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정보
강의 소개 |
오픈 프라이머리, 코커스, 슈퍼 화요일, 슈퍼 대의원, 러스트 벨트, 선거인단 승자독식제
미국 대선 관련 기사들에 등장하는 단어들입니다. 우리들의 관심을 사로잡고 있지만, 복잡하기만 한 미국 대선을 좀 더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강의가 열립니다.
왜 미국은 이렇게 복잡한 선거제도와 절차들을 갖게 되었는지, 미국의 양당정치와 대통령 선거제도는 어떻게 맞물려 있는지, 샌더스와 트럼프 열풍의 배경은 무엇인지, 이번 미국 대선의 쟁점은 무엇인지 살펴봅니다.
강의 일정 |
6.23 |
1강 |
양당 정치가 만든 미국 정치의 현실 |
6.30 |
2강 |
미국 대통령 선거제도는 왜 이렇게 복잡할까 |
7.7 |
3강 |
2016 미국 대선의 쟁점은? |
7.14 |
4강 |
왜? 샌더스와 트럼프 현상 이해하기 |
강사 소개 |
김만권 뉴스쿨에서 “정치적 적들 간의 화해를 위한 헌법짓기”를 주제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자유주의에 관한 짧은 에세이들: 현대 자유주의 정치철학입문>, <불평등의 패러독스: 존 롤스의 분배정의와 정치>, <그림으로 이해하는 정치사상>, <세상을 보는 열 일곱개의 시선: 정치와 사회에 관한 철학에세이>, <참여의 희망: 광장에서 민주주의를 만나다>, <정치가 떠난 자리> 등을 썼고, <만민법>, <민주주의는 거리에 있다>, <인민>(출간예정)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최근에는 샌더스 현상을 주제로 한 여러 팟캐스트에 패널로 출연하고 있다.
강의 정보 |
일 시 : 2016. 6. 23 ~ 7. 14 매주 목요일 오후7시 ~ 9시30분, 총4회
장 소 :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참가비 : 6만원 (참여연대 일반회원 30%, 청년학생회원 50% 할인)
* 20대 청년회원과 학생 신분의 회원에게는 해당 강좌에 한해 50%를 할인해 드립니다.
카드결제 시 50%할인액이 적용되지 않으니 계좌이체를 부탁드립니다.
후기 4
<미국 대선 따라잡기> 4강 후기
<미국 대선 따라잡기> 3강 후기
<미국 대선 따라잡기> 3강은 미국 대선의 쟁점을 이해하기 위한 배경으로서 불평등과 포스트민주주의에 대해 넓은 안목을 가질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현재 미국의 쟁점은 '부의 불평등 심화'인데요, 이러한 불평등은 경제적 영역에서 정치적, 사회적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으나, 제도권 정치의 해결 의지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죠. 시작에 앞서, 역사비평 2016년 봄호에 실린 김만권 선생님의 <'샌더스'와 '코빈' 신드롬>을 읽어보시거나, 참여연대 팟캐스트 <톡톡! 철학 사이다 - 불평등 특집>을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전후 세계를 이끌어갈 경제 시스템으로 케인스의 브래튼 우즈 체제(Bretton Woods System)가 구축됩니다.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 IBRD(국제부흥개발은행), IMF(국제통화기금)를 중심으로 국제 질서를 마련한 이 체제는, '자본에 국적을 붙이는 것'을 지향했습니다. 케인스 경제의 기본 철학인 총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민족국가'가 적합하였기 때문이죠. 그러나 1970년대 오일쇼크와 인플레이션 이후, 소위 서방의 경제 선진국은 국내의 총수요가 소비하지 못하는 잉여생산물을 내다팔 곳이 필요해집니다. 즉, '민족국가'라는 경계가 불편해진 것이죠. 이를 배경으로 1980년대 미국과 영국은 신자유주의 전파로 지구화를 주도합니다. 이들은 WTO(세계무역기구), World Bank(세계은행), IMF를 활용해 지구적 무역 및 금융 질서를 장악하게 됩니다. '워싱턴 컨센서스'로 불리는 이 지구적 경제 질서 아래, 국가의 경계는 낮아지고, 이들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경제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예외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1997년에 돈을 빌리면서 IMF의 강력한 규제 아래 구조 조정을 실행하며 노동의 유연화로 인해 이를 받아들이지 못한 가장들의 자살이 연이어 발생하기도 했죠. 한편, WB의 최대 주주가 미국, ADB의 최대 주주가 일본임을 견제하며 중국이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설립으로 대응, 자국 위주의 경제 질서('베이징 컨센서스') 재편을 꾀하고 있습니다.
