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정보
날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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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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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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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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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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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경제는 불패의 신화인가
시장경제의 원리와 한계, 시장의 효율성과 시장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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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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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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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본성은 이기적인가
죄수의 딜레마, 공유지의 비극 이라는 사회적 딜레마와
인간의 이타적 협력의 가능성과 조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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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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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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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국가의 거시경제학은
행동경제학으로 본 복지국가논쟁
복지국가의 지속가능성과 복지국가의 거시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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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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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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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깨어있는 경제시민인가
부동산 투기와 사교육 경쟁에서 벗어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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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4
정태인의 착한 경제학 4강 : 복지국가의 성공조건
7월 5일부터 여름학기 강좌로 [정태인의 착한 경제학] 강좌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강좌는 인간의 본성과 인간 개개인이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대한 연구(진화심리학)를
바탕으로 하는 행동경제학이라는 프리즘으로 경제학과 현실경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강좌소개 보기>>
4강의 정리후기는 자원활동가 박우용(웅진지식하우스 에디터) 님이 작성해 주셨습니다.
4강 사회경제와 복지국가
시장 경제와 공공 경제, 사회 경제의 세 박자가 잘 맞아떨어져야 한다. 시장 경제는 경쟁을 통해 효율성을 낳으며 공공 경제는 재분배를 통해 평등을 낳는다. 사회 경제는 상호성을 통해 연대를 가능하게 한다. 사회 경제의 대표적인 조직인 협동조합은 한국에도 그 전통이 있었으나 박정희 정부의 ‘새마을 운동’과 함께 사라졌다. 공공 경제의 원리로 전 사회를 조직하려고 했던 것이 ‘국가 사회주의’이고, 시장 경제의 원리로 전 사회를 조직하려고 했던 것이 ‘시장 방임주의’와 ‘신자유주의’이다.
한국의 2008년 총선 공약은 정당을 막론하고 ‘뉴타운 지정’과 ‘특목고 유치’였다. 그야말로 ‘탐욕의 정치’였던 것이다. 지금은 주제가 ‘복지 논쟁’으로 바뀌었으니 일면 진보된 부분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의 복지 논쟁은 세 가지 측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1) 보편 복지 vs 선별 복지, (2) 증세가 수반된 복지 vs 증세 없는 복지, (3) (증세를 한다면) 부자에게 주로 세금을 더 걷자는 의견 vs 모두 함께 증세를 부담하자는 주장.
복지가 성공하려면 다음의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1) ‘목적세(복지세)’ 같이 용처를 정확하게 정의해 놓은 세금을 통해 증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건강 보험 하나로 운동’이 같은 맥락의 운동이다. 현재 한국의 건강 보험은 상당히 우수한 수준이지만 ‘보장성’이 낮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이 때문에 민간 보험 수요가 꾸준히 존재하고 있다. 한미 FTA의 큰 문제 중 하나는 건강 보험의 보장성 증가가 불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의료 민영화가 이루어지면 부자들은 건강 보험에서 빠져나가려고 할 것이고, 이는 건강 보험 제도의 붕괴를 가져올 것이다.
(2) 수혜자 무임승차도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소위 ‘스웨덴 병’이라 불렸던 것(“공짜 점심은 없다”)이 이런 현상을 가리키는데, 실업 수당과 함께 적극적 노동 시장 정책을 펴는 등의 방법이 필요하다. 선별 복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선별 복지를 위해 ‘자산 조사’를 벌이면 그 비용이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고(자산을 숨기려는 국민과 그것을 밝혀내려는 정부 간의 경쟁) 결국은 비효율적 복지가 될 것이다.
(3) 납세자의 무임승차도 해결되어야 한다. 탈세를 막는 강력한 정책이 수반되어야 한다.
(4) 수혜자가 얻을 이익에 대한 확신도 필요하다. 그래야 세금 납부에 저항감을 갖지 않을 것이다.
