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정보
강좌 정원 마감하였습니다. 다음 강좌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아카데미느티나무
미투, 메갈, 워마드, 불꽃페미액션...
한국의 젊은 여성들이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이들은 무엇을 요구하며 싸우고 있는가. 이 힘은 어디서 오는가. 이러한 투쟁은 과거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이러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현재 페미니즘 운동을 세계 페미니즘 이론의 맥락에서 살펴보고, 여성들의 투쟁은 민주주의 발전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한국사회에 어떤 변화를 예고하는지 생각해봅니다.
이런 분들을 초대합니다
- 페미니즘에 대해 공부가 필요하다 느끼는 시민
- 페미니스트라 자처하기 어려우나 호의적 생각을 갖고 있는 시민
- 정치적으로 진보이나 스스로 페미니스트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잘 모르겠거나 공부가 필요하다 느끼는 시민.
- 스스로 진보라 자처하지만 페미니즘 앞에서는 보수인 시민.
- 자녀와 페미니스트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기를 원하는 시민.
일정
날짜 |
주제 및 내용 |
|
9.4(화) |
젠더, 페미니즘, 민주주의 - 민주주의와 페미니즘, 그 관계의 역사(서구 & 한국) - 이론과 운동의 역사 |
|
9.11(화) |
young 페미 & net 페미 - 이들은 누구인가. 왜 이렇게 치열한가. 이 힘은 어디서 오는가. 무엇을 주장하고 있는가 - 과거의 여성운동 세대와 무엇이 다른가 - 이들의 투쟁은 어떻게 전개되어 왔는가 |
강사 소개
이나영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전 미국 조지메이슨 대학 여성학과 교수(George Mason University, USA). 지은 책으로 《여성주의 역사쓰기, 구술사 연구방법》(공저, 2012), 《다시보는 미디어와 젠더》(공저, 2013), 《젠더와 사회》(공저, 2015), 《서울사회학》(공저, 2017)등이 있다.
강좌 정보
일 시 : 2018. 9. 4. ~ 9. 11. 화요일 오후 7시 ~ 9시 30분, 총2회
장 소 :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수강료 : 3만원(참여연대 1만원 이상 후원회원은 30% 할인)
※ 강좌할인 및 취소환불 규정은 수강신청안내(클릭)를 꼭 확인하세요.
후기 2
[후기] 9/11 페미니즘: 왜 여성들은 ‘지금’ 분노하는가? (이나영 교수님) 2강
페미니즘: 왜 여성들은 ‘지금’ 분노하는가? (이나영 교수님) 2강
“조선 남성 심리는 이상하외다. 자기는 정조관념이 없으면서 처에게나 일반 여성에게 정조를 요구하고 또 남의 정조를 앗으려고 합니다. 서양 사람들은 내가 정조 관념이 없으면 남의 정조 관념 없는 것을 이해하고 존경합니다. 남의 정조를 유린하는 이상 그 정조를 고수하도록 애호해 주는 것도 보통 인정이 아닌가.” (「이혼고백서」, 나혜석, 1934)
근대 여명기에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것이 참으로 대단하다고 느껴집니다. 두 번째 페미니즘 강의에서는 익숙하고도 반가운 이름이 등장했습니다. 약간이나마 페미니즘에 대해 스스로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제일 와 닿았던 이름, 나혜석입니다.
그녀는 여러 서구권 국가를 여행하며 문물을 익힌 후 기존의 봉건질서에 대항하고, 여권 향상을 외치는 등 사회적 운동에 앞장섰습니다. 허나 1931년 이혼한 후 사회의 냉대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신경쇠약증세를 겪고 병원에 입원했고 48년에 52세의 나이로 별세했습니다. 그 당시 사회는 아직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기에 그랬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헌데 “여자도 인간이외다!”라고 외쳤던 그 정신은 사후 7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위험한 정신처럼 느껴집니다. 지금 페미니즘을 공부하고 여성인권을 외치는 사람들에게 가해지는 것들을 보면 말입니다. 강도 높은 비난은 물론이고, 현실적인 위협으로까지 다가오니까요. 그런 점에서 이번 강의가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왜 여성들은 지금 분노하는가?”라는 주제로 시작한 강의는 그런 현실에 대해 먼저 짚었습니다. 2016년 문단 내 성폭행을 고발하는 움직임으로 시작된 ‘미투(Me Too)’ 운동은 서지현 검사의 ‘검찰 내 성추행 폭로’를 기폭제로 삼아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습니다. 닫힌 공간에서 넘어와 전 사회적 운동으로 변했고 사회적 유명인사로 퍼져 김기덕 감독, 시인 고은, 배우 조재현 등 문화계 인사를 거쳤고 안희정 충남지사 등 정치권까지 퍼져나갔습니다.
