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정보
아카데미느티나무에서 4년 연속 열리는 ‘내 인생의 시의적절한 성교육’.
살다보면 어떤 지식을 조금 더 일찍 알았다면 좋았을텐데라며 뒤늦은 한탄이 절로 나올 때가 있습니다. 이 강좌는 살면서 성에 대해서 이런 한탄이 나오지 않길 바라며 기획되었습니다.
학교에서 성교육을 배울 기회를 놓쳤거나 충분히 배우지 못한 것 같은 분들을 위해서, 나이가 더 들면 사랑과 연애, 섹스에 능숙해질 줄 알았는데 아직도 어렵게만 느껴지는 분들을 위해서, 섹스든 연애든 남들만큼 하고 산다고 생각했는데 문득 허전함과 아쉬움을 느껴버린 분들을 위한 시간입니다. .
성교육은 뭘 하지 말라고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누려도 되는지를 알려주는 것입니다. 성병 예방만 중요한 게 아니라 ‘불행 예방’도 중요합니다. 성교육은 삶을 더 풍성하게, 더 주체적으로 자신감을 갖고 사는데 도움을 줍니다. 만약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을 누리는 꿈을 가지고 있다면 지금이 바로 ‘시의적절한 성교육’을 받을 때입니다.
특히, 매 강의마다 사전에 질문과 고민을 받아서 풀어내는 방식이 병행됩니다. 이를 통해 참여자가 각기 다른 경험과 상황속에 놓이는 차이를 고려하며, 과학적이고 실질적인 지식 제공, 각자에 맞게 응용 가능하도록 강의를 진행합니다
강좌 일정
진행 방식
매 강의마다 사전 질문을 접수합니다. 궁금사항은 강의 직전 공유하는 익명 시트에 작성해주세요.
성교육 참여자의 소감 이야기
강사 소개
한채윤 <교육플랫폼 이탈> 운영위원. 인권활동가이고 성상담과 교육 영역에서도 오랫동안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여자들의 섹스북>이 있고 공저로 <모두를위한성평등공부>, <피해와가해의페미니즘>, <퀴어돌로지>, <원본없는판타지> 등이 있다.
강좌 정보
후기 1
구체적이면서도 철학적이고, 과학적이면서도 관계지향적인
#내인생의시의적절한성교육 #한채윤
1년 전부터 이 강의를 노리고 있었다. 홍승은 작가님 글쓰기 수업 뒤풀이에서 지인에게 강력 추천을 받았다. 아카데미 느티나무에 4년 연속 열리는 강의라고 했다. 추천한 분은 이 강의를 들으며 '돌봄을 받는 느낌이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성교육을 들었는데 그런 후기가 나올 수 있다니?! 학교에서 받았던 뻔한 성교육들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이를테면 자궁 모형을 가리키며 '정자가 나팔관으로 이동해서 난자를 만나면 아기가 생기는 거예요'라고 말하는 내용이 전부인, 그렇게 형식적으로 흘려보냈던 시간들….
성(姓)은 환상이 아니다
드디어 강의 시작 날! '권손징악' 공개방송에서 스치듯 뵈었던 한채윤 선생님의 얼굴이 줌 화면에 떠올랐다. 강의가 진행될수록 나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예전에 들었던 성교육이랑 달라도 정말 너무 달랐다. 학교 성교육이 청소년들이 '나쁜 짓을 저지를까 봐' 두려워하며 임신 과정 설명과 성폭력 예방에만 초점을 두었다면, '시의적절한 성교육'은 구조와 원리를 기반으로 성(姓)에 대한 정확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한다. 성이 미지의 세계에 감추어진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성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갖는 것'이 바로 이 강의의 목표다.
학교 생물 시간에 심장의 구조를 배운 적이 있다. 좌심실과 우심실, 정맥과 동맥이 어디 있는지 알아야 심장이 작동하는 원리를 알 수 있다. 그런데 생식기의 구조는 제대로 배운 기억이 없다. 왜 안 알려준 걸까? 심지어 여성의 몸에 (오직 쾌락만을 위한) 클리토리스라는 기관이 있다는 사실도 몇 년 전에 알았다. 한채윤 선생님은 첫 시간에 여성과 남성의 생식기를 그리는 법을 알려준다. 몸을 옆쪽에서 본다고 했을 때, 엉덩이를 그리고 방광의 위치를 잡은 다음 고환·정관·음경 등, 자궁·직장·음순 등을 하나씩 그려 넣으면 된다!
