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 그 매력과 두려움

  • 강사

  • 기간

    • 2012. 4. 16 ~ 2012. 5. 21
  • 시간

    • 월요일 19:00~21:30 총6회
  • 수강료

    120,000

    • 파격 할인혜택
    • 참여연대 회원84,000

    각종 혜택 적용은 로그인 > 마이페이지에서 진행됩니다

    상세 정보

            강의소개 |

    1%대 99%로 표현되는 신자유주의 시대가 우리에게 빈곤과 박탈을 강요하지만,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의 박탈입니다. “더 많이, 더 빨리”를
    강요 받는 사회에서 사람들은 점점 더 고독해집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편에서는 도시 안에서 마을, 공동체, 커뮤니티가 만들어지고
    또 기존의 마을이나 공동체의 경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시도들이 모색되고 있습니다.
    도시 안에서 공동체를 시도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왜 마을에 살기 원하고
    공동체를 만드는 것일까요.
     
    한편에서는 거부감이 들기도 합니다. 공동체라는 단어에 뭔가 배타성이 담겨있는 것같기도 하고,
    과거 “국가, 가족, 회사 공동체”라며 강요 받았던 기억도 작용합니다.
    지금 도시 속의 마을과 공동체, 시도는 좋아 보이는데 왠지 문턱이 높고, 그들만의 리그를
    펼치는 것도 같습니다. 혼자 놀고 혼자 있기 좋아하는 ‘나’같은 사람에겐 왠지 거부감이 듭니다.
    공동체에서는 끊임없이 인간관계가 얽히고 힘든 일이 일어날 것 같기도 합니다.
    내가 침해 받고 상처받을까 두렵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두려움 없이 내 의견을 말할 수 있는 관계, 내가 무시당하지 않을 수 있을 거라는
    안전한 느낌, 사랑과 우정, 사회적인 인정과 연대를 나누기를 바라는 존재들입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공동체는 부담스러워도 공동체적 성격(이하 공동체성)에는 관심있고 참여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 강좌는 도시속의 공동체에 대해 의문을 품어보고, 딴지를 걸어보고, 상처를 드러내는
    자리입니다.
    무엇이 마을이고 공동체인지, 그 매력은 무엇인지, 공동체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가능한지,
    기존에 있었던 공동체의 경계를 넘어 한발 앞으로 나아갈 수는 없는지, (꼭 공동체는 아니더라도)
    각자의 조건에서 내가 희망하는 사회적 관계의 상은 무엇인지 함께 그려볼 것입니다.
     
    타인들과 소통과 관계를 통해 배우고 성장하는 분, 자신의 관심분야를 더불어 함께 이루어나가는
    것을 좋아하는 분, 커뮤니티나 공동체의 경험에서 상처를 겪었던 분, 기존의 패러다임을 넘어
    스스로 새로운 개념의 공동체를 꿈꾸는 분, 자신에게 적합한 공동체성을 찾아가고 싶은 분들을
    초대합니다.
     
    강의 일정 |

     

    날짜
    순서
    주제
    강사
    4.16
    1
    우리에게 공동체는 무엇인가
    왜 지금 공동체를 이야기하는가
    우리는 왜 공동체에 끌리고 거부감을 갖는가
    공동체, 그 사회적 맥락을 찾아서
    김찬호
    4.23
    2
    사례1.  내 안의 공동체 기억을 말하다
    성미산마을. 교육에서 먹거리로, 생활에서 예술로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내안의 어떤 기억이 있는가
    유창복
    4.30
    3
    사례2. 나는 왜 함께 공부하며 삶을 생산하는가 
    공부의 생산, 마을의 생산 - 문탁네트워크
    앎과 삶을 일치시키는 사람들
    이희경
    5.07
    4
    사례3. 공동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사람들
    공동체에 대한 이전의 경계를 넘어 한발 앞으로
    인터넷 공동체, 지식공유 공동체, 젊은이들의 주거공동체,
     예술공동체 등 
    초대손님
    진행:김찬호
    5.14
    5
    공동체, 비틀어보기 딴지걸기
    자신의 공동체 경험 들여다보기 
    문제의 원인, 개입의 정도인가 구성인가 목표인가
    소통인가 공동체 자체의 한계인가.
    유창복
    5.21
    6
    내가 꿈꾸는 공동체
          참가자들
     
    강사소개 |
     
    김찬호
    서울시대안교육센터 부센터장을 지냈으며 현재 연세대학교에서 문화인류학, 문화사회학, 남성학
     등을 강의하고 있다
    『여백의 질서』『생애의 발견』『돈의 인문학』저자.  『작은 인간』,『이런 마을에서 살고
     싶다』, 『경계에서 말한다』역자.
     
    유창복
    15년 동안 성미산 마을 주민으로 살아왔다. 마을에서는 ‘짱가’로 불린다.
    현재 성미산마을극장 대표.   <우린 마을에서 논다> 저자.
     