(5) 근거리 네트워크의 형성도 필요하다. 협력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있는 조직이 있다면 그곳은 굉장히 능률적으로 운영될 것이다.
(6) 복지의 ‘공급 측면’도 고려되어야 한다. 예컨대 한나라당에서 주장하는 ‘아동 수당’의 경우, 국공립 육아 시설이 부족한 한국의 실정 때문에 민간업자의 가격 상승을 부추겨 결국 그 효과가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크다.
설문조사 결과 스웨덴의 경우 복지의 우선순위는 다음과 같았다. 1위: 의료, 2위: 초중등 교육, 3위, 노인 복지, 4위: 아동 수당, 5위: 고용 정책. 여건이 다른 한국에서 같은 조사를 하면 당연히 순위는 다르게 나올 것이다.
복지와 함께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는 경제정책이 중요
복지는 당연히 재정 부담을 가져온다. 이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사전적 예방조치로 양극화가 해소되어야 한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는 복지 재정 지출 확대를 위해 노력했지만, 내외부의 여러 요인 때문에 사회 양극화를 줄이지는 못했다. 때문에 국민들이 느끼는 효과가 적었던 것이다. 복지 이전에 양극화를 줄이거나 해소할 수 있는 거시경제 정책이 필요하다. 하지만 한미 FTA가 문제다. 한미 FTA의 반면교사는 1994년에 NAFTA를 체결한 캐나다인데, 이 나라의 양극화 현상은 NAFTA 체결 이후 지속적으로 악화되었다. 지니계수는 우리나라보다 높은 상황이다.
공공성 확보를 위한 시민의 참여가 중요
‘공공성’이란 무엇일까. 이와 비슷한 말로는 ‘공공의 가치’(Public Value)가 있다. 이것은 ‘어떤 시대의 사람들에게 필수적인 것을 정의하고, 그것을 보장하는 가치’를 말하는 것으로, ‘필수적인 것’의 범위에 대해서는 그 시대 사람들의 ‘합의’가 필요하다. 강의자는 공공성을 띈 재화로 다음과 같은 것들을 정의한다.
(1) 필수재: 식량, 의료와 같은 것들로 롤즈(Rawls)의 기본재와 같은 성격을 갖는다.
(2) 안보재: 국가 안보를 위해 필수적인 것으로 식량, 에너지 등이 있다.
(3) 가치재: 사람들의 단견 때문에 덜 소비되는 것(미래를 준비하지 못하는 것)으로 예전에는 ‘교육’이 대표적인 것들이었다. ‘음의 가치재’(단견 때문에 지나치게 소비되는 것)도 있는데 술, 담배, 도박, 마약 등이며 이는 규제를 통해 소비를 줄여야 한다.
(4) 시스템재: 사회 시스템을 구성하며, 무너지면 사회의 여러 부문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들로 금융과 언론 등이 있다.
(5) 네트워크 산업: 초기 비용이 많이 들고, 지역에 따라 가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철도, 수도, 가스, 우편, 전기 등의 산업이다.
(6) 자연: 우리가 공유하는 자연 환경도 공공성을 띈다.
공공성에 대한 합의와 그에 관련된 정책 시행은 결국 국민들이 모두 참여하는 민주주의를 통해 이루어져야 하며, 그 과정에는 반드시 ‘정의’(롤즈의 경우 그 핵심은 공정성<fairness>이다)에 대한 숙고가 필요하다.
공공성의 영역은 민주주의와 경제의 조화로 구성될 수 있으며 현재 가장 유력한 도구로 숙의 민주주의(Deliberative Democracy)가 논의되고 있다(롤즈, 하버마스<Habermas> 등).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은 사실 우리가 상식적으로 모두 알고 있었던 이야기이며, 공자 등의 성현들도 오래전부터 여러 번 이야기했던 부분이다.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방관해서는 안 된다. 조금 힘들고, 때론 불편하더라도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만이 민주주의, 더 나아가 공동체를 발전시킬 것이다.
