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주인이 되는 돈의 인문학

  • 강사

  • 기간

    • 2010. 3. 9 ~ 2010. 4. 6
  • 시간

    • 화요일 19:00~21:30 총5회
  • 수강료

    80,000

    • 파격 할인혜택
    • 참여연대 회원40,000

    각종 혜택 적용은 로그인 > 마이페이지에서 진행됩니다

    상세 정보

     

    오늘날 돈은 지고한 숭배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돈을 통해 힘과 자유를 획득하려 합니다.
    그래서 수많은 금융상품이 쏟아지고 재테크 관련 서적이 불티나게 팔립니다
    .
    하지만 정작 우리는 돈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돈이 지배하는 세상의 얼개를

    역사 속에서 이해하고, 거기에 투영된 인간의 마음을 비춰보는 공부방이 열립니다.
    돈과 삶의 관계를 성찰하며 부()의 궁극적인 원천을 탐색하는 자리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강좌 진행

     

    일시
    강의제목
    강사
    3.9
    돈으로 말하는 삶
    김찬호
    3.16
    빚’을 권하는 자본주의
    홍기빈
    3.23
    풍요와 결핍의 역설
    김찬호
    3.30
    불안의 노예에서 돈의 주인되기
    제윤경
    4.6
    돈, 우리는 무엇을 원하는가
    김찬호
     
    강사소개

    김찬호 성공회대학교 교양학부 초빙교수.  대학에서 문화인류학과 교육학을 가르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생애의 발견>, <문화의 발견: KTX에서 찜질방까지> 등이 있다

    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소장.  2009년 출판계의 주목을 받은 <거대한 전환>을
               번역하였으며, 지은 책으로는 <아리스토텔레스 경제를 말하다>,
                <소유는 춤춘다: 세상을 움직이는 소유 이야기> 등이 있다

    제윤경 에듀머니 대표.  총학생회장 출신의 가계재무 전문가. 맹목적으로 돈을 쫓는 인생이 아닌
               스스로가 돈의 주인이 되는 인생을 역설한다. 지은 책으로 <아버지의 가계부>,
               <불행한 재테크 행복한 가계부> 등이 있다.   
     
     
    일 시 : 2010. 3. 9. ~ 4. 6.  화 오후 7시~9시30분 총5회
    장 소 :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지하1층)
    수강비 : 8만원(참여연대 회원 50% 할인)
     

     

    후기 6

    • 돈의 인문학 - 삶이 뒤집어 질 그날까지 '돈'과의 '전쟁'은 계속된다.

      2010.4.18 맑은바람 삶의 주인이 되는 돈의 인문학

          어릴때 소세지 도시락 반찬이 너무 부러워, 어머니께 조르면, ‘돈 없어 안돼’ 였다. - 경제적으로 어려웠다.

      ‘소세지반찬’과 ‘돈’이 어떤 관계인지 몰랐으나,    그때는, 막연히, 소세지를 바꿀 수있는 ‘돈’은, 내가 좋아하는 도시락

      반찬의 ‘주제’를 결정하는 ‘힘 있는 어떤 물체’ 라고 생각했던것 같다.

      이때 ‘돈’은 물물 교환의 수단쯤 되었을까? 아무튼^^‘소세지’ 보다는 덜 중요했다. ^^

      돼지   저금통에 몇 년씩 잔돈을   넣으면서도, 오빠가 저금통 밑을 교묘히? 핀으로 움직여,     숱하게 빼가는 것을 모를

      정도로  ‘둔했고’ (언니와 동생은 저금통을 비밀장소에 보관하였다) -

      왜 안채워지지?  고민한번에  그냥넘어가기 100 번 이었다. - 돈에 대한 관리력 제로 -

      세뱃돈으로 받은 지폐를     언니와 오빠가온갖 ‘감언이설’로 꼬드겨, 잔돈과 바꾸자하면, 사심 없이 바꾸곤 했다.

      부모님은 ‘여자는 공부 많이해도 소용없다 - 돈 많은 남편 만나면 인생 핀 다’ 말씀하셨다.

      지금은, 너무 어렵게 삶을 살아온 부모님의 생을 이해하면서, 그렇게 말씀하신 것 으로 이해했지만, 그때는,

      부모님 말 씀 중, ‘인생 핀다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했고, 도대체 ‘돈 많은 남편의 기준’은 무엇인지 궁금했었다.

      세탁기 안에,  세금낼 수표 한 장을 사정없이 돌려, 분분 떨어진 '낙화' 같이 해놓고도,  ‘어찌하든 살리려는 노력도

      못해보고 (잘몰랐다- )   옷에 묻은 ‘흰종이 가루’를 어찌 떼어낼지만 고민하고, 답답해 했다.

      ‘돈’에 얽힌 ‘덤덤한?’ 몇 가지 단상 이다.

       어느 날, 부모님이 편찮으셨고, 생사를 오가는 병원 생활 가운데, ‘경제적 책임감’이 주어졌다.

      저축도없고, 병원비때문에 , 결국 ‘대출’ 이란 달콤한?  제도를 알게 되었고,  마이너스 통장을 갖게 되었다.

      마이너스 통장은  참? 신기? 했다.   덤덤했던 돈과 관련한 나의 일상'을  조금씩 바빠지게도 했고,  

      앞의 마이너스 (-) 를 보지못해  '빚' 이  마치 '내 저축한 돈' 인양   생각하고 지출하게 하였다.

      월급은 통장에 기호(숫자)로만 찍히기 때문에,  마이너스 금액만   줄어들 뿐,   다시 채워졌기에, 내역이 모호해 졌다.

      처음엔 ‘빚’을 갚기위해, 용돈을 쪼개고, 야근도 하고, 나름 노력했는데,    어느 순간, ‘돈’을 벌기위해, ‘밥’을 먹고,

      ‘병’이  나면, 또 ‘돈’을 들여 ‘약’으로 치료하고, 다시 ‘돈’을 벌기위해,   '밥' 먹는 행위?를  되풀이 하고 있었다.

