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정보
안내_판결문 함께 읽기 정원마감했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아카데미느티나무
“사법농단 사태 관여 법관 무죄 판결”
“아동 성착취물 웹사이트(W2V) 운영자 솜방망이 처벌 및 미국 송환 불허 결정”
최근 시민들의 분노를 일으켰던 한국 사회 몇몇 판결들은 시민이 왜 사법부를 감시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일깨워주었습니다.
이번 강좌에서는 올 한해 큰 파장을 일으켰던 주요 판결문을 직접 소리내어 읽습니다. 법은 법률가들만의 영역이라는 전문가주의를 벗어던지고 각자의 시각에서 토론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무소불위 사법 권력에 균열을 내는 시작. <내 생애 첫 사법감시 - 판결문 읽기>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진행 방식
- 수업시간에 판결문을 함께 읽고 토론합니다. 토론할 판결문의 주요 내용은 수업 전주에 사전 브리핑합니다.
- 매주 읽을 판결문은 온라인 파일로 사전 배포합니다. 미리 판결문을 읽고 인상평을 정리 하여 수업전날까지 공유합니다.(5줄 이내, 제출방법 별도 안내)
- 참가자들의 토론 내용은 매주 별도의 글로 정리하여 참여연대 홈페이지 등 온라인 블로그에 게재할 예정입니다.
강좌 일정
※ 위 판결문은 참가자들과 토론을 통해 변경될 수 있음을 알립니다.
강사 소개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실행위원
(인터뷰_조상운의 뉴스바 ‘세월호 조사위 수사권, 자력구제 금지 원칙 침해인가’)
강좌 정보
일 시 : 2019. 11. 11. ~ 12. 2. 수요일 오후 7시 ~ 9시30분, 총4회
장 소 :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정 원 : 20명 (수강신청 후 결제 선착순 마감)
수강료 : 50,000원 (20대 청년 10,000원)
할 인: 참여연대 1만원 이상 후원회원 30% 할인, 20대 청년 80%할인 (계좌이체로만 할인 적용 가능)
계 좌 : 하나은행 162-054331-00805 참여연대
※ 강좌할인 및 취소환불 규정은 수강신청안내(클릭)를 꼭 확인하세요.
아카데미느티나무는 청년배움응원 모금을 받아 2020년 가을학기 20대 청년 수강 할인율을 기존 50%에서 80%로 확대합니다. 정원제한이 있는 예술프로그램, 워크숍의 경우 청년 할인 적용 대상자 수를 정원의 30%까지로 한정합니다. 80% 이상 출석하기 어려운 경우 다른 분들에게 수강 기회가 갈 수 있도록 양보해주세요. - 아카데미느티나무
후기 2
[판결비평] 우간다 성소수자가 난민으로 인정받기까지_김민주
참여연대는 <내 생애 첫 사법감시 - 판결문 읽기> 강좌를 통해 올 한해 큰 파장을 일으켰던 주요 판결문을 직접 소리내어 읽습니다. 이와 함께 법은 법률가들만의 영역이라는 전문가주의를 벗어던지고 시민들이 직접 각자의 시각에서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강좌의 두 번째 시간은 무려 다섯 번의 재판 끝에 난민으로 인정받게 된, 성소수자 박해 위협을 호소한 우간다 여성 난민 인정 판결을 다뤘습니다. 강좌에 참여한 시민들이 나눈 생각과 의견을 토대로 김민주씨가 판결의 의의를 비평했습니다.
