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정보
날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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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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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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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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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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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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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가 말하는 ODA의 허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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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미 이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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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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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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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원조가 부른 환경파괴와 기후변화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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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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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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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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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현장에 인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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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훈 김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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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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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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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국 원조와 원조의 군사화, 새로운 갈등을 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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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현 박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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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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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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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개발현장에서 소외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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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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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4
한국ODA의 길을 묻는다 5강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는 9월 8일부터 5회에 걸쳐 '한국 ODA의 길을 묻는다' 시민강좌를 진행합니다. 마지막 강연 '여성, 개발현장에서 소외되다' 중 김현정 글로벌발전연구원 평가컨설팅 실장의 강연을 간단하게 소개합니다. 강의 정리는 자원활동가 송유림 님께서 맡아 주셨습니다. 강좌소개 보기>
여성, 개발현장에서 소외되다
여성과 개발(빈곤퇴치)은 각각 다면적, 다층적인 사회적 구조와 이념들이 중첩되어 있는 이슈이다. 이러한 이슈인 개발과
여성이 맞물릴 때는 더욱 복잡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해결하려는 논의가 부족했다. 전세계 노동력의 66%가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빈곤 인구의 70%가 여성인 점을 개발협력 전문가들이 집중하기 시작했다.
빈곤의 여성화
가난한
사람 중에서도 여성이 더 가난하다는 통계가 있다. 하지만 개발을 하는 사람들은 ‘가난은 모두의 문제인데 여성이라고 해서 더
힘들까?’ ‘빈곤을 타파하면 여성의 가난도 자동적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의문을 가졌다. 이들은 ‘일단 개발부터
하자’는 결론을 내렸고 여성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빈곤 퇴치에 주력했다. 하지만 이는 효과가 없었다. 가계수익 창출을 위해 실행한
대표적인 예가 마이크로크레딧인데 빈곤층 여성이 실질적으로 줄지 않았다. 학교를 지어줘도 여학생의 등록률은 나아지지 않았다.
개발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하다 여자들이 참여를 하지 않아 빈곤문제가 줄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Women In Development 접근 (WID)
WID
접근은 젠더의 기초적으로 욕구(basic gender needs)에 기반한다. 일단 여성들에게 필요한 것을 물은 후 여성의
영역이라 불리는 재생산 노동을 발전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예를 들어, 모자보건사업이나 마이크로크레딧, 식량카드 발급도
여성의 이름으로 한다. 여성이 대부분 육아와 살림을 맡으니 이에 관한 서비스를 여성에게 직접 공급한다는 접근이다. 그러나 참여율이
적었다. 일례로, 영아, 산모 사망률이 높은 라오스에 임산부들을 위한 쉼터를 짓고 가재도구와 식량도 제공했지만 쉼터를 이용하는
여성은 주변지역에 사는 일부의 임산부들 뿐이었다. 산간지방의 여성들은 부족과 멀리 떨어져 있거나 노동을 중단하면 안되기 때문에
도시의 쉼터까지 가서 아이를 낳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쌀을 나눠줄 때도, 밭일하느라 바쁜 여성들을 한데 모아서 주는 것이 오히려 그들의 일상을 방해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게다가 나눠준 쌀을 남자들이 팔아서 유흥비로 사용하기도 한다. 교육 사업을 할 때도 여자 아이들은 교육을 받아서 쓸 때가 있는 것도 아닌데 왜 학교에 보내야 하냐고 되물었다.
이렇게 개발사업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없는 상황들이 발생하는 것을 교훈삼아 다시 한 번 ‘빈곤의 여성화는 왜 발생할까’ 그 원인에 대해 연구했다. 수입원도 부재하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여성의 수입에 대한 컨트롤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기회의 불평등이 아니라 권리의 불평등이라는 것이다. 격리, 조혼, 신부지참금, 여성할례 등도 역시 여성이 권력을 갖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일로 보고 여성에게 뭘 준다고 바뀔 문제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생물학적 성별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사회적 역할을 규제받게 되는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Gender And Development’적 접근이 이루어졌다.
