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정보
* 이 강좌는 성원에 힘입어 정원 마감했습니다. 아쉽지만 다음 개강때 만나기를 기대합니다.
아카데미느티나무 드림
서울 시내의 숨겨진 보물 같은 풍경을 찾아
구도, 데생, 채색 등을 익히고 풍경에 감정을 담아 표현해 내는 강좌입니다.
그림에 소질과 경험이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부담 없이 오셔서 기본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림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과 두려움을 깨버리고 자신감을 분출합니다.
춤추는 손, 활기 넘치는 상상의 눈, 뜨거운 가슴으로
획일화되지 않은 표현력과 뚜렷한 자기만의 색을 찾아갑니다.
익숙하고 때로는 지루했던 서울의 공간이 마치 여행을 하듯 새롭게 다가오는
즐거운 경험이자, 삶의 풍경과 현장 속으로 들어가 주인공이 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이번 봄은 가벼운 스케치북으로 컴팩트하지만 더욱 세밀한 관찰로, 알찬 서울 그림 여행을 떠나보고자 합니다.
하루 하나씩 작은 그림을 완성해가는 기분도 함께 느껴보아요.
강좌일정
※ 야외수업의 특성상, 날씨와 상황에 따라 장소 및 진행 순서가 변동될 수 있습니다.
※ 참여자들의 진도에 따라 강사의 판단으로 수업 내용이 변동될 수 있습니다.
※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장소와 일정 변동 및 온라인으로 전환해 진행할 수 있습니다.
강사소개
배민정 작가, Visual Artist, 컨셉 아티스트. 상명대학교, 경희대학교,백석예술대학교 외래강사 역임. 컨셉아트, 일러스트, 파인아트 등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국내외 개인전 <집 그리고 공간> <Nature in Space> <집 House> <Seoul to SF> <Sketchbook3#asia>, 등을 열었고 Tiny Show, Delicious Show, City Street Show, Man & Women of the year 등 다양한 해외그룹전과, AHAF, Art Road 77 등 아트페어등의 다양한 예술 활동을 하고 있다.
준비물
첫 시간에 준비물은 연필과 펜, 지우개를 준비해주세요. 첫시간의 종이는 준비해 드립니다. 추후 오리엔테이션의 안내에 따라 각자의 취향에 따라 스케치북 및 물감등을 구매하시면 됩니다. 기존에 개인 스케치북이 있는 분들은 그것을 가지고 오셔도 무방합니다.
강좌정보
일 시 : 2022. 4. 30. ~ 6. 11. 토요일 오전 10시 ~ 오후 12시 30분, 7회
※ 코로나 영향으로 이번 강좌는 전시회 과정이 없습니다.
장 소 : 서울 곳곳, 오리엔테이션과 집중그리기 수업은 참여연대 공간
정 원 : 18명
수강료 : 21만원(20대 청년 10만5천원)(수강 신청 후 수강료 결제한 순서대로 선착순 마감)
※ 재료비 비용은 별도입니다.
※ 조기마감 강좌입니다. 수강 신청 후 수강료 결제를 서둘러 주세요.
아카데미 강좌는 수강 신청 후 수강료 결제까지 해야 수강 등록이 완료됩니다.
※ 강좌할인 및 취소환불 규정은 수강신청안내(클릭)를 꼭 확인해주세요~!
※ 아카데미느티나무는 청년배움을 응원하기 위해 50% 수강 할인 혜택을 드립니다.
다만, 워크숍의 경우 청년 할인 적용 대상자 수를 정원의 30%까지로 한정합니다.
후기 2
서울드로잉, 나를 찾아 떠난 힐링 여행같은 시간!
딱히, 무엇때문이라고 하기 보다 누적된 피로감이 있었던것 같다. 수 년간을 다수의 논문을 뒤져가며 내 글쓰기로 완성해야 했고, 터널과도 같았던 그 지겹고도 긴 시간이 끝나 해방되었다고 생각했지만, 상담자로 살아가는 것이 그리 녹록치 않았다. 연구와 교육, 임상 현장, 특히 임상현장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의 제각각의 감정, 상처들, 거기다 상담자로서는 충격적인 상실 경험까지. 내 자신이 함몰되어 나락에서 표류하는 것 같은 느낌.... 셀프케어가 필요했고, 뭔가, 표출방법이 필요했다. 그렇게 찾은 것이 서울드로잉이다.
7주간, 매 주 토요일 반나절 이상을 매여있는다는 것이 가능할까? 집안 대소사가 생길지도 모르고 친구들과의 모임이 있을때 나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이며, 그렇다고 아직 있지도 않을 일을 예상하고 걱정하며 하지 않기에는 서울드로잉, 서촌이며 서울의 근대모습등 유산을 돌며 스케치를 한다는 것은 설레는 도전이었다. 우려와는 다르게 한 번도 결석한 적 없이 마무리 되었다. 아쉬움이라면 매 주 그 장소에서의 느낌, 보기 좋은 한 장면을 성실하게 스케치하고 끝까지 완성하지 못했다는 점.
7주간의 그림 스케치는 내가 다 알고 있는 장소이지만, 겉만 보고 핵심적일 수 있는 우리나라 유산에 머물렀다는 점. 다양한 관점에서 스케치한 그림은 내게 아름다움에 대한 정의를 다시 정의하게 만들었다. 내게 미술의 배경이고 아름다움이란, 매우 잘 정돈된 아름다운 경치이거나 보는 이로 하여금 한적함과 여유, 풍류를 떠올리는 것들이었다. 각 자가 부여한 어떤 의미의 아름다운 한 장면은 차이와 다양성, 삶의 진면목이었다. 나는 7주간의 아름다운 서울드로잉의 스케치 여행 속에서 자연인으로서의 '나'와 만나고 타인과 조우하면서 '우리'가 되는 경험을 하였다.