광장에 나온 판결 : 183번째 이야기
성소수자 박해 위협 호소한 우간다 여성 난민 인정 판결
대법원 제1부 박정화 재판장 2017두51020 [판결문 보기 / 다운로드]
서울고등법원(파기환송심) 제2행정부 양현주 재판장 2018누30022 [판결문 보기 / 다운로드]
글. 김민주(느티나무아카데미 <내 생애 첫 사법감시 - 판결문 읽기> 강좌 수강생)
2014년 어학연수 자격으로 입국한 A씨는 같은 해 5월 성소수자 박해 위협을 호소하며 난민인정 신청을 냈고 서울출입국관리소의 난민 불인정 처분, 법무부에 제출한 이의신청 기각 처분을 받으며 난민 불인정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본 사건에 대한 재판부의 판결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삶의 많은 영역에서 '투쟁'하며 살아간다. 사회가 만든 위계질서에서 높은 위치를 점하지 못한 자는 스스로를 증명하며 권리보호를 위한 노동을 이어나간다. 이는 입헌 민주주의의 국가에서 국민성을 담보받은 자에 한하며, 자국을 떠날 수밖에 없는 서사를 가진 '난민'은 이러한 '권리투쟁을 위한 난민인정투쟁'이라는 난관에 부딪힌다.
우리가 이번에 살펴본 판결문은 우간다 성소수자 난민인정 판결인 '대법원 2017두51020'과 '고등법원 2018누30022'이다. 대법원은 난민불인정판결을, 환송판결인 서울고등법원은 제1심 판결을 취소하며 원고의 난민지위를 인정했다. 대법원과 고등법원의 판결문을 함께 읽으며 공감했던 '사법의 책무성' 초점을 맞춰 토론에서 수강생들과 함께 나눈 의견들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대법원의 수동태와 고등법원의 능동태
대법원은 박해를 받을 우려와 충분한 근거있는 공포성은 난민인정 신청을 하는 외국인이 증명해야 한다는 '대법원 2016두 56080'판결을 인용하며, 난민지위를 인정하는 요소로 원고 진술에 일관성과 신빙성이 결여된다는 데 방점을 둔다.
난민면접조사와 제1심 판결 진술에서 특정 사회집단에 속하는 양성애자로서 성정체성을 인지한 후 첫 관계를 가진 시점이 일치하지 않는 점, 출신국의 경찰에게 체포되어 구금되었을 당시 경찰이 원고에게 가한 고문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 점, 나아가 체포 당시 공권력에 의한 성폭행을 난민면접 당시 경찰에 진술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재판부는 원고가 우간다 정부 등으로부터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서술한다.
대법원이 지엽적 사실관계에 매몰되어 있는 점에 주목하는 반면 고등법원은 대법원이 지적한 진술의 비일관성이 다양한 보고서와 통계를 들어 진술이 일관되지 않는다고 해서 사실관계 전체를 부정할 수 없다고 서술하고 있다. 수강생 다수는 고등법원이 인용한 다양한 근거와 같이 폭력적인 상황에서 자신을 억눌렀던 절대적인 힘이 작용한 상황을 서술하는 것 자체에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으며, 피해사실 디테일에 집중하기보다 삶이 놓인 맥락을 능동적으로 읽어낼 것을 요구하고 있다.
난민의 중층적인 서사 읽어낼 수 있는 법관의 책무성 필요
필자는 이번 판결을 읽으며 사회적 약자에게 요구되는 엄격한 자기증명이 모욕적이고, 개인 정체성에 큰 영향을 미쳤을 과거의 기억을 진술하는 부분에서 법이 개인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음을 느꼈다. 이러한 지점에서 성소수자와 같이 외부요인이 아닌 개인의 문제가 박해와 공포가 되어 난민화된 원고와 같은 이들의 판결에 있어 난민인정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진술일지라도, 이 진술이 개인의 사적영역을 침해할 수 있는 여지를 제어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사회적 약자가 원고인 기존의 판결에서 사법부는 남성중심, 정상성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설정된 '난민다움', '피해자다움'에 부합하는 이들의 삶을 선별하고 있다.
대부분 선별되지 못한 삶들은 자신을 보호해야 할 권리를 얻지 못해 박해받을 공포에서 멀리 떠나온 곳에서 또 다른 폭력을 마주하게 된다. 이를 두고 한 수강생은 법원이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는 것이 아니라 기울어진 운동장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는 점을 비판하고 있다.