반발은 극심했습니다. 개인의 좋지 못한 경험을 용기내어 고백한 피해자들에게 돌아오는 말은 가혹했습니다. 차명진 전 자유한국당 의원은 “성 상품화와 강간, 권력에 의한 성폭력을 구분해야 한다”면서 “현재 문제가 되는 것은 성 상품화나 강간이 아니다”와 같은 알 수도 없고 알지도 못하는 소리를 하기도 했고 시인 임보 등은 미투(美鬪)라는 시를 멋진척하며 작성해 조롱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여성들은 연대하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이들의 ‘페미니즘 모먼트’였던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사건(혹자는 ‘묻지마 살인사건’이라고도 합니다만) 이후 길거리를 지나 학교에서도, 나아가 광장에서도 모였습니다. 이런 흐름은 디지털 시대라는 배경과 합해 더 빨라지고, 커졌습니다.
SNS 등을 이용해 공론장을 형성하고 토론하며 합리적 언어의 영역(남성의 언어)에서 “이름 없던 부정의(여성혐오에 대한 반발적인 언어)”를 창조했습니다. 나아가 ‘세월호 사건’이나 ‘최순실 국정농단’ 등을 겪으며 상실감과 애도를 연대로써 극복해나가는 세대인 만큼 낙태죄 폐지 집회나 위안부 수요집회 등에 참가하며 여성들의 힘은 점점 강해졌습니다.
그에 힘입어서인지, 남성들은 겁을 먹기 시작한 것처럼 보입니다. 수 년간 집단 강간, 불법 포르노 촬영 등 여성혐오 범죄를 일삼았던 ‘소라넷’이 폐지되었고, ‘운동근육’과 ‘지식 근육’으로 무장한 여성운동 덕에 제도화된 부정의나 억압의 매트릭스에 대한 반성적 비판과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사회도 이에 응답했습니다. 일부 남성들도 일어나기 시작했고, 잘못되었음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허나 성차별은 여전합니다. 온/오프라인에서 존재하는 실질적 차별은 차치하더라도 배제, 멸시, 비하, 성적 대상화는 물론 여성들의 운동과 사상에 대한 비꼼 등이 그렇습니다. 지방출신이며 남중, 남고를 나온 입장에서 엄청나게 공감할 수 있는 대목이었던 것 같습니다. 친구(지인이 더 가깝겠지만)들에게 요즘 여성 운동에 대해 긍정적인 말 한 마디만 하면 ‘메갈’, ‘꼴페미’로 몰립니다. 공감을 안할 수가 없는 대목입니다.
지표로도 나타낼 수 있습니다. 주로 성평등 지수라고 오인하고 있고, 그 등급을 타국과 비교하며 우리나라는 평등하다고들 외치지만, 우리나라의 성 ‘격차’ 지수는 2016년 기준으로 116위입니다. 경제, 교육, 정치 등의 분야에서 점수를 매겼을 때 말입니다. ‘남자인 게 스펙’이라는 말이 최근 국민은행이나 하나은행 등의 채용과정에서 사실로 밝혀졌고, 여성 고용 지수에서 우리나라는 M자형 후진국 곡선을 나타내며 여성들의 경력단절 문제가 사회에 만연해있음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힘들게 취업문을 뚫고 취직에 성공한 여성들은 직장 내 성희롱이라는 어려움에 직면합니다. 57%나 되는 여성이 성희롱 피해를 당했고, 이해 저항하는 경우 파면, 해임, 해고, 신분 상실 등의 불이익 조치를 겪었고, 결국 72%는 회사를 그만둡니다. 먼 과거의 일도 아닙니다. 2016년, 고작 2년 전의 통계입니다.