정태인의 착한 경제학 3강 : 사회경제와 협동조합
7월 5일부터 여름학기 강좌로 [정태인의 착한 경제학] 강좌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강좌는 인간의 본성과 인간 개개인이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대한 연구(진화심리학)를
바탕으로 하는 행동경제학이라는 프리즘으로 경제학과 현실경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강좌소개 보기>>
3강의 정리후기는 자원활동가 박우용(웅진지식하우스 에디터) 님이 작성해 주셨습니다.
3강 사회경제와 협동조합
‘국가’와 ‘시장’이라는 두 영역을 넘어, 경제의 제3의 영역으로 ‘사회 경제’를 상정할 수 있다. 국가는 재분배를 통해 ‘평등’을 이루고자 한다. 시장은 경쟁을 통해 ‘효율성’을 이루고자 한다. 사회 경제는 ‘연대’를 통해 박애를 실천하고자 한다(각 영역의 역할은 프랑스 혁명의 세 가지 정신-자유, 평등, 박애-과도 조응한다고 볼 수도 있다).
인류는 예로부터 ‘식량 공유 습관’을 갖고 있었다. 사냥꾼들이 짐승을 잡아 식사를 해결할 가능성과 그렇지 못하고 굶어야 할 가능성이 각각 2분의 1씩이라고 가정해 보자. 많은 사람들이 ‘식량을 공유할수록’ 계속 사냥에 실패해서 굶어 죽을 가능성은 낮아진다(1/2 * 1/ 2 * 1/2...). 이는 ‘보험’과 같은 원리이다. 예전 강의에서 언급했던 ‘공유지의 비극’이 실제 역사에서는 드물게 나타난다는 사실도 인류가 예로부터 ‘연대’에 익숙했음을 반증한다.
잠깐 한국의 2007년 <경제> 과목 수능 문제를 함께 살펴보겠다(이 문제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놀이방에서 지각하는 부모들에게 ‘지각 비’를 걷기 시작하면, 지각하는 부모는 오히려 늘어난다. 일종의 면죄부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각 비의 액수를 대폭적으로 늘리면 지각하는 부모는 다시 줄어든다. 경제적 선택을 하는 것이다).
이 문제의 상황은 실제로 이스라엘 유치원에서 벌어졌던 실험을 토대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실험은 원래 ‘구축(Crowding out)’ 효과를 잘 보여 주는 것으로 유명한데, 수능 문제에서는 완전히 왜곡되어 인용되었다. ‘구축 효과’란 제도의 변화가 그 제도의 영향을 받는 ‘인간 자체’를 바꾸는 것으로, 원래의 실험은 ‘지각 비’를 더 이상 걷지 않더라도 늘어났던 지각생이 줄지 않는다는 점에 방점을 두고 있었다. 그러나 수능 문제는 ‘물질적 인센티브’의 ‘양’이 근본 문제였던 것으로 오해하게 만들어 ‘인간은 역시 이기적이고 물질에 약한 존재’라는 통념을 강화시켰다.
정태인 선생님은 학술진흥재단에서 BK21 제도를 도입하면서 이와 비슷한 맥락의 경험을 한 적이 있다고 했다. BK21은 교수들에게 (논문 게재 매체를 엄격히 한정하고, 그 수를 양화함으로써) 기존보다 꼼꼼하고 원칙있게 지원금을 나누어 주었다. 그러자 지원금 수령자의 평균 연령이 50대에서 1년 만에 40대로 바뀌는 등, 큰 변화가 일어났다. 그러나 ‘양화 정책’은 기초 학문, 특히 인문학 연구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려운 것이었다고 한다. 이 바뀌 제도에 맞춰 교수들은 천편일률적인 ‘지원금 타내기’ 프로젝트만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연구의 다양성을 크게 훼손되었고, 시간이 충분히 필요한 연구들도 위축되었던 것이다.