Gender And Development 접근 (GAD, 젠더와 개발)
“White
women try to save brown women from men(백인 여성이 갈색 남성으로부터 갈색 여성을 구한다”이라는
말이 있다. 선진국의 국민들이 식민주의, 계몽주의의 영향으로 개도국 여성들을 희생자처럼 몰아세우는 것을 풍자한 말이다. 여성을
희생자가 아니라 내재적 힘이 있는 주체자로 보기 시작했고 억압자로만 여겨온 남성도 공동의 해결방안을 생각해낼 수 있는 파트너로
보기 시작했다. 개발전문가들이 대화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여성들의 매커니즘을 관찰하기 시작한 것이다. 개도국 여성을 단일화,
일반화된 개체가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 속에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는 다층적인 주체로 인식하고 그들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자는 게 GAD의 주안점이다.
WID와 GAD의 차이
WID
는 젠더 주류화를 강조하는 방식인 반면 GAD는 권력구조를 바꾸기 위해 여성운동이다. 지역 여성들이 자치적으로 문제점을 인식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게끔 지원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활동할 때 여성들은 구석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지역 남자들과
여자들이 원하는 개발 사업이 다른 경우, 양측의 대립적인 욕구를 그들끼리 협의해서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여성들은 권력이
약하기 때문에 개발협력전문가들은 여성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게끔 북돋워줘야 한다. 이처럼 GAD적 접근은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사업을 수행하는 담당자가 현지에서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금으로서는 여성이
참여했다는 것에만 의의를 두는 것이 개발의 현실이다.
여성이 개발현장에서 소외됐다고 하는데 진짜 소외됐나, 소외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인가. 그들은 무엇을 해야 하고,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고민해봐야 한다.
이번 강의는 ‘한국ODA의 길을 묻는다’의 마지막 강의로 개발현장에서 소외된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여타의 이슈들과 더불어 이 문제도 사회적 인식과 고정관념, 구조의 문제인지라 쉽사리 해결방안을 강구하기 어려워 보였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문제들에 관심을 갖게 되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더불어 수원국 뿐만 아니라 국내의 여성문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한국ODA의 길을 묻는다 4강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는 9월 8일부터 5회에 걸쳐 '한국 ODA의 길을 묻는다' 시민강좌를 진행합니다. 네번째 강연 '분쟁국 원조와 원조의 군사화, 새로운 갈등' 중 배재현 경제인문사회연구회 평가팀 전문위원과 박정은 참여연대 평화국제팀장의 강연을 강의 순으로 간단하게 소개합니다. 강의 정리는 자원활동가 송유림 님께서 맡아 주셨습니다. 강좌소개 보기>
1부 분쟁 및 취약국의 정의와 취약국지원 방안
강사 : 배재현 경제인문사회연구원 평가팀 전문위원
9.11 테러 이후 취약국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하지만 ODA를 하는 사람들도 취약국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아직까지 국제사회에서 합의된 취약국의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편 아프간에서 취약국가를 담당하는 기구인 INCAF가 취약국 이해에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니 이에 대해 알아보겠다.
분쟁 및 취약국의 정의
취약국을 정확한 명칭은 ‘분쟁 및 취약국가’이다. 이유는 분쟁지역에서 취약국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취약국에 대한 정의는 국가가 시민들의 안보와 복지를 위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 빈곤, 테러, 질병 등이 발생될 것이 예상되는 경우, 국가들간의 상호관계가 어려운 국가라고 한다. 예를 들어 아프가니스탄은 도와주고 싶어도 도울 수 없을 정도로 접근이 어려운 나라이다.