또한 열심히 공부해 들어간 학교에서는 여성의 성상품화, 성폭행 등 여성혐오 범죄가 행해지고 있습니다. 또 수도 없이 많이 재생되는 유튜브의 여성 성 상품화 광고, 남성잡지의 헐벗은 미녀들, 포르노 사이트에 넘쳐나는 몰카 등. 특히 몰카와 같은 경우에는 여성들에게 일상적 공포로 다가옵니다. 하지만 그런 범죄를 행하는 사람들(주로 남성입니다)은 폭력의 대가를 치르지 않습니다. 치러도 낮은 수준입니다.
여성들은 이에 또 분노하고 있습니다. 누가 판단자인지, 어떤 집단이 권력을 쥐고 있는지를 알고 싶어합니다. 아니, 이미 알고 있습니다. 말하기 시작한 하위주체들인 여성들은 이제 아버지의 법과 세상, 나라에서 벗어나고자 합니다. 민주주의를 현실화해 자신들의 일상에 심고 싶어합니다. 거대하고도 다양한 부정의와 구조적 차별, 불평등에 맞섭니다. 또 남성만이 갖고 있는 보이지 않는 특권을 해체하고자 합니다.
문제는 여성이 아니라 성평등 의식이 결여된 사회이고, 시스템이며, 호모소셜입니다. 여성들 뿐 아니라 남성들도 젠더에 따른 불평등이 존재한다는 인식을 갖고, 1인 남성노동자 생계부양자 모델에서 벗어나려는 노력, 부당한 권력관계에 대한 반발심, 민주주의를 내 곁에 심으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됩니다.
강의를 들으며 참 부끄러웠습니다. 나름대로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성이라서, 이해하고 행동해야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스스로를 구별짓던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보다 많은 공부가 필요하고, 행동이 필요함을 스스로 느낄 수 있었던 좋은 강의였습니다.
[후기] 9/4 페미니즘: 투쟁과 연대의 역사 (이나영 교수님) 1강
젠더는 언제나 나를 사로잡는 단어였다.
최근 한국사회에서도 페미니즘운동이 거세지면서 젠더에서 페미니즘으로 관심을 넓혀가고 있었다.
그러는 와중에, 자칭 좌파로서, 한 명의 여성으로서, ‘나도 페미니스트다’라고 쉽게 말 할 수 없는 점이 항상 맘에 걸렸다.
아니, 초반 한국의 페미니스트 운동이 시작했을 때에는 당당히 선언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과연 내가 페미니스트가 맞는가?’라는 의문이 생겼다.
그런 점에서 오늘의 강의는
-‘미투 운동’과 한국의 여성운동, 서구의 여성운동 간 관계
-왜 지금 한국의 페미니즘, 페미니스트 운동이 뜨거운가?
에 대한 명확한 답까지는 알 수 없어도, 꼬여있는 생각의 실타래의 시작점을 찾아줬던 강의였다고 생각한다.
1장
한국에 페미니즘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대중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얼마 안됐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짧은 시간동안, 과연 냄비근성의 민족답게 페미니즘은 아주 넓고 깊게 우리의 사회를 파고들고 있다.
청년으로서 이런 현상을 바라보면서 과연
페미니즘이란 무엇을 추구하려하는 것인가?
남녀평등사상?
여권신장운동?
여성해방론?
아니면 더 넓은 의미의 여성주의?
라는 질문을 스스로도 하고 있었다.
그 점을 콕! 집어서 질문을 던지고, 강의를 듣는 모두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던 점 또한 좋았다.
‘페미니즘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교수님은 답이 없다고 하셨지만, 개중에 “여성을 위한 여성에 의한 정치적 행위 및 해방의 정치학”이라는 정의를 좋아하신다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나는 ‘페미니즘이란 한마디로 정의 할 수 없다’ 이대로가 더 와 닿았다.