    이희경 
    연구공간 수유너머에서 10여년 간 활동했다. 지금은 경기도 수지에서 친구들과 <마을에서
    만나는 인문학 공간 - 문탁네트워크>를 꾸려가고 있다. 국가와 화폐에 포획되지 않는 “마을”을
    꿈꾼다. 이를 위해 “위대한 아마추어리즘”의 정신으로 마을교사, 마을의사, 마을작업장 등을
    실험하려 한다.
     
    진행방식 |
    1) 문제제기형 강의, 경험사례, 참가자들의 스토리텔링과 발표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구성됩니다.
    2) 관심있는 공동체에 대한 답사, 취재도 결합합니다.
    3) 담임강사; 김찬호(성공회대 교양학부 초빙교수), 유창복(성미산마을 극장장)
    4) 정원 20명입니다.
     
    강의정보 |
    일시 : 2012. 4.16 ~ 5.21 (월) 총 6회 오후 7시~9시30분
    장소 : 참여연대 느티나무홀(B1)
    수강비 : 12만원(정원 20명, 참여연대 회원 30% 할인)
     
    후원 | 

     

    후기 4

    • <공동체 강좌> 여섯번째 시간, 내가 꿈꾸는 공동체

      2012.6.9 느티나무 공동체, 그 매력과 두려움

      <여섯번째, 공동체 그 매력과 두려움> 

      내가 꿈꾸는 공동체


      자원활동가 | 김기연


      <공동체 그 매력과 두려움> 6강


      2주 빠지고 듣는 수업이라 그런지 분위기가 많이 달라져 있었어요. 수강생도 줄어 있었구요. 한층 친밀해진(듯한?) 분위기는 좋았지만 보다 많은 수강생분들과 함께하지 못해 아쉬운 점도 있었어요. 마지막 강의인 만큼 강의를 들으며 공동체와, 공동체를 생각하는 자신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공동체 그 매력과 두려움> 6강


      공동체에 대한 두려움과 내가 꿈꾸던, 그리고 꿈꾸게 된 공동체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어요. 심경의 변화도 많았는데, 강의를 들으며 직접 뜨개질 공동체를 만드신 분도 있었고, 지역공동체 조성을 추진 중인 분도 있었어요. 공동체에 대한 막연한 생각에서 구체적으로 고민하게 되었다는 게 수강생들의 공통적인 의견이었어요.

      소감을 말하는 자리가 끝나고 강사님의 진행에 따라 각자 원하는 공동체의 모델을 토론하고, 그중에서 몇 가지를 뽑아 모둠을 만들어 세부적인 내용을 정해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공동체 그 매력과 두려움> 6강 <공동체 그 매력과 두려움> 6강


      이웃공동체, 동네친구들 공동체, 학습(?)공동체 중에서 저는 <동네친구들> 공동체에 함께 했어요. 동네에 친구나 마음 맞는 사람이 없어서 외롭다는 공통된 생각을 기반으로 각자 있었으면 하는 공동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공동체 그 매력과 두려움> 6강


      이야기 끝에 은평구를 지역기반으로 하는 2030 공동체, 텃밭 공동체, 전업주부 공동체 이렇게 세 공동체가 꾸려졌어요. 은평구와 가까운 곳에 살고 있어서 2030공동체에 대해 함께 이야기 했는데 진행 중인 프로젝트여서 그런지 상당히 진전되어 있었어요. 은평구 동네 친구들 공동체는 은평구에 거주하는 25세 이상, 36세 이하의 외로운 은평구 주민들이 모여서 축제를 기획하기도 하고 치킨에 맥주를 마시며 사는 이야기도 하는, 소박하지만 나름의 목표가 있는 공동체였어요.


      <공동체 그 매력과 두려움> 6강 <공동체 그 매력과 두려움> 6강


      각자 구상한 공동체를 발표하며 질문도 하고 각자의 의견을 공유도 하며 그렇게 마지막 강의를 마무리 했어요.

      마지막 강의를 마치고 든 생각은 공동체는 미래가 아니라는 것 이었어요. 지금도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미래에 내가 몸담을 곳 이라는 생각이 공동체를 막연하게 만들고 있었다는 거예요. 2030 공동체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공동체에 대해 실현가능한 쪽으로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제가 만들고 싶어 하는 공동체에 보다 가까워진 것 같아요. 


      <공동체 그 매력과 두려움> 6강 IMG_3<공동체 그 매력과 두려움> 6강542

      <공동체 그 매력과 두려움> 6강 <공동체 그 매력과 두려움> 6강

        

      공동체의 매력과 두려움, 
      총 여섯번째의 시간을 함께한 여러분이 남겨 주신 종강 소감입니다.

      - 첫강의때, 너무 많이 기대를 한걸까...라는 생각을 했지만, 실제 사례발표를 들으면서 내가 여기서 듣고 싶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알게 되었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 매력과 두려움 양면을 다루는 것에 기대가 컸습니다. 강의자들은 매력을 들고왔고, 수강생들은 두려움을 들고왔던거 같습니다. 물론 몇몇 강의자들이 공동체가 다 좋은건 아니다라고 말씀들은 하셨지만, 이는 수강생들에게 공동체가 유토피아는 아니며, 다 사람사는 이야기다 정도로 들렸던거 같아요. ㅎㅎ 성미산과 빈집의 사례는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습니다. 성미산은 사례발표도 좋았지만, 강의 후, 수강생들의 질의응답시간이 더욱 강의를 풍성하게 했던거 같습니다. 빈집은 공동체가 나이든 사람들만 하는것이 아니라, 젊은이들도 하고 있다는 사례를 볼수 있었다는게 가장 좋았습니다. 

