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은 까대기라는 말을 아시나요? 지옥의 아르바이트라고 불리는 택배 상하차 작업을 뜻하는데요, 택배노동자를 비롯한 특수 고용직 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우나 고통에 대해서는 여러 매체를 통해 접해보셨을 것으로 압니다. 그런데 요즘은 정보통신기술과 스마트 폰 등의 대중화에 힘입어 소위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노동 방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택배의 경우에도 자가용을 보유한 공급자에게 로켓배송 고객까지의 스트마일 배송수요를 위탁하는 ‘쿠팡플렉스’란 서비스가 출현했고 배달의 민족 앱을 통해 우리에게 주문음식을 배달하는 우아한 형제들의 ‘배민라이더스’ 등은 우리 주변 곳곳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풍경입니다. 그간 기본소득과 정치철학 관련 강의를 통해 청년과 시민을 꾸준히 만나온 김만권 선생님께서 플랫폼 자본주의 시대의 노동이라는 주제로 지난 7월 15일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특강을 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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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플랫폼
1) 의미
ㅇ plat(구획된 땅) + form(형태) : 구획된 땅의 형태
ㅇ 윈도우즈, 안드로이드나 iOS와 같은 운영체제/다이빙의 준비대, 다양한 모델에 공통으로 들어가는 부분/ 승강장
--> 경계가 없던 땅이 구획되면서 계획에 따라 집이 지어지고, 건물과 도로 등이 생기듯이 ‘용도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활용될 수 있는 공간‘을

     상징적으로 표현
2) 구성요소
ㅇ 정보통신기술 관점 : 컴퍼넌트(시스템이나 시장규모)와 룰(네트워크 참여자나 이해관계자를 조율하거나 조정하는 규칙)
ㅇ 가치교환 관점 : 플랫폼 사업자와 플랫폼 참여자(공급자, 수요자)

 요약하자면 플랫폼이란 공급자, 수요자 등 복수그룹이 참여하여 각 그룹이 얻고자하는 가치를 공정한 거래를 통해 교환할 수 있도록 구축하는 환경

2. 플랫폼 자본주의 출현 배경과 성격

많은 분들이 아다시피 자본주의는 세계화라는 기반 아래 신자유주의의 확산과 기술혁명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노동의 성격을 변화시켜 왔습니다. 아울러 제조업 중심의 전통적 기업 해체 등과 맞물리면서 전통적인 직업이 사라지고 단순 노동의 경우 중국, 인도와의 경쟁이 심화되는 등의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더욱 이런 변화를 심화시키고 있는 것이 디지털 작업 ‘플랫폼’의 등장인 것입니다. 많은 디지털 플랫폼은 유휴자산의 활용을 높여 효율성과 소득을 높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새로운 ‘공유경제(share economy)’의 일부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선생님은 공유경제라 말하는 것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해주셨습니다. 이런 디지털 플랫폼들은 생산수단도 소유하지 않은 채 참여자들에게 막대한 비율의 수수료를 취하는 노동중개인에 불과할뿐만 아니라 그 뒤에 자리잡고 있는 뮤추얼 펀드·사모펀드·헤지펀드의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약탈적 가격정책으로 경쟁업체를 압살하고 독점적 지위를 강화하는 등의 폐해를 낳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플랫폼 작업자들은 어떠한 처지에 놓여있을까요? 이 약탈적인 사업 모델이 개시될 무렵에는 그나마 혜택을 받는 작업자가 있었지만 관련 시장을 독과점 하는 순간 결국 혜택은 사라져버리기 때문에 작업자는 단기적으로만 혜택을 보는 형편이라는 것을 우버 택시기사들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3. 플랫폼 노동자 유형