'워싱턴 컨센서스' 하에 초국가기업은 그 규모 면에서 국가보다 더 큰 영향력을 가진 존재로 변모합니다. '월마트'에 210만명, '맥도널드'에 170만명에 고용되어 있거나, 한국의 10대 재벌의 매출 비중이 전체 GDP의 85%를 차지하는 것 등이 그 사례입니다. 따라서 정치가는 기업에 의지하고, 국가는 법인세를 낮춰 기업의 탈국가를 방지하게 됩니다. 토마 피케티는 초국가적기업이 주도하는 경제적 불평등의 원인을 노동이 아니라 자본이 더 많은 이익을 취하고, 더불어 이런 자본이 세습되는 경향을 꼽습니다.
신자유주의 질서 아래 경제적 지구화는 저개발국 뿐 아니라, 발전된 국가의 노동자에게도 피해를 줍니다. 예컨대 제조업이 중국으로, 서비스업이 인도로 아웃소싱되는 것이 그 사례죠. 결국 선진국, 기업가들 위주로 무역의 이익이 돌아가며 이것이 임금으로 분배되지 못하여 계층의 불평등이 심화됩니다. '20:80'의 사회를 넘어, '1:99' 사회로 양극화가 진행된 것입니다. 이 문제는 '무엇을 소비하는가'가 정체성을 결정하는 오늘날, 소비할 수 없는 인간은 쓸모 없는 존재로 전락되고 맙니다. 이러한 불평등은 영국와 미국에서도 극심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래리 바텔스는 피케티의 데이터를 사용해 1980년과 2005년 사이 미국의 세전 실질소득 총증가분의 80% 이상이 최상위 1%에 집중되었음을 지적합니다. 또한 바텔스는 미국의 경제적 불평등과 정치 간의 인과관계를 발견하였는데, 그에 따르면 지난 6년간 상원의원들은 소득분포 하위 3분의 1에 해당하는 유권자들을 위한 정책에 매우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빈곤지역인 뉴올리언스를 강타했을 때, 정치인들은 복원사업에 사실상 거의 관심을 두지 않았음을 사례로 제시하였습니다. 한편, 지그문트 바우만은 지구화 과정이 대량해고를 통해 잉여노동력을 배출하는 과정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죠.
포스트민주주의 사회는 민주주의의 특성을 지니고 있으나, 직업구조의 변화나 초국적자본의 영향력 증가 등을 배경으로 정치의 에너지와 활기가 민주주의 이전 시대의 소규모 엘리트와 부유한 집단에게로 돌아가는 특징을 보입니다. 이는 민주주의 정당 모델의 동심원 구조에 변화를 가져옵니다. 정당의 강력한 지도자를 핵으로, 정당 소속 국회의원, 정당활동가, 진성당원, 유권자의 순서로 점점 더 커지는 동심원 구조에서, 강력한 지도자와 기업가(혹은 시장 권력)가 타원형의 구조로 바로 연결되며 확실한 결탁구조를 형성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과거 시민권의 이루였던 권리들이 민영화되거나 민간 위탁되면서 시민들은 권리를 상실하는 것이지요. 포스트민주주의 하에서는 절차를 밟는 것만으로도 민주주의로 인정되거나, 좋은 서비스가 아니라 좋은 관계가 유의미하게 작용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이러한 지구화가 만들어낸 불평등사회에서, 지구화를 주도한 미국과 영국에 각각 '샌더스 신드롬'과 '제레미 코빈 신드롬'이 일어나면서 제도권에서 불평등을 극복하려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김만권 선생님께서 불평등을 바라보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많은 이야기들을 압축적으로 들려주신 시간이었습니다. 수업의 말미에는 '노동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화두로 '기본소득', '기초자본'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벌써 다음 차시가 마지막 강의네요! 전당대회를 앞두고 마지막 시간에 어떤 이야기들로 마무리될지 기대가 됩니다.
