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정보
글 읽는 즐거움에 한번이라도 빠져 본 사람이라면
내 글을 쓰고 싶다는 욕망 또한 느껴봤을 것이다.
그러나 막상 컴퓨터나 노트 앞에 앉으면
무엇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한데...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을까.
모두가 소설가가 될 수는 없지만 누구나 나의 이야기를 쓸 수 있다.
장황하지 않으면서도 통찰력은 물론 유머와 위트, 담백함까지 갖춘,
독자의 눈길을 끌어당기는 잘 읽히는 글을 쓰고 싶다면
이 교실의 문을 두드리시라.
어떻게 하면 첫 문장부터 독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지,
나의 이야기를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나의 이야기를 직접 써보고 동료들과 함께 글을 나누며
글을 통해 나의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나의 이야기가 세상과 만나는 자리 -
지금 결심해보자.
잘 읽히는 글, 좋은 글은 언제나 당신 안에 있다.
아직 꺼내지 않았을 뿐.
강의 일정
※ 코로나 상황에 따라 온라인zoom 강의로 변경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분들 초대합니다
- 첫 문장을 어떻게 써야할지 모르겠다는 분
- SNS에서 남의 글을 읽기만 하는 분
- 인상 깊은 보고서나 기획서를 쓰고 싶은 분
- 품격 있는 유머감각을 갖추고 싶은 분
- 내 마음에 쏙 드는 글을 한 번이라도 써보고 싶은 분
- 나의 이야기를 책으로 출간하고 싶은 분
강의 진행
- 첫 주를 제외한 매 시간마다 글쓰기 과제가 있습니다.
- 강의 시간에 참여자의 글을 골라 읽고 그 글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눕니다.
- 주제별 강의가 끝나면 그 자리에서 30분씩 글을 시작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책들을 몇 권 추천드리겠습니다.
강사 소개
편성준 MBC애드컴, TBWA/Korea 등의 광고대행사에서 카피라이터로, '서든리', '2월31일' 등의 프로덕션에서 기획실장으로 일했다. '좀 바보 같이 살아도 큰일 안 난다, 미루지 말고 지금 놀자'라는 이야기를 담은 책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를 썼다. 글쓰기·책쓰기 강좌를 기획, 진행하고 있다.
강좌 정보
일 시 : 2101. 5.24~ 6.28. 매주 월요일. 오후 7시 ~ 9시 30분 / 총 6회
정 원 : 16명
장 소 :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참 가 비 : 180,000원
할 인 : 참여연대 1만원 이상 후원회원 30%할인.
20대 청년 80%할인(청년할인은 정원 마감)
계 좌 : 하나은행 162-054331-00805 (예금주 참여연대)
※ 강좌할인 및 취소환불 규정은 수강신청안내(클릭)를 꼭 확인하세요.
아카데미느티나무는 청년배움응원 모금을 받아 2021년 봄학기 20대 청년 수강 할인을 80%로 적용합니다. 정원제한이 있는 글쓰기 강좌의 경우 청년 할인 적용 대상자 수를 정원의 30%로 한정합니다. 전체 일정의 80%이상 출석하기 어려운 경우 다른 분들에게 수강 기회가 갈 수 있도록 꼭 양보해주세요 - 아카데미느티나무
후기 3
[잘 읽히는 글쓰기] 넘쳐나는 메모장
#달과6펜스 #서머싯몸 #민음사 #잘읽히는글쓰기 #아카데미느티나무 #편성준
책을 읽다 보면 그 책 속에 인용된 다른 책, 작가가 추천하는 다른 책들이 나오는데 그런 책들을 메모해두었다가 사기도 하고 도서관에서 빌려 읽기도 한다. 그런데 그 메모의 양은 줄어들기는 커녕 계속 계속 늘어만 갈 뿐이다. 고전도 신간도 국내도 해외도 얼마나 좋은 책들이 많은지.
처음의 시작은 페북이었다. 지인을 통해 추가된 편성준 작가의 페북을 즐겨보았고 책, 영화 리뷰를 종종 올리는데 리뷰를 보고 나면 꼭 보고 싶게 만드는 남다른 재주를 가졌다.