      - 매 시간마다 간식을 챙겨주신것도 좋았구요. 뜻이 있으신 수업후 뒷풀이도 참 좋았습니다.  질의응답시간을 강의시간만큼 배정하신 것도 전 훌륭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론적 강의보다 사례중심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알고 있는 공동체들도 그 안의 실질적인 이야기를 들어보니 여러가지 개인적인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 공동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는 장 마련에 감사. 
      시로 시작하고 시로 마무리하는 따듯함에 감사
      공동체의 다양한 메뉴를 볼 수 있는 기회에 감사
      정성을 다해 준비해주신 분들 모두에게 감사

      - 공동체라는 막연한 생각을 명확하게 하고 싶다는 기대가 있었으나, 아직도 잡히지 않는 건 마찬가지에요. 하지만, 다양한 공동체들을 보면서 제 스스로 생각정리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 간접 경험들이 참 좋았습니다.

      - 1강에서 공동체의 필요에 대한 이론적인 배경지식을 알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리고 2강부터 이어진 실제 사례를 소개한 내용이 좋았구요, 공동체를 만들어가는데 개개인의 자발성과 끊임없는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강의를 들으면서, 어떤 식으로든 공동체로 향하게 되는 작은 시도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주변 지인들에게 독서모임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 일단 시작은 하게 되었는데, 어떻게 발전해갈지는 모르겠지만... 작은 한걸음 내딛습니다. 

      -  참여자들간의 알아가기 시간이 초반에 진행되었으면 합니다. 또한, 강의자와 함께하는 뒷풀이도 중요하나, 참여자들만의 뒷풀이도 필요하다 생각됩니다. 강연자가 없는 자리에서 속시원한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겠지요. 물론, 초반에 관계가 형성되었다면 참여자들만의 뒷풀이를 인위적으로 만들지 않으셔도 될 수도 있습니다. ㅎㅎ

      - 강의 자체에 팀별토론이나 작업시간들이 있어서 팀으로 쪼개서 커뮤니케이션을 했으면 좀 더 관계형성에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 이 강좌는 몸으로 체득하는 과정도 중요할 듯 해서 교육생끼리 교감하는 장이 교육과정 안에 있었으면 합니다.

      - 공동체를 이해하기에는 6주 15시간은 짧아서 조금 더 회기수를 늘리면 좋겠고 내용에 팀(조)별 현장방문과 보고 작업도 함께하면 좋겠습니다.

      - 월요일이라는 맹점과 거리의 문제로 뒤풀이 참석이 너무 아쉬움이 있었고, 소심한 요청사항인데요, 술 못먹는 사람을 위한 따뜻한 차도 마련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추가로 강의 참석 문자는 일정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강의 후, 질문이 어려운 것은 이미 1시간 이상 듣는행동에 익숙해진 청자에게 갑자기 행동을 급변하라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포스튿잇으로 질문을 받은 강의날은 정말 약 3시간동안 입을 꾹 다물고 있었더라구요. 참여연대 강의는 그러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 다른 분들과의 관계형성이 아쉬운 부분은 있었습니다. 간단한 아이스브레이킹이나, 중간의 그룹 토론이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이 들었어요. ^^ 수고하셨습니다!!!

      - 자리가 좀 불편했어요. 둥글게 앉아 진행하는 것은 좋지만 자료를 올려놓을 공간이 없어서.

      - 공간이 좀 서늘했습니다.

      느티나무를 좀 더 풍성한 배움터로 만드는데 보태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공동체 5강 - 사례 : 청년 이그나이트 그리고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5/14)

      2012.5.21 느티나무 공동체, 그 매력과 두려움

      공동체란 나에게 허상에 가까운 단어다. 실제로 실체가 없기도 하고 정확한 정의를 잘 모르겠기도 하고. 막연하게 드는 느낌은 ‘설레임’보다는 ‘두려움’에 가깝다. 주위에서 쉽게 접할수 있는 사람의 집단이지만 워낙 개인주의가 사람들에게 익숙해져있는 시대라 어딘가에 소속되어있음을 속박으로 생각하는 이들도 많다. 이런 사회에서 어딘가에 완벽한 공동체를 꾸리기란 가능할까? 공동체에 대한 막연한 고민들만 머릿속에 떠오르던 나. 아쉽게도 5강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듣게되었다. 다음시간(6강)에는 실제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다고 하니 논의가 상당히 진행되어 있는 듯. 이번 강의는 마지막 사례발표로, 청년 이그나이트와 온라인 협업공동체 크리에이티브 커먼즈(Creative Commons, 이하CC)에서 각각 한명씩 참여해 자신의 공동체를 소개했다.