취약국을 선정할 때에는 정치, 정부, 안보 세가지 요인을 고려한다. 국가의 권위. 국민들이 부여하는 국가 정당성.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능력과 의지. 외부적 안보 위기. 내부의 쿠데타 등등을 따져본다. 월드뱅크나 다양한 국제 기구가 이를 고려하는데 취약국에 대한 개념에 근거해서 지정한다기보다 정치적 관계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INCAF와 취약국가원칙
원조를 담당하는 월드뱅크, UNDP같은 선진원조기관등이 있지만 차별화된 지원방식이 있어야 원조효과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INCAF를 만들었다. 이 기관은 공여국과 분쟁국의 파트너쉽을 조정하고 취약국가에 대한 대응을 향상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다. Whole of Government 시스템에 의해 원조가 어느 한 쪽에 치우치는 것을 방지하고 개발협력을 담당하는 부처, 경제, 국방부 세 부처가 이상적으로 조화되어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곳이 INCAF이다. 주요업무는 주로 연구이지만 이 기구가 생긴 가장 큰 목적은 취약국가원조 원칙 10가지에 의거한 국제대화를 하기 위함이다. 핵심은 복수 이해관계자가 협의하는 구조인데 한국은 참여하지 않고 있다. 한국정부는 국제 사회가 한국과 얘기하길 원하는 만큼, DAC가입 국가답게 함께 참여해서 끊임없이 얘기해야 한다. 한국은 세계흐름과 원칙이 어떤 건지 알아야 취약국가를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취약국인 아프가니스탄
아프가니스탄은 911 테러 이 후 많은 원조를 받고 있고 한국도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하지만 ODA는 단순히 도와주는 게 아니라 정치적 개입을 수반하기 때문에 신중히 고려해야만 한다. 취약국가에 원조를 실시함에 있어서 파트너 국가에 해를 입히지 않고 원조효과성을 높일 수 있게 해야 한다. 아프간 원조를 할 때 미국이 본 프로세스를 만들었는데 탈레반을 배제했다. 이렇게 되니 정당성과 안보에 문제가 생겼다. 또한 원조 사업은 NGO가 주로 진행한다. 따라서 아프간 주민은 정부보다 NGO를 더 신뢰하게 된다. 그러나 NGO를 통한 원조규모는 기대치만 높여놓고 실제는 턱없이 부족하다.
대부분 수원국 정부는 중앙집권적이고 국제 사회에 의존하다보니 주민 기반이 취약하다. 따라서 수원국 정부가 주인의식을 갖고 합법성을 가질 수 있게 정부 거버넌스를 향상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한국은 INCAF나 국제 사회 취약국 지원 원칙을 바탕으로 ODA전략을 수립하고 지원해야 한다. 공식적으로 취약국으로 명명하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무례를 범할 수 있기 때문에 지양해야 한다. 또한 INCAF국제대화에 일원으로 참여하고 선진원조기관과 소통해야 할 것이다.
2부 분쟁국 원조와 원조의 군사화
강사 : 박정은 참여연대 평화국제팀장
분쟁국가에 원조를 할 때는 ‘왜’ 하느냐에 대한 물음을 재고해봐야 한다. 원조에는 ODA를 통해서 나가는 원조가 많지만 군을 통해 나가는 원조가 더 많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ODA가 매우 중요하다고들 하지만 “왜 이들의 삶이 파괴됐을까. 왜 원조를 해야될까” 라는 얘기는 지금껏 하지 않은 것 같다. 또한 한국이 어떻게 기여할 것이냐에 대한 원칙에 대해 질문하고 싶다. 국격제고는 결과이지 ODA원칙이 될 수 없다. 국제관계와 강대국의 이해관계를 벗어난 취약국가는 거의 없다. 대표적인 분쟁국인 아프간, 이라크도 국제정치와 매우 큰 연관이 있기 때문에 그 문제를 벗어나서 원조만을 논하는 것은 공허한 일이다.
분쟁국가 아프간, 이라크
이라크와 아프간을 빼놓고 분쟁국을 이야기할 수 없다. 정치분야, 안전분야가 가장 취약한 나라이다. 군사적 행동을 하고 있는 많은 나라들이 재건에도 나서고 있지만 전쟁비용에 비해 훨씬 부족하다. 전쟁비용은 원조비용보다 언제나 많다. 한 쪽에서는 언제나 파괴하고 있는데 한 쪽에서는 도와주고 있는 것이다. 아프간에 파견된 미군은 10만명을 육박하는데 이 말은 아프간의 분쟁이 더 심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군사적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원조의 효과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분쟁부터 평화롭게 해결되어야 한다.
한국의 이라크, 아프간 지원
한국이 분쟁국에 지원하는 원조의 상당부분이 재건지원이 아닌 파병부대 주둔비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아프간, 이라크에 대한 지원은 안보문제로 우선 접근하고, 한미동맹 차원에서 군대파병 방식을 주로 취한다. 그러다보니 평화재건 활동이라는 주된 활동내역은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고 비공개되기 일쑤이다. 전쟁 직후에 무상원조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졌지만, 이 원조도 군대파병 비용에는 훨씬 못미친다.
원조의 군사화, 이라크
한국 정부는 이라크 재건지원을 위해 파병을 한다고 주장해왔는데, 일례로 이라크 재건지원예산은 자이툰 파병예산의 10분의 1도 되지 않았다. 게다가 재건지원예산의 반도 치안유지비용이었다. 한국군은 전쟁이 전혀 일어나지 않았던 쿠르드 지역에 주둔하면서 쿠르드 정보국을 지원하고 쿠르드 민병대 훈련을 지원하기도 했는데, 이것은 정치적으로 굉장히 민감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일이었다. 이게 이라크의 평화재건을 위한 지원일까.
