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정보
변화를 위한 상상력과 행동전략
– 광장의 시민과 활동가를 위한 애드보커시 학교
사회문제에 대해 발언하고 행동하는 것은 더 이상 특정 집단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계엄령, 갑자기 닥쳐온 사회적 재난이나 가족의 병고, 지구 반대편에서 들려온 전쟁과 학살의 소식 같은 여러 계기를 통해서 누구나 부지불식간에 변화를 위한 행동의 일선에 서게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무언가를 옹호하고 대변하게 된 이들 모두가 '공익활동가'입니다.
다양한 변화의 현장에 참여하고 연대하는 수많은 시민들과 공익활동가들을 지원하기 위한 체계적인 교육 훈련 프로그램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서로의 경험을 나눌 공간도 부족합니다. 아카데미느티나무는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2014년 공익활동가 학교에서 <소리를 내면 세상이 바뀐다-애드보커시와 직접행동>을 시작으로 매년 애드보커시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시민권리옹호와 권력감시의 이론과 실제, 사례와 기법을 익히고 나누는 워크숍 프로그램입니다. 완성된 교안을 학습하기 보다 한국 사회 실정에 따라 강사와 참가자들이 함께 완성해가는 프로그램입니다. 활동가뿐만 아니라 관심있는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실천적 지식을 추구하는 당신을 초대합니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탄핵 과정을 돌아보며 내란 상황에서의 행동전략을 분석하고 사회개혁 애드보커시 전략과 방법도 함께 모색합니다.
강의 대상
애드보커시(권력감시 권리옹호 활동)에 관심이 있는 시민 그리고 예비/전업활동가
강의 목표
강의 특징
강의 일정
※ 5강은 토요 집중워크숍으로 진행합니다.
강사 소개
이태호 참여연대 31년차 상근 활동가. (전)참여연대 사무처장, (전)박근혜퇴진비상국민행동 공동상황실장, 현재 참여연대 운영위원장과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소장, 4.16연대 상임집행위원장,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비상행동 공동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 강좌를 12년째 담당하고 있다.
강의 정보
※ 강좌 신청/취소, 결제 신청/취소, 환불 안내 등 자세한 내용(클릭)을 꼭 확인하세요.
후기 2
침묵하지 않기로 한 결심, 그 연결의 시작에서
이따금, 우리는 ‘어떤 삶’이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살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된다. 비활동가로 살아가는 나는 활동가의 마음을 향한 깊은 존경과 불가사의한 열망을 품어왔다. 기업의 홍보 메시지를 다듬는 일상 속에서, 정작 '진짜 목소리'를 내본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벤야민이 말한 아우라처럼, 진정성이라는 것이 대량복제의 시대에 사라져가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의심도 들었다. '말하지 않으면 지워지고, 행동하지 않으면 외면된다'는 내 마음속의 목소리를 따라 조용히 이 수업을 찾았다.
수업의 주제인 ‘상상력’과 ‘행동전략’——이 낱말들의 조합은 어쩐지 시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강의실 안에서 이 단어들은 시가 아닌 매뉴얼이 되었다. 상상력은 미래를 그리는 능력이면서도, 동시에 지금의 현실을 낯설게 바라보는 능력이었다. 억압이 당연시되고 있는 풍경 속에서 "이것은 왜 그래야만 하지?"라고 질문을 던지는 능력. 나아가 ‘그렇지 않은 세상’을 구체적으로 설계하고, 실제로 실현하기 위한 전략을 고안하는 힘 말이다.
수십 년간 시민운동 일선에서 부딪혀온 이태호 강사님의 목소리는 단순한 경험담이 아니라, 살아 있는 데이터와 실천의 아카이브였다. "우리의 말이 우리의 무기다"라는 사파티스타의 선언으로 시작된 수업은 애드보커시의 본질을 명확히 했다. 2000년 총선시민연대의 '낙선운동'이 던진 질문들, 그리고 오늘날 '윤석열 탄핵 촉구운동'의 가능성과 실행 전략을 함께 분석하며 캠페인이 그저 구호의 나열이 아니라, 정치적 의지를 형성하고 실행까지 나아가는 복합적 기획임을 실감했다. '무엇이 문제인가?', '누구를 움직일 것인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와 같은 질문을 반복하며 전략을 수립하고, 다양한 사례들을 분석하며 실천적 기술을 배울 수 있었다.