<미국 대선 따라잡기> 2강 후기
6월 30일 김만권 선생님의 미국 대선 따라잡기 두 번째 시간입니다. 1강에 이어 미국 정당체제의 특징을 살펴봤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미국엔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만 존재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외의 제3정당은 분명 존재합니다. 루즈벨트 대통령 같이 무소속으로 당선한 경우도 있고요. 그러나 실제 선거가 양당제 시스템으로 치러지는 이유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1) 당비를 내는 '진성당원'을 우대하는 제도가 미국엔 없고, 버니 샌더스처럼 당원이 아닌 사람도 각 당에서 입후보할 수 있습니다. 외부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당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개방성을 양 당이 지니고 있기 때문에 제3정당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입니다. (2) 각 주에서 정해놓은 선거 규칙에 제3정당이 성장하기 어려운 제한들이 많습니다. 예컨대 대선 후보 출마를 위해선 일정한 수의 서명 숫자를 채워야 하는데 대규모 조직이 없는 제3정당들은 이런 조건을 만족시키기 어렵습니다.
1980년대 신자유주의가 확산된 이래 양당의 이념적 색채가 강해졌다는 특징도 들 수 있습니다. 과거 미국 정당은 지나치게 이념과 거리가 멀기 때문에 자유주의를 대변하는 공화당과 민주주의를 대변하는 민주당이 서로 경쟁해야 책임정당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공화당은 보수 우익 계열로, 민주당은 중도 계열로 이동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념적 일관성은 생겼지만, 공화당 내 자유주의자와 민주당 내 보수주의자 같은 온건파가 당 내에서 사라졌고, 양당이 서로 대치만 할 뿐 제도적 완성은 낳지 못하는 교착상태에 빠졌다는 것입니다.
1강부터 시작된 이상의 내용을 바탕으로 미국 선거제도를 구체적으로 살펴봅니다. 시스템이 매우 복잡한데, 핵심은 현재 미국 선거가 금권정치, 즉 돈이 많을수록 승리하는 문제가 악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은 50만개 이상의 공직을 선출 방식으로 뽑지만 선거 참여율은 다른 국가에 비해 매우 낮습니다. 여기엔 미국 유권자들이 정치에 무관심하고 무지하다는 비판도 나오지만, 제도적으로 선거 참여를 가로막는 측면도 강합니다. 미국에서 선거에 참여하려면 각 주에 유권자 등록을 미리 해야 하는데, 이 절차가 까다롭고, 주에 따라 전과자들에게 유권자 등록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게다가 유권자들이 선거일은 알고 있어도 유권자 등록 마감일은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선거에서 불리하다고 여기는 후보들이 유권자 등록 마감에 대해선 홍보하기를 꺼려하기 때문입니다. 뉴욕의 민주당 대선후보 선거에서 실제 분위기는 버니 샌더스에게 더 우호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힐러리 클린턴이 당선된 것도 유권자 등록을 한 달 전에 미리 마감했기 때문에 당일 분위기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측면이 크다고 합니다.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되기 위해서 사상 최대의 천문학적인 자금을 썼다고 하죠? 미국에서 공직 선거에 뜻이 있는 사람은 무엇보다 선거자금 모금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말이 나옵니다. TV에 나오는 소위 '의견광고' 같은 미디어 광고에 특히 돈이 많이 든다고 합니다. 필요한 만큼 선거 자금을 모을 수 없어서 미국 대선 후보를 뽑는 선거 투어 도중에 후보를 사퇴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라고 하죠.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는지 역사적 흐름을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일단 미국 정치자금에 대해서 알고 넘어가야 합니다. 크게 하드 머니(hard money)와 소프트 머니(soft money)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전자는 후보들에게 직접 기부할 수 있지만 단체는 기부가 불가능하고 기부 액수 등에 대한 제한도 엄격합니다. 반면 소프트 머니는 그런 제한이 없지만 개별후보가 아닌 정당 건설 활동을 위해서만 써야 한다는 조건이 붙습니다. 그래서 미국 정당들은 우회로를 택하게 되는데, 후보들에 대한 지지 여부 대신 특정 이슈에 대한 찬반 의견 메시지를 실어서 광고에 소프트 머니를 대량으로 쓰는 것이죠. 미국 선거가 낙태, 동성애, 인종문제, 총기 같은 특정 이슈 중심으로 흘러가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이후 2002년 미국 의회에선 중요 선거자금 규제법안을 통과시켜 소프트 머니의 편법적인 사용을 막으려고 했습니다. 연방 정부 단위의 선거에서 소프트 머니의 사용을 금지하고, 선거 전 일정 기간 동안 이슈광고 자체를 제한하는 것 등이 이 법의 내용입니다.