그리고 하나 더 깨달은 것이 있다.
‘페미니즘’은 어째서 다른 여타 이론들 보다 훨씬 더 많은 이견이 있고 논란이 있는것인가?라는 고민이 있었다.
이 강의를 통해서, 페미니즘 자체가 지역, 문화, 공간, 시대에 대한 감수성에 따라, 그리고 이 자체가 변혁의 정치학으로서 맥락적으로 변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 이론 안에서도 무수히 많은 생각과 의견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2장
강의 중간부터는 ‘평등권을 위해 싸운 여성들’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가 옮겨갔다.
서양 페미니즘 운동을 이끌었던 여성들을 주로 다루었다.
그녀들은 주로 사회에 만연하는 편견체계에 따라 남녀가 다르게 교육받는 현실을 타개하고자 하였고, 변혁을 이루었다.
올랭프 드 구즈, 앙리에트 카요, 소저너 트루스, 에멀린 팽크허스트, 알렉산드라 미하일로브나 콜론타이.......
특히 여성의 공/사적 권리를 위해 투쟁했던 에멀린 팽크허스트가 한 말이 여운을 남겼다.
“우리가 창문을 깨고 물건을 불태우는 건 남자들이 알아듣는 언어이기 때문이죠.”
물론 모든 이 시대에는 많이 변했다고 하지만, 그 시대의 여성, 그리고 아직도 많은 곳의 여성들이 과격시위까지 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되었다.
3장
마지막으로는 <억압으로부터 해방을!>이라는 주제로 넘어갔다.
미국의 급진 페미니즘에서부터 영국의 사회주의 페미니즘까지 다뤘다.
먼저 급진 페미니즘은 여성 억압의 심오함에 대한 기록과 이를 설명하는 설득력 있는 이론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이론이다.
‘성 혁명’이라고도 불리었던 이 이론은, 여성경구용 피임약의 등장과 함께 일순 여성에게 성해방을 가져온 것 처럼 보였다.
하지만 곧 여성의 성해방은 좌파 남성들의 성해방으로 변질되고 말았다.
(성해방으로 인해 빚어진 결과(예컨대 혼전 임신 등)는 성해방의 주인공인 당신(여성)이 책임질 일, 난 모르네~)
그녀들의 주요 슬로건은 다음과 같다.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다!
-페미니즘은 이론이고 레즈비어니즘은 실천이다! 자매애!
-포르노는 이론이고 성폭력은 실천이다!
영국에서 일어났던 사회주의 페미니즘은 노동자 계급의 산업투쟁과 동일시되었다.
가부장제 안에서 여성은 노동력을 착취 당하고, 노동력을 출산하는 동시에 성적 대상이었다.
그러면서도 노동의 댓가는 모두 남성에게 돌아가는 불합리한 사회였다.
이들에게 페미니즘 운동은 그저 불편한 문제가 아니라 사활이 걸린 운동이었을 것이다.
마지막에 한국의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도 남아있었지만, 시간상의 문제로 다음시간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한국의 페미니즘 운동은 다른 나라의 어떤 페미니즘 운동과는 또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페미니즘이 지역, 문화, 공간, 시대에 따라 변하는 것이라서 그런게 아닐까.
세계 어디를 뒤져도 대한민국 만큼 특수한 사회모습을 띄는 곳은 드물기 때문이다.
강의를 마치면서 질문이 들어왔다.
“이렇게 어려운 페미니즘을 어떻게 쉽게 공부할 수 있나요?”
교수님의 대답이 우리를 웃고울게 만들었다.
“페미니즘도 이론입니다. 당연히 어렵죠. 어려워야죠.”
그리고는 오히려 반문하셨다.
“왜 페미니즘은 쉬워야 하나요? 칸트나 에덤 스미스 이론은 아무리 어려워도 이론을 탓하진 않잖아요.”
그렇다. 페미니즘도 ‘ISM’, 즉 이론인 이상 간단하게 이해하려고 한 내가 오만한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페미니즘에 대해 알고 싶고, 다음 강의가 기대되는 것은 어쩔 수 없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