      그럴수록   '돈에 대한 개념은   희박해지고,  욕심이  생기고,  카드사용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몇 주, 몇 달을 살다보니,  삶은,   '돈' 에 무뎌지는 (실제는,  돈에 지배 당하는)  습관이,   삶이  되어 있었다.

       지치기도 하고,  바꿔보고   싶었으나,  '돈으로 익숙해진 편리한 삶' 은 ,  쉽게 변화지  못했다. 않았다.

       우연히,  ‘돈의 인문학’  글을 읽게 되었다.   홀딱 깨었다.   집중해서 읽고,  중요부분은 메모했다. 

      생각의 변화가 시작되고,  삶의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바로 이때,  참여연대 강좌를   듣게 되었다.

      돈과나, 화폐의 역사, 돈의주인되기, 그리고 마지막, 우리는 무엇을 원하나 까지, 어떤 시간,  어떤과목,  중요하지

      않은 시간이 없었다  너무 시간이  짧았다.    후기를 쓰는 지금도  아쉬움이  계속 남는다.

      ‘돈 에 얽매인 사고와 가치관, 삶‘이 자리 잡은,   나의 총체적인   현재 삶을 갈무리하는 좋은 시간이었다.

      제일 집중했던^^  왜 돈의 인문학인지부터 시작하여, 돈의 정체, 그리고,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것을 찾아 관계속에서

      창조되는, 가치와   사회적 유대를 위하여. 라는 총 정리로    마무리 되었던,  마지막 강의가 생각난다.-

      진정한 ‘가치’와  '진정한 능력' 이란 무엇인지  제대로 배우는 시간이었고,   ''사회적네트워크'의  중요성과  가치에

      대해서도 다시한번 알게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문득, 나는 낯선사람을 얼마나 믿을까?..  사회적 만용과 맹신부분을  떠올려 보았다.

      유년기엔 너무 믿어? 유괴 당한 경험도 있지만, 어른이 되어선 절대 믿지 않음, 아니 믿지 못함, 오히려 믿는 이들을

      재점검? 하는 지경까지 이르렀슴을 깨닫고  씁쓸했다.   이 안에는 ‘돈’이 ‘관계’되 있슴은 인정하기 싫지만 사실이었다.

      또한, 강의를 통해, 식탐은 있으나, 앞으로, 돈 벌기위해 먹지 않겠다 결심하고, 또 조심하겠다 다짐 했다. -  ^^

      돈맹 체크리스트에선 E 임을 알고 ‘경악’ 했으나 ‘주위반응’은 ‘당연함’ 이었고,   이에 절절히 ‘반성’하며, ‘돈’을 ‘돈’ 답게

      생각하고, 잘 사용 하는 것의 중요함을 '뼈속 깊이'  알게 되었다. 

       그러더니 작심 3일만에 일?을 치를 뻔했다. -  사람이   홀리는건 순간 이라는것을 꼭  말하고 싶다.

      지난 금요일... 통장  정리하러 은행 갔다가, '착하게? ' 생긴 여직원 꾐에 넘어갔다...-

      머릿속엔 '돈'에 대한 ‘정의’가 활활 타고 있었슴 에도, ‘인정’에 끌린 건지 ‘홀렸던 건지’  지금생각하니 

       ‘경제 재무적 무력감’ 탓 일 가능성이 컸다.  아무튼. 월 15만원을 5년간 부은 다음 다시 5년을 기다리면, (결국 10년 )

      1천만원을 준다는 말에 '혹' 했다. 기간은 생각지 않고, 1천만원 이란 숫자에 '와~우' 생각했고, 머릿속엔 '돈의 인문학'

      이 윙윙 거렸으나 잠시 접었다. -  설명을 들어도 그닥? 잘 이해하진 않았으나,  결론 에 '혹' 했던 것 같다.

      선생님 말씀처럼 ' 이상품 가입해서 은퇴 준비 안하면 큰일 난다' 혹은, '아직도 이런거 하나 없냐? 늦었다 ' 라는 말도

      여지없이 들었다. 낼 모레 지구의 종말이 올때, 돈없어 쩔쩔매면 어쩌려고, 남한테 민폐 끼치지말고, 정신줄 있고,

      젊었을때, 조금씩 해놓으라는 그녀말에 왠지 ‘위기감을 느껴’ ‘진짜다’ 라는 맘으로 도장을 찍었다. -

      월 15만원...생활비에서 더 쪼개어 부어보자...이건 저축이다. 세뇌했고, 다른 한 쪽 뇌의  울림을 무시했다..

      한 마음 두 생각이라고나 할까?

      그리고 다음날..

      머릿속이 꽉차서 어지럽고, 심장이 간질거리고, 뱃속이 더부룩했다.

      아무도 없을땐, 빨간불 일때 건너라. 착각하는 것처럼, 녹색불에 건너는것이 당연하고, 그렇게 배웠음에도,

      마치 빨간불 일 때, 횡단보도를 당당히 걷는것에 동의한 느낌 이었다. 숫자에 눌려 숨막히는 꿈부터 시작하여,

      나의 이중성에 온통 예민하여 , 급기야  착한 나'를 홀딱 꼬인 여직원이     ‘나쁜사람’ 이라 스스로 욕하기 까지 했다. 

      열심히듣고, 적용하기로했는데, 이것이 무슨짓인가? 배우면 뭐하나...~현실앞에 다시 무력해져,  귀가 얇아 홀딱

      넘어가 는것을,  실천하지 못한 무력감과 자괴감이 들었다.  실망했다. 역시  난 안되는건가?  깊은고민에 빠졌다.

      주말이 많이 힘들었다..   작심 3일의 대표적 예였다.

      바보같이 ‘지구의 종말이 오면 다같이 죽을건대, 돈이 왜 필요한가? 돈이 무슨쓸모가 있는지?’

      지금도 어려운데,  한달에 15만원을  어디서 쪼개?   그게 다 '빚'인 줄 몰라?  왜 그래?   정신 차려보니, 이제서야

      제모습이 돌아왔다.. 