ODA와 아프간 지방재건팀(PRT)
미국의 점령정책의 일환으로 고안된 지역재검팀(PRT)은 대부분 군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반군퇴치부터 인도적 지원 활동까지 한다. PRT는 국제안전군(ISAF)의 지휘를 받고 있다. 2003년부터 소수인원만 PRT로 파견한 정부는 지난해 본격적으로 460여명의 PRT를 아프간에 파견했다. 이 중 군 병력이 321명이다. 한국 정부는 아프간 PRT 파견을 아프간의 인도적 재건 사업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PRT는 원조로 책정된 ODA예산을 쓰고 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ODA 예산의 80% 이상이 군부대 건설에 쓰였다. 하지만 치안이 점점 더 안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현재 바깥활동이 불가능한 것은 물론, 애초 계획했던 재건사업들도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고 있다.
재건활동 실패! 왜?
왜 실패할 수밖에 없을까? 원조를 하는 주체가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고비용 저효율일 수밖에 없다. 또한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단기적인 프로젝트 중심으로 재건 활동을 진행할 수 밖에 없고 지역개발보다는 군사적 목적에 따라 가시적 사업에 치중하고 있다.
또한 원조가 나라별 PRT예산과 규모가 다 다르게 책정되고 현지정책, 현지인과는 무관하게 진행되고 전략적 가치에 따라서만 진행된다. 큰 규모의 원조자금에 대한 사전 조율과 평가가 없는 것도 문제이다. 게다가 PRT는 군에 의한 원조활동이기 때문에 다른 국제구호단체의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 이 같은 개입은 오히려 부정적인 효과를 낳고 있다. 안보문제에 집중하느라 장기적 통합 구축은 무시하고 정부는 부패해서 국가를 재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가 숫자에 무감각해지고 있지만 하루에 죽어가는 사람들의 숫자를 보면 분쟁국은 도저히 정상적인 사회라고 볼 수가 없다. 밑 빠진 독에 물 붓는다고 얘기하기 전에 왜 밑이 빠졌나를 생각해보자. 혹시 우리가 독을 깨고 있는 건 아닐까. 한국이 군사력으로 원조를 하고 있다는 사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번 강연은 ‘원조의 군사화’라는, ODA의 여러 섹터 중에서도 다소 생소한 주제를 다루었다. 군사적 개입과 원조는 별개의 영역이라고 여겼었는데 자금의 통로, 이루어지는 방식, 절차와 평가 등 많은 부분에서 문제점들을 같이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또한 전쟁과 재건이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와 같은 일이 취약국에서 일어나고 있음을 상기했고 이에 앞서 왜 그런 일이 일어나는가에 대한 성찰을 할 수 있었다. 국제 사회가 이를 방지하기 위해 INCAF라는 기구를 만들어 소통하려는 모습은 고무적이다. 세심한 연구와 합당한 ODA를 통해 취약국의 분쟁 상황이 개선되었으면 한다.
한국 ODA의 길을 묻는다 2강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는 9월 8일부터 5회에 걸쳐 '한국 ODA의 길을 묻는다' 시민강좌를 진행합니다. 두번째 시간으로 '개발원조가 부른 환경파괴와 기후변화의 역설' 이진우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상임연구원의 강연을 간단하게 소개합니다. 강의 정리는 자원활동가 송유림 님께서 맡아 주셨습니다. 강좌소개 보기>
개발원조가 부른 환경파괴와 기후변화의 역설
강사: 이진우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상임연구원
기후변화는 ODA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이슈이다. 때문에 최근 환경문제는 ODA보다 더 비중있게 다뤄지고 있지만 두 분야를 아우르는 전문가가 부족한 현실이다. ‘한국 ODA의 길을 묻다’ 두번째 시간은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의 이진우 상임연구원과 함께 ‘개발원조가 부른 환경파괴와 기후변화의 역설’이라는 주제로 ODA와 환경문제의 상관관계에 대해 알아보았다.
