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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가 사람보다 더 믿을 만하고, 사람보다 더 오랜 관계가 유지되기도 한다” - 리베카 솔닛
“공간이 교육하고 장소가 운동한다.”
참여연대 아카데미느티나무는 시민교육의 새로운 가치를 위하여 상상과 실험을 하고 있는 현장을 방문하고 함께 배우는 기회를 마련하였습니다. 그 첫 번째 순서로 경기도 용인의 문탁네트워크를 탐방합니다.
왜 문탁네트워크일까
시민교육과 관련한 환경은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시민교육 활동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공간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몇 년 사이 시민교육에 대한 지원이 축소되거나 중단되면서 어려움을 겪는 곳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독립적인 배움의 장소 운영을 위한 노력이 절실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 어떤 지원 없이 15년 동안 회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회비로만 운영되는 문탁네트워크가 어떤 가치, 운영원리로 지금까지 성장해왔는지 현장을 보고 이야기를 듣는 것은 시민교육의 새로운 길을 모색해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시민들에게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문탁네트워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좋은 삶을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가? 앎과 삶의 일치를 위한 배움의 공동체를 위하여.”
2009년 9월 출범한 <마을에서 만나는 인문학공간 - 문탁네트워크>는 십여 년간의 실험과 진화 끝에, 2021년 초 <문탁네트워크>, <파지사유>, <인문약방>으로 분화되었습니다. 주체와 활동은 셋이지만, 한 뿌리의 세 가지, 문탁-네트워크입니다.
이런 분을 초대합니다
이렇게 진행합니다
후기 1
문탁네트워크에 가다.
4년 전 청년의 마을살이를 고민하던 마을사람들의 초청으로 터무늬있는집 소개를 위해 책방 우주소년에 다녀온 이후 오랜만에 다시 동천동을 찾았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문탁네트워크에 가기 위해서다. 사실 나도 이름만 많이 들어봤지 문탁네트워크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했다. '수유넘어'에서 공부하다 동천동에 자리 잡은 인문학공동체. 딱 내가 아는 수준이다. 마침 참여연대 아카데미느티나무에서 시민교육 현장탐방 프로그램으로 문탁네트워크에 간다고 해서 바로 신청을 했다. 지난해 문탁샘들과 공동체주택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여백에도 방문을 해주신 인연도 있어서 더욱 반가운 마음으로 주말 아침 길을 나섰다.
문탁에 특정 조직 형태나 명문화된 규약 같은 것은 없지만 그 중심에 문탁샘이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주인공 문탁샘에게 문탁의 16년 역사를 들을 수 있었다. 기억에 남는 이야기들이 있다.
마을인문학.
문탁은 공부를 학교나 체제로부터 해방시켰다. 섣불리 전문가의 권위에 자리를 내어 주지도 않았고 쓸데없는 자격증 같은 것을 거부했다. 문탁은 국가와 시장의 지배로부터 자유로운 삶을 지향하며, 마을경제, 마을교육, 마을공유지 등 ‘좋은 삶’에 대한 담론 생산과 실험을 계속하며 공부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마을경제.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라고 했듯이 먹고사는 문제에서 누구도 자유로울 수는 없다. 다수의 현실론자는 ‘거버넌스’라는 멋진 이름 아래 권력, 공공과의 협력을 당연시하고 있다. 하지만 다들 당해봤을 것이다. 공공의 배신을. 문탁은 당당히 반거버넌스를 주장하고 실천한다. 활동력 넘치는 그들에게 돈이 없어서 못 하는 일은 없다. 바보야 문제는 ‘활동력’이야!
연대.
앎과 삶의 거리를 좁히며 자기 삶의 연구자로 각자도생이 아닌 공생의 길을 걸어가는 문탁 사람들. 그들에겐 공부와 활동이 일상이다. 하지만 그들끼리 동네 안에서 머무르지 않는다. 앎을 삶으로 실천하는 가장 적극적인 행동은 바로 ‘연대’다. 전장연, 밀양, 한진중공업, 반올림, 4.16, 이태원…. 곳곳에서 그들은 망가져 가는 세상에 지지 않기 위해 함께 싸우고 있다.
이날 수도권은 물론 멀리 지역에서도 여러 활동가가 문탁을 찾았다. 마을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인문학공동체 문탁의 이야기는 여러모로 힘겹고 답답한 시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큰 힘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