      나의 장점이자 단점인   '단순, 무식, 용감' 을 가지고,  빨리 제정신   '돌아왔을때'  움직여야 한다는 당위성을 가지고

      월요일 아침 출근하자마자 은행을 찾았다..

      "엊그제 가입했는데, 도저히 안되겠어요.. 다른 것도 있어 부담되서요.. .해지해 주세요.." 개미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입은 웃고있으나,  눈은 가재미가 된 ' 그 착해 보이는 은행직원 (이미 모습은 바뀜)' 과 눈도 못 맞춘 채,  말만 했고,

      그 직원은,   아직 전산서류 넘어가지 않은 상태라 '해지' 아닌 ' 그냥 취소' 라고  하며,  더 한번 나를 '설득' 하려 했으나

      고개숙인 나를 보고  포기 한듯 종이만 내밀었다.  

       10분 정도. A4 용지 한장에 간단한 '취소싸인' 을 하고  은행을 나왔다.

      주말내 괴롭혔던 '신경괴물체'를 멀리 날려 버렸다.. 비로소 자유인이 된듯했다.

      또 한번 '돈' 에 '넘어갈 뻔한'   이번 일은,  단 10분만에  지옥을 천국으로  바꿔 놓았지만,  얼마나 '삶' 바꾸기가

      쉽지않은지  깨닫게 하는  '작심3일 대표적 예' 였다.

       

       생을 마감할때까지,  수없이 많은 '돈'을 만나고,  함께하고,  같이 갈 것이다. 위와같은일도 비일 비재할 것이다.

      아직까지, ‘돈의 인문학’ 통해 배운것처럼  '돈'과 함께, '흔들리지않고'  ‘완벽히, 제대로’  삶을 살아갈 자신은 없으나,

      이번 강의를 통해 '돈'에 대해 '제대로 이해' 한것과    '관련한 삶' 을 나누고 배운 것으로 첫 발을 내딛었다는

       '긍정적 희망' 을 가지고, 앞으로   쭈~욱, ' 돈 과의 전쟁' 을  치뤄보려 한다.

       '돈'에 대한 생각과 마음과 행동이 완전히 개조되어  ' 삶이 뒤집어 질  그날 ' 까지 계속 해보려 한다.

       

      혹시, 지금 ‘돈’과 함께 살면서 ‘이것이 사는게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진지하게 말하고 싶다. ‘돈의 인문학’을 들어보고, 알아보라고...배워보라고....

      ‘돈’을 정말 ‘돈’스럽게 알게된다고 ...

      .‘돈’맹?을 타파해주신^^ 강사님들과,  수고해 주신  간사님들께 감사드린다.

       

       

       

    • 삶의 주인이 되는 돈의 인문학[5강]

      2010.4.10 오드리 삶의 주인이 되는 돈의 인문학

      무엇이 삶의 가치를 드높이는가?

      강의자/ 김찬호(성공회대 교양학부 교수)

       

      1.반성과 성찰을 위한 돈의 인문학

      우선 강의의 시작은 현재의 우리를 돌아보는 것으로 시작하였습니다. 김교수는 '인간은 이성적이기 보다는 습관에 지배를 받는 동물'이라고 진단하였습니다. 매사에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 같아도 실제로 우리를 끈질기게 움직이는 힘은 습관에서 비롯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고정관념과 연결됩니다. 경험하지 않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것, TV, 휴대폰, 인터넷등이 처음 개발되었을때 그것들의 실용적 가치에 대한 주위의 비판적인 시선 등을 예로 들었습니다.

      또한 김교수는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안에서 우리가 경험해야 했던 비현실적인 여러 상황이나, 이미지 노출의 폭발적 증가로 겪는 과잉 감성을 경험하게 되면서 결국 스스로 자아를 설정하고 삶의 방식을 상상하는 것은 옛날의 개인보다 부족한 면이 많다고 지적하였습니다. 정보의 폭증과 급속한 사회 변화는 결국 개인의 상상력을 위축시켰으며 이는 사회와 시스템에 대해 맹목적 신용이 팽배하게 되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김교수는 이러한 상황에서 '개인의  삶의 태도를 성찰하는 것이 인문학이라면 돈은 어디쯤에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이번 강의를 통해 가늠해볼 것을 제안하였습니다.

       

      2. 돈, 지구에 온 목적이 뭐냐?

      여기에서 김교수는 돈의 정체를 알기 위한 몇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통화량이 늘었는데 왜 돈이 더 귀해졌는가? (일반 재화와 돈의 본질적 차이)
      *가격이 올랐는데 왜 가치는 더 떨어졌는가?
      (집값이 오른 만큼 주거환경과 그 안에 담기는 삶의 질이 좋아졌나?)
      *지금 살고 싶은 집에서 죽을 때까지 살고 싶은가?(다른 물가에 비해 부동산 가격은 적절한 수준인가?)*현실은 과
      연 물신숭배, 물질 만등주의인가? (물질이 아닌 화폐를 선호하는 까닭)

      돈은 물질이 아닙니다. 돈은 숫자이며 기호입니다. 그래서 둘을 같은 등식에  올려놓는 오류를 범하기 쉽지만  "돈을 좋아하는 것을 물신주의라고 할 수는 없다"고 김교수는 지적합니다. 돈을 가진 사람과 그만한 가격의 물건을 가진 사람 중에 누가 더 힘이 셀까요? 물론 품귀현상이나 사재기가 벌어진다면 다르겠지만. 현재로서는 "물건의 공급과잉상태를 고려할 때 돈을 가진 사람이 권력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돈과 행복의 상관관계도 살펴보았습니다. 돈 때문에 행복해지는 경우가 있고 돈 때문에 불행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돈을 쓰고도 기분 좋은 상황이 있고 돈을 얻고도 기분 나쁜 상황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근본적으로 우리는 왜 돈을 추구할까요? 프로이드는 돈을 <불멸에 대한 환상>이라고 정의내렸다고 합니다. 사람의 미모, 건강,권력 등은 모두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돈이라는 것은 휴지조각이 되지  않는 이상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지요. 그래서 흔히 인간은 자신의 유한성을 극복할 수 있는 든든한 장치로서 돈에서  만족감을 산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3. 주변에 속지 않고 진짜 원하는 것 찾기