가공된 '난민다움'에 부합하는 사람이 적을 수밖에 없다는 문제의식과 더불어, 판결에 있어 법관의 신념이나 과거 판결을 분석하는 '사법행태주의'적 입장에서 다양한 배경을 가진 법관을 많이 뽑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이 경우 다양한 배경을 가진 법관이 많아진다고 해서 판결의 사회적 형평성을 담보할 수 없지만, 다양한 시각의 갈등을 통해 최선의 판결을 도출해낼 수 있다는 점에서 혐오와 차별을 배제한 판결을 내릴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토론 전체를 관통했던 공통점은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위해 능동적으로 법과 판결에 임하는 법관의 책무성이다. 기후난민과 같이 난민화되는 배경이 더 복잡해지면서 국경을 두고도 난민수용과 관련해 더 넓은 영역에서의 고민도 함께 요구된다. 그 고민의 과정에서 난민의 권리를 위한 법관의 부지런한 노동이 난민 스스로 권리를 되찾으며 살아갈 수 있는 투쟁의 시작이 되기를 바란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최근 판결 중 사회 변화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거나 국민의 법 감정과 괴리된 판결, 기본권과 인권보호에 기여하지 못한 판결, 또는 그와 반대로 인권수호기관으로서 위상을 정립하는데 기여한 판결을 소재로[판결비평-광장에 나온 판결]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로 법률가 층에만 국한되는 판결비평을 시민사회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어 다양한 의견을 나눔으로써 법원의 판결이 더욱더 발전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판결비평] 수면 위로 떠오른 '손정우 인도 송환 불허 결정'의 이면_국혜수
참여연대는 <내 생애 첫 사법감시 - 판결문 읽기> 강좌를 통해 올 한해 큰 파장을 일으켰던 주요 판결문을 직접 소리내어 읽습니다. 이와 함께 법은 법률가들만의 영역이라는 전문가주의를 벗어던지고 시민들이 직접 각자의 시각에서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강좌의 첫 시간은 판사 탄핵 여론까지 일었을 정도로 온국민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아동 성착취물 웹사이트 운영자 미국 송환 불허 결정을 다뤘습니다. 강좌에 참여한 시민들이 나눈 생각과 의견을 토대로 국혜수씨가 판결의 의의를 비평했습니다.
광장에 나온 판결 : 182번째 이야기
아동 성착취물 공유 웹사이트 운영자에 대한 인도 송환 거부 결정
서울고등법원 형사20부 강영수 재판장 2020토1인도심사청구
글. 국혜수 (느티나무아카데미 <내 생애 첫 사법감시 - 판결문 읽기> 강좌 수강생)
참여연대 아카데미느티나무에서는 2020 가을 민주주의학교의 일환으로 '내 생애 첫 사법감시: 판결문 함께 읽기' 강좌를 진행한다. 이중 우리가 처음 읽은 판결문에서 대한민국 법원은 미국이 손정우에 대해 범죄인인도청구를 요청한 것을 거부한다. 이 판결문을 함께 읽고 토론하면서 다양한 쟁점들이 도출되었는데, 참여자들이 함께 논의한 쟁점들을 살펴보기 전 '손정우 사건'에 대해 요약하자면 아래와 같다.
특히 송환 거부 결정을 내린 데에는 단지 한국인 때문이어서도,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중대함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서도 아니었다. 오히려 판결문에서는 네트워크 기반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범죄를 발본색원하여 사법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한국에서 손정우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는 논리에 따라 송환 거부 결정에 다다른다.
송환 거부 결정을 뉴스에서만 접했을 때는 그 사실에 대해 분노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판결문을 직접 읽어가면서 관련 쟁점들이 수면 위로 떠 올랐다.
이미 아동·청소년음란물에 대한 처벌이 이루어진 시점에서 미국으로 송환하는 것이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
범죄인인도가 사법주권을 침해하지 않는가?