하지만 정당들은 여기에서도 우회로를 찾아냅니다. 연방 세법 527조에 의거해 정계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비영리 단체인 소위 '527 단체'들이 등장합니다. 이들 단체들은 면세 혜택을 받는데다가 자신들이 지지하지 않는 후보들에 대한 공격적인 광고를 쏟아부어 논란을 일으킵니다.
이어서 등장한 단체가 최근 많이 언급되고 있는 PAC(정치활동위원회, Political Action Committee)입니다. 연방선거자금법은 미국정부와 계약관계에 있는 노동조합과 기업들이 PAC을 통해 정치자금을 형성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습니다. PAC은 특정 후보에게 직접 기부를 할 순 없지만, 대신 특정 후보의 당선이나 낙선을 위해 모금한 돈을 쓸 수 있습니다. 하드머니를 기부할 수 없는 기업, 노조 등 단체들의 우회로가 생긴 것이죠.
미국에 존재하는 PAC이 수천 개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이 중 금권정치의 정점에 있는 것이 거액을 보유한 부자들과 기업들로 구성된 "슈퍼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의 활동은 2010년 미 연방 법원의 판결로 뒷받침되고 있습니다. '스피치 나우' 시티즌스 유나이티드' 등 시민단체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법원은 특정후보와 결탁되지 않은 한 자금모금이나 이슈 광고 등을 제한할 수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PAC의 무제한적인 모금을 허용하게 된 근거로 '표현의 자유'가 동원된 것입니다.
버락 오바마의 연설 능력이 주요한 장점으로 꼽히고 있는 이유, 버니 샌더스의 선전이 놀라운 이유 역시 이러한 금권정치의 실정에서 비롯됩니다. 모금 능력이 곧 정치인의 능력으로 치환되는 상황에서 오바마의 유연한 스피치만큼 사람들이 기부하도록 설득하는데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죠. 반면 샌더스는 슈퍼팩의 지원을 거절하고 소액기부 위주로 캠페인을 펼쳤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강한 자금 화력을 지닌 클린턴과 대등한 경쟁을 펼쳤으니 놀라운 것으로 평가를 받는 것이죠.
미국 대선은 예비선거 - 전당대회 - 대통령선거 크게 세 단계로 치러집니다.
대부분의 주는 대통령 후보 지명을 위해 예비선거를 거칩니다. 실제 대선이 선거인단의 투표로 치러지기 때문에 예비선거는 실제 유권자들에게 후보 선택의 기회를 준다는 점, 정당의 통제력이 약하고 예상 밖의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 등장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한편 주마다 선거규칙이 제각각인데, 정당에 당원으로 등록한 사람에게만 투표를 허용할 것이냐, 정당소속을 표명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투표를 허용할 것이냐 등등의 기준에 따라 Closed Primary, Semi-closed Primary, Open Primary, Semi-open Primary 크게 네 가지 방식으로 나뉩니다. 프라이머리 대신 '코커스(Caucus)' 방식을 택하는 주도 있습니다. 경선을 가장 먼저 치르는 주인 아이오와가 대표적입니다. 코커스는 미국 원주민 언어로 "함께 모여 큰 소리를 냄"이라는 뜻인데, 유권자들이 모여서 긴 토론을 거친 끝에 투표로 지지 후보를 정하는 방식입니다.
예비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자신이 지지할 대통령 후보를 뽑아줄 대의원을 선출하고, 이들 대의원들이 공화당과 민주당 전당대회에 모여 대통령 후보를 지명합니다. 예비선거 과정을 통해 대통령 후보는 실질적으로 이미 확정되기 때문에 후보 지명은 형식적이지만 여기서 부통령 후보를 함께 지명하고, 후보 지명 과정에서 분열된 당을 다시 단합시키기 위해 반대자들을 포용할만한 정당 공약을 발표합니다.