      "알콜 의존증 환자는 술이 있으면 행복하겠지만, 그들의 행복도를 재는 데 있어 그들의 손에 들려 있는 술의 양을 척도로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 클라이브 해밀턴 <성장 페티시>

      김교수는 우리의 욕망이 진정 자신이 원하던 욕망인지 확실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자기 마음을 탐구하는 것, 자기의 존재가능성, 잠재력 등을 계속 새롭게 밝혀내는 작업이 필요할 것입니다. 남들이 갖고 있기 때문에, 혹은 흔히 가질 수 없는 것이어서, 다른 사람들이 모두 원하기 때문에 나도 원한다는 식의 마음가짐이 현대의 마케팅 기법과 얽혀 현대인의 욕망에 들러붙어있습니다.

      또한 욕망 뿐 아니라 혐오감 역시 타인에게 종속되어 있다고 합니다. 흔히 손꼽는 장애인시설, 소각장, 정신병원, 화장장 심지어 최근의 노인병원까지  주민들이 설립을 반대합니다. 큰 이유는 본인이  싫기 때문이 아니라  앞으로 이사올 사람들이 싫어해 땅값이 떨어질 것 같아서인 경우가 많다고 김교수는 설명했습니다.

      나 자신의 욕망과 혐오감이 타인에게 종속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또한 돈에 대한 갈망 역시 외부에서 비롯한 것이 아닐지 성찰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돈은 잘 버는데 '무능한(삶의 가치를 높이는 능력이 낮은)'사람들이 너무 많은 세상에서 주어진 삶과 공간을 아끼고 가꾸는 소박한 정신이 진정으로 자신의 영혼을 들여다볼 수 있는 거울이 될 것입니다.


      4. 관계와 유대를 향하여

      현재 대규모의 시장은 모든 것의 가치가 가격으로 익명화, 추상화 되어 보편적인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지 원하는 것으로 교환할 수 있다는 환상을 갖게 합니다. 이는 잠재적 가치가 발현되는 구체적인 상호작용의 다양한 맥락을 은폐합니다. 정보사회에서 유형의 자산보다 귀중한 것은 정보를 나누면서 함께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관계라고 김교수는 역설하였습니다. 개인이 무엇을 소유하느냐 보다 어떻게 신뢰관계를 맺고 지내느냐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공동의 경험 자원을 공유하여 함께 공명할 수 있는 모형은 모두가 참여하고 공유하며 가치를 이끌어내고 향상시키는 촉매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김교수는 우리시대의 청년실업이 큰 문제가 되는 이유는 단순히 돈을 못벌어서가 아니라 인간관계 안에서 공적인 자아를 경험할 기회를 가질수 없게 되는 점이라고 발언하였습니다. 세대의 경계를 넘어 서로 배우면서 성장하는 공간이 구축된다면 '지혜의 클러스터-시장을 통하지 않고서 사회에 접속할 수 있는 회로'로서 작용할 수 있는 가교가 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김교수는 이번 강좌를 통해 돈 자체의 증식에 관심을 두기 보다는 자신 스스로의 가치를 증식시킬 수 있는 관심의 공동체를 만들어 볼 것을 강조했습니다. 나의 자산은 바로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이란 이야기입니다. 돌봄을 강조하는 구체적인 사회관계가 미약한 우리사회에서는 개인이 시장이라는 개체를 통해 자기를 방어할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김교수는 가족, 친구, 선후배, 동호회, 이웃 등 모두가 살아가는 힘을 북돋우며 가치를 만드는 공간을 경청과 응시, 우정과 환대, 돌봄과 소통 등의 방법을 통해 빚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김교수는 마지막으로 외국의 한 서점에 붙어있는 글귀를 소개하였습니다.
      '책은 가난한 사람을 부유(富裕)하게 만들고 부유한 사람을 귀하게 만든다.'
      여기에서 부유라 함은 재물이 많다(富)+너그럽고 관대하다(裕)의 뜻이 됩니다. 현재의 한국사회에서 귀하게 될 부유한 사람보다 부(富)만 존재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김교수는 지적했습니다. 어디에서부터 우리의 가치를 복원시켜야 할지, 어떤 것이 알이고 닭인지 곰곰이 따져봐야할 시점입니다.


      5. 정리

      <돈의 인문학> 강좌가 5강을 끝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매주 화요일, 안락의 유혹을 가열차게 뿌리치고 총총히 강의에 참가하셨던 모든 분들께 일말의 동지애를 느끼며 마지막 후기를 썼습니다.  그동안 원활한 강의를 위해 애써주신 간사님과 강의 해주신 모든 강사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처음 해보는 자원활동에 매우 즐겁게 참여했었고 그만큼 부족한 점도 많았네요. 같이 강의들은 분들과 다음 좋은 강의때도 또 얼굴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들 건강하게 잘 지내시고 따뜻한 봄기운 많이 받고 힘내시길 바래요. 감사합니다.

    • 불안의 노예에서 돈의 주인되기

      2010.4.6 오드리 삶의 주인이 되는 돈의 인문학

      3월 31일 저녁, <삶의 주인이 되는 돈의 인문학> 제 4강이 열렸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제윤경 대표님께서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다양한 실제 사례를 통해 우리가 흔히 잘못 알고 있는 재무설계에 대한 상식을 차분히 설명해주셨습니다. 또한 지속적으로 청중의 반응을 살피며 강의의 흐름을 조절하고 농담을 곁들여 흥미롭게 말씀하는 제대표님의 방식덕분에 돈맹에 가까운 저도 큰 어려움 없이 내용을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재무적 무력감에 빠져있는 사람들
      '월급날 통장 잔액이 오래 가십니까?'라는 질문으로 강의가 시작되었습니다. 모두 갸우뚱갸우뚱 하며 생각을 되짚어 보셨어요. 대부분의 직장인에게 결제일이 되버린 월급날은 더이상 헤프게 돈을 쓴다고 본인만을 타박할 수 없는 사회 분위기가 담겨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한두명이 아니거든요.  -11%자리 마이너스통장을 쓰면서 3~4%청약통장, 장마통장을 붓는 경우도 있다고 제강사는 언급했습니다. 이러한 비합리적인 재정상태의 근본 원인은 재무적 무력감에 있다고 합니다. 조금만 따져보면 말도 안된다는 걸 충분히 자각할 수 있지만 앞뒤 계산해보지 않고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상태로서 최근 사회적으로 매우 보편적으로 퍼진 재무상태의 배경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대박심리에 기대어 더 극단적인 재정상태를 운영하는 사람도 많다고 합니다.  