사회 경제의 가장 오래된 조직은 ‘협동조합’이다. 협동조합에는 ‘소비 협동조합’과 ‘생산 협동조합’이 있다. 협동조합에 통용되는 7원칙이 있는데, 이것은 예전 강의에서 언급했던, 노박의 ‘협력을 가능케 하는’ 5가지 원칙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 이것은 협동조합을 운영하며 경험으로 체득한 원칙들이 학문 이론과도 일맥상통했기 때문이다.
협동조합의 7원칙
1) 민주적 의사 결정: 1인 1표 (vs 기업의 1주(1원) 1표)
2) (국가와 시장으로부터의) 자율
3) 공동 소유와 공동 이용 (vs 사적 소유<배타적 이용>)
4) 개방성과 투명성
5) 협동조합끼리의 협동
6) 교육
7) 공동체에 대한 기여
많은 경제학자들은 협동조합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협동조합의 운영이 쉽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실제로 1980년대에는 ‘협동조합은 왜 희귀한가?’라는 주제의 논쟁이 벌어졌다. 이때 많은 학자들은 ‘자본과 인재 동원’이 수월하지 않기 때문에 협동조합의 운영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협동조합은 왜 희귀한가 라는 주제에 대한 정태인 선생님의 논쟁 정리글 보기>>
그러나 성공한 협동조합은 분명히 존재한다. 스페인의 몬드라곤 협동조합(Mondragon Cooperative)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우리는 여기서 이탈리아의 에밀리아 로마냐(Emilia Romagna)를 또 다른 성공한 협동조합의 예로 살펴보고자 한다.
에밀리아 로마냐는 이탈리아의 한 지역으로 1인당 GDP가 40,000$를 넘는 곳이다. 이곳의 인구는 460만 명 정도 되는데, 기업은 40만 개가 있다. 다양한 중소기업이 존재하는 곳으로 그 생산량의 50%는 수출한다. 이곳의 협동조합은 이 지역에 뿌리가 깊은 ‘공산당’ 계열로, 그들에게는 ‘협력’의 문화가 일종의 전통처럼 자리 잡고 있다. 고가 자동차를 만드는 페라리, 람보르기니와 오토바이로 유명한 두카티가 이 지역에 자리 잡고 있으며, 그 외에도 세라믹, 기계, 농산물, 패션 상품 등이 생산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노동자와 자본가의 구분이 희박하며, ‘생산 기술(지식)’은 일종의 ‘공공재’로 공유된다. ‘평판’이 좋고, 신뢰를 쌓은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생산 현장에서 활동할 수 있다. ‘기계 산업’이 탄탄하게 이 지역 산업의 토대가 되고 있으며, 기업과 협동조합의 구분은 무의미하다.
정태인 선생님의 에밀리아 로마냐에 대한 자세한 소개글 보기>>
정태인의 착한 경제학 2강 : 사회적 딜레마
7월 5일부터 여름학기 강좌로 [정태인의 착한 경제학] 강좌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강좌는 인간의 본성과 인간 개개인이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대한 연구(진화심리학)를
바탕으로 하는 행동경제학이라는 프리즘으로 경제학과 현실경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강좌소개 보기>>
2강의 정리후기는 자원활동가 박우용(웅진지식하우스 에디터) 님이 작성해 주셨습니다.
이번 강의의 핵심 질문은 “인간은 언제 협력하는가”이다. ‘이기적 인간’만 존재하고 있었다면 우리 사회는 벌써 붕괴되어 버렸을 것이다. 우리는 ‘사회적 딜레마’의 문제를 살펴볼 것이다. ‘시장 실패’는 ‘사회적 딜레마’의 자본적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사회적 딜레마
1) 공유지의 비극
예를 들어 여러 농민들이 함께 양을 키우는 공유지가 있다고 가정하자. 각각의 농민이 자신의 이익을 늘리기 위해 지나치게 많은 양을 키우면, 결국 공유지는 황폐해지고 말 것이다. 이는 ‘지구 온난화’ 등의 환경 문제로 현대 사회에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1>‘사적 소유’(각자에게 공유지를 적당히 분할한다), 2>‘국가의 통제’ (예를 들어 공유지 사용 시간을 적절히 배분하는 등)가 있을 수 있으나, 전부 문제점을 갖고 있다. ‘사적 소유’의 경우에는, 예를 들어 물이나 공기와 같은 ‘분할할 수 없는 자원’의 문제가 있을 수 있고, ‘국가의 통제’의 경우 국가의 통제를 벗어나는 다국적 문제의 해결(‘지구 온난화’ 등)에는 적용될 수 없는 방법이다.