다섯 가지 기후변화의 특성을 살펴보다
기후변화는 시차를 두고 발생하는 문제이다. 지금 온실가스를 배출해도 20~30년 후에나 피해가 나타나기 때문에 당장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기 어렵다. 때문에 빈곤타파만을 추구하는 개발협력현장에서도 에너지 사용량, 온실가스배출량 등등에 대해 철저하지 못하다. 기후변화의 특성을 다섯가지로 나눠서 볼 수 있다.
1. 복합성: 기후변화는 경제성장을 위한 자원의 감소, 음식문제, 환경문제가 유기적인 관계를 가진다. 이렇게 지구의 위기는 복합적이기 때문에 단편적으로 접근하면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 기후변화를 단순하게 환경문제로만 접근하는 것은 쟁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2. 확장성: 환경파괴는 생태계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 토지 및 산림을 과도하게 개발하면 자원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석유의 고갈과 같은 자원 위기에 봉착한다. 이는 물가인상으로 이어져 장기 스태그플레이션을 불러와 경제 상황을 악화시킨다. 이 같은 에너지문제는 사회 혹은 국가 간 양극화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
3. 단계성: 기후변화는 단계적으로 일어난다. 때문에 어느 단계에 얼마만큼 지원할 것인가를 제대로 결정하지 못하면 미봉책으로 접근할 수 밖에 없다.
4. 가속성: 지난 140년간의 기온변화를 살펴보면, 1700년대 산업혁명 이 후 꾸준히 변화가 일어났고 최근에 더욱 급격히 변하고 있다. 환경문제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5. 국제 사회의 인식: WEF(World Economic Forum)는 2007년 기후변화를 가장 중요한 이슈로 선정했다. 단순히 환경론자들의 문제제기를 넘어서 정치인, 기업인들까지도 금세기 최대 이슈로 기후변화를 뽑았다는 것은 그 복합적인 파괴력을 방증하는 것이다.
이상기후가 일상기후가 되다.
현재 지구의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에 비해 0.8도 정도 올라가 이상기후가 일상기후가 되어버렸다. 이로 인해 질병의 확산, 수자원 문제, 농업생산량의 감소 등의 문제가 생겨나고 있으며 빈번한 홍수, 폭염, 사막화, 해안지역 침식 등도 발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로 인해 이주를 하게 되는 환경난민이 등장하기 시작하는데 법적으로 이들을 보호할만한 장치가 마련되지 않아 사회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취약성은 제3세계에서 더 두드러지기 때문에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
지금의 양상대로라면 식량난이 찾아와 2080년까지 기아인구가 60%이상 증가하고 아프리카 경작면적의 3분의1이 축소될 것이며 10억명의 인구가 물부족, 폭풍, 산불 등등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UN은 새천년개발목표를 만들었다. 이 8가지 목표는 모두 기후변화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다. 통념적인 개념으로 보더라도 기후변화는 모든 면에서 영향을 주고 받는다.
기후변화는 인간답게 살기 위한 기본권이다.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에 있어서 선진국과 저개발국 그리고 부유층과 저소득층간의 차이가 크다. 때문에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을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
에너지를 사용하는 건 기본권이나 다름없다. 라오스에 있는 아이들이 저녁에 책을 못본다고 하여 소형 태양광발전소를 지원했는데 결국 아동들의 학습권이 보장됐다. 효율적인 에너지ODA를 통해 인간의 소중한 권리가 실현된 셈이다.
또한 기후변화는 세대 간 불평등 문제도 낳는다. 현 기성세대는 에너지의 풍요를 누리고 그 책임은 다음 세대가 지게 될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핵 발전이다. 핵 폐기장 유지를 위해 엄청난 유지비를 들이고 있지만 이는 불평등을 야기하는 핵심기제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 때문에 국제분쟁이 생긴 예도 있다. 수단의 북쪽에 있던 아랍계 민족이 가뭄으로 힘들어지자 농경생활을 하며 석유를 채취할 수 있는 남쪽으로 이주하며 아프리카계 민족들과 싸우기 시작했다. 그것을 시작으로 인종과 종교문제까지 결부되면서 인종 말살분쟁으로 번졌다. 에너지를 공동체적으로 사용하는 노하우를 쌓아야 한다. 당장은 불편하고 어렵겠지만 해야만 한다.