재주가 빛을 발휘하여 <부부가 둘다 놀고 있습니다>라는 책을 냈고 인기리에 북콘서트도 하면서 카피라이터에서 작가로 자리를 잡아 가는듯 하다. 그러던 중 <잘 읽히는 글쓰기>라는 6주 코스의 글쓰기 강좌를 참여연대에서 한다니...용기를 내서 신청했다.
월요일 저녁7시. 아침형 인간인 나에겐 쉽지않은 시간이었다. 하루를 마무리 해야하는 시간에 수업을 듣기위해 광화문으로 향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직장생활을 마치고 헐레벌떡 달려오는 다양한 연령대의 낯선 사람들속에 전업주부인 나란 존재는 이질감이 느껴졌다. 나 스스로.
그러나 새로운 시도가 주는 역경(?)정도는 잘 극복해 나갈 나이 아닌가. 그런것이 싫어 쭈뼛거릴 나이는 지나간 걸 다행으로 여기며 6주의 수업을 잘 마쳤다.
메모의 양은 또 늘어 났다. 매 수업때마다 좋은 예시로 보여주는 책속의 구절 구절들. 참 좋은 책이니 기회되면 꼭 읽어보라고 작가님은 무심하게 말하지만, 좋으면서도 밉다. 너무 무심한 진심이라.
세번째 강의 무릎을 치게 만드는 글쓰기 시간에 예시된 책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달과 6펜스>를 읽었다.
=그 사람 정말 천재일세. 확실해. 지금부터 백 년 후에 말일세. 사람들이 자네나 나를 조금이라도 기억해 준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찰스 스트릭랜드와 알고 지낸 덕분일 걸세 ( p100 )
화가 찰스 스트릭랜드의 천재성을 알아본 더크 스트로브가 한 말이다.
고갱을 모델로 하여 쓰여진 이 책은 둥글고 빛나지만 성질이 전혀 다른 달과 6펜스를 제목으로 하여 달은 영혼과 감성의 세계를, 6펜스는 돈과 물질, 세속적 세계를 상징한다.
한 중년의 사내 스트릭랜드가 그림을 그리기 위해 모든것을 버리고 떠나 오로지 자유로운 정신속에서 창작활동을 추구하다 죽어가는 모습을 통해 6펜스의 세상에 지나치게 갇혀있는 우리의 모습을 반성하게 만든다.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날 천재성을 가진 것도 아니고, 주변의 천재성을 알아볼 능력이 있는것도 아니고,
내가 할 수있는 것은 미워도 다시 한번 메모장에 적힌 책들을 읽어 나가는 것뿐.
6주간의 강의동안 늘어난 메모 양만큼이나 배운것도 많았다.
작가님이 말하는 글쓰기의 태도, 글쓰기를 하기 위해서 내 삶을 들여다보고 글쓰기를 통해서 삶이 변한다는 거. 삶에 대한 고민은 20대도 60대도 여전하다는 거. 글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도 글 잘 쓰는 사람들도 참 많다는거. 내가 모르는 또 다른 삶들이 참 많다는거. 그래서 더 겸손한 마음으로 배워야 한다는 거.
6주간의 강의는 끝났고 또 다시 시작이다.
#무한화사 #직업으로서의소설가 #글쓰기바이블 #우나기선생 #나의가장나종지니인것
#염소의축제 #관계의물리학 #나를부르는숲 #노매드랜드 #멀베이니가족 #까대기 #킨
* 글쓴이 인스타그램 @kyungjae70
[잘 읽히는 글쓰기] 독자를 혼내지 않겠습니다
6주에 걸친 글쓰기 수업이 끝났다. 지난 6주 동안 매주 월요일마다 수업을 듣고, 일요일마다 숙제를 냈다. 수업은 딱 한 번 빼먹었지만, 숙제는 항상 데드라인을 지켰다. 매주 짧게는 반 페이지에서 길게는 한 페이지 이상을 써내는 일은 쉽지 않았다. 신문이나 잡지에 정기적으로 글을 기고하는 분들은 참 대단하신 분들이라는 생각이 숙제하다 문득문득 들었다.