      1. 청년 이그나이트

      20120514_공동체 강좌_5강

      ‘전태일을 계승한다’는 말을 듣고 살짝 오해했다. 운동권임을 티내기 위해 그런 줄 알고. 우리 사회에서 ‘운동권’이라는 단어는 그 한마디로 공동체를 규정한다. 경험해 볼 것도 없이 저사람들은 뭔가 꿍꿍이를 가지고 있다는. 그러니 굳이 티를 낼필요는 없을텐데. 왜?
      섣부른 걱정과는 달리 좀더 인간적인 의미의 전태일정신을 본받고 싶다는 청년 이그나이트의 대표 김선경씨. 자신의 버스비를 힘들게 일하는 여공들에게 풀빵을 사주는 데 쓰고 자신은 몇시간이 걸려 집까지 걸어갔던 그 마음을 계승하고 싶다고 했다. 혼자 살지 않고 타인과 나누려는 마음. 경쟁에 내몰려 남을 돌아보지 못하는 청년세대가 경쟁에서 벗어나 좀더 인간적인 삶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할 것이다. 그러려면 우선 청년의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 미친듯한 실업률 높은 등록금등등. 이러한 문제를 청년들이 힘을모아 해결해나가기 위한 단체가 청년 이그나이트다.
        
      2009년, 같은 고민을 가진 5명이 모여 제일먼저 한 일은 카페를 만든 것. 모임 공간을 만들기로 결심하고 참고한 모델은 오바마 대통령 당선의 주역이었던 ‘커피파티’와 ‘마을회관’.마을회관의 발상이 참신했는데, 시골의 마을회관처럼 뭐든 필요한 것들이 다 있는 곳을 만들고 싶었다고. 그런 공간을 만들기 위해  청년들은 한푼 두푼 모아 종로 한복판에 카페를 마련했다. 이후 카페를 기반으로 다양한 활동을 했다. 여러 세미나와 선거참여운동, 재개발지역 마을꾸미기 등등. 그들의 취지에 공감, 일을 함께하는 사람들은 5명에서 50명으로 늘어났다. 그는 이번해를 시즌2로 정의하며, 구성원과의 소통을 어떻게 잘 할 것인가, 재정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대안을 찾을 예정이라고 했다.

      개인적으로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집합할 공간을 가진다는 건 매우 중요한 일이라 생각한다. 같이 모여 이야기할 공간이 없으면 그 공동체는 너무도 쉽게 해체 위기에 내몰린다. 약속하지 않으면 만나지 않는 관계를 맺기 때문일까. 언제나 항상 사람들이 서로에 대한 생각만 하는 건 아니니까. 공유하는 공간이 있다면 그래도 조금은 안심할 수 있다. 아무 때나 그 공간에 가면,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항상 있다니 생각만해도 소속감이 생기지 않는가. 또 그 공간을 기반으로 주위의 지역사회와 교류할수 있는 기회도 생긴다. 그런 점에서 카페를 만들었던 일은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여러 가지 좋은 점에도 불구하고 공간을 가진다는 것은, 돈이 없으면 엄두도 내지 못한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용기를 내서 공간 만들기를 실행한 이그나이트 역시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수입이 안정적이게 자리잡았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월세와 세금 등등으로 인건비를 마련하진 못한다. 언젠가 내가 아는 가난한 활동가 언니와 공동체를 위한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때 그 언니는 공동체 주택을 운영하는 게 평생의 ‘꿈’이라고 했다. 지나가다가 서있는 허름한 빌라를 보면서 입맛을 다시며 하는 말, “저 땅이라도 가지고 있으면 뭐든 할 것 같은데..”. 재벌들은 너무도 쉽게 가지고 있는, 공간이 없어 공동체에 대한 열망은 여전히 그녀에겐 꿈이다.



      2.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Creative Commons Korea, 이하CC)