에너지 불평등과 기후부정의(불의)를 확산하다
나사에서 밤에 찍은 사진을 보면 북미와 유럽, 동북아시아가 전기를 많이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대로 불타는 숲이 있는 곳을 찍은 사진을 보면 제3세계가 많다. 지구의 두 얼굴이다. 주요국 1인당 에너지 배출량을 보면 호주가 제일 많은데 호주인 한 명이 쓰는 에너지는 챠드에서 600명이 쓰는 에너지와 같다. 태국 짜오프라야강에 도시에서 쓸 물을 공급하기 위해 다섯 개의 다목적댐이 지어져서 해안가 지역에 강물이 공급되지 않고 오히려 바닷물이 해안가쪽으로 범람하여 인근어업 주민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이러한 에너지 불평등 문제로 인해 지역 주민들은 생업과 터전을 위협받는다. ODA가 동반하는 환경문제는 쉽게 줄여지지 않는다. 사회구조가 고착화 돼 있고 인류의 개발에는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계속 이렇게 진행이면 제3세계의 에너지사용량도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빈곤퇴치를 위해서 저개발국을 현대화하는 것이 과연 옳은 방향인지생각해보게 된다. 저개발국에 도시의 모양새를 갖추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능사인지 의문점을 가지게 된다.
ODA사업의 실패 사례로 인도네시아 자바섬의 까리안 댐을 들 수 있는데 여기에는 세가지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 우선 수몰지역이 넓기 때문에 생태계가 아예 바뀌어버리는 것. 썩은 물 때문에 생겨난 모기에 의한 질병 확산, 유량부족으로 인한 토양염류 현상 등이 그것이다. 무엇보다 지역주민들의 강제퇴거문제가 가장 심각했다. 이 같은 일이 일어나는 원인은 ODA사업 수행시 환경영향평가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OECD DAC가이드라인을 보면 전략환경평가를 하고 국가전략을 세움에 있어서 환경전략을 어떻게 세울 것인지를 논의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환경에 대한 고질적인 무관심이 원인이다. 우물을 하나 지어도 지속가능하게 관리, 유지할 수 있는 기술전수나 교육을 진행하지 않으면 나중에 문제가 된다. 경제성장 지상주의적 개발방식을 답습하는 것이 모두 환경, 기후부정의 문제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평화를 원한다면 정의를 위해 행동해라
기후정의는 윤리적인 차원이 아니라 사회구조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현지인에게 단순히 베푸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에서 필요한 것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주민과 상의해야 하고 모든 영향이 공평하게 돌아가게끔 해야 한다.
요즘 국제개발협력의 화두는 개발효과성이다. 이는 원조를 넘어서 개발에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중요한 영역인 무역, 정책, 농업, 노동과 이주, 인구와 여성, 환경 등 다양한 정책들간의 일관성과 연계성을 중요하게 고려한 접근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즉 크로스커팅이슈들이 ODA를 통해 실행되는 과정과 결과를 종합적으로 논하는 지표인 셈인데 이를 기준으로 21세기 지구에 닥친 가장 큰 위기인 환경문제를 평가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아직은 부족하지만 풀잎 하나, 꼬마 아이 하나도 세심하게 배려하는 정성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한국ODA의 길을 묻는다 1강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는 9월 8일부터 5회에 걸쳐 '한국 ODA의 길을 묻는다' 시민강좌를 진행합니다. 첫번째 강연 '국제사회가 말하는 ODA의 허와 실' 중 양영미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 위원장과 이태주 ODA 위치 대표의 강연을 강의 순으로 간단하게 소개합니다. 강의 정리는 자원활동가 송유림 님께서 맡아 주셨습니다. 강좌소개 보기>
1부 국제개발협력논의의 국제적 흐름을 논하다
강사 : 양영미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 위원장
ODA라는 것이 우리나라에 대중적으로 알려진 것은 2005년 즈음이고 세계개발원조총회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이다. 올 11월
부산에서 제4차 세계개발원조총회(The 4th High Level Forum on Aid Effectiveness, 이하
HLF-4)를 개최한다. 이 공식행사를 하기 일주일 전쯤 병행회의로 시민사회 회의(이하 NGO 회의)가 열린다. 이처럼
국제회의에서는 시민사회의 의견을 듣는 관례가 있다.
이번 부산HLF-4에도 NGO 회의가 바로 앞서 열린다. 이 회의의 참여를 준비하는 단위로 국제개발시민사회포럼(Korea Civil Society Forum on International Development Cooperation, KoFID)가 2009년부터 조직되어 활동하고 있다. KoFID는 한국ODA 및 개발정책을 모니터링하며 제언하는 국내 시민사회단체와 개발NGO들의 네트워크이다.