      공돈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기대심, 부자는 한방에 될 수 있다는 심리. 그것들이 우리 나라 사람들의 의식을 지배적으로 잠식하고 있다고 제대표는 지적합니다. 보통 상식적으로 생각 할 수 있는 돈의 흐름은 <돈을 벌고-번 만큼 쓰고-여윳돈을 저축하고- 쓰기 위해 돈을 번다>가 되겠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흐름은 <먼저 필요한 곳에 돈을 쓰고-모자라는 돈은 나중에 갚고- 갚기 위해 돈을 번다>로 정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부분에서 저와 주변인들의 평소 모습이 떠오르며 씁쓸하면서도 어찌나 공감이 가던지요.

      돈걱정 증후군에서 벗어나라
      최근 금융권이나 보험업계에서는  실적을 올리기 위해 심리학적 기제에 기반한  마케팅 기법을 사용합니다. 그 방법 역시 나날이 발전하여 '이 상품에 가입해서 은퇴준비를 하지 않으면 큰일날 수도 있다'는 식의  공포마케팅에서부터 여유있는 노후의 모습을 보여주며 밝은 미래를 약속하는 유혹마케팅으로까지 다양하게 사람들을 매혹시키고 있습니다.

      제강사는 여기에서 개인이 겁을 먹을 필요가 없다고 단언합니다. 전세계적으로  이미 은퇴연령은 개념이 사라져가고 있고 굳이 정해진 나이에 은퇴하는 것보다는 사망할 때까지 일하고 사는것이 개인의 행복과 사회의 안녕을 위해 더 적합한 경우라는 의견입니다.  또한 본격적인 노령화 사회가 도래한다면 이것은 이미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나라의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국가의 개입이 필수적으로 될 수밖에 없고, 그러므로 노인이라는 기준 역시 물리적인 나이로 구분짓는 개념이 아니라 더 장기적이고 폭넓은 관점으로 해석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차근차근 어려운 말을 쉬운 말로 풀어서 명쾌하게 해설해주시는 덕분에 이해가 쏙쏙 잘 되었습니다. 흔한 금융상품의 광고처럼 노후자금으로 월 생활비를 90만원씩으로 쳐서 9억을 준비하며 그 과정에서 끙끙대는 것 보다 더 간단하고 합리적인 방법은 60세에 90만원을 벌게 되는 것이라는 예도 들어주셨습니다. 

      경제 연구소에서는 지난 10년간 물가상승률 보다 임금상승률이 두배이상 올랐다고 발표하였다고 합니다. 자산시장에 가격결졍 매커니즘과 상품시장의 가격결정 매커니즘이 다르고  저개발국가의 생산력 증대로 인해서 글로벌 경제에 생산력 과잉공급상태이으로 노후에 대한 걱정이 지나치게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제강사는 설명합니다. 미래의 물가상승까지 반영해서 9억이니 10억이니 따질 이유가 없을 것이라는 말이지요. 나이가 들고 자녀가 다 커서 독립하는 시기 즉, 자녀에게 큰 돈 들일이 없는 시기가 되면 그때에는 큰 욕심을 버리고 작고 소소한 일이라도 의미있는 일을 찾아서 자신의 꿈에 한걸음 다가가는 여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었습니다

      얼마를 벌고 얼마를 쓰는지 정확하게 모르는 돈걱정 증후군은 재무적 무력감과 하나의 고리에 연결되어 있는 것이며 , 이것의 원인은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제강사는 일반 사람들이 미래의 노후에 대해 조급해하고 비관적인 태도를 가질 필요가 결코 없고, 이론적인 노후준비보다도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늙을 수 있는지 본인 나름대로의 성향을 파악하고 꾸준한 자기 관리를 실행하는 것이 최고의 노후준비라고 생각된다고 정리하였습니다.

      적게쓰는 연습=품위있는 연습
      적게 쓰는 것이 훨씬 품위 있습니다. 꼭 필요한 것만 가치있게 사고 필요 없는 것을 덜어내는 연습을 해야한다고 제강사는 역설합니다. 주도적으로 평가하고 타인의 시선이 아닌 자신의 삶을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합리적 사고는 삶의 해방감과 자유로움, 가치중심적 평가 능력의 증대로 이어지고 이것은 곧 자유로운 선택으로 연결됩니다.

      이를 위해서 돈을 가치있게 쓰는 연습을 수없이 해야합니다. 이것이 가능하다면 마냥 돈에 쫓겨사는 조급증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합니다. 최근 착한 소비를 주장하는 로하스 운동 (LOHAS-Lifestyles Of Health and Sustainability) 이나  냉동식품 사지 않기 운동 등은 사소해 보이지만 큰 시작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소유보다는 경험을 중심으로 하는 소비를 통해  품위있게 소비하면 적게 쓰고 돈에 쫓기지 않는 삶을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부지런한 재테크보다는 지혜로운 의사결정을 내리고 소비하는 것이 현명한 소비자가 되는 지름길일 것이라고 제강사는 마무리했습니다.

