는, 그러한 성격의 것이라는 것을 느꼈다.

       

      강연 자료를 통해 본 바오 닌이라는 사람의 약력은 다음과 같았다. 그는 1952년 베트남 중부지역 태생으로써, 54년에는 하노이로 이사를 갔다. 이후 60년대를 지나며 베트남의 정세가 전쟁으로 치닫자 그는 1969년에 17세의 나이로 베트남 인민군에 자원입대한다. 투입된 전선에서 동료들이 무수히 희생되는 바람에 5개월 만에 하사로 진급하여 13명으로 편성된 소대를 지휘하며 무수한 전투에 참여한다. 그의 전쟁은 75년 사이공 진공작전에서 비로소 마무리 되는데, 그 작전에서 그를 포함하여 단 2명의 부대원만이 살아남게 된다. 전쟁이후 그는 전사자 유해발굴단에서 8개월간 활동하였으며, 대학에도 진학하고 결혼도 하면서 본래의 삶으로 돌아오는 듯하지만, 그는 전쟁의 경험을 글로 써내려가고자 1984년 응우옌 주 창작학교에 입학한다. 특히 소설 속에서 10년 전쟁의 경험이 어떻게 자신의 인생을 파탄에 이르게 했으며, 전쟁이 끝난 이후에도, 과거 전쟁의 기억으로부터 헤어 나올 수 없는지, 그래서 자신이 왜 그러한 기억들을 글로 써내려가는 작가라는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과정들이 아주 상세하게 그려지고 있다.

       

      [전쟁의 슬픔]이라는 소설은 1991년에 [사랑의 숙명]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출간된다. 출간 당시 검열로 인해서 제목을 수정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1992년에 베트남 작가협회로부터 최고작품상을 수상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베트남 정부와 큰 갈등이 있었다. 정부입장에서는 미국에 대한 승리의 전쟁이었던 베트남 전쟁을 바오 닌이 [전쟁의 슬픔]에서 비통하고 참담한 시선으로 그려내는 것을 곱게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소설의 작품성은 베트남뿐만 아니라 세계 전역에서도 인정받게 되어 결국 [전쟁의 슬픔]이라는 원제목을 되찾게 된다.

       

      그와 그의 소설에 대한 간단한 약력을 살펴보고 난 후, 전반적인 강연의 흐름은 다양한 사진자료를 함께 살펴보는 것으로 진행되었다. 바오 닌은 비교적 최근인 201795일에 [뉴욕타임즈]내가 미국인들을 처음 만났을 때라는 기고문을 낸다. 그가 인생 최초로 미국인을 만났을 때는 베트남 전쟁 중에 급습해야할 초소의 적군으로서 만났었는데, 전쟁이 끝난 한참 후 미국에 직접 가보니, 미국인들도 베트남인들과 똑같은 삶을 영위하는 선량한 사람들이었다는 감회를 전달하는 내용이다. 즉 전쟁 중에는 서로 제거해야 할 대상이었지만, 실제로 우리나 그들이나 똑같은 인간성을 공유하고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한편, 베트남 전쟁의 특징을 가장 잘 표현하는 시각자료는 폭격과 관련한 이미지들이다. 미국은 당시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방법으로 수많은 폭격과 고엽제 살포를 주된 방법으로 이용해왔고, 이것들은 전쟁이 끝난 후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

       

      강연에서 제시하는 토론거리는 크게 4가지 주제로 제시되었다. 첫째는 도저히 글로 충분히 표현할 수 없는 전쟁의 참혹함에 대한 이야기였다. 소설의 다양한 부분에서 전쟁의 참혹한 이야기들은 다양한 일화들을 통해 드러났다. 둘째는 작품에 등장하는 다양한 여성들에 주목해보는 것이었다. 전투를 수행하는 병사는 주로 남성이 대다수였지만, 여성들 또한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고, 전쟁이 개개인들에게 미치는 영향들은 큰 틀에서는 유사해 보일 수 있지만,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부분 또한 있었다. 셋째는 소설에 등장하는 두 주인공인 프엉과 끼엔의 사랑이야기였다. 그들은 전쟁이 발발하기 전부터 연인이었으며, 전쟁이 발발하면서 약 10년의 시간동안 서로의 생사를 확인할 수 없게 되고, 전쟁이 끝난 후 뜻밖에 재회하게 되지만, 10년이라는 전쟁의 세월이 그들의 삶에 새긴 상처들은 결국 전쟁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게 만든다. 넷째는 거듭 묘사되는 전쟁의 실상에 대한 이야기이다. 요즘처럼 전쟁이 흔치 않은 오늘날 사회에서 전쟁이라는 것에 대한 대중의 이미지는 실제와 다를 수 있는데, 바오 닌은 소설을 통해서 자신이 직접 체험한 전쟁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그것은 끝없는 비통함과 한이 가득한 이야기이며, 게임이나 미디어에 등장하는 전쟁에 대한 이미지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을 갖게 한다.