한국, 유일한 원조 성공사례 ?
ODA
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이 전란에 휩싸여 많은 것들이 파괴됐을 때 미국 마셜플랜 에 따라 전후 복구를 위해 쓰였다.
한국전쟁 이후 ODA를 받아왔던 우리나라도 최근 공여국으로 전환했다. 이를 두고 한국정부는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한 유일한
나라”라고 한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선진공여국이라고 불리는 나라들도 ODA를 받은 적이 있고 태국이나 중국도 원조를 받으면서
주는 나라이기 때문에 한국이 유일하다고 볼 수는 없다. 한국이 전후 가장 처참했던 상태에서 경제 발전을 이룬 것은 충분히 자랑할 만
하지만 여러 사회적, 문화적인 요인이 작용했음을 고려해야 한다.
원조피로 Vs 원조효과성
원조효과성 논의는 주로 “공여국의 자세”로 불린다. ODA에서 ‘원조효과성’이란 단어가 나오기 전에 ‘원조 피로’라는 단어가 먼저 있었다. 아프리카에 20년 동안 원조를 줬는데 이들 나라가 발전이 없었다 하여 공여국들이 지치기 시작한 것을 원조 피로라 칭한다. 1973년, 공여국들은 오일쇼크탓에 지원할 돈이 없자 이들은 빈곤국에 도와줘도 나아지지가 않는다고 핑계를 대며 원조를 줄여갔다.
이후 UN, OECD가 만들어졌을 때 국제사회는 책무성을 논하며 좀 더 효과적으로 원조를 해보자는 취지로 ‘원조 효과성’을 논하게 됐다. 그 맥락으로 2000년, UN은 세계의 빈곤을 없애고 살기 좋은 지구를 만들어보겠다고 선언하고 그 목표를 8개로 정했다.(Millennium Development Goals, 새천년개발목표 )
MDG 8번은 앞에 있는 것들을 하기 위해 GNI 0.7%씩 재원을 마련하자는 파트너쉽이다. 2002년 몬트레이에서 재원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회의가 처음 열렸고 2003년, 로마에서 HLF-1이 열렸다. 이어 2005년에는 파리선언, 2008년에는 아크라 행동 의제가 발표됐고 2011년 부산에서 4차로 열리게 된다.
환경, 인권과 개발의 만남
개발을 하다 보면 물리적 환경파괴뿐만 아니라 사회적 환경파괴까지 일어난다.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국제사회는 개발과 사회환경 보존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해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1992년 리우에서 환경을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개발에 관한
회의가 열렸고 요하네스버그에서도 회의가 있었다. 이들 회의에서 공여국들은 ODA를 할 때 환경문제 이외에도 사회환경문제를 통틀어
전반적인 환경파괴의 현황에 대해 논했다. 내년에 다시 기후변화에 대한 문제를 점검하는 회의가 있을 예정이다.
인권이라는 것은 포괄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설명하기 쉽지 않다. 개발과 관련된 것은 사회권이고 이 권리는 대체로 노동권,
건강권 등 집단권에 속한다. 예를 들면, 거주권은 사람이 사는 전체적인 환경에 대한 것으로 ‘웰빙’에 대한 조건을 이야기 한다.
해비타트나 사랑의 집짓기와 같은 거주환경 개선에 대한 개발협력이 폭넓게 인권과 만나는 것
‘지속가능’이라는 단어가 나오기까지 몇 십 년이 걸렸는데 어느 새 ‘지속가능한 성장’이라고 이야기한다. 성장, 발전… 과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좋은가? 느린 것은 못난 건가? G-20에서 논의됐던 ‘성장’이라는 의제가 HLF-4에서 다시 재현되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함이 있다.
2부 한국 ODA의 현 수준 진단과 평가
강사 : 이태주 ODA 위치 대표
한국의 ODA는 도대체 어떤 수준인가. ODA라는 용어가 우리 사회에서 유행하는 모습은 한 때 NGO열풍이 분 것과 비슷해
보인다. 상식적으로 출발하도록 하자. TV를 틀면 공익광고가 많다. 정부가 우리의 ODA를 자랑하려고 하는 것이다. 한국 정부가
국제사회에서 얘기하는 레퍼토리는 똑같다. 우리는 50년 전에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지만 효율적인 정부, 유능한 관료 그리고
국제사회의 도움으로 선진국이 되었다고 사방에 선포하는 것. 정말 그렇게 세계에 자랑할 만큼 한국의 ODA는 진정성과 효과가
있는가?