손정우 사건과 관련된 우리의 분노에는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범죄에 대해 충분한 처벌을 받지 못했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송환이라는 사안 자체만을 봤을 때 송환하는 것이 우리의 사법주권을 침해할 여지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이와 관련해 또 다른 참여자는 혹시 자국민이 자국에서 저지른 범죄에 대해 인도를 하는 게 우리나라 사법부의 '무능함'을 보이는 것으로 여겨지는지, 사법부의 '자존심'이 달린 일인지에 대해 질문하기도 한다.
이는 비교적 쟁점이 크지는 않은 질문이다. 이전에는 국가 간 사법주권이 중요하게 강조되기도 했지만, 특히 손정우 인도 송환 거부 결정과 관련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은 전 세계적으로 인도주의에 반하는 범죄로 보편성이 인정되며, 특히 인터넷을 통해 음란물 공유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한 국가만의 문제라고도 보기 어렵다.
이 사안과 관련해서 국제형사사법공조가 이루어지고 있기에 이러한 범죄에 대해 사법정의를 실현하고자 할 때는 주권의 개념이 약해진다. 실제로 판결문에서도 형사사법 관할 분할권을 언급하는 것은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관련 사법정의가 실현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손정우가 송환되지 않는 것인가?
네트워크 기반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처벌에 대한 사법정의는 무엇인가?
인도 송환 거부 결정의 핵심논리는 D사이트를 이용한 '소비자'에 대한 발본색원적인 수사를 위해 손정우가 한국에 남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법원이 이러한 논리에 따라 인도 송환 거부 결정을 내린 것이 검찰에 대한 법원의 명령으로 여겨지는가?
그렇지 않다. 엄밀히 말하면 법원은 3권 분립의 원칙에 따라 검찰에게 명령할 수 없다. 또한 미국과 달리 한국은 법정모욕죄라는 명목 자체가 없다. 따라서 법원 판결에서 '소비자'에 대한 수사를 권고했지만, 검찰이 이를 따르지 않는다고 해도 이에 대해 제재가 가해질 수 없다.
이런 점을 고려했을 때 인도 송환 결정 거부가 절대적 사유에 해당되는 것도 아닌, 판사의 재량이 있는 부분인데 단지 '소비자'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리라는 가능성 하에 자금세탁이라는 사실관계에 대한 송환 거부 결정을 한 것이 빈약한 근거라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특이한 점은 인도 송환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판결이었지만, 미국이 송환을 요청한 항목인 자금세탁에 대해서만 판단하고 송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닌, 많은 분량을 할애해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근절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하며 이를 위해 송환 거부를 했다는 점이다.
이처럼 인도 송환 여부 결정과 뗄 수 없는 포괄적인 사안들을 파악하려는 판사의 접근방식은 타당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송환하지 않아야 한다는 결정은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에 대해 이미 손정우가 충분한 처벌을 받았고, 사법부가 관련 범죄를 철저히 수사하리라는 사법부에 대한 시민의 신뢰가 뒷받침될 때 타당하다고 여겨질 수 있다.
또한 역으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에 대한 사법정의를 이루기 위해서라도 손정우를 송환했어야 한다는 논리가 가능하다. 이미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에 대해 처벌을 받았다 하더라도, 아직 처벌을 받지 않은,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사이트 운영과 뗄 수 없는 것이 바로 자금세탁 혐의다.
온라인을 통해 이루어지는 불법활동이 외국에 송환되어 처벌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포함한 다양한 온라인 네트워크 기반 범죄에 경종을 울렸을 것으로 생각한다.
오히려 국내에서 D사이트의 '소비자'에 대한 수사를 '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만을 믿기보다 손정우를 미국에 송환하여 사회에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 판결문에서 근거로 삼고 있는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에 대한 사법정의를 더 효과적으로 실현하는 방법이 아니었을까?