       

      바오 닌은 소설 속에서 기존에 우리에게 익숙한 전쟁의 서사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국가에 대한 충성, 공동체를 위한 숭고한 희생, 아군을 지키고 적군을 섬멸하는 그러한 과정들에 대한 이야기에 주목하지 않는다. 단지 그는 그러한 일체의 이데올로기로부터 동떨어진 채로 전쟁을 수행하는 매 순간순간 자신이 겪었던 모든 인간성을 말살하는 사건들을 있는 그대로 그려내려고 하고 있다

    • 혁명과 전쟁의 20세기 후반기 세계문학-두 번째 강연 [중국 농민과 중국혁명]소감문

      2017.11.15 개똥이 혁명과 전쟁의 세계문학 : 20세기 후반기

      두 번째 강연주제는 소설 [위미]를 통해 중국의 70-80년대 문화대혁명과 이 시기 농촌의 모습에 대해 살펴보는 것이었다. 서두에 작가 비페이위에 대한 간략한 소개 이후, 강연은 크게 4가지 소주제를 다루는 것으로 진행되었다.

       

      첫째, 20세기 중국 현대사의 흐름을 개괄함으로써 중국의 몰락과 오늘날 G2로 재성장하게 되는 과정에 대해 알아보았다. 여기서 제기되는 문제의식은 중국의 몰락과 성장을 어떻게 이해할 것이며, 그 과정에서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문화 대혁명기는 어떤 의의를 갖는가?이다.

      20세기 전반기 중국의 큰 화두는 항일운동과 중국 통일정부 수립을 둘러싼 국-공의 대립이라는 두 축이 중심이었다. 따라서 24년과 37년의 1, 2차 국공합작을 통해 항일운동을 전개하기도 하였지만, 한편으로는 46년 국공내전으로 지도부가 분열하면서 홍역을 앓기도 하였다.

      이후 49년 중화인민공화국으로 거듭난 중국의 20세기 후반기 과제는 사회주의개혁과 경제발전이었다. 이에 따라 58년 사회주의 개조 완료선언을 하고, 대약진 운동을 전개했으나 실패로 돌아갔다. 현실에 맞지 않는 사회주의 개조선언과 무리한 공업화 정책을 추진한 것이 원인이었다. 그 이후 66년부터 76년까지 문화대혁명을 진행하였다. 이것은 자본주의, 수정주의, 관료주의적 인습을 타파하기 위한 운동이었다. 하지만, 마오의 권력욕, 그리고 개인숭배사상을 확산할 의도였다는 해석도 가능한 만큼, 이 혁명은 양날의 칼로써 이해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소설 [위미]의 시대적 배경이 바로 70년대~80년대 초반부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위미]는 문화대혁명이 한창 진행되는 과정의 농촌의 모습과, 그 직후의 모습들이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둘째, 현대 중국과 북한의 복잡한 상호관계를 4가지 시기구분을 통해 파악하였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오랜 혈맹관계라고 생각했던 북중관계가 실제로는 급변하는 시대적 상황에 따라 우호적이기도 하고, 긴장관계를 갖기도 했던 복잡한 관계라는 점이다.

      강연에서는 크게 4가지 시기구분을 중심으로 파악했는데, 북중혈맹관계의 첫 출발점은 항일전쟁기였다. 1930년대 이후 전개된 조선인 항일운동은 점차 중국편제로 흡수되었다. 11당원칙에 따라 항일유격대가 중국공산당의 지도아래 활동하였고, 김일성 부대는 36년 동북항일연군으로 편제되었다. 한편, 국민당 계열로 활동하던 조선의용대 또한 대부분이 화북지역에서 공산당 팔로군으로 합류하면서 조선의용군으로 발전해나간다.

      두 번째는 46-49년 국공내전기이다. 이 시기 공산당이 국민당을 압도할 수 있었던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만주지역에 일본에 의해 설립되었던 군수공장들과, 당시 만주 지역의 대다수를 차지했던 이주 조선농민들의 공산당 지지에 있었다. 또한 공산당 소속으로 활동하였던 조선의용군도 국공내전에 적극 참여하면서 국민당을 제압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세 번째는 50-53년 한국전쟁기이다. 이번엔 두 번째 시기와는 반대로 중국군이 북한을 지원하는 양상을 띤다. 중국 또한 북한의 소멸을 순망치한으로 파악했던 것이다. 한편, 이 시기 중국군이 38선 이남으로 남진하지 않고, 중재안을 받아들였다면 전쟁은 51년 봄에 끝나고, 중국군의 피해도 적었을 것이라는 최근의 연구가 있었다. 결국 실리보다 이념과 명분을 고집하는 태도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의 고통만 가중시킨 셈이다.