실제 대통령 선거는 유권자들이 대통령 선거인단에게 투표하고, 이들 선거인단이 다시 투표를 치러 대통령을 선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선거인단은 상하원 의원과 워싱턴 자치구 의원 3명으로 구성된 538명의 선거인단으로 구성되는데, 각 주는 상원의원 2명에 인구비례에 따라 각기 다른 숫자의 하원의원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주마다 선거인단 숫자는 3명에서 55명까지 크게 차이를 보입니다. 대부분의 주들이 승리한 후보에게 선거인단을 몰아주는 승자독식 방식을 택하고 있기 때문에 캘리포니아, 텍사스 등 선거인단을 많이 보유한 주에서 승리하는 게 후보들에게 중요합니다. 반면 이 때문에 엘 고어처럼 유권자들에게서 많은 표를 얻었더라도 선거인단 선거에서 밀려서 낙선하는 경우도 생기게 되지요.
한국의 대선에 비해 굉장히 복잡한데요, 김만권 선생님은 디테일에 매몰되기보다 현재 미국 정치의 복잡성과 결함이 어디서 왔는지를 보는 게 더 중요하다고 지적하셨습니다. 금권정치가 대표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을텐데요, 미국의 기업과 부자들은 한 사회의 룰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세팅해줄 편을 끊임없이 탐색해왔고 이를 위해 돈의 힘을 무제한적으로 동원해왔고 이것이 불평등문제로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샌더스가 이번 대선에서 이슈화시킨 것 역시 불평등문제였음을 주목해서 볼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한국 역시 이 현상을 따라가는 측면은 없는지 살펴보는 게 미국 대선을 관전하는 우리의 과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미국 대선 따라잡기> 1강 후기
김만권 선생님을 모시고 미국 대선 따라잡기를 시작한 첫 날입니다.
미국 대선을 따라잡기에 앞서,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선, 한국을 비롯한 현대 다수의 나라들의 쟁점인 '사회 양극화', '부의 편중화'가 미국에도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이었는데요. 미국 하위 50%가 전체 자산의 3%를 소유한다는 것, 미국의 최고 상위 자산가 14명이 지난 2년간 증식한 자산이 하위 50%의 전재산에 육박한다는 것, 미국 대졸자의 평균 학자금 대출이 3만 6천달러라는 것 등이 관련 통계자료입니다. 다만, 부의 편중화가 사회 구조상 가시화되는 정도가 약할 뿐입니다. 이 과정에서 하류층이, 더 하류층의 복지 혜택을 인정할 수 없다는 논리로 복지 증대를 반대하고 있으며 이러한 논리는 미국 뿐 아니라 영국을 비롯한 다수의 나라에서도 발견되는 바입니다.
다음, 미국 패권주의의 또다른 이름으로, '미국 예외주의(American Exceptionalism)'에 대해 정리해보았습니다. 첫째, 한나 아렌트의 표현에 의하면, '이 나라는 세계 최초로 말로 한 혁명의 결과로 만들어졌다'입니다. 미국은 유례가 드물게 이주민에 의해 만들어진 국가이며, 당시 사회계약론에 기초한 메이플라워 조약을 근간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는 폭력과 함께 한 프랑스 대혁명에 비해 차별성을 가진다고 볼 수 있겠지요. 한나 아렌트는 미국이 이러한 전통을 상실하면서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하였습니다. 또한, '말'로 하는 이러한 전통은 철학적 디베이트 과정을 동반하며 미국의 수정헌법으로 이어졌습니다. 제퍼슨은 한 세대가 대략 19년이니, 그 때마다 헌법을 개정할 수 있도록 하였고, 메디슨은 기존의 헌법을 근간으로 전달하되 과거의 문항을 사문화시키는 방식으로 새로운 조항을 추가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그 과정이 모두 기록에 남아있다고 합니다. 최근 100년간 수정조항이 부재했다는 것은 의미심장한 일이겠지요. 둘째, <근대화론>에 따르면 경제발전이 민주주의를 이끕니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경제 발전이 자유와 부를 만들었습니다. 토크빌은 '미국은 예술, 문화보다 돈벌이에 관심이 있다'고 지적하였지요. 막스 베버는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에서 'sect'(종교적 공동체)가 자본주의의 발전에 기여한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성실함과 신용의 상징인 sect가 가장 많은 집단이 미국입니다. 