미술이라는 매개로 공동체의 동료애를 느낄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다. 그것은 단순히 참여해서 얻어진 것은 아니었을 거다. 조용히 묵묵히 서포트 해주신 스탭선생님의 친절과 실제 감각으로 느껴진 바에 충실하며 자기 감정을 싣는것을 강조한 선생님의 말씀, 미완성의 작품도 아름다운거 하나라도 콕 찝어 보신 안목과, "예쁘지 않아요~"하시며,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칭찬으로, 덜 예쁘더라도 기죽지 않는 당당함마저 갖게 한 큰 힘들이 작동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정동길을 마무리하며 참여자들과 함께한 추어탕을 시작으로 한 점심시간들. 점심을 함께하며 나눈 소소한 담소, 미술관을 돌며 함께했던 좋았던 시간들도 크게 한 몫 했을 것이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또 다시 미술여행을 함께 할 것을 설레며 기대해 본다.
즐겁게 그림 그리기
<(위)드로잉 장소, (아래) 내 작품>
중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미술을 가르치고 있다. '야외에서 그림을 그리면 좋겠다' 하는 게 시작이었다. 실내에서 갑갑하게 그림을 그리기보다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바람과 햇살을 느끼며 그림을 그렸으면 했다. 내 수업이 그랬으면 했고, 내 학생들이 그랬으면 좋겠단 생각이었다. '자유로운 그림 그리기'는 혼자서 그리는 거라고 생각하고 줄곧 혼자서 그림을 그려왔다. 난 그림을 좋아하고, 그리고 싶은 대상이 항상 있었다. 동기부여가 따로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학생들은 다르다. 그림을 어려워하거나 싫어하고, 그리고 싶은 욕구 자체가 없는 학생들이 많다. 배운 건 입시 미술 뿐이라 어떤 것들을 알려줘야 그들의 개성은 살리면서도 성장할 수 있는지 몰랐다. 미술은 자신을 표현하는 도구이다. 생각을 전달하는 언어처럼. 귀가 아닌 눈으로 전달하는 것. 거기에 제약과 규칙이 생기면 다 똑같은 그림이 되고, 재미가 없어진다. 난 학생들이 똑같은 그림을 그리길 원치 않았다. 그래서 내 말 한마디, 한마디가 두려웠다.
<야외 드로잉 중인 학생들>
그런 내게 야외 드로잉 강좌는 너무 딱이었다. 강좌 선생님도 각자 개개인의 스타일에 맞춰 조언을 해주었고, 격려도 항상 잊지 않았다. 자유롭게 그리되 그 안에서도 지켜야 할 조그만 부분들이 있었고, 그 작은 부분들이 큰 차이를 만들어냈다. '내가 뭘 해줘야 해, 가르쳐야 해' 이런 강박에서 벗어나 학생들 개개인의 선과 시야, 색감들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개인의 개성을 발견했다.
학생들은 집중력이 30분을 넘지 못해 징징대면서도 내 말들은 귀담아 들어줬다.
"00이는 얇은 선이 매력적이다. 옆에 여백과 어울려서 여백을 의도한 느낌을 주네?",
"00이는 동화 일러스트처럼 따뜻하고 귀여운 선을 가졌네? 어떤 색감을 가졌을지 궁금해진다" 등의 구체적인 칭찬과 격려.
"여기 열린 선들이 너무 많아서 형태를 알아보기 힘드네. 열린 선들을 닫아주면 깔끔해보일 것 같아",
"나무를 그릴 땐, 나무 실루엣만 따기 보다는 나뭇잎 하나를 관찰해서 그려보고 그걸 여러개 그리면 훨씬 더 살아있는 나무를 그릴 수 있어"
등의 구체적인 조언과 방법, 이 부분들을 알려줘야 한다는 걸 야외 드로잉 강좌에서 배웠다. 그럼 학생들은 얼른 그 부분을 더 채운 다음 물놀이를 하러 갔다.
<학생들 야외 드로잉 작품>
이 강좌를 들으면서 간 모든 곳들이 데이트 코스였다. 산책하기에도 좋고, 사진찍기에도 좋고, 그림을 그리고 싶은 충동도 왕창 드는 그런 곳들! 매번 좋아하는 사람과 데이트를 가는 느낌으로 '오늘은 어딜 갈까?'하며 기다려졌다. 가을학기 전까지 친구들과 강좌에서 갔던 장소들을 다시 가서 그림을 그리려고 한다. 가을학기가 열리면 그땐 꼭 친구들을 데리고 가고 싶다. 학생들과도 학교 주변이나 근처가 아닌, 좀 먼 곳으로 가서 학생들이 새로운 곳들을 보고, 느끼고, 그릴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고 싶다. 인사성도 밝고, 에너지가 넘쳐서 어딜 가든 함께하면 든든할 것 같다.
이 강좌를 듣고 생긴 변화도 있다. 길거리를 걸을 때 마음에 드는 곳을 만나면 자동으로 “여기 나중에 그리러 와야지”라고 생각한다.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하면 주변에 그릴만한 것을 찾아 그리기도 한다. 이 변화들이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