한국ODA의 근본문제 ”DONOR CENTRISM”
공여국 중심주의는 매우 위험하다. 실제 현장에 가보면 뼈저리게 느낀다. 우리나라는 우리 입장에서 줄 뿐 받는 사람이 뭐가 필요한지 대화하지 않는다. 친해져야 하고 신뢰관계가 중요한데 그런 최소한의 접근을 아직도 못하고 있다. 모든 정책과 의사결정방식이 공여국중심이다.
얼마 전에 한국의 국제개발선진화계획이 만들어 졌다. 계획을 보니 실제로는 한국화 계획이었다. 한국형으로 포장되어 있고 한국형컨텐츠를 파는데 주목한다. 개발사업이 컨텐츠사업으로 변하는 상황이 상당히 걱정된다. 현지수준에 맞고 그들의 필요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그 사회가 지속적으로 나아질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것을 어떻게 끼워 넣을까를 고민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면,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직업훈련센터는 전쟁 중에 만들어진 사업으로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엄청나게 많은 돈을
들여 센터가 만들어 졌고 1년에 120명의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을 훈련시킨다. 하지만 매 달 훈련을 중단하는 사람들이 나오고 있다.
전쟁 중이니 1년 넘게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직업훈련사업은 한국이 여러 나라에서 하고 있는
사업이지만 정작 현지인에게 효과가 별로 없다.
마사이 마을에 한국수자원공사가 워터 탱크를 만들어 준 사업도 있다. 그러나 이 탱크에 물이 채워진 적은 아직까지 없다. 한국에서 원조 사업을 한다고 마시이족들이 부지와 노동을 제공했는데 주민들에게 돌아간 혜택은 없으니 이들이 한국원조를 반길 리가 없다. .
한국원조엔 오너쉽(Ownership)이 없다
다자기구들은 수원국의 오너쉽을 존중하지 않고 지나치게 정책에 간섭해서 실패했던 원조 경험들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실패를 줄이기 위해 지켜야 할 핵심 원칙들을 뽑고자 했던 것이 파리선언이다. 그 중 제일 중요한 원칙은 오너쉽이다.
원조는 받는 사람들에게 결정권을 주어야 한다. 하지만 아직도 이런 원칙들이 지켜지지 않는다. 12월말 HLF-4때 파리선언에 대한 한국 평가서가 공개될 것이다. 일본은 지금껏 경제관계만 고려해서 원조를 했기 때문에 원조한 것보다 훨씬 많은 경제적 이익을 얻었는데 한국이 그 전철을 밟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한국원조엔 개발사업을 하는데 필요한 기본이 없다
개발사업에서는 지원 전략과 계획이 중요한데 한국은 20년 넘게 마스터플랜이 전혀 없다. 작년부터 국별 지원 전략을 만들고 있지만 국내의 지역연구자가 거의 없기 때문에 한계에 부딪치고 있다.
또한 방법론적인 고민없이 개발사업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현지에서는 식수가 부족한데 우리는 우리가 잘하는 IT사업을 지원한다. 또한 한국은 사업선정시 단기간에 가시적 효과를 거두는 사업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한국 개발NGO들도 반성해야 한다. 개발NGO들의 개발사업을 평가해 보면 정부사업보다 훨씬 더 문제가 많은 경우가 있다. 고위관료들만 살찌우고 영향력 없는 사업을 지속하면 안된다.
선의는 선행을 낳지 않는다
OECD
DAC에서도 파트너쉽을 강조하고 있다. 개발도상국의 오너쉽을 강조하고 공동의 개발목표와 전략, 책임, 역할 분담원칙과 협력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참여적인 발전 즉, 주민이 주인이 되고 주민이 주도하는 개발이 필요하다. 농촌마을의 평범한
일꾼들이 세계 석학들보다 그 지역에 대해 훨씬 많은 정보와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염두 해 두어야 한다.
국제 사회에서 ODA담론을 다룰 때 우선적으로 다뤄야 하는 개념은 ‘사람들의 자립’ 이다. 재원마련을 위해 민간기업들의 참여를 이야기 하지만 사전에 원조에 대한 규범을 공유해야 한다. 사전준비 없이 민간기업들이 ODA사업을 주도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또한 아직까지 개발사업을 수행하는 기관들, NGO간의 연대의식이 부족한 부분도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