인류는 그동안 ‘공유지의 비극’을 어떻게 해결해 왔는지 연구한 사람이 오스트롬(Ostrom, 여성으로는 최초로 2009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이다. 그녀는 전 세계 문헌을 수집, 분류하여 공유지의 문제와 관련된 ‘일반 규칙’을 정리했는데, 이를 요약하면 ‘공동체의 자율적 규제’로 말할 수 있다. 약속을 어기는 사람에게 점점 더 강한 처벌을 가하는 것도 규칙의 일부이다.
이 밖에도 2) 공공재 문제, 3) 죄수의 딜레마, 4) 집단 행동의 논리(‘거리의 고장 난 공중전화는 아무도 고치지 않는다’ - 이와 비슷했던 상황이 참여연대가 벌였던 ’소액 주주 운동‘이다)가 사회적 딜레마와 밀접하게 연관된 문제들이다.
게임 이론을 통해 본 사회적 딜레마
1) 죄수의 딜레마 (위피키디아 설명보기>> )
| 상대방 | ||
나 |
| 협력 | 배신 |
협력 | (3,3) | (1,4) | |
배신 | (4,1) | (2.2) |
위의 표를 보자. 가로 안의 숫자는 각각 나와 상대방이 얻는 이득을 가리킨다. ‘죄수의 딜레마’ 상황의 경우, 상대방이 어떤 선택을 하든지 나는 ‘배신’을 택하는 편이 유리하다. 상대방이 협력할 것으로 예상될 때는 ‘탐욕’ 때문에, 상대방이 배신할 것으로 예상될 때는 ‘공포’ 때문에, 나는 결국 ‘배신’을 택하게 된다.
현재 한국의 ‘사교육’ 문제가 이와 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 상대방이 사교육이라는 배신을 할 것이라는 공포 때문에 누구나 ‘사교육을 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미국의 FTA 체결 전략도 마찬가지이다. 미국은 자국과 FTA를 맺게 여러 국가들을 경쟁시켰다. 결국 ‘다른 국가는 다 맺는 FTA를 우리만 안 맺으면 손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2) 사슴 사냥 게임 (위키피디아 설명보기>> )
| 상대방 | ||
나 |
| 협력 | 배신 |
협력 | (4,4) | (1,3) | |
배신 | (3,1) | (2.2) |
이는 ‘함께 사슴을 잡기로 약속하고 기다리는데, 내 앞에 토끼가 지나가는 상황’에 비견할 수 있는 상황이다. 나는 약속을 지켜 사슴을 잡던지, 아니면 당장 눈앞에 있는 토끼를 잡던지 선택해야 한다.
‘죄수의 딜레마’와 다른 점은 상대방이 ‘협력’을 택한다면, 나도 '배신'보다는 ‘협력’을 택하는 편이 더 나은 결과를 가져다준다는 점이다. 이런 경우 나와 상대방이 함께 ‘협력’을 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3) 치킨 게임 (위키피디아 설명보기>> )
| 상대방 | ||
나 |
| 협력 | 배신 |
협력 | (3,3) | (2,4) | |
배신 | (4,2) | (1.1) |
치킨 게임은 ‘서로 마주 보고 달려오던 차 중, 끝까지 방향을 틀지 않는 차가 승리하는 게임’에 비견할 수 있다. 치킨 게임에서 이기는 법은 상대방에게 나를 ‘미친 놈’으로 인식하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핵무기 경쟁과 같은 상황이 치킨 게임이라 하겠다.