구조·원리를 알면 질문에 답하기가 쉬워진다. 예를 들면, 쿠퍼액으로 임신이 되는지?라는 질문을 보자. 산성인 소변과 알칼리성인 정액은 둘 다 요도를 통해 나온다. 쿠퍼액은 정액이 나오기 전에 요도를 씻어내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첫 사정 시에는 쿠퍼액 만으로 임신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두 번째 사정이면 요도에 정자가 남아있을 수 있어, 두 번째 쿠퍼액이 나올 때 정자가 섞일 수 있다. 또한 어디까지 쿠퍼액이고 어디부터 정액인지 알 수 없으므로, 임신 계획이 없다면 늘 조심해야 한다. 이렇듯 왜 그러한 답이 나오는지를 설명할 수 있게 되는 거다.
내 인생의 시의적절한 성교육
'시의적절한 성교육' 강의는 기존에 당연하다고 여겨졌던 것에 대해서 전제부터 바꾸어보라고 말한다. '성욕은 본능이다. 누구나 성욕이 있다'라는 말의 근거가 나 또는 주변 사람이라면, 자기가 만나지 못한 어떤 사람은 성욕이 없을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 즉, '성욕이 본능'이라는 말은 사회가 정한 거라는 것이다. 성욕을 느끼는 곳은 바로 생식기가 아닌 '뇌'이므로, 성욕은 '신비화'할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한다. 생식기 구조부터 오르가슴, 임신, 성병, 섹스토이, BDSM, 사랑이란 무엇인지까지 총 5강 동안 매번 강의 시간 2시간을 꽉꽉 채워가며 알려준다.
- 1강: 섹스가 저절로 된다는 거짓말 - 아는 만큼 누리는 거야.
- 2강: 성에 대한 부담 덜어내기 - 너무 잘해도 탈, 정말 못해도 탈. 어쩌라고?
- 3강: 섹스를 즐기고 싶다는 꿈 - 혹시 내가 변태일까?
- 4강: 안전하고 평등한 섹스를 바라며 - 관계는 갖는 거야? 맺는 거야?
- 5강: 불안과 불만을 다루는 법 - 나는 과연 좋은 사랑을 할 수 있을까?
한채윤 선생님은 다음 강의 시작 전에 이메일로 사전 질문을 받는다. 나는 사전피임약과 피임기구 등에 대한 질문을 보냈다. 선생님은 매번 강의 슬라이드에 답변을 적어서 정성스럽게 설명해 주었다. 성교육 20년차 + 연애 강의 15년 차로, 수강생들이 어떤 구성인지 줌 화면 속 얼굴이나 사전 질문을 통해 짐작하고 나면 더 맞춤형으로 강의한다.
나에 대한 앎과 상대방에 대한 배려
'나의 사랑은 어떤 사랑일까? 나의 사랑을 받는 그 사람은 나의 사랑을 어떤 색깔이나 감촉으로 기억할까?'
'내가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지는 내가 결정하는 것이다.'
'상대에 맞추어 내 사랑을 주는 것이지, 내가 상대에 맞춘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다.'
'사랑' 자체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도 좋았다. '사랑과 섹스가 반드시 인과관계에 놓이지 않는다'라는 설명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사랑을 섹스로 증명하려는 것에서는 벗어나야 하지만, 만약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육체적 친밀감을 원한다면 함께 대화를 많이 나눌 필요가 있다고. '원한다' '육체적' '친밀감'으로 각각 나누어서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게 좋다고 했다. 내가 원하는 것에 대해 잘 생각해 보고, 상대방은 나와 몹시 다를 수 있다는 걸 항상 염두에 두고 존중하는 과정이었다.
강의를 다 듣고 나니 지인이 왜 돌봄 받는 기분이라고 말했는지 알 것 같다. 한채윤 선생님의 강의는 구체적이면서도 철학적이고, 과학적이면서도 관계지향적이다. 사랑이든 섹스든 나이가 들어서도, 아낄 것 없이, 원하는 만큼 해도 되고 안 해도 된다는 말은 참으로 다정하지 않은가. '이쁘다'라는 말을 잘 해주는 사람을 애인이나 친구, 이웃으로 두라는 꿀팁도 얻었다. 나이가 먹으며 변하는 내 몸에도 스스로 해주어야 하는 말이기도 하다. 나의 욕구와 건강, 관계를 돌보는 방법을 찬찬히 짚어주는 강의, 나에게 너무나 '시의적절한 성교육'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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