      정리
      얼핏 생각하면 품위를 유지하는 데에는 많은 재력이 들어갈 것 같습니다. 그러나 명품을 주렁주렁 걸쳤다고 해서  반드시 그 사람의 품격이 느껴지는 것이 아니듯  돈의 많고 적음과 기품이 꼭 비례하다고 볼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품위는 물질적인 것으로만 환산할 수 없으니까요. 우리 시대에의 많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돈을 쫓고 돈에 얽힌 삶을 살고 있습니다. 언제부터 이것이 숙명처럼 인간의 굴레로 작용하게 된 것일까요? 이번 강의를 들으며 갖고 있는 것을 이리저리 재고 놓아버리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가진 수많은 것을 무덤까지 낑낑 들고 들어간다면 어떨까 생각을 하니 피식 웃음도 납니다. 서로 공유하지 않고 지나치게 많은 것을 부둥켜안고 사는 현대인의 생활에 대해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어느덧  한 강의가 남았네요. 섭섭한 마음을 안고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삶의 주인이 되는 돈의 인문학] 1강 김찬호 선생님 강의 후기 보기

      [삶의 주인이 되는 돈의 인문학] 2강 홍기빈 선생님 강의 후기 보기

      [삶의 주인이 되는 돈의 인문학] 3강 김찬호 선생님 강의 후기 보기

    • <삶의 주인이 되는 돈의 인문학> 제 3강

      2010.3.29 오드리 삶의 주인이 되는 돈의 인문학
       


      경제의 근본을 찾아서

      강의자/성공회대 김찬호 교수


      어느덧 세 번째 강좌가 열렸습니다. 이번 시간은 첫 번째 강좌를 맡았던 김찬호 교수가 비 경제학적인 언어를 통해 경제를 삶의 방식에서 어떻게 접근하고 풀어나갈 것인지에 대해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보이는 숫자가 전부일까?

      어른들은 숫자를 좋아한다. 네가 그들에게 새로 사귄 친구를 이야기하면 그들은 네게 진짜 알맹이가 되는 것을 묻는 일이 없다. 그들은 네게 “그 애 목소리가 어떻든? 그 애는 어떤 놀이들을 좋아하지? 그 애는 나비를 수집하고 있니?”라고 묻는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들은 “그 애가 몇 살이지? 형제는 몇이냐? 몸무게는 얼마지? 그 애 아버지는 돈을 얼마나 버니?”라고 묻는다. 그리고 나서야 비로소 그들은 그 애를 안다고 믿는다. 만일 네가 어른들에게 “난 지붕 위에 비둘기들이 놀고 창틀에는 장미꽃이 피어 있는 붉은 벽돌의 예쁜 집을 보았어”라고 말하면, 그들은 그 집을 머릿속에 그려보지 못한다. 그들에게는 “난 10만 프랑 짜리 집을 보았어”라고 말하는 편이 좋다. 그제야 그들은 “야, 근사한 집이구나”라고 외친다.                   (생텍쥐페리,『어린 왕자』중에서)


      숫자는 근대 이후의 사회에서 객관성과 합리성을 담보하며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런 숫자가 '모든 가치를 아울러 객관적으로 측정된 것인지', '과연 진실되게 현실을 반영하는지', '측정 불가능한 가치를 제대로 환산할 수 있는지'에 있다고 김교수는 말했습니다. 예를 들어 월드컵 경기장을 지을 때는 입장권수입과 관광객 유치효과, 이미지 상승에 따른 마케팅 효과 등을 고려해서 짓는 것이 이득이라고 판단, 시작하지만 건축 비용과 그에 따라 눈덩이처럼 커져가는 유지․보수비 때문에 초기 예상과 달리 돈으로만 따지면 적자로 돌아가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경제적 효과나 손실액 같은,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항목은 전문가들이 어떻게 계산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고 이에 비전문가들은 휘둘려서 그릇된 판단을 할 수 도 있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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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선적 인과론도 잘 따져보아야 합니다. 복합적인 실체를 몇 가지 제한된 변수들만으로 단순한 모델로 만드는 오류들이 종종 있다고 합니다. 최근의 범죄사건에서 사고가 나면 모든 악을 가해자 혼자 다 구현한 것처럼 몰고 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해자의 삶과 환경은 고려되지 않은 채 말입니다. 복잡한 원인 중 하나를 부각시켜 그것으로 끌고 가면 너무나 명쾌하고 그 사람을 극형에 처함과 동시에 악이 종결되었다는 카타르시스까지 느낄 법하니 이런 오류는 때론 유혹적일 것입니다. 최근에 흉악범죄에 따른 사형존폐논란에 따른 각 계의 주장이 어떤 식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문득 떠올랐습니다.

       

      허구를 지탱하는 믿음, 믿음으로 구성된 세계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는 상호간의 믿음이 있기 때문에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 증가하고 있고,  현재 존재하기 때문에 믿는 것으로서 '경제'가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다고 김교수는 발언했습니다. 경제는 그 어느것보다도 reality가 있어서 정확히 숫자로 나타낼 수 있지만 실제로 경제라는 것은 허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예금통장의 숫자는 돈이 그만큼 있다는 서로간 약속의  표기일 뿐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쉽겠습니다. 반대 급부로 믿음이 존재하지 않으면 경제의 기반 역시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은행이 망할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돈다면 은행 고객들이 자신의 예금을 인출하기 시작할 것이고 결국 소문이 사실일 거라는 패닉상태에 빠지며 실제로 은행이 망할 수 있도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김교수는 믿음과 사실의 경계가 애매해 지는 지점이 있고 분명 사람의 언어와 믿음이 실재를 창조하고 있음을 '상호 주관성이라는 관념이 빚어내는 reality'로 설명하였습니다.