      네 번째는 70년대 이후 문화혁명과 베트남전쟁기이다. 이 때는 북중이 갈등관계로 나아간다. 문화혁명기 홍위병들이 북한의 첩자라는 누명으로 많은 조선인과 중국인을 탄압했기 때문이다. 그러한 한편으로는 이 시기 중국의 마오 개인숭배와 후계자 지정작업이 북한에도 영향을 주어 김일성 우상화와 김정일 후계작업에도 좋은 명분으로 작용했다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그리고 베트남전쟁에서 적극적인 관심을 드러냈던 소련과 북한과는 달리, 중국은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또 북중 간 갈등관계를 맺는다. 한편, 북한의 베트남전쟁에 대한 관심은 남한의 베트남파병을 저지하려는 각종 테러로 이어지면서 남북관계 또한 극히 악화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셋째, 본격적으로 [위미]의 내용으로 들어가서 세 단편들 사이의 차이점, 여성-남성 등장인물들 간의 비교, 그리고 당시 시대상의 영향 등을 주제로 비평이 이루어졌다.

      우선 1부와 2부를 비교하면서 제기하는 질문은 다음과 같다. 1부의 주인공인 위미와 2부의 주인공인 위슈를 작가는 균형있게 바라보는가? 교활한 여우이자 성폭력 피해자로 그려지는 위슈의 양면적인 모습은 과연 실감나는 캐릭터인가? 위슈의 썸남이었던 자신의 이복아들에게 위슈의 치부를 드러내는 이간질을 함으로써 자신의 안전을 지키고, 위슈의 삶을 파탄에 이르게 한 위미의 행동은 과연 어떻게 이해해야할까?

      1부와 2부의 비교가 여성주인공에 초점을 맞췄다면, 상대적으로 2부와 3부의 비교는 남성주변인물들의 행동변화에 주목한다. 1, 2부에서 그려지는 남성들, 대표적으로 궈주어와 펑궈량이 갖고 있는 연애/결혼관과 3부에 등장하는 남성인물들의 그것은 대조를 이룬다. 후자의 연애관이 좀 더 자유연애사상에 가까운 것이다. 그것은 3부의 시대적 배경이 더 나중이기 때문일 수도 있고, 3부의 시대적 배경이 더 도시와 가깝기 때문으로 볼 수도 있겠다.

      그 밖에 소설에 녹아있는 시대적 배경은 다음과 같다. 군인을 강조하는 군사문화, 도농격차, 여전히 잔재하는 봉건적 가부장제 위계질서 구조들, 사회주의 혁명의 결과들.

       

      넷째, 현대 세계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회주의 혁명은 러시아 혁명과 문화대혁명을 들 수 있는데, 러시아 혁명은 실패한 혁명으로 인식되는 반면, 중국공산당은 어떻게 현재까지 건재할 수 있는 지 비교해보았다. 러시아의 경우는 혁명 이후 수많은 숙청을 진행하면서 공포에 기반한 억압적인 체제를 유지하면서 공산당과 지식인 그리고 대중의 관계가 유리되었다. 반면, 중국의 경우, 물론 혼란은 있었지만 러시아만큼 농촌공동체 자체가 파국으로 치닫는 정책을 시행하지는 않았던 탓에 상대적으로 공산당과 지식인 그리고 대중의 관계가 긴밀할 수 있었다.

      이렇게 지도부가 택했던 전략이 다를 수밖에 없었던 궁극적인 원인은 지도부의 정치적인 권위와 정당성 유무에 있었다. 러시아의 경우 10월 혁명에서 지도부가 큰 역할이 없었기 때문에 대중들에게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했고, 그것이 공포에 기반한 억압정책으로 드러났다. 반면, 중국의 경우는 지도부가 항일운동과 국공내전을 함께 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그 정당성을 갖고 있었다.

       

      중국의 역사와 문화가 낯선 사람의 입장에서 단편적으로 소설[위미]를 접한다면, 그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기 힘들 수 있다. 하지만 강연을 통해 중국의 역사적인 배경과 북중관계, 사회주의 혁명 간의 비교를 함으로써 소설의 이해에 더 도움이 되었다. 보다 폭넓은 맥락과 관점에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강연에서 제기되는 소설 내용에 대한 질문들 또한 새로운 관점에서 작품을 뜯어볼 수 있게 했다. 강연 이후에 이어졌던 토의에서 많은 참가자분들이 좋은 감상평을 제시할 수 있었던 것도 강연을 통해 각자의 기존 이해에 신선한 자극이 더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 [혁명과 전쟁의 세계문학 : 20세기 후반기] 1강_현기영 <마지막 테우리> & 황석영 <손님>