<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를 쓴 편성준 선생님은(이하 편샘) 책에서만큼이나 유쾌한 사람이었다. 강의는 편샘이 매주 주제에 맞는 짧고 긴 길들을 잔뜩 들고 와 그것들을 하나하나 소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칫하면 지루할 수 있는 방식이었지만, 편샘 특유의 유머와 해학으로 풀어내 흥미진진했다. 만약 글만 잘 쓰고 재미는 없는 사람이 강의를 했다면 한 번만 듣고 떼려 쳤을지도 모른다.
80% 청년 할인을 해주길래 냉큼 신청한 이번 수업에서 꽤 많은 걸 배웠다. 편샘은 팬티와 책장을 연결해라 (엉뚱한 두 가지를 연결해라), 독자에게 친절한 글을 써라, 제목을 꼭 붙여라, 글 맨 밑바닥에 인생이 보여야 한다, 너무 액기스만 쓰지 말고 군더더기도 좀 써라 등의 주옥같은 노하우를 푸짐하게 전수해 주셨다. 근데 강의 내용 중에 내게 가장 와닿았던 얘기는 따로 있었다. 바로 싫어하는 것 말고 좋아하는 것을 쓰라는 말이 긴 여운을 남겼다.
좋아하는 것을 쓴다는 것은 문자 그대로 내가 싫어하는 것 말고 좋아하는 것에 관해 쓰라는 얘기다. 6주 동안 내가 숙제로 제출한 글 대부분은 내가 싫어하는 것을 쓴 글들이었다.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쓰다 보니 그렇게 됐다. 나는 자타공인 평소에 꽤 긍정적인 사람인데 내가 쓴 글들은 전반적으로 삐딱했다. 내가 탐탁지 않게 여기는 사회문제, 내가 보고 실망한 영화 등에 대해 신랄하게 물고 늘어지는 글을 써서 냈다. 내 딴에는 무언가를 집요하게 파헤쳐가며 구체적으로 뭐가 마음에 안 드는지를 요목조목 따지는 글이 지적이고 멋있는 글이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썼다. 한번은 편샘이 내 글을 다 읽고 혼난 기분이라고 하셨다. 그리고 너무 옳은 소리를 옳게 하는 것보다, 심각한 얘기일수록 헐렁하게 하는 게 더 좋은 방법일 수 있다는 피드백을 주셨다. 편샘 얘기를 듣고 보니, 읽는 사람 입장에선 내 글이 좀 재수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영양가 있는 글도 친절해야 읽히기 마련인데, 내 글은 시종 까칠했다.
마지막 강의 때 편샘은 정세랑 작가의 글귀 하나를 들고 오셨다. “무엇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보다 싫어한다고 말하는 것이 쉬워진 세상이지만, 좋아하는 것이 많은 사람이 분명 더 행복하지 않을까.” 읽자마자 괜히 찔려서 편샘이 나 보라고 특별히 들고 오신 게 아닌가 하는 근거 없는 의심이 들었다. 또 아주 근거가 없지는 않은 게, 나는 수업 시간에 종종 편샘의 표적이 되어 나쁜 예로 소개되곤 했다. 편샘이 나를 지그시 쳐다보며 “양일수 씨”라고 운을 뗄 때마다 난 까임을 당할 마음의 자세를 갖췄다. 근데 난 편샘의 까임이 좋았다. 내 글을 비판적으로 보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난 자기애가 강한 사람이라 나 자신을 비판적으로 보는 걸 잘 못 한다. 그걸 편샘이 대신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다.
6주 동안 편샘의 가르침 덕분에 내 글쓰기는 분명 성장했다. 글을 쓸 때 고려해야 할 것과 경계해야 할 것, 그리고 내 글쓰기 실력이 또 한번 도약하기 위해선 지금부터 무엇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힌트를 조금이나마 얻은 것 같다.