이어 플랫폼 노동에 참여하는 작업자들에 대해 자세히 알아 보았습니다. 플랫폼 작업자는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가 임시직 혹은 컨시어지 경제에 속한 사람들로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위탁을받아 택시운전, 청소, 수작업이나 배달서비스를 제공하는 인력입니다. 소속 직원처럼 대기상태에서 작업배정을 기다려야 하고 플랫폼이 요구하는 여러 규칙 등을 준수해야 하는 등의 제약을 받지만 독립적인 계약자로 취급되면서 많은 수수료를 탈취당하는 열악한 환경에 직면해있습니다. 게다가 우리에게도 친숙한 고객평점(별점) 제도가 작업자들을 옥죄어 저비용으로 자기착취를 유도하므로써 새로운 노동력 착취의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는 점도 알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집단은 클라우드 노동 플랫폼 작업자 즉 온라인 작업자들입니다. 처음에는 AMT(Amazon Mechanical Tech)로 대표되는 낮은 차원의 단순화된 작업들을 주로 했었는데 이제는 회계, 법무 관련 조사, 의료 진단과 같은 고급시장으로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 온라인 작업자들은 시간과 동작 통제로 널리 알려진 테일러 시스템의 극단적 형태를 바탕으로 매우 세밀하게 쪼개져있고 생각보다 복잡하고 오래 걸리는 수많은 단순 작업에 시달리지만 극도로 낮은 처우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또한 현실적으로 작업의 질을 운운하며 대가 지급을 거부하거나 막무가내로 돈을 주지 않을 경우 보상받을 수단도 전혀 없는 상태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 집단은 대기 노동자입니다. 고용계약을 맺은 사람들로서 고용주가 요청할때만 일을 하고 그에 대한 대가를 받는 고용인집단입니다. 보통 ‘0시간’,‘24시간 대기조’, ‘임시직 시급’ 계약이 대표적인데 각종 플랫폼에 구인내용이 올라와 개인이 지원할 때 계약서상에 작업시간을 0시간이라 명시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보통 일주일전에 작업일정을 노동자에게 통보하는데 일하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고 하루에도 딱 필요한 시간만 노동하게 합니다. 일주일 전에나 작업일정을 알 수 있고 작업시간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무한정 대기가 가능해지는데 이에 영국정부가 독점조항을 금지하자 고용주들은 정부규제를 우회하면서 노동자들을 착취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게다가 작업에 필요한 활동에 소요되는 관련 비용 등은 스스로 부담을 해야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4. 직업의 해체 및 기술혁명의 영향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일하는 작업자가 크게 증가하면서 20세기에 걸쳐 확립된 기존의 고용개념, 노동권과 보호단체 등이 무너지면서 전통적 직업사회의 해체도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이는 신자유주의가 목표로 했던 전통적 노동해체와 맥을 같이하고 있어 플랫폼 자본주의의 맞춤형 경제는 신자유주의 가속화에일조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또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 디지털 혁명 중심의 기술혁명은 기존 직업의 파괴와 동시에 노동과 일로부터 불로 소득을 갈취해서 노동중개인들에게 넘겨줌으로써 소득분배를 악화시키는 결과마저 초래하고 있습니다. 이는 직접적으로 노동을 더 작고 값싼 작업으로의 분할을 가속화할뿐 아니라 간접적으로는 플랫폼 노동자들과 경쟁관계에 있는 변호사, 의사 등의 협상력을 악화시킴으로써 보수가 높은 일자리의 수와 범위도 줄어들게 합니다. 하지만 기술이 일자리를 줄어들게 한다는 것은 오해입니다. 컨시어지 경제로 대표되는 플랫폼 노동은 오히려 더 많은 노동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다만 플랫폼 노동의 본질과 성격이 인간 존중의 방식으로 구성·조직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또 기술은 헤테로메이션(자동화를 유지·관리하기 위해 필요한 인간의 새로운 노동이 발생한다는 의미)라는 신조어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추가적인 부불노동을 낳고 있습니다. 온라인 서비스 가입때 작성한 개인정보를 해당 기업이 활용해 추가적인 소득을 얻게 해주는 것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게다가 기술의 급속한 변화는 기술습득을 위한 비용지불 등을 통한 여러 노력마저 무의미하게 만들 수 있어 개인 스스로의 대처가 어려운 문제입니다.

5. 향후 전망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플랫폼 자본주의의 본질은 단순히 이웃간 우호적 공유를 촉진하는 서비스가 아닌 영리목적의 상업 서비스로서 그 과정에서 높은 수수료를 취하는 불로소득자를 위한 경제시스템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경향으로 인해 플랫폼 작업자들은 치열해지는 극심한 경쟁으로 인해 고립되면서 더욱 열악한 임금조건과 작업환경을 감수할 수 밖에 없습니다만 이에 대안적인 움직임도 분명 나타나고 있습니다. 노동조합 결성이나 직접 고용 나아가 공유경제의 본래 의미에 맞는 플랫폼 기술을 통한 취약지역 개선 노력 등이 대표적입니다. 수업이 마무리되면서 참여자나 선생님 모두 기술의 발전이 가져온 이런 변화의 움직임을 부정적인 시각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다른 사회복지정책의 보완이나 능동적인 대응을 통해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섞인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정책연구원장인 김성혁 선생도 <한국의 플랫폼 노동실태와 사회적 책임>이라는 글에서 플랫폼은 접근성, 편리성, 저렴한 가격, 일자리 창출 등의 장점이 있고 참가자가 많을수록 네트워크 효과라 생태계가 구축되어 다양한 사업모델을 개발할 수 있지만 사회복지와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방치된 플랫폼 노동에 대해 정부 차원의 플랫폼노동에 대한 정의, 노동기본권 부여, 사회안전망 마련 등이 절실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 앱과 인터넷으로 노동을 매개하는 형식만 바뀔뿐 기존사업과 별 차이없이 중간착취와 불안정노동을 지속한다면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데이터나 로봇과 달리 인간에게는 기본적인 소득보장, 적절한 노동시간, 안전과 건강이 필요합니다. 플랫폼 노동이 새로운 중간착취로 이용되지 않도록 그리고 플랫폼 경제가 승자독식이 아닌 상생의 공유가 될 수 있도록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갖고 사회적 통제와 제도보완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야할 것 같습니다.

작성 민동섭 자원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