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정보
아카데미느티나무 참가자들이 직접 기획하고 준비한 프로그램입니다. 제목 및 더욱 자세히 보기를 클릭하면, 더욱 많은 정보와 참가신청 방법 등이 안내돼 있습니다~
[노년배움 독서서클] 노년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 두려움 너머 희망을 찾다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노년의 시간. 세상 가득한 두려움 속 가려진 노년의 삶을 찾아 보려 합니다.
“존엄한 노년은 무엇이며,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
다양한 시선을 통한 우리의 탐험은 계속 됩니다.
강사 없이 구성원들이 토론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독서모임.
오랜 시간 함께 하며 사람을 만날 수 있는 독서모임 입니다.
읽을 책의 주제도 내부에서 결정합니다.
여러 세대가 함께 하며 서로의 생각을 교류합니다.
진행방식도 자유롭게 다양합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생각을 나누는 즐거운 배움의 공동체, ‘새로운 노년을 위한 배움의 공동체서클’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09.01 차근차근, 천천히 인생이 맛있게 영글었다.
영화 <인생후르츠>
10.06 디스토피아 시대, 우리에게 던지는 어떤 위로
책 <퓨즈만이 희망이다>
11.10 혐오와 배제의 세계와 마주한 엄마의 성장소설
책 <딸에 대하여> + PTC이야기
12.08 페미니스트의 눈으로 본 노년의 시간
책 <흰머리 휘날리며, 예순 이후의 페미니즘>
09.01~12.08 월1회 수 오전10시~12시 4회 2만원 12명 정원
[북클럽 야금야금] 이제 막 독서모임을 시작하는 4인 4색의 북클럽
북클럽 야금야금은 느티나무 독서모임진행자 과정을 수료하며 조직한 느슨한 독서모임입니다.
이제 막 서로 알아가기 시작한 진행자들이 한 달에 한 권 사심 가득한 책을 야금야금 읽고 금요일 밤(夜金)에 만나 책 이야기를 나누며 야금야금 친해지는 모임을 진행해보려고 합니다.
진행자 과정에서 배웠던 진행 팁도 슬쩍 활용해보고, 자신이 좋아하는 취향을 슥슥 비벼 넣기도 하는 4인 4색 독서모임,
책 이야기도 하지만 모임 진행에 대한 가감없는 (하지만 아프지 않게) 피드백도 주고받아 한 뼘 정도 더 성장하기를 기대하는 모임입니다.
아카데미느티나무 독서모임 진행자 과정 1기, 2기, 3기에 참여하신 분들을 대상으로 모집합니다.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고 그동안 살짝 주저앉은 모임 진행의 기대감도 업 시키실 분, 함께해요~
09.24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 하재영, 라이프앤페이지, 2020
10.15 <햄릿> 셰익스피어/한우리, 더스토리, 2020
11.19 <아흔일곱 번의 봄 여름 가을 겨울> 이옥남, 양철북, 2018
12.17 <긴긴밤> 루리, 문학동네어린이, 2021
09.24~12.17 월1회 금 오후 7시~9시 4회 2만원 10명 정원
* 이 프로그램은 독서모임 실습과정입니다.
* 아카데미느티나무 독서모임 진행자과정에 참여하신 분들로 구성합니다.
[와·인 독서서클] 아픔을 살아내는 우리의 몸에 주목하자
와·인은 사람 냄새가 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뜻으로 '와!사람(人)' 또는 '와라,사람(人)'으로 읽을 수도 있고, 누워 있는(臥) 사람(人)을 뜻할 정도로 편안한 모임이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참여연대 아카데미느티나무 참여자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소모임입니다. 페미니즘, 민주주의, 에로스, 인문학, 사회학 등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3년째 책을 읽고 있습니다. 책을 통해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며 인식의 지평을 넓히기를 원하시는 분이라면 누구든(성별,나이 상관없이) 환영합니다.
09.09 <인간이라는 직업> 알렉상드르 졸리앵. 문학동네. 2015년
10.14 <아픔이 길이 되려면> 김승섭. 동아시아. 2017년
11.11 <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 엄기호. 나무연필. 2018년
12.09 <사이보그가 되다> 김초엽과 김원영. 사계절. 2021년
09.09~12.09 월1회 목 오후 7시~9시 4회 3만원 10명 정원
후기 2
[노년독서서클] 모두 서로에게 친구가 되는 세상을 꿈꾸며... 그리고 웰다잉
영화 <인생 후르츠> 포스터
모두 서로에게 친구가 되는 세상을 꿈꾸며... 그리고 웰다잉
[노년배움 독서서클] 2021년 가을강좌 9월 첫 모임 후기
참가자 : 고현숙, 고현종, 김수동, 이성희, 정애자, 정헌원, 주은경
김수동샘의 진행으로 가을학기 첫 모임을 가졌다.