남북 관계의 경우, ‘햇볕 정책’은 사슴 사냥 게임의 상황을 만들었고, MB의 ‘상호주의 원칙’은 반복적인 죄수의 딜레마 상황을 만들었는데, 후자의 상황에서는 TFT(Tit for tat) 전략을 취하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 이는 쉽게 말해 ‘이에는 이, 눈에는 눈’으로 대응하는 전략을 말한다. 이과 관련한 실험에서는 TFT 전략대로 바로 직전에 상대방이 택한 선택지를 따라 가는 것이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그런데 ‘반복 죄수의 딜레마’ 상황에는 맹점이 있다. ‘한 번 배신이 시작되면 계속 배신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는 여유 있는 편이 한 번 협력을 택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온다.
북한의 경우는 '죄수의 딜레마 게임'을 넘어서 ‘치킨 게임’ 전략을 택하고 있다. 일련의 경색국면이 그것이다. 결국 이렇게 대립적인 남북 관계는 ‘바보와 미친 놈의 싸움’으로밖에 볼 수 없다.
인간 협력의 다섯가지 규칙
사회적 딜레마의 해결책은 ‘이타적 인간이 되는 것’이다. 상황을 ‘사슴 사냥 게임’으로 만드는 것이 희망적이다.
다윈은 ≪종의 기원≫에서 ‘개체의 희생’에 대해 의문을 가졌다. 예를 들어, 여왕벌을 지키기 위한 일벌의 희생이 어떻게 가능한가, 라는 물음이었다. 생물학자 노박(Nowak)은 <Five Rules for the Evolution of Cooperation>라는 논문에서 협력을 가능케 하는 5가지 법칙을 제시했다.
1) 혈연 선택
협력의 정도는 '혈연관계', ‘근친성’에 따라 좌우된다는 법칙이다. ≪이기적 유전자≫는 이 법칙의 일반론이라고 볼 수 있다.
2) 직접 상호성
A와 B가 상호적으로 (이득을 주고받으며) 협력한다는 법칙이다. TFT 전략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게임에서 한 번 협력을 취하게 된 양자가 계속 협력을 택하게 되는 상황이 바로 이와 같은 경우이다.
3) 간접 상호성
A가 B에게, B가 C에게, C가 D에게, 이와 같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쇄되는 협력 관계를 말한다. 이 경우 ‘평판(reputation)'이 주요한 협력 동기가 될 것이다.
4) 네트워크 상호성, 5) 집단 선택
세부적인 내용에는 약간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으로 ‘협력자들의 그룹이 배신자들의 그룹을 이긴다’는 명제를 담고 있다. 개인 간에는 ‘배신자’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지만, 그보다 상위 층위인 ‘집단’ 수준에서는 협력자들의 그룹이 배신자들의 그룹을 이기게 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경우, ‘사회 규범’이 중요한 역할을 하며, 기제의 핵심은 ‘신뢰’이다.
한국의 경우, 세계 가치 조사(World Value Survey)에서 청소년들의 ‘신뢰’ 수준이 세계 최하위를 기록하고 말았다. 이런 세대가 성장할 경우, 소송이 남발되는 비효율적 사회가 만들어질 것이며, 청소년들이 이렇게 신뢰를 잃은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경쟁 교육’이다.
정태인의 착한 경제학 1강 : 시장은 불패의 신화인가
7월 5일부터 여름학기 강좌로 [정태인의 착한 경제학] 강좌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강좌는 인간의 본성과 인간 개개인이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대한 연구(진화심리학)를
바탕으로 하는 행동경제학이라는 프리즘으로 경제학과 현실경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강좌소개 보기>>
1강의 정리후기는 자원활동가 박우용(웅진지식하우스 에디터) 님이 작성해 주셨습니다.