       

       

      점점 복잡해지는 사회

      안토니 기든스(Anthony Giddens)는 '어떤 전문가도 자신의 전문지식이 적용된 결과에 대해서는 전문가가 아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현대학문에 세분화되다보니 분과 학문사이에 간극이 크므로 조금만 분야가 달라도 이야기가 안된다고 합니다. 최근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나 도요타의 연이은 사고 역시 마찬가지 맥락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김교수는 설명했습니다. 각 분야의 개별적인 전문가들은 그 분야에서는 모두 확실한 대답을 줄 수 있을지는 몰라도 분야사이에 걸쳐 벌어진 일이나 분야별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일에서는 확실한 해결방법을 제시하기 힘듭니다. 한마디로 얘기해서 인간이 감당할수 힘든 불가해성과 불확실성이 증폭된 경제 시스템이 만들어진 것이 현실이고 이 현상은 점차 심화되고 있다고 김교수는 정리했습니다. 이 시스템에서 나오는 갖가지 현상들도 정확히 경제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것이 태반입니다. 또한 무조건적인 금융 시스템에 대한 맹신은 위험하며 이 허상이 무한으로 부풀려져 실체와의 괴리가 임계치를 넘을 때 한꺼번에 붕괴할 수도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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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의 재건을 위하여

      김교수는 현재와 같이 돈이 무소불위의 위력을 발휘하고 있고 사회적 관계가 소멸하는 현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것으로 사회적 관계의 복원과 근원적인 철학적 질문에 대한 사유를 꼽았습니다.
      사람을 불신할 수록 돈을 맹신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시스템에 대한 맹신에서 사람에 대한 신뢰로 모두의 믿음의 방향을 전환해야 함을 역설하였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현재 도대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우리가 생산할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인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하였습니다.

       

          

      정리

      어느덧 총 5강 중 3강이 지났습니다. 홍기빈 소장의 강의와 내용이 매끄럽게 연결되어 한결 이 주제에 대해 되짚어보고 사유하기가 수월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알면 사랑한다'는 말처럼 경제라는 것을 제대로 사랑해 주기 위해 (!?) 다양한 측면에서 요리조리 찔러보며 좀더 많은 수다를 떨어야겠습니다.  생각보다 이것저것 의심해 보고 살펴봐야 할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 <삶의 주인이 되는 돈의 인문학> 제 2강

      2010.3.21 오드리 삶의 주인이 되는 돈의 인문학

       

      <삶의 주인이 되는 돈의 인문학>

      - 제 2강 화폐의 역사적 기원에 대하여

                                                                                                 강연자: 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소장

       

      경제학자들이 가르치는 화폐의 기원은 몽땅 거짓말이다!

       

      3월 16일 저녁, 세계 곳곳에서 몇백년간 진리처럼 통용되어왔던 화폐제도론에 정면대결을 펼치는 한 강의가 있었습니다. 화폐에 대한 일반적 인식의 기반이 얼마나 취약한지 낱낱히 파헤쳐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어리둥절해 이해가 잘 안가더라도 꾸역꾸역 먹여드리고 싶은 심정이라는 홍기빈 선생님의 발언을 필두로 강의가 시작되었습니다. 강의를 간략히 요약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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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이 먼저 나왔나, 화폐가 먼저 나왔나?


      우리는 화폐라는 제도가 어디에서 나왔는지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 경제학자들은 시장의 발생 후 화폐가 정착되었었을 거라고 말한다. 그러나 홍소장의 지난 20여년간의 연구를 통해 나온 결론은  그 반대라는 것. 왜 이런 거짓이론이 최근 300년 동안이나 세계를 지배했던 것일까? 그는 이 문제가 우리사회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지배/피지배의 문제를 핵심적으로 보여주는 요소라고 지적한다. 주류,막스경제학에서 당연한 진리처럼 받아들여지는 주장이 현대에 어떤 이데올로기적인 기능을 수행하고있는가에 대해 계속 고찰이 이어진다.

       

      화폐는 교환의 매개수단으로 쓰이지 않았다.


      보통 화폐의 기능은 4가지로 정리된다.


      교환의 매개수단,  가치 지불수단, 가치 저장수단, 가치척도기능이 그것이다. 바로 여기 1번에 거짓이 있다.아담 스미스가 원형을 만들고 현재까지 당연히 가르쳐지고 있는 교환의 매개수단이라는 화폐의 기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성립하지 않는다.


      첫째, 논리적으로 성립할 수 없다. 문제는 상품의 수량에 있다. 모든 물건의 상대적 가치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 상품의 교환비율이 모두 일치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다. 경제학자들이 이것을 증명하려면 모든 물건들의 교환비율이 모순없이 저절로 형성한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리카도의 노동가치방법, 레옹 왈라스의 일반균형이론 역시 성립할 수 없다. 당연히 작동하고 있는 데 뭐하러 검증하냐는 식이다.

       
      둘째, 역사적 사례가 없다.흔히 경제학자들이 써먹는 예로 감옥에서 필요한 물건을 서로 물물 교환을 하고 그 물건의 가치를 담배로 환산해서 계산하는 사례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부분적인 현상을 인류 화폐의 기원이라고 하기엔 논리의 비약이 너무 크다.

       

      그럼 화폐는 실제로 어떻게 나온걸까?


      여기에서 원죄의 개념을 들 수 있다. 개인이 공동체에 빚을 지고 있고 그 도리를 다해야한다는 것에서 시작된 공동체의식은 다양한 사례에서 발견된다. 구약성경에 극적으로 묘사된, 아브라함이 자기 아들 이삭을 여호와에게 바치는 장면을 상상하면 된다. 화폐가 발생하는 심적 기제가 바로 이와 같다.


      1977년 캠브릿지 대학의 화폐학자 필립 그리어슨은 돈의 가치적도의 발생은 Wergeld(인명금, blood money)에서 나왔다고 주장한다. 고조선의 8조법과 상통하는 정신을 가진 이 규칙에서 돈의 가치척도 개념이 나오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실제 함무라비 법전의 2/3가 Wergeld에 대한 내용이다. 전혀 질적으로 상이한 것과 사건들 사이의 가치의 등가를 매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제공한 Wergeld. 죄갚음과 관련깊게 지어진 화폐의 명칭에서도 그 연관성을 찾을 수 있다. 독일어,네델란드어로 돈의 어원은 죄이다. 일본 역시 신사에 제물을 바친다는 행위가 내재되어 있다.

       

      화폐는 하나의 채무였다.