      2017.9.11 Cliche 혁명과 전쟁의 세계문학 : 20세기 후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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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 1부

       

      1부에서는 김명환 교수님께서 앞으로 4개월 동안 진행 될 ‘혁명과 전쟁의 20세기 후반기 세계문학’ 강의 전반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를 해주셨고, 오늘날 우리는 전쟁과 추모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후 첫 번째 강의 주제인 제주 4.3 항쟁과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소설 <마지막 테우리> 과 <손님>의 내용과 형식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현재까지도 남한과 북한은 휴전일 뿐 전쟁체제 상태인데, 남과 북이 갈라지고 한국전쟁의 발발 과정 속에서 벌어진 제주 4.3 항쟁과 신천군 대학살은 우리가 되새기고 정확히 알아야 할 사건입니다. <마지막 테우리>는 제주 4.3 사건으로 제주도가 송두리째 불타 잿더미로 변하는 참상을 생생하게 서술합니다. 단편 ‘마지막 테우리’는 늙은 테우리(카우보이)의 회고로 지워진 역사에 대한 고발하는 서술 구조를 갖으며 ‘거룩한 생애’는 간난이라는 인물을 통해 당시 여성의 삶과 노동 모습을 그려내고, ‘쇠와 살’은 토벌군이 경찰과 서북청년회의 탄압에 대한 저항, 남한의 단독선거·단독정부 반대를 기치로 저항한 무장대 350명을 진압과정에서 수많은 무고한 주민들이 끔찍하게 희생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손님>은 신천 학살 사건에 대한 북한 주장의 허구성과 남한의 반공주의적 기독교 범죄를 폭로합니다. (북한은 신천 학살이 미군의 소행이라고 거짓 주장과 역사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신천군 사건은 미군의 학살 개입과는 상관없이 신천군 내의 기독교 우파 세력과 북한 정권을 지지하는 당시의 공산 좌파 세력 간의 알력이 북한 정권에서 시행한 토지개혁을 매개로 격화되고, 파멸적인 비극으로 치달은 사건임을 말해줍니다.

       

      두 사건의 공통점은 이념의 대립으로 우리 민족끼리 서로 죽고 죽임을 당한 참혹한 사건이라는 것입니다. 김명환 교수님께서는 일제 해방이후 한민족이 동족 간에 이토록 끔찍한 사건들을 겪은 이유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한반도를 손에 넣고자 했던 소련의 공산진영과 미국의 자유진영이 대립한 결과라고 할 수도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남과 북이 하나가 되고자 하는 연대, 연합의 정치가 부재했기 때문이라고 정리하셨습니다. 후에는 김구 선생도 남북 공동 정부 수립을 주장했지만, 정치지도자 중 한민족의 통일과 하나의 나라라는 비전을 해방 이후부터 제시한 정치인은 여운형 선생 단 한사람뿐이었다고 합니다.

       

      강의 2부

       

      2부는 작품의 형식과 내용상 논점에 대해 참여하신 분들의 자유로운 토론으로 진행 되었습니다. 몇 가지 인상 깊었던 내용을 뽑아보았습니다.

       

      “해방 후 몇 년 지나지 않아 민족 간에 참혹한 살인을 하게 만든 그 적개심은 일제에 아부했던 기득권 세력에 대한 억압자의 오랜 분노와 사회에 팽배했던 계급의식에서 나왔을 수 있다.”

       

      “한국에도 홀로코스트가 있었음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민중은 제대로 된 역사 인식을 해야 하고 진정한 반성의 과정이 있어야 한다.”

       

      “불의한 과거를 어떻게 청산할 것이며 철저하게 반성할 수 있느냐에 그 사회의 성숙도가 달렸다. 뿐만 아니라 역사를 돌이켜 볼 때 가해자 쪽에서 운명을 다 했던 이들에 대한 애도 역시 필요하다. 베트남전 참전용사와 5.18 당시 희생된 군인과 경찰에 대한 위로와 애도가 동반되어야 한다.

       

      “과거를 반성하되 후대가 죄책감을 짊어지고 있기 보다는 그것을 잊으면서도 과거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는 일이 중요하다. 물론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러한 문학작품을 쓰고 읽는 것이 그러한 노력의 일환일 수 있다."

       

      “<마지막 테우리>에서 주인공이 참혹했던 역사에 대해 ‘잔잔한 슬픔’을 느꼈다는 표현은 전쟁의 상처에서 해탈하는 경지를 보여준다.”

       

      “<손님>에서 저자는 죽은 영혼들을 아무런 갈등 없이 등장시키면서 너무 쉽게 전쟁의 죽은 혼들을 화해시키려는 것은 아니었는가라는 생각도 든다. 전쟁의 정신적 상처는 그렇게 쉽게 지워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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