[잘 읽히는 글쓰기] 시키지 않은 6주차 과제와 뒤늦은 고백
다시는 글쓰기 강의 근처를 기웃거리지 않겠다고 다짐했건만. 내 발걸음은 매주 월요일 7시마다 참여연대 아카데미 느티나무로 향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글쓰기를 헤어진 연인쯤으로 여기고 내게 남은 미련을 확인하는 시간 정도로 생각하려 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는 매주 과제가 있고, 소리 내어 함께 읽는 시간도 갖겠다고 하셨다. 아차. 글쓰기 과제는 예상했지만 직접 읽을 줄은 몰랐는데. 이제 와서 강의실에 몸을 실은 나를 원망할 수도 없었다. 김유신은 애꿎은 말 목을 베었지만 나는 뚜벅이 신세라 베어낼 거라곤 내 발목밖에 없었으니 말이다. 어쩔 수 없었다. 열심히 듣는 수밖에.
사실 트림 한 번 했습니다
카프카의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한다'라는 문장을 모티브로 하여, 나의 독서가 생각을 확장하는 게 아니라, 편견을 강화하고 있었음을 고백하는 글을 써서 첫 과제로 제출했다. 그다음 과제는 이 글을 수정해오는 거였는데, 카프카를 도끼를 파는 직장인으로, 나는 도끼를 사놓고 바다를 두드려보지도 않은 블랙컨슈머로 등장하는 짧은 소설을 썼다. 카프카의 사유서와 나의 고객만족도 조사표를 첨부하여 책을 읽고도 나의 제한된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건 책이 아니라 나의 독서법의 문제였음을 인정하게 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드러내려 했다.
써놓고 보니 장난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소설의 개연성도 떨어지는 게 아닌가 싶었다. 다른 분들이 내 글을 읽고 '아무래도 얘는 좀 이상한 애가 아닌가?' 생각하시진 않을까. 선생님께서 '열심히 하셨지만... 이건 좋은 글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라고 하시진 않을까. 별 생각이 다 들었다. 그러자 회피 본능이 쑤욱 올라와 '뭘 고민하고 있어~수업 안 가면 되는데~' 하고 속삭였다. 유혹은 강력했으나 내 속에는 만만치 않은 라이벌이 하나 있었다. 이 녀석의 이름은 '강박'인데, '강의실에 갈 수 없을 정도의 질병이나 직계가족의 조사가 아닌 경우 수업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강력 주장한 덕분에 나는 강의실에 다시 도착했다.
의자에 앉는 순간부터 속이 답답했다. 급히 먹은 저녁이 문제였나. 물을 몇 모금 마셔봤지만 그때뿐이었다. 가슴이 답답하고, 호흡이 가빠지고, 시야가 좁아졌다. 팔과 다리가 뜨거워지는 동시에 무거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괜히 마스크를 만지작거리며 심호흡을 해봤지만 불안은 더 심해졌다. 이런. 이 기분 전에도 몇 번 느껴본 적 있다. 인정하기 싫지만 공황 증상이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강의실을 뛰쳐나가기 직전에 선생님께서 내 이름을 부르셨고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 글을 읽어 내렸다. 다행히(당연히) 나를 비난하는 사람도 없었고, 선생님께서도 표를 사용하는 건 좋은 아이디어였고 소설의 캐릭터에 개성과 핍진성을 강화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해보라는 피드백을 남겨주셨다.
글을 읽고 나니 공황 증상은 온데간데없고 막힌 것 같던 속도 싸악 내려갔다. 얼마나 시-원했는지 체증이 올라와서 몰래 속으로 트림 한 번 했다.
얼어붙은 바다에 금이 간 거 같기도 하고요
마지막 강의가 끝났다. 빙 둘러앉아 소감을 나누는 시간이 있었다. 나는 다른 분들의 말씀과 질문에 묻어나는 삶의 무게와 깊이를 음미하며 고개를 끄덕끄덕 하고 있었다. 잠시 침묵이 이어지는 동안에는 '이번 강의 참 좋았는데. 집 가서 글로 정리해봐야겠다.' 그런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이 이야기를 꼭 글로 써야 할까? 말로 해보는 건 어떨까?'
싶어 속으로 손을 들었다 내렸다 들썩들썩거렸다. 근데 내가 정리되지 않은 말을 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다. 근데 지금 말을 안 하면 평생 후회할 거 같았다. 에라 모르겠다 손을 들었다.