무엇보다 값진 것은 함께 수업을 듣는 동지들과의 만남이었다. 노동, 환경, 여성, 퀴어, 참사 등 각자의 현장에서 묵묵히 조금 더 나아진 세상을 꿈꾸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비로소 '연결'의 의미를 깨달았다. 각기 다른 영역에서 활동하지만, 모두 "침묵하지 않고, 연결하는 사람들"이었다. 워크숍에서 우리가 함께 도출한 활동가의 정의처럼 말이다.
이 수업은 나처럼 활동가가 아닌 사람, 그러나 이 사회에 분노하고 슬퍼하며 무언가 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권하고 싶다. 그리고 이미 활동하고 있는 이들에게도, 자신이 왜 이 일을 시작했는지, 무엇을 위해 이 길을 걷는지 다시 한번 질문하고 싶다면 꼭 추천하고 싶다. 여기서 우리는 ‘싸우는 기술’뿐만 아니라 ‘연결의 감각’을 배운다. 개별적 존재에서 연결된 존재로, 수동적 관찰자에서 능동적 참여자로 변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아직은 '예비 활동가'에 불과하지만, 적어도 이제는 침묵하지 않을 용기를 얻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세상을 바꾸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 그들과 함께 연결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잊을 수 없는 시간이었다.
<광장의 시민과 활동가를 위한 애드보커시 학교>를 마치며
날씨만큼 뜨거웠던 7번의 수업이 끝났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계엄령과 탄핵 과정을 방글라데시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저는 그 추웠던 광장을 지켜주신 분들께 미안함과 감사함이 있었습니다. 평소 애드보커시 활동에도 관심이 있었는데 마침 워크숍에서 이 내용을 다룬다고 해서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주변에서도 그렇고 저 스스로도 “나는 활동가야”, “활동가 스타일이야” 라고 말해왔었는데요. 오히려 수업을 들으며 제 자신을 의심하게 되더라고요. ‘내가 정말 활동가라고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 앞에서 작아지기도 했고, ‘활동가는 똑똑해야 되는구나’라는 생각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수업에서 진행된 ‘나는 활동가다' 워크숍에서 우리가 함께 합의한 “활동가는 침묵하지 않고, 연결하는 사람이다”를 통해 저 자신을 다시금 인정해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적어도 저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고, 사람과 사람을, 사람과 동물을, 사람과 환경을, 세대와 세대를 그 모든 것을 연결하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해왔으니까요.
7번의 수업을 지나오면서 위의 질문 외에도 스스로에게 참 많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은유 작가님의 신작인 <아무튼, 인터뷰>에서 폴란드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도 노벨문학상 수상 연설이었던 “삶은 다양한 사건들을 만들어내지만 우리가 그것을 해석하고 또 이해하려고 애쓰고, 거기에 적절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경험으로 탈바꿈한다”는 문장을 봤습니다. 저 역시 이번 수업을 통해 왜 그렇게 현장에 가고 싶었고, 봉사단원으로 몽골과 방글라데시에 다녀왔는지 이제야 비로소 ‘경험’이라 말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저는 첫 수업에서 다뤘던 ‘증인’이 되고 싶었고 이제 제가 보고 느낀 것을 바탕으로 ‘옹호자’가 되고 싶다고요.
이번 강좌를 통해 스스로 답을 찾는 과정이기도 했지만 다양한 배경을 가진 활동가 분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학습할 수 있었던 아주 귀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이태호 강사님을 만난 것도 큰 행운이었어요! 첫 만남부터 환대해주는 분위기, 퇴근 후에도 에너지 넘치는 수업 분위기, 그리고 다른 의견도 편안하게 나눌 수 있었던 시간이 참 좋았습니다.
해외에서 막 귀국한 저에게는 현장에서 활동하는 분들과 직접 만나 교류하고 싶은 갈증이 컸는데, 이번 강의를 통해 그런 분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큰 위로와 용기가 되었습니다. 만약 활동가로서 조금 지쳐 있거나, 아직 활동가는 잘 모르겠지만 “이건 아니지!”라는 마음을 자주 느끼는 분이라면 이 강의를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런 귀한 자리를 만들어주신 참여연대 아카데미느티나무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