      20120514_공동체 강좌_5강

      CC의 사례발표는 나에게 뜻밖의 충격이었다. 공동체라는건 고정된 사람들이, 끈끈한 유대감을 바탕으로 지속된다는 나의 편견을 산산조각내주었기 때문이다.
      마을공동체 붕괴 이후의 세대인 젊은이들은 예전 어른들처럼 태어날 때 부터 소속되어있는 공동체가 없다. 그러다보니 주로 스스로 공동체를 찾아나선다. 이는 현실세계 뿐 아니라 가상세계인 인터넷에서도 마찬가지다. 네티즌들은 여러 동호회, 커뮤니티들을 통해 비슷한 흥미나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찾아다닌다. CC는 이런 인터넷 환경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사실 CC라는 단체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듣는 나로서는 그들이 하는 일을 이해하기에 좀 어려웠다. 주로 온라인 컨텐츠 저작권 문제에 관련된 일을 하는데, ‘저작자 권리를 보호하면서도 저작물 전파에 제약은 없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기반으로 내놓은 저작권 규약이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이하 CCL, Creative Commons License)다. CCL은 아직 한국에서 공식지정된 규약은 아니지만 외국에서는 훨씬 널리 쓰이고 있다고 한다.
      하는 일도 다소 생소했지만 조직이 운영되는 방식도 생소했다. 온라인 협업 공동체이므로  일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빠르게 모이고, 일을 한다. 예를들어 ‘저작권 관련 외국 원서 번역’이라는 일이 있으면 하고싶은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일을 하는 식이다. 일을 하면서 마음이 맞는 사람들은 모임을 만들어서 공부를 하기도 하고. 또 CC의 멤버가 다른 곳에 가서 중심이 되어 공동체를 만들기도 하고. 쉽게 모였다 흩어지는 인터넷 환경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공동체라서 그런지 결집과 해체가 자유로운 것 같았다.
      느슨한 집단도 공동체로 볼 수 있을 것인가, 좀더 구성원의 다양성을 인정 할 수 없을까, 변하는 구성원들 속에서도 좀더 끈끈한 유대관계를 가져갈 방법이 없을까 등등... 주요 업무에 대한 이야기만 들었을 때는 공동체인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가 고민을 들으며 공동체구나! 라고 생각했다. 관계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노력, 이를 위한 여러 가지 시도들이 보여서다. 사무처와 상근자를 만들기도하고 없애보기도 하고, 서로 평등한 소통을 하기 위해 회의방식을 바꿔보기도 하는 등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통해 지금의 CC가 만들어졌다. 

      CC나 이그나이트, 각각 공동체의 특징은 있겠지만 그들의 고민은 모든 공동체가 현재 하고있는 고민일 것이며 미래에 할 고민일 거다. 이번 수업은 수강생에게 실제 공동체 운영에 따른 고민을 한번쯤이라도 미리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지게 했다. 공동체를 꾸려나가는 과정은 분명히 다사다난하고 순탄치 않은 과정이다. 하지만 이 경험과 과정은 쓸데없는 게 아니라 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각자 삶의 궤적이 한군데에서 만나고, 그것이 함께 뻗어나가는 과정일테니까. 

      후기작성 | 신동은(자원활동가)

    • 공동체 4강 - 문래동 예술인 마을, 용산 빈집 공동체 사례 보기 (5/7)

      2012.5.10 느티나무 공동체, 그 매력과 두려움

      <공동체, 그 매력과 두려움> 4강 후기

      누군가는 또 다시 누군가와 만나게, 그렇게 돼 있다.

      아니라고? 음.... 아님, 말고.....


      벌써 강의가 네 번째 시간을 맞았다. 첫날 품었던 공포심과 의문들... 그것들을 잘 기억하고 매 강의에 들어갔다. 그건 공식을 대입해서 풀어내야 하는 수학문제 그런 것의 일종이었다. 문제가 있으니, 해결 공식이 존재할 것이고 그렇다면 답 또한 있을 터이니, 강의 중간 중간 흘려질 공식들을 잘 잡아내서 멋지게 답을 맞춰내리라... 아, 이 범생이의 자세! ㅋㅋㅋ

      근데 강의를 듣다보니 커다란, 실로 커다란 문제가 발생했다. 처음에 ‘문제’라고 상정하고 시작했던 것들, 그것들이 사실은 그리 문제가 될 게 없더라는 것. 이러면 공식도 답도 구하기 어려워진다. ‘함께 살아가는 것’에 대해 밖에서 내내 구경만 하던 사람들이 만들어 낸 공포심이 점점 부풀려졌던 것, 그것이 첫 강의 때 제시되었던 각종 문제와 의문들의 실체가 아니었나 한다. 개인의 자유가 어떤 식으로든지 침해당할 것이라는 뭇사람들의 우려 또한, ‘그럼 넌 함께 살지 않는 관계로 무한히 자유로우냐?’라는 반문 앞에서는 할 말을 잃는다.

      즉, 첫날 제시되었던 숱한 문제점들과 의문들의 성이 와르르 무너졌다는 게 지금까지 내 입장이다. 그 문제들이 사라지게 된 이유는 어찌 보면 무척 단순하다. 공동체든 아니든, 사는 건 다 지지고 볶는 거, 딱 그 수준인 관계로 공동체 안에서도 서로 미워하고 욕하고 싸우고 뒷담화가 무성하다. 제일 겁나는 건 누군가 삐지는 일이고, 그동안도 문제가 많았고 또 지금도 새로운 문제들이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다. 하여 어쩔 수 없이 누군가는 욕먹고 누군가는 상처를 받는다. 공동체도 그렇게 산다. 뭐 더 폼 날 것도 더 도덕인 삶일 것도 없다. 단, 좀 더 재밌기는 하다.

      그러니, 강의를 들으며 발견해 낸 공식과 해답은 더할 나위 없이 명료하다. 그게 바로 사는 거라는 거! 공동체라고 다르지 않아.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하고 싶은 놈이 나서서 하면 되는 거고, 문제가 생기면 만나서 얘기하면 되는 거고, 그래도 해결이 안 되면, 뭐 어쩔 수 없는 거고.... 그렇게 흘러간다. 아! 여기서 발견한 공동체의 ‘위대한 정신’은 바로 이것이다.