1강 시장은 불패의 신화인가
:시장경제의 원리와 한계, 시장의 효율성과 시장실패
경제학은 인간과 시장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몇 가지로 나뉠 수 있다. 예를 들어, 완전한 인간과 완전한 시장을 상정하는 사무엘슨(Samuelson)과 애로(Arrow)류의 경제학이 있고, 인간은 완전하지만 시장은 불완전한 것으로 보는 제도 경제학이나 정보 경제학이 있으며, 인간도 시장도 모두 불완전한 것으로 보는 ‘행동 경제학’이 있다. 우리가 <착한 경제학>에서 궁극적으로 다루고자 하는 분야는 바로 ‘행동 경제학’이다(이에 대한 훌륭한 참고 도서로 최정규의 ≪이타적 인간의 출현(뿌리와 이파리)≫을 추천한다).
인간은 과연 이기적인 동물인가, 만약 그렇다면 언제, 왜 서로 협력할까, 라는 문제는 경제학에서도 중요한 문제이다. 다윈주의, 심리학, 실험 경제학 등을 통해 이 문제에 대한 탐구는 계속 있어 왔다. 유명한 ‘죄수의 딜레마’는 언뜻 보면 간단한 문제인 것으로 보이지만, 위와 같은 의문들과 맞물리는 굉장히 심도 있는 문제이다.
경제학에서 가장 유명한 그래프는 바로 ‘수요-공급 그래프’이다. 수요량(D)과 공급량(S)의 접점인 ‘균형 가격’은 이윤 극대화와 효용 극대화가 만나는 최적의 지점으로 상정된다. 그리고 이렇게 효율적인 지점을 찾아 가는 기제를 흔히 ‘보이지 않는 손’이라고 부른다.
허나 우리에게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유명한 경제학자 스티글리츠(Stiglitz)는 ‘보이지 않는 손은 보이지 않는다(없다)’라는 말로 이런 기제의 허구성을 지적한다. 사실 애덤 스미스의 고전 경제학은 ‘왕권’이 아닌 ‘다수의 이기심’을 경제를 움직이는 동력으로 본,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생각으로, 그 밑바탕에는 계몽주의가 깔려 있다. 허나, ‘보이지 않는 손’을 상정하는 고전 경제학의 허구성은 여러 가지 이론으로 비판받아 왔다.
* 옆의 <시장으로 가는 길>은 정태인 선생님이 스티글리츠의 책 중
번역이 가장 훌륭한 책으로 소개해주신 책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시장 실패 이론’이다. 그 내용은 1) 비경합성과 비배제성을 중심으로 하는 공공재(Public goods)의 존재와, 2) 과소 생산되는 ‘외부 선’과 과잉 생산 되는 ‘외부 악’으로 나뉘는 ‘외부성(Externality)’ 효과, 3) 경쟁 시장의 질서가 왜곡되는 독점 현상과 4-1) 필요성이 아니라 ‘가격’에 의해 재화가 배분되는 시장에서 가격의 다양화가 소비자 몫을 기업 몫으로 만드는 현상, 4-2) 가격의 유동성을 허락하지 않는 상품의 존재, 5) 정보의 비대칭 현상(정보 경제학의 연구 분야이다) 등으로 뒷받침될 수 있다.
이를 하나씩 살펴보자.