다큐 영화 인생 후루츠를 감상한 후 기억에 남는 장면, 각자가 경험한 아름다운 노년의 모습, 웰다잉에 대하여, 또 그들은 우리와 무엇이 다른지에 대하여 각자의 생각과 관점을 나누었다.
"인생후루츠"는 영화를 시작하면서 다음의 싯구가 나온다.
" 바람이 불면 낙엽이 떨어진다.
낙엽이 떨어지면 땅이 비옥해진다.
땅이 비옥해지면 열매가 여문다.
차근차근, 천천히"
이 나레이션은 영화 중간 중간 여러차례 나온다.
자연을 닮아 서두르지 않고 알맞은 때에 알맞은 방법으로 씨뿌리고 열매 맺고 다시 토양으로 환원해 가는 모습을 두 노부부의 삶을 통해 잔잔하고 담담하게 보여준다.
'할 수 있는 것부터 조금씩, 차근차근, 시간을 모아서 천천히'
이는 우리 삶의 풍경과 크게 대비되면서 '애타도록 마음에 서둘지 말라'는 김수영 시인의 '봄 밤'이라는 시를 떠올리게 해 그 시의 일부를 가져와 본다.
"애타도록 마음에 서둘지 말라
강물 위에 떨어진 불빛처럼
혁혁한 업적을 바라지 말라
. . . .
너는 결코 서둘지 말라
서둘지 말라 빛이여
오오 인생이여
. . . .
눈을 뜨지 않은 땅속의 벌레같이
아둔하고 가난한 마음은 서둘지 말라
애타도록 마음에 서둘지 말라"
서둘지 않고 자연을 닮아 "천천히, 차근차근"의 삶을 살았던 슈이치씨는 도시와 숲의 공생을 제안했던 건축가로 개발에 급급한 회사를 뒤로하고 사람을 살리는 자연의 방식을 일생의 과업으로 삼아 자신의 삶 전반에 이를 몸소 실천해 나간다.
꽃과 화초마다 옆에 세워둔 다정한 마음들이 담긴 노란 표지판을 보고 있노라면 이들 부부는 주변의 모든 것들과 함께 조화롭게 살고 있음을 영화는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 노부부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영화에서 언급한 프랭크 조이드 라이트의 "오래 살수록 인생은 더욱 아름다워진다"라는 말에 비로소 공감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오래 살수록 아름다워지기는 커녕 가족과 사회에 부담이 되는 것으로 여기지 않는가? 우리의 녹녹하지 않은 현실에서 우리가 지향해야 할 새로운 가치가 어느 방향인지 깨우쳐준다.
그것은 바로 안토니오 가우디가 말한바대로 "모든 해답은 위대한 자연 속에 있다"는 것을.
21세기 다윈의 계승자인 브라이언 헤어와 버네사 우지도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라는 답을 내놓는다. 이들은 ‘신체적으로 가장 강한 최적자가 살아남는다’는 ‘적자생존’의 통념에 반기를 들며 최후의 생존자는 친화력이 좋은 '다정한 자'라고 말한다.
슈이치 할아버지는 매일 편지를 10통을 써서 친구, 지인, 동네 마켓 점원 등에 보낸다. 노부부에게는 모두가 친구이다. 집에서 키우는 화초와 나무 새들까지. 이를 보면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우리는 적보다 친구를 많이 만들어야 가야한다는 해리팔머의 뜻을 비로소 헤아리게 된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의 저자도 우리의 종은 더 많은 적을 정복했기 때문이 아니라, 더 많은 친구를 만듦으로써 살아남았다고 말한다. 우리는 사람뿐 아니라 동식물과도 슈이치씨처럼 따뜻하게 돌보는 다정한 태도로 대해야 함을 배운다.
인상적인 장면들
슈이치씨가 가슴에 손을 얹으며 아내를 가리켜 "내게 최고의 여자 친구"라고 말하는 장면.