      ‘아님, 말고.... ’

      이 너무도 적절한 삶의 자세 앞에서 지금 난 잠시 할 말을 잃고 있다.

      근데, 이건 사실 2강 때, 성미산 마을 이야기를 들으며 느낀 점들이다. 그리고 난 4강의 후기를 쓰기로 돼 있다. 그러니 이젠 그걸 쓰자.


      AC20120507_공동체4강_1                                                                   

      문래동예술인마을 : 철공소 노동자들과 예술가들의 만남

      예술가들은 어느 시대나 그렇게 가난한 걸까? 문래동예술인마을을 일군 한 무리의 예술가들도 예외 없이 가난했다. 작업공간이 필요한 그들은 문래동에 빈 공간들이 있다는 말을 듣고 불법적으로 점거하기 위해 들어왔다. 이른바 스쾃이다. 자본주의 하에서 ‘공간’이 지나치게 사유화되고, 있는 자들에게만 편중되어 있다는 것이 스쾃의 문제의식이다.

      근데, 와보니 점거를 할 필요가 없었다. 임대료가 너무 쌌다. 20평 남짓한 공간이 보증금 200에 월세 20만원... 이러니 불법은 불필요해졌다. 얼마든지 합법적으로 예술해도 괜찮은 조건이 아닌가. 그렇게 예술가들은 문래동에 자리를 잡았다.

      그 이후... 너무도 많은 일들이 그곳에서 벌어졌기에 여기서 일일이 다 설명하는 건 불가능하다. 재개발 문제를 가지고 지역민들과의 마찰도 있었다. 철공소 노동자들과 함께 산악회도 꾸리고 있다. 텃밭 사업도 하고 지역 아이들과 함께 문화예술 수업을 하기도 한다. ‘문래예술공장’이 들어서기도 했다. 그 운영방식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고 풀어야할 문제들이 산재해 있다.

      강의를 직접 해주셨던 김윤환(예술과 도시사회연구소)씨는 조합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철공소 단지를 포함한 예술마을을 가꾸는 목적의식적 결사체인 예술생산자조합... 그런 조합이 만들어진다면 문래예술공장도 예술인들의 손에 의해서, 마을의 손에 의해서 운영될 수 있을 것이다. 문래동에서 작업하고 있는 예술가들은 개별적 관계망을 가지고 움직인다. 소통구조도 제각각이어서 생산의 시너지가 약하다. 이 네트워크를 조합의 형태로 묶어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래야 창작네트워크가 스스로 사이클을 만들어내 ‘문래동표 물건(작품)’이 탄생하게 될 것이라고... 이런 생각을 말하고 다니는 그는 예상대로 욕을 많이 먹고 있었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그를 의심한다. 너, 문래예술공장을 차지하고 싶은 거지?

      공동체... 참 힘들다. 공동체에서는 나서서 무언가를 제안하는 사람들이 먼저 총 맞는 구조인듯... 이게 사람들이 말하는 공동체의 두려움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가 속한 문래동예술인마을은 계속 무언가를 품고 있다. 그게 공룡알이든 메추리알이든, 품었으니 때가 되면 나올 것이다. 그때, 보러 가면 된다.


      주거공동체 ‘빈집’ : 너무 급진적이야.... 혹시 공산당? ㅎㅎ

      빈집의 이야기는... 듣는 내내 충격이었다.

      우선, 그 탄생신화가 그렇다. 어느 부부가 있었는데, 그들이 자신들의 집을 사유화하지 않고 사람들에게 내놓았다. 아니, 준 게 아니라, 공간을 공유하기 위해 내놓은 것이다. 필요하면 들어와서 함께 살자. 얼굴도 모르는 이에게 내가 사는 방을, 거실을, 특히 화장실을 내 준다는 것... 이 얼마나 급진적이 사유방식이란 말인가.

      그렇게 살게 된 ‘빈집’은, 그래서 주인이 없다. 그곳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들 모두가 손님일 뿐이다. 게스트하우스? 뭐 비슷하긴 하지만 그곳에는 호스트가 있으니까 사실 굉장히 다르다. 주인이 없다는 것을 제외하면 이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가족과 별반 다르지 않은 듯 보인다. 다만, 그 가족공동체가 양성평등이 실현되고 가사노동이 공평하게 분배되고 권위적인 가장의 존재가 없다는 것 그게 일반적인 가족공동체와 크게 다른 점이긴 하다.

      식구들이 많으면 많은대로 한방에서 같이 자기도 하고 또 누군가 자기만의 공간이 필요하다고 하면 형편껏 그 요구를 들어주기도 한다. 빈고라는 신협 비슷한 체계도 갖추고 있고 빈집에서 운영하는 가게도 있다. 함께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은 세미나를 만들기도 하고 마을잔치도 하고 연극공연도 하고 밴드 활동도 있다. 하긴, 저희 공동체엔 무슨 무슨 프로그램들이 있어요... 라는 게 뭐가 중요하단 말인가. 모여 있으니 맘만 맞으면 무엇이든 만들 수 있고 또 아니다 싶으면 바로 엎어질 수 도 있는 거지...