1) 공공재의 특징은 비경합성과 비배제성이다. 비경합성 때문에 ‘무임 승차’가 발생하며, 비배제성 때문에 ‘공공재를 위해 돈을 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차별되지 않는다. 강사가 생각할 때, 가장 중요한 공공재 중 하나는 민주주의이다. 민주주의는 양의 외부성을 발생시키지만, 이기적 인간은 굳이 추구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방송도 대표적인 공공재이다. 그런데 공공재를 공공재 아닌 것으로 만드는 대표적인 방법이 ‘비배제성’을 제거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유료 CATV에 가입한 사람만 볼 수 있는 방송이라던지, 도로 진입을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톨게이트의 존재, 수도 꼭지에 달아 놓는 (그리고 공급자가 언제든 수도 공급을 차단할 수 있는) 계량기 등이 이런 경우이다. 지금 종편의 허가 등 방송계에서 일어나는 일이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2) 외부성은 ‘시장을 거치지 않는’ 특징을 가지며, 외부 선과 외부 악으로 나뉜다. 외부 선의 대표적인 예는 ‘지식(예를 들어, 수학 공식 등)’이다. 이는 한 번 공개되면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과소 생산’될 수밖에 없다. 외부 악의 대표적인 예는 ‘공해’이다. 이는 시장에서 ‘과잉 생산’되기 마련이다. 이런 현상을 바로잡기 위한 두 가지 대표적인 해법이 있다. 그 중 하나가 피구 해법이다. 이는 보조금과 벌금 등을 통해 외부성을 바로잡는 것이다. 또 하나는 코즈 정리이다. 이는 시장 구성원 간의 ‘차액’ 거래를 통해 이 현상을 바로잡는 것이다. 이는 외부성이 발생해도 국가의 개입이 불필요하다는 근거로 사용되며, 시카고 학파 등이 그들 이론의 주요 토대로 삼았다. 코즈 정리에 따르면 예를 들어 ‘공해’는, ‘배출권 거래’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피구 해법에 따르면 ‘탄소세’를 부과해여 할 것이다).
3) 독점은 대표적인 시장 실패 사례로, 사실 우리가 사용하는 TV, 자동차 등은 모두 대표적인 독점 상품이라 할 수 있다. 독점에는 ‘자연 독점’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는 생산량이 크면 클수록 생산 비용이 떨어지는 경우를 말한다. 이런 분야의 경우 무조건 대기업이 참여하는 것이 이득이다. 예를 들면 ‘네트워크 산업’이 대표적인 경우인데, 전기, 철도, 가스, 우편 등의 산업은 초기 비용은 많이 들지만,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의 경우 이득이 나기 쉽지 않은 구조로 되어 있다. 이런 산업의 경우 보통 공기업이 공공 서비스로 운영하고 있으며 ‘교차 보조’를 통해 인구 밀도가 높고 낮은 곳의 격차를 바로잡는다.
현재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기업 매각 같은 경우, 사실은 부자 감세로 생긴 적자를 메우기 위한 작업으로,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무시무시한 결과를 낳을 것이다. 한미 FTA까지 발효되면 되돌리기 어려운 재앙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공공 서비스의 위와 같은 특징 때문이다.
4) 강사가 가장 큰 ‘시장 실패’로 보는 것은 ‘가격’이 지배적인 수치가 되면서 발생하는 현상들이다. I) 시장은 ‘필요성’에 의해 재화를 배분하지 않고 ‘가격’에 의해 재화를 배분한다. 때문에 능력이 없더라도 재화가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재화가 제대로 배분되지 않는다. 제다가 가격을 다양하게 정함으로써 소비자의 몫이 기업의 몫으로 이전하기도 한다. II) 게다가 어떤 재화는 가격이 오르내리는 것이 ‘치명적’일 수 있다. ‘시행착오’를 허용하지 않는 필수적인 재화(식량, 약)의 경우, 가격의 변동성이 사람들에게 치명적인 해를 가할 수 있다.
5) 정보 경제학은 시장에서의 ‘정보’ 문제를 고전 경제학이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애컬로프(Akerlof)의 ‘레몬 시장’ 이론이 대표적이다. 이는 재화의 판매자와 구매자 간의 정보 비대칭 때문에 발생하는 상황을 잘 보여 준다.
게다가 ‘이기적인 인간’을 상정하면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은 ‘최후 통첩 게임’과 ‘독재자 게임’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고전 경제학은 ‘타인 배려’와 ‘손해를 보더라도 불공정하다고 판단될 때는 응징하고자 하는’ 인간의 본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앞서 언급했던 스티글리츠는 시장은 ‘유사 외부성’에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예로 ‘금융 위기’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고전 경제학도 ‘국가 사회주의’도 ‘정보’의 복잡한 성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