그리고 손녀를 생각하며 멋진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기 위해 앞으로 어떤 사회 시스템이 필요할지를 생각해보는 모습,
꿈을 멀리 보는게 좋으니 '늘 멀리 본다'는 말, 생명 있는 모든 존재와 "더불어 함께"의 삶을 모색하고, 다음 세대를 아끼는 마음이 일상 생활 속에서 그대로 엿보인다.
내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자신의 가치를 실현시킬 희망이 있어 보이는 건축 일을 말년에 의뢰받았을 때 류이치씨가 한 말.
"인생의 마지막 날에 좋은 일을 만나게 되었네요." "다음 세대가 풍요로울 수 있도록 이어주세요."
인생에서 단 한번 만날 수 있을 행복한 작업이라며 "살아있는 한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바람대로 슈이치할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최선을 다해 자신의 소신대로의 삶을 지켜 나간다.
나는 가끔씩 생각한다. 내가 죽는 순간까지 가슴 뛰는 일을 하다가 간다면 그보다 더 성공적이고 기쁜 삶이 있을까? 류이치씨는 죽는 순간 마치 자연스레 잠들 듯 떠나는 모습을 보여주셨다.
한 사람이 평소 어떤 삶의 태도를 가졌느냐가 그의 죽음의 모습과 이어져 닮아 간다고 한다. 그는 정말 '남김없이 피고 지고' 자신의 소중한 가치를 그대로 실천하다가 생을 마감했다.
웰다잉에 대하여
웰다잉에 대해 참여자들이 다양한 시각에서 자신의 생각들을 나누었다. 그 과정에서 이야기가 풍성해지고 관점이 넓어지는 걸 경험했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각자의 각오와 다짐도 느껴졌다.
웰다잉과 관련해 내게 소중한 가르침을 준 것은 10여년전 인도 보드가야에서 달라이라마 존자님 법문이었다. 그때 달라이라마 존자님께서는 "당신이 임종의 순간에 바라는 것은 모든 생명있는 존재에 대한 한없는 자비심과 지혜로 세상에 이로운 존재가 되기를 염원하며 눈감게 되는 것"이라고 하셨다.
지혜와 자비심을 날마다 수행하다 보면 죽음의 순간에도 자연스레 몸에 익혀 그런 이타심의 마음가짐으로 가게 된다는 것, 우리가 죽는 순간 마지막으로 품은 의도가 다음 생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날은 우리가 사는 동안 '날마다 우리가 품고 있는 생각과 의도, 말, 행동'의 중요성을 다시금 돌아보게 된 시간이었다.
이와 관련해서 주은경 선생님의 말씀도 오래도록 남는다. 달라이라마께서 언급하신 바와 같이 자신도 "자비심"과 모든 생명체의 이로움을 위한 "보리심"의 마음가짐으로 삶과 죽음을 대하고 싶다고 했다. 그 말에 난 어떤 감동, 일깨움이 일어나 모임 후에도 오랫동안 여운이 남았다. 역시~ 주샘이 그동안 어떤 태도로 지금까지의 삶을 살아왔을지가 가늠되었다.
끝으로 김수동샘이 준비하신 시로 가을 학기 첫모임을 마감했다.
인생 칠십이면
이채
인생 칠십이면 가히 무심이로다
흐르는 물은 내 세월 같고
부는 바람은 내 마음 같고
저무는 해는 내 모습 같으니
어찌 늙어보지 않고 늙음을 말하는가
육신이 칠십이면 무엇인들 성하리오
둥근 돌이 우연일 리 없고
오랜 나무가 공연할 리 없고
지는 낙엽이 온전할 리 없으니
어찌 늙어보지 않고 삶을 논하는가
인생 칠십이면 가히 천심이로다
세상사 모질고
인생사 거칠어도
내 품 안에 떠가는 구름들아
누구를 탓하고 무엇을 탐하리오
그곳이 먼 듯하여도
천리만리 먼 듯하여도
마지막 눈감으면
영혼의 날개 달고 단숨에 닿는 그곳
누가 하늘을 멀다고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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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노년을 위한 배움의 공동체 서클'을 소개합니다!
2015년 봄, 느티나무에서는 <푸른 시니어학교 - 새로운 노년 시대를 만들자>를 시작했습니다. 그후 매 학기 참여한 사람들이 중심이 되어 2017년 이 서클을 만들었습니다. 줄여서 노년서클.
새로운 노년시대를 만드는 데 관심 있는 모든 분들이 참여합니다. 이름과 달리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더 보기(클릭)
[노년배움 독서서클] 노년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 두려움 너머 희망을 찾다 >>보기
“존엄한 노년은 무엇이며,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노년의 시간. 세상 가득한 두려움 속 가려진 노년의 삶을 찾아 보려 합니다.