오늘날에도 인구의 90%가 기독교도인이며, 충실한 신자가 대다수이지요. 셋째, 대통령제를 발명한 국가입니다. 로마의 전성기에 집정관, 호민관, 원로원이 상호견제하였음에 착안하여 하나의 조직이 강건하게 유지되기 위해서는 갈등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보며 대통령, 상원, 하원의 구조를 정착시키게 됩니다. 현재의 중임제는 헌법 제정 초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규정으로, 초기 2인의 대통령으로 인해 암묵적인 규정이 되었다가, 루즈벨트 대통령의 4선 이후 수정조항 22조를 추가하면서 제도로서 자리잡았습니다. 셋째, 미국은 최초의 정당 정치 국가입니다. 유럽의 정당이 계급과 이익에 따른 사적 집단으로 대중 당원을 지니고 있으며 강력한 지도자에 의해 통제되는 경향이 있지만, 미국의 정당은 중대 사안에 따라 사람들을 흡수하며 정부 장악이 아닌 선거에서의 승리를 목표로 정당을 재편해가는 느슨한 선거 연합체의 성격을 갖습니다. 정당에 대한 연방정부 차원의 규정이 존재하지 않으며 주 차원에서 통제 권리를 지녀 중앙에서 통제가 어렵습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빌 클린턴처럼 만들어진 정치인이 대통령 후보가 되기도 하지만, 버락 오바마나 도널드 트럼프 같은 인물이 뜰 수 있는 것이지요. 또한, 전세계에서 가장 순수한 의미의 양당제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이기도 합니다. 실제 100여개 내외의 정당이 존재하지만, 민주당과 공화당 만이 대통령을 배출해 온 역사가 이를 증명합니다.
이후, 미국의 정당에 대해 본격적으로 살펴보았는데요. 미국 양당제는 재무장관 해밀턴(강한 중앙정부와 중상주의)과 국무장관 제퍼슨(약한 중앙정부와 중농주의)의 갈등에서 시작됩니다. 해밀턴은 엘리트와 재력가의 지지를 등에 업고 연방당을, 제퍼슨쪽에 가담한 메디슨이 남부와 뉴욕에서 반해밀턴주의자들의 규합에 성공하면서 민주공화당을 창당합니다. 대통령직을 누가 차지할 것이냐를 사안으로 두고, 이후 전국적 정당배열(arrangement)를 만들어냈으며 '버지니아 왕조'. '잭슨 민주주의', '남북 전쟁', '대중연합적 불만, 진보주의 개혁 및 공화당 다수', '뉴딜 민주당 연합'의 5개 체제를 거쳐갑니다. 이 과정에서 민주공화당 내에서 잭슨을 지지하는 이들이 모여 민주당을 창당하였고, 잭슨을 반대하는 이들이 해밀턴 사망 후 힘을 잃은 연방당을 흡수하며 휘그당을 창당합니다. 이후, 노예제가 휘그당을 분열시켜 반노예정당으로 공화당이 만들어졌고, 북부기업 소유주와 노동자들의 이익을 보호하며 산업 및 금융자본의 이익과 자신들을 동일시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공화당은 북부와 동부 노동자들에게 경제공황 이전까지 막대한 지지를 얻게 되지요. 농업이익에 기반해 통제력을 행사한 민주당은, 남부와 북부에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약자들과 국외자들을 새로운 새력기반으로 자리를 잡습니다.
다음으로 '조직으로서의 정당'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앞서 보았듯, 정당에 대한 규제는 전적으로 주정부에 맡겨져 있습니다. 지금은 거의 사라졌지만, 미국 정당 정치를 지배한 개념이 머신 정치로, 유권자의 열정적 정치 지지에 대한 대가로 정당이 물적 지원 및 유용한 개입을 제공하였음을 의미합니다. 머신은 보스의 지시에 따라 표와 돈이 동원되고, 이런 동원에 대해 대가를 분배하는 방식으로 작동하였습니다. 20세기 초반에 이르러 뉴욕의 '태마니 홀' 등 주요 대도시의 선거와 정치가 머신에 의해 장악되었으며 머신에 대한 견제로서 예비선거제도를 도입하게 됩니다.
이상 다소 거칠게 첫번재 강의를 정리해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그 복잡한 미국의 선거제도를 공부하기 위해 미국 지도를 필참하고 올 것을 당부하셨어요.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이 미국의 대선에 미칠 영향이 더욱 궁금해지는 요즘입니다.
아래는 링컨의 공화당부터 미국 정당의 역사를 간결하게 정리하면서 트럼프의 이념적 위치를 살펴보는 참고기사입니다. 미국 정당의 역사를 짧게나마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공화당은 트럼프의 당이 될 수 있나, 한겨레, 2016-5-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