덧붙여 말하면, 판결문에서는 D사이트 회원들을 '소비자'라고 지칭했지만, 엄밀히 말하면 이들은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제작 또는 유포에 대한 공범이다. 이미 손정우를 송환하지 않기로 했기에, 이에 대해 분노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가 이러한 공범인 '소비자'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지 않는 현실에 대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소비자' 처벌에 대해 목소리를 밝히고, 이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쪽으로 관심을 환기하는 것이 현재로서 우리가 사법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할 수 있는 활동이다.
법과 판결 자체가 사법정의에 대한 대중의 기대와 어긋나는 점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참여자들 모두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에 중죄라는 점에 동의하고 있었지만, 그게 두 측면에서 법이나 형량이 사법정의에 대한 대중의 기대와 어긋나고 있었다. 첫 번째는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에 대한 처벌 자체가 미약하다는 여론이며, 두 번째는 범죄인인도법에 의거해 손정우를 미국으로 송환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 대중의 정서와 달랐다는 점이다.
두 번째 사안인 손정우 인도 송환 거부 결정에 대해 '비동의'를 선택하지 않고 중립적인 입장을 택한 이들은 현재 정해진 법규의 형량이 우리의 기대와 다르기 때문에 생겨난 충돌이었다는 점을 지적한다. 따라서 기존의 제도와 법에 따라서 내린 결정이라면 어느 정도 동의할 수 있지 않을까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는 것이다.
법치주의의 기반은 여론에 따라 법이 집행되는 것이 아닌, 정해진 법규에 의거하여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현재 법과 제도가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이에 맞게 판결을 내렸다는 이유로 판결 자체를 비판하는 것이 어디까지 가능한가에 대한 질문이 가능하다.
다른 한편으로 법이라는 것이 답이 정해져 있는 체계라기보다는 판사의 재량이 작용되는 측면들이 많다는 점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 지적된다. 판사의 성향에 따라 판결도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나타나며, 법에 의거한 판단이라 하더라도 상당히 높은 정도의 불안정성이 내재한다.
그런 점에서 손정우 인도 송환 거부 결정을 내린 판사들의 기본 논리는 국가중심주의의 또 다른 표현일 수 있다는 점이 제기된다. 이러한 해석이 반영되었다면 과연 보편적으로 인도주의에 어긋나는 범죄를 우리나라에서 수사하고 처벌하는 것이 가장 타당할까에 대한 쟁점이 제기될 수도 있다.
손정우 사건에 대한 상당수 분노는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관련 범죄에 대해 지극히 약한 처벌을 받았다는 데 있다. 손정우의 불법적 행동은 해당 범죄가 법체계의 틈으로 처벌을 면한 긴 역사의 누적된 결과다. 하지만 이러한 역사성을 고려할 때 손정우 사건으로 인해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에 대한 비판적인 인식이 사회 전반적으로 공유되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특히 해당 수업을 수강한 이들 모두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유포는 중죄이며, 현재 이를 처벌하는 한국의 법이 약하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손정우 사건 이후로 네트워크형 성범죄에 대한 시민의 관심이 증폭되었고, 보다 높은 형벌을 선고받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을 고려할 때 법은 결코 영구불변 고정된 것이 아닌, 사회 맥락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해감이 나타난다.
국민 정서에 반하는 판결이 무조건 나쁘지도 않고, 판결이 무조건 국민 정서를 따라야 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법의 민주성이라는 측면에서 수많은 이들이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에 대한 한국 법의 처벌이 약하다고 생각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관련 법규를 사회 맥락에 맞춰 정비하는 것에 대한 시민과 전문가들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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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최근 판결 중 사회 변화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거나 국민의 법 감정과 괴리된 판결, 기본권과 인권보호에 기여하지 못한 판결, 또는 그와 반대로 인권수호기관으로서 위상을 정립하는데 기여한 판결을 소재로[판결비평-광장에 나온 판결]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로 법률가 층에만 국한되는 판결비평을 시민사회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어 다양한 의견을 나눔으로써 법원의 판결이 더욱더 발전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