다양한 시선을 통한 우리의 탐험은 계속 됩니다.
노년배움 독서서클은 매월 정해진 책을 읽고 생각과 질문을 함께 나눕니다. 2021년 가을학기에는 책과 영화, 그리고 회원의 활동 이야기까지 더욱 풍성한 소재를 가지고 만나려 합니다.
- 10월 모임 : 10. (수) 오전 10시. 퓨즈만이 희망이다
[노년배움 독서서클] 퓨즈만이 희망이다
‘노년배움 독서서클’ 10월에 읽은 책
<퓨즈만이 희망이다>, 신영전, 한겨레출판, 2020
토론일 : 2021.10.06. (수) 10:00-12:00 (zoom 토론)
참여자 : 김수동(진행), 고현숙, 안미성, 정애자, 정헌원, 주은경, 황미정
오랜만에 아카데미느티나무 홈페이지를 둘러보다 ‘노년배움 독서서클’에 가입을 할 수 있는지 문의를 했더니 서클에서 흔쾌히 수락해주셨다. 이곳저곳에서 줌(zoom)을 통해 독서토론 모임을 하고는 있지만 참여자들이 삼사십 대 여성이 주류인지라 일에서 은퇴하고 육십이 넘어가는 나로서는 생각의 밀도나 방향에서 뭔가 착 달라붙는 느낌을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노년배움 독서서클’에도 다양한 연령대가 참여하겠지만 노년에 대한 관심과 새로운 삶의 방식에 고민을 하는 구성원이 많이 있을 것 같아 가입하게 되었다.
이번 달에는 건강정치학이라는 분야를 공부하는 신영전 교수의 <퓨즈만이 희망이다>를 읽었다. 책은 8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의 제목은 성찰, 책임, 자본, 건강, 평화, 경계, 싸움, 희망이다. 첫 장의 ‘성찰 : 우리가 놓친 것들’에 있는 ‘없다’ 시리즈의 글은 우리의 인식에 잘못 덮인 껍질을 여지없이 깨준다. 우월한 생은 없다, 건강은 없다, 노인은 없다, 자살은 없다, 아픔은 없다 등등. 좋은 유전자와 건강과 젊음을 욕망하는 잘못된 신화에 도전하여 본질을 가로막고 있는 뿌연 막을 걷어내고 문제의 핵심을 보라고 말하고 있다. 나는 ‘없다’ 시리즈의 글이 이 책의 핵심이며 이 시리즈의 글로 깨우치게 되는 현실에 대한 재인식이 우리를 새로운 희망으로 끌어간다고 생각한다.
이후의 장과 관련해서는 개인적인 경험과 관련된 몇 가지를 이야기하고 싶다. 첫 번째는 의료급여 수급권자의 방만한 의료기관 이용 실태와 관련된 것이다. 이 부분은 참여정부 시절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했으나 개선하지는 못했다. 이명박 정부가 시작되었을 때, 나는 서울시 자치구에서 의료급여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는데 그때 정부에서 국민기초수급권자의 부양의무자 재산 조회를 더욱 철저하게 실행하기 위해 새로운 전산시스템을 도입했다. 국민기초수급자로 책정되면 생계비 지원과 의료급여서비스를 받게 되는데 그 비용을 줄이기 위한 것이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통해 의료급여일수 과다사용자 명단이 구청으로 전송되고 이 사람들을 관리하기 위해 의료급여관리사 인력을 채용하게 되는 일까지 진행되었다. 결국은 복지 분야에서 일하는 공무원이 의료급여 서비스를 받는 국민들을 범죄자처럼, 문제아처럼 명단 관리를 하게 된 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구절처럼 ‘낭비도 줄이지 못하면서 가난한 이들을 아프게만 하는 정책’에 말단으로나마 복무했던 한 사람으로 정부의 의료와 복지 분야 정책에 대한 저자의 뼈아픈 지적에 마음이 아팠다. 이 책을 통해 이전에는 인식하지 못했던 의료와 복지 분야의 개선 방향에 새로운 인식을 하게 되었다.
또 하나의 개인적 경험은 의료비와 관련한 것이다.