      빈집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올해 갓 20살이 된 앳된 아가씨 둘이 와서 이야기에 동참했다.

      그들이 했던 말들을 짧게 요약하면, 빈집에서 함께 살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변했다, 가끔 부모님 집에 들르는데 그때마다 충격을 받는다, 냉장고를 3대나 두고 쓰다니, 또 웬 음식은 그렇게 많이 하고 버리는지... 그 중 가장 충격적이었던 발언은 들깨의 이야기였다. “처음에 들어올 때 갖고 있던 나 자신의 욕구, 욕망조차 변하더라구요.”

      아니, 공동체가 대체 뭐길래 욕망의 구조까지 흔들어 놓는단 말인가...

      우리가 가진 것 중에 가장 사유화하기 힘든 것이 살림과 그 살림을 사는 공간일 것이다. 그래서 주거까지 함께하는 공동체가 더욱 위대해(?) 보이는 건 사실이다. 그중에서도 빈집이 유독 튀어 보이는 이유는 그 구성원들의 성격에 있다. 빈집은 무엇인가를 공유하는 이들의 모임이 아니다. 무슨 목적을 이루기 위해 뭉친 사람들도 아니다. 그저 살 곳이 필요한 사람들이 들어와 함께 사는 곳일 뿐이다. 계약기간 같은 것도 없다. 필요하면 들어와서 며칠 같이 살다가 불쑥 나가버릴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와...진짜... 급진적인 공동체라고 밖에 할 말이 없다. 이렇게도 공동체가 되는 거구나 싶다.

      물론 이곳에서도 문제는 발생하고 다툼이 있다. 사랑하는 마음이 있으니 미움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생각해보자. 공동체를 이루며 살고자 하는 사람들이 꿈꾸는 것은 대개가 소통이 있는 삶이다. 하지만 소통은 아름다운 내용의 대화만 오고가는 게 아니다. 오히려 많은 대화가 다른 이 혹은 이토록 불완전한 세상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니 웃을 일 만큼 싸우고 울 일도 있는 게 당연하다. 외려 그런 삶이 더 완전해 보이기까지 한다. 사는 게 그런 거니까 말이다. 지지고 볶고, 싸우고 화해하고, 모였다 흩어지고, 아니면 갈라서기도 하고...

      AC20120507_공동체4강

      쌈장 같은 삶

      결국 우리는 그런 다툼이 있을까봐 지레 겁먹고는, 아이고 그렇게 피곤하게 살 필요가 뭐 있어 하면서 이렇게 외롭게들 살고 있는 거다. 아니 단지 외로움의 차원이 아니라 뭔가 좀 비정상적인 삶을 살고 있는 듯하다. 손으로 움켜쥐면 손가락 사이사이로 죄다 흩어져버리는 모래 알갱이 같은 삶. 사진첩을 들추면 온통 내 피붙이 밖에는 다른 얼굴들이 없는 기괴한 삶 말이다. 그러면서 위로한다. 다들 그렇게 살고 있는데 뭐...

      근데 이 강의를 듣다보니 다들 그러고 사는 게 아니었다. 문래동도 그렇고 빈집도 그렇고 일단 몇몇의 사람들이 다른 이들과 함께하는 삶을 그려나가니 그 만남이 자꾸 옆으로 번져만 갔다. 그렇게 우리네 삶은, 누군가는 또 다른 누군가와 만나게 되어 있는 것 같다. 그런 깨달음 속에서 나만 이렇게 게으른 삶을 사나 싶어 또 다시 겁이 난다.

      그동안 나의 삶은 구더기 무서워서 장 같은 것은 그냥 마트에서 사다 먹는 삶이었다. 근데 다른 이들과 인생을 나누며 살아가는, 나의 시간과 공간이 타인의 그것 속에서 어우러지는 달콤쌉싸름한 쌈장 같은 삶은 마트에 안 판다. 겁이 나고 무서워도 이제 된장도 담그고 고추장도 담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뭐라고 담그려는 시도를 해봐야 거기서 쌈장이 나올지 구더기가 나올지 볼 수 있지 않을까.

      구더기가 나오면 발로 밟아 죽이면 된다. 아예 장독을 엎어버릴 수도 있는 거고.....

      아니라고? 아님, 말고..........


      후기 | 박현아(수강생)

    • 공동체 1강 - 우리에게 공동체는 무엇인가 (4/16)

      2012.4.18 느티나무 공동체, 그 매력과 두려움
      코끼리보다 못한 인간들이 모여 ‘함께 살기’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


      생각보다 많은 수강생들이 모여들었다. 모두들 외로웠던 것이다. 
      첫 강의를 맡아주신 김찬호 선생님의 표현대로, 야생에서 살아남기 경쟁을 벌인다면 너구리, 멧돼지, 지렁이보다 못할 인간들이라 우리는 공동체라는 이 이상한 단어에 매달리고 그렇게라도 서로서로 연결해서 좀 더 나은 삶을 살아 보고자 하는 것이다. 뭉치기만 하면 세상의 반을 통째로 날려버리는 일들을 도모하다가도 정작 세상에 나 하나만 혼자 남게 되면 끼니 한번 챙기는 것조차 미션임파서블이 되어버리는 그렇게 한없이 나약한 것이 인간의 본성이니.... 우리는 어쨌든, 같이 기대며 살긴 살아야겠는데, 그게 어려운 세상이고, 그게 무서운 세상이 되었으니..... 어쩐다? 