"이전에 글쓰기 수업을 몇 번 들었는데요. 문장 간의 논리를 찾거나, 문단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게 일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강의에서는 글쓰기 스킬이나 테크닉보다는 태도에 대해 말하는 게 신선했습니다. 나쁜 점을 지적하는 글은 되도록 쓰지 말라는 말씀에 몇 주간 끙끙 앓았기도 했고요. 저는 소설이나 영화에서 부족한 점을 찾으려 애쓰는 편이었으니깐요."
"에세이를 주로 다루다 보니 자연스럽게 글에 '나'를 담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내가 어떤 사람인지도 생각해보게 되고 논리만 중요하게 여겼던 글에 균형도 조금 찾지 않았나 싶습니다."
"또 하나는, 다들 부족한 글이라며 수줍게 내놓으셨지만 그 글들에서 삶이 생생하게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이름을 빼놓고 읽어도 어느 분이 쓰셨겠다 하는 느낌이 올 정도로 개성이 있었고요. 이런 생각을 나누고 싶어서 말씀드렸습니다."
이야기가 끝나자 간사님을 비롯한 여러분들께서 나의 글이 좋았다고 격려를 해주셨다. 이번 주에는 어떤 글을 썼을지 기대하면서 기다리셨다는 말씀에는 안경 밖으로 눈이 튀어나올 뻔했다. 칭찬이 한없이 어색해 로봇처럼 삐걱거리며 간신히 감사인사를 드렸다. 집에 오는 길에는 수업을 함께 들은 분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지하철역까지 걸었다. 짧지만 즐거운 시간이었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는 칭찬을 들으면 온 몸이 간지러워지고, 몸이 흐느적거리고 뇌의 활동이 멈추는 증상이 있어서요. 죄송합니다. 저는 이만 총총)
나는 내 글의 부족한 점을 개선해야 좋은 글을 쓸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의 피드백을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에 대한 가혹한 평가는 글쓰기에 별 도움이 되지 않았던 거 같다. 완벽을 기본으로 생각해서 항상 좌절하고 실망하길 반복했으니 말이다. 완벽한 글을 쓰고 싶다는 욕망이 잘못된 방식의 글쓰기 동력이었다는 걸 인정하고 나니, 조금 더 써봐도 되겠다는 생각이 살며시 고개를 들었다.
내 마음도 모르고 살았습니다
정말 관심이 없었으면 '나는 글쓰기 강연을 다시는 안 들을 거야'라는 말을 했을까? 관심이 있으니깐 주변을 기웃거리며 엣헴, 엣헴 헛기침을 했던 것 같다. 안에서 소리를 들은 누군가 나타나서 '나으리, 여긴 어인 일이신지요?'하고 말 걸어주면 '어허, 내가 여길 오려던 건 아니고 날이 좋아 마실 나온 길에 어디서 북적이는 소리가 들려 경사라도 났나 지켜보던 차인데...' 하며 체면을 차리려던 거다. '오신 김에 들어와서 탁주라도 한 잔 하고 가시지요' 하면 엄지와 검지로 수염을 두 번 정도 쓸어내리며 '어허..내가 그렇게 한가한 사람이 아니거늘...'하면서 마지못해 문지방을 넘었을 것이고 말이다.
내 마음 나도 모르고 살았다. 쓰고 싶지 않다는 거짓말은 그만 해야겠다. 사실 난 쓰고 싶어서 안달이 나 있었는데 부족한 글을 보여줬을 때 돌아 올 비난이 두려웠던 것이다. 좋은 글을 쓰려면, 그 글을 통해 내가 단단해지려면 대장간의 달궈진 쇠처럼 탕탕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며 무진장 두드려 맞는 수밖에는 없을 거다. 근데 두드려 맞을 용기는 어디서 생기나. 모르겠다 뜨겁게 두드려 맞다보면 생기겠지.
그리하여 씌여진 첫 번째 글은 바로 이것.
아무도 시키지 않은 6주차 마지막 과제를 남긴다.
* 글쓴이 브런치 다면 @foodbu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