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정보
“현대인들은 흙을 잊고 산지 오래되었다. 흙으로 만든 작품이 왠지 낯설다. 하지만 흙을 빚어 형상을 만들었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먼 고대에 이른다. 흙을 빚어 만든 고대인들의 이야기가 단지 신화 속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들은 흙을 빚어 자신들의 일상의 삶을 이야기하였고, 또 때로는 풍요와 다산을 기원하는 등 흙은 원초적인 물질이었다. 자연계의 다양한 물질 중에서 흙이야말로 예술과 연관된 매혹적인 물질이었다. 우리 역시 흙으로 되돌아간다. 따라서 흙에서 인간의 몸, 살을 떠올리고 그 흙에서 삶을 엿보는 일은 결코 무리가 아니다.”
- 한애규 <여행이란 이름의 사색의 시간> 에서
테라코타란 흙으로 형상을 만들어 불에 구워 완성하는 작업을 말합니다.
이렇게 간단하게 한 문장으로 표현되는 일이 기술적으로는 꽤 까다롭습니다.
흙이란 물질이 건조, 소성하는 과정에서 변형되고 틀어지려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몇 가지 원칙을 지켜가며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그 기술은 서서히 습득되기 마련입니다. 빠른 것 만을 좇는 현대인들에게 흙이란 물질을 통해 느림과 기다림의 미덕도 접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흙으로 자화상을 만드는 작업은 특히 매력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을 관찰하고 자신을 들여다보며 자신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될 것입니다.
나는 누구인가 라는 근원적 질문을 하며 많은 화가들과 조각가들이 자화상 작업을 한 예는 무수히 많습니다. 대표적 작가가 반 고흐입니다.
강의 소개
1) 흙판작업 위에 자화상 드로잉하기
2) 흙판위에 저부조로 자화상 작업하기
3) 환조로 두상만들기
4) 완성작업 가마에서 소성하기
* 소성은 초보자가 할 수 없으므로 가마쌓기 등의 과정을 도우면서 참관합니다.
강사 소개
한애규
작가 한애규는 프랑스 앙굴렘 미술학교에서 디플롬을 받았다(1986). 롯데화랑(서울, 1984) 전시를 시작으로 2015년 갤러리 아트사이드에서 열린 「푸른 그림자」에 이르기까지 10여 차례 개인전을 가졌으며, 다수의 그룹전과 해외전에 참여하였다. 흙작가 모임 ‘토요일전’ 회원이며, 현재 경기도 고양의 작업실에서 20여 년째 작업 중이다.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역사박물관, 서울 시청 등에 소장되어 있다. 저서로 《여행이란 이름의 사색의 시간》이 있다.
강의 정보
일 시 : 2017. 9. 4 ~ 11. 6 월요일 오전 10시 30분 ~ 오후 1시 총8회
장 소 : 구파발 인근 작업실(구파발역에서 버스로 15분 거리)
수강비 : 28만원 (참여연대 1만원 이상 후원회원 30% 할인, 정원 10명)
*재료비 5만원 가량(개인차 있음) 별도.
※ 강좌할인 및 취소환불 규정은 수강신청안내(클릭)를 꼭 확인하세요.
후기 1
[후기] 나를 존재케하는 모든 것의 바탕, 테라코타
처음엔 먼저 테라코타를 접한 선배(?) 수강생들의 열화와 같은 강력한 추천으로 만나게 되었다.
인간은 흙에서 왔고 다시 흙으로 돌아간다고 하였던가? 흙이 주는 이미지는 엄마의 젖가슴처럼 따뜻하고 애써 기억한다면 , 내가 지구에 존재하는 사슬구조속에 질을 결정하는 가장 근원적인 바탕인지도 모른다.
나를 존재케 하는 모든 것의 바탕. 그렇게 테라코타를 접하고, 한 애규 선생님을 접하고, 같이 작업하는 동료 선생님들을 접하고, 월요일 마다 집에서 출발하여 최소한 2~3번의 버스를 타고 대자동으로 향하는 내 총총 걸음들이 어느 새 일년이 넘었다. 무엇보다 나는 예술적 소질이 너무나도 부족하여 기초 드로잉 수업을 권고받은 사람으로서 , 더구나 지각대장을 도맡아 하는 퇴출 대상 학생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눈치 없이 이렇게 질기게 버텨서 두번째, 세번째 전시회에 참가하게 되었다.
‘재능은 잠시요, 지속적으로 계속하면 소질이 발휘된다’는 한애규 선생님 말씀에 힘입어 뭉턱한 손끝의 힘이 겨우 싹을 조금씩 내는 것 같다. ( 어디까지나 자평)
마치 한 줄기 빛을 기다리며 동굴속에 살던 원시인간의 마음처럼 , 내 두 손안에 흙을 가지고 있는 동안은 끝없이 내 안에서 침묵과 생각이 주는 강한 표현도 맛보았다.
테라코타 수업은 대자동이라는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점심시간이 되면 우리들만의 만찬이시작된다. 여기서, 우리들만의 낮술 파티도 있고 막걸리에 파전, 각기 집에서 가져온 음식, 특히, 애규선생님은 우리를 위해서 가끔 솜씨를 발휘해 주신다. 거기에 플러스 류규선 선생님의 솜씨도 매우 훌륭하다. 게다가 류선생님의 섬세하고 예리한 가끔 , 혹은 자주 테라코타에 문외한 수강생에겐 당근과 채찍을 적절하게곁들인 지도(?)는 작품에 대한 다른 면을 보게 해 주는 안목을 길러준다.
테라코타도 배우고 맛있는 음식도 함께 나누는 이런 수업! 나와 보라 그래 !(꽥) - 낮술했나 봅니다.
사실 흙으로 하는 작품이라서 만드는 과정이 매우 수고스럽다. 그냥 지도가 아니라, 어쩜 두 분의 지도 선생님께서 어린애가 걸음마를 잘 뗄 수 있도록 하나하나 신경써주신그 수고스러움은 말로 담아 낼 수 없을 정도이다. 흙을 파내고 말리고 그리고 굽고 , 또 뒷처리를 해야 하고 ,
그 과정 하나하나에는 두 분의 선생님 , 한 애규, 류규선 선생님이 계신다.
우리 나라에서 내노라하는 테라코타의 대가인 한애규 선생님께서 기꺼이 재능기부를 해 주시는 덕분에 이뤄진 강좌임에 틀림없다. 그곳에는 흙이 주는 주는 충만한 감성이 있고 인간과 생명에 대한 예의를 알게 해 주는 애규선생님이 계신다.
사람이 사람을 잇고, 그 가운데 사랑이 있고 예술이 있는 것 같다.
테라코타 활동은 최근 몇 년동안 내게 찾아 온 가장 매력적인 분야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