      매력? 아니 아니.... 두려움!

      아니나 다를까... 모인 사람들의 입에서 ‘공동체’하면 떠오르는 답답함과 억압적 이미지에 대한 성토의 목소리가 높다. 나도 한몫 거든다. 그러다 괜히 ‘공동체’라는 이름이 시빗거리가 되었다. 이 말은 대체 어디서 튀어나온 것인지.... 커뮤니티나 마을이라고 바꿔 불러야한다고 누군가 말한다. 그러나 그 말들 또한 사람들이 생각하는 ‘함께 살기’에 대한 다양한 생각과 이상들을 담아내지 못한다. 뭐가 좋을까? 주객이 전도가 된 느낌이지만 그렇다고 용어 선택에 대한 고민이 그렇게 무의미한 것만도 아니다. ‘공동체’라는 말이 뭇사람들을 겁주고 있다면, 바꿔야한다. 우리가 모여 앞으로 함께 공부하고 고민들을 나누고 할 시간들 안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탄생하길 기다려보는 수밖에... 

      목표가 같은 사람들의 모임이 공동체?!

      누군가 “어떤 부분에 대해서 동일성을 지니고 목표가 같은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해서 그것이 공동체라 할 수 있는가?”라는 화두를 던졌다. 뒤이어 “결국 어느 것 하나라도 동일성이라는 것이 꼭 획득되어져야 공동체인가?”라는 비슷한 맥락의 의문도 뒤따랐다. 그러자 “비전을 공유하지 않은 사람들의 모임 혹은 공동체는 과연 성립이 가능한 것인가?”하는 반문이 나왔고, “근대화 이전의 농촌공동체 시절처럼 지역적 기반이 자연스럽게 삶의 공동체가 되는 것이 현 시점에서 가능한가, 그것이 타당한가?”하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서로 함께 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면서도 어쩔 땐 그 테두리 밖의 사람들에겐 더 배타적으로 느껴지고 오히려 인간들 사이에 경계를 지어버리는 공동체의 무서운 이중성에 대해서도 우리는 함께 목소리를 높였다. 
      와우, 첫 시간인데 우린 이미 종착역 바로 5분전이다. 그 종착역까지가 쉽지 않겠지만, 이 정도의 수준이면 꽤 농도 짙은 공부가 될 것이다. 

      빡센 거 말구요.... 다른 거!

      공동체의 이미지가 좋지만은 않은 것은, 그동안 우리에게 알려진 공동체들이 대부분 좀 빡 센 것들이라 그럴 것이다. 종교 공동체, 마을 공동체, 예술인 공동체 등 다양하게 있는 듯  싶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공동체의 일반적인 얼굴은 일상생활이나 삶터를 공유하거나 더 나아가 노동이나 경제를 공유하는 형태이기 일쑤고 종교공동체의 경우는 세계관 내지 신념까지 공유해야하니 말이다. 평범한 이들이 선뜻 공유하고 나서기엔 너무 빡세다. 
      그렇다고 혼자서 꿋꿋이 살아가는 것이 널널한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다시 원점?
      아니다. 이제부터 좀 더 다양한 공동체를 상상해내는 것이 우리에게 남았다. 함께 모여 24시간 이것도 같이 하고 저것도 같이 하고,  니 게 내 거고, 내 게 니 거고... 이런 거 말고, 그런 공동체가 가능하다면 사실 좀 더 느슨한 공동체도 얼마든지 가능할 테니... 각자 하고 싶은 대로, 살고 싶은 모양새대로 조각을 이어 붙여 내가 생각하는 ‘함께 살기’의 모습을 구체화하고 밑그림을 그려나가야 한다. 공동체에 대한 기분 좋은 경험들이 점점 늘어나서 공동체에 대한 악몽들을 몰아낼 때, 사람들은 다시 꿈을 꿀 것이다. 그리고 그 꿈은 ‘실제로는 모두가 함께 살아가고 있었다’는 잊혀진 현실을 다시 각성시켜줄 것이다. 

      어떨까?

      어쨌거나 함께 살아가라는 특명을 받은 우리 외로운 인간들은, 그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이 세상에서 고통 받고 있는 관계로 앞으로도 계속 ‘함께 살기’에 대해 고민하고자 한다.
      이 공부가 끝나갈 쯤엔 뭔가 산뜻한 결론이 났으면 좋겠다. 힘들겠지?
      그래도 쫄지마!!!

      후기 : 박현아 (자원활동가, 수강생)

    놓치지 마세요

    참여연대 회원 30% 할인혜택

    참여연대 후원회원(월 1만원 이상 후원)에게는 수강료 30% 할인혜택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