“정부와 국회의 책임을 늘리고 주치의 등록제, 총액계약제 등 지출구조를 합리화하면서 사회적 합의를 이루면 국내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p.320)
이 글을 용하면서 빠진 주어는 ‘1년 의료비 100만원의 개혁’이다. 1년 의료비 100만원의 개혁이 우리 사회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구절을 읽으면서 2006년에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을 했다. 어머니는 여러 가지 질병으로 오랫동안 앓다 돌아가셨는데, 90년대 중반부터 12년간 엄청난 진료비를 병원에 쏟아 부었다. 90년대 중반, 연말에 소득증명서를 받아보니 연소득이 1800만원 정도였는데 그해 의료비로 나간 금액이 1,400만원 정도였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도 나는 억대에 달했던 의료비의 짐이 순전히 개인의 불운이라고만 생각했다. 책 속에 나오는 10대의 아들처럼 내가 자살하지 않고 어머니의 임종까지 볼 수 있었던 것은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볼모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의료비 부담에 따라 늘어나는 빚과 간병으로 인한 직장에서의 배제와 차별, 간병했던 가족의 삶까지 위협하는 이러한 문제들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1년 의료비 100만원의 개혁’이 우리 사회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니! 몰라도 너무 몰랐다는 생각에, 왜 우리 사회에서는 이런 개혁이 아직도 실행되지 않고 있는지 고민하게 하는 지점이었다.
이 책에서 또 인상적이었던 것은 북한 어린이들을 위한 예방접종 지원이 끊긴 것에 대한 저자의 안타까움이 곳곳에 묻어났던 부분이다. 방송매체에서도 언론 지면에서도 잘 다루지 않았던 것들이 이 책에 저자의 소망과 함께 표현되어 있다. “인도적 지원은 무기가 아니다.”라는 절규에 가까운 외침이 묵직하게 울렸다.
책에서 저자는 인간이 독립적인 개체라기보다는 생래적인 취약성과 개방성, 유한성, 불완전성을 지닌 존재라는 것을 역설한다. 그러기에 우리의 아픔들과 고통에 더욱 큰 관심을 갖고 서로 연대하며 삶을 확장해 가기를 희망한다. 책을 덮으면서 최근에 읽었던 박경리 작가의 <토지>의 문장들이 떠올랐다. 조금 길지만 인용해본다.
“서러운 사램이 많으면 위로를 받은께. 나보담도 서런 사램이 많은께 세상을 좀 고맙기 생각허게도 되제요. 조선에 남았이면 그 더런 놈의 왜놈우 새끼 똥닦개나 됐일 거이요. 누가 뭐라 뭐라 혀도 여기(간도) 온 사람들, 나쁜 놈 보담이사 좋은 사람이 많질 않더라고? 이 주갑이야 본시부터 사람도 재물도 없는 혈혈단신, 잃을 것이 개뿔이나 있었간디? 사람 잃고 재물 내버리감시로 설한풍 모진 바람 마시가며 내 동포 내 나라 생각허고 마지막 늙은 목숨 바친 어른들 생각허면······ 목이 메어 강가에서 울 적에도 별도 크고오 물살 소리도 크고 아하아 내가 살아 있었고나, 목이 메이면 메일수록 뼈다귀에 사무치는 설움, 그런 것이 있인께 사는 것이 소중허게 생각되더라 그 말 아니더라고?”(12권 p.121-122)
아픔과 고통 속에 매몰되지 않고 그 어둠과 눈물을 뚫고 길을 만들어나갈 때에야 진짜 소중한 삶이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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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노년을 위한 배움의 공동체 서클'을 소개합니다!
2015년 봄, 느티나무에서는 <푸른 시니어학교 - 새로운 노년 시대를 만들자>를 시작했습니다. 그후 매 학기 참여한 사람들이 중심이 되어 2017년 이 서클을 만들었습니다. 줄여서 노년서클.
새로운 노년시대를 만드는 데 관심 있는 모든 분들이 참여합니다. 이름과 달리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더 보기(클릭)
[노년배움 독서서클] 노년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 두려움 너머 희망을 찾다 >>보기
“존엄한 노년은 무엇이며,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노년의 시간. 세상 가득한 두려움 속 가려진 노년의 삶을 찾아 보려 합니다.
다양한 시선을 통한 우리의 탐험은 계속 됩니다.
노년배움 독서서클은 매월 정해진 책을 읽고 생각과 질문을 함께 나눕니다. 2021년 가을학기에는 책과 영화, 그리고 회원의 활동 이야기까지 더욱 풍성한 소재를 가지고 만나려 합니다.
- 11월 모임 : 11. 10(수) 오전 10시. 딸에 대하여 + PTC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