      고대 제국의 국가 권위에 의해 가치적도가 정해진  이후에 시장의 가치척도가 발생했다는 예는 역사에서 종종 발견된다. 고대 수메르 제국의 은을 가치의 척도로 쓰는 계산 화폐 체제와 같이 보편적이고 동일한 지불체계를 나라에서 정해놓은후에는 그것을 교환의 매개수단으로 하여 시장이 활성화 되는 사실을 볼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채무의 청산관계 속에서 화폐의 관념이 나오기 시작했고, 경제적 효율성을 위한 현실 개선의 필요를 느낀 중앙의 권위로부터 가치척도가 지정된 후에야 화폐사용이 활성화 되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화폐경제와  현금경제


      고대사람들은 은을 화폐로 들고다니지 않고 추상적인 단위로 썼다. 지불 수단은 다양했고 다만 은 몇 셰켈이면 염소 몇 마리구나 라는 식으로 계산한 것이다.


       역사상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주화는 터키지역의 리디아에서 발견된 엘렉트럼이이며 기원전 7세기의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주류 경제학자들은 이 때 '교환수단으로서의  화폐'가 발명되었다고 하나 이것은 역시 거짓임을 쉽게 증명할 수 있다. 초기의 주화는 예외가 없이 모두 가치가 높았다. 이 주화도 소 다섯마리 정도에 해당했다. 더 재미있는 것은 아예 주화의 가치를 알려주는 숫자가 안 써있다는 것. 그렇다면 어떻게 쓰였을까? 주화체계가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전에 전쟁 시에 현지에서 거래를 한 물품에 대한 군표로 쓰였다는 이론이 유력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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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화체계가 본격적으로 발전된 것이 로마제국 시대이다. 엄청난 점령지에서 드는 비용을 주화로 지불하고 점령지의 속인들도 주화로 세금을 낼 수 있었다. 돈의 활류가 잘 이루어지는 시스템이 정착되어 시장경제가 눈부시게 발전하였다. 이 때부터 주화=화폐라는 관념이 시작된 것으로 여길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화폐경제와 현금경제를 구분하는 것이다. 수메르제국은 현금이 없이 계산화폐만 있었다. 중국 명나라때는 수메르제국과 비슷하게 은을 가치기준으로 삼고 실제 지불은 종이나 물건으로 하였다. 이런 것은 화폐경제라고는 할 수 있으나 현금경제라고는 할 수 없다.

       

      경제학이론만으로는 부족해, 구체적 현상을 봐라


      자본주의 사회에서 화폐란 가장 중요한 제도이다. 이 화폐를 둘러싼 논리와 이론이 터무니없이 허술하게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여러분이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현대사회전체는 화폐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않다. 참고로  학교에서 가르치는 공식적인 내용들, 예를 들면 인플레이션과 통화량과의 관계, 통화량에 대한 지표 등은 말 그대로 교과서에만 존재한다. 실제 기관에서는 정책수단으로서 이대로 하겠다고 하는 사람이 없는 것이다. 중세 카톨릭 사회에서 '신'이라는 관념이 하나의 굳건한 사회체제로서 터무니없이 신비화되어있었던 사례가 있는 만큼 얼마든지 현대사회의 '화폐'라는 개념도 마찬가지의 경우라고 생각한다.  화폐가 시장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생긴것이 아님을 되짚어보면 그럼 누가 만들었는지가 중요한 문제가 된다. 만들어진 화폐는 누구의 손에 들어가나? 어떤 과정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들어가나? 이같은 질문을 경제학이론에만 의지하기만 하면 부족하다. 실제로 설명이 안되는 일이 다반사이지 않은가. 구체적인 사회학적 현상에 비추어  과학적인 사고를 할 필요가 절실하다. 전문가 내지는 기성 지식체계들에 주눅들 필요가 전혀 없다. 명제 자체가 검증가능한가, 옳다/그르다의 형태로 입증 가능한지 과학적 절차에 따라 사유를 진행하는 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시민으로서의 의무이다.   

       

      정리

      강의 내용이 다소 무겁고 낯설기도 했지만 홍소장의 꽉차여진 내용의 강의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때가 많았습니다. 특히 '우리는 지금 모든 문제에 대해 현대사회가 솔루션을 갖고 있다는 헛된 믿음이 있다.' 라는 홍소장의 지적이 기억에 남았는데요, 시스템에 대한 맹신을 버리고 과학적 사고를 통해 구멍난 부분을 면밀히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는 말입니다.  경제 성장을 하면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말이  흔히  통용되고 있지만 실제론 맞지 않는 사회현상의 인과관계를 분석할 필요가 있는 것처럼 말이지요. 현재 시민들의 지적 무기력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과학적 태도와 용기 그리고 실천하는 행동입니다. 저도  능동적인 의사결정력을 기르기 위해 다양한 자료를 찾아보고 정리하는 습관을 가져야 겠습니다. 홍소장은 영어를 잘 해야한다고 강조하였어요. 미국 CIA 관리도 자기들도 모르는게 있으면 인터넷을 찾아본다고 했다네요. 외국어 공부도 소홀히 하면 안될 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가 주어진 틀에 갇혀있지 않기위해서 이래저래 할게 많은 상황이라는걸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즐거운 의무라는 생각으로 용기를 가지며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 <삶의 주인이 되는 돈의 인문학> 제 1강

      2010.3.16 오드리 삶의 주인이 되는 돈의 인문학

       삼월의 바람 속에 시작된 돈의 인문학 강좌

      지난 3월 9일 봄을 기다리는 비가 조금씩 내리던 날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돈의 인문학> 첫 번째 강의가 열렸습니다. 각기 다른 장소에서 총총히 오신 수강생 분들이 하나, 둘씩 자리에 들어오셨고  첫 번째 강의를 해주실 김찬호 교수님도 일찌감치 오셔서 강의를 준비하셨습니다. 

      우리는 이혜인님의 <삼월의 바람 속에>라는 시를 읽었습니다. 바람이 많이 불던 그날의 날씨에 걸맞게 시린 환경에서도 희망을 기다리는 영롱한 싯구들이 수강생들의 마음에 녹아들며 그렇게 강의가 시작되었습니다.

      사실 인문학과 돈은 거리가 멀어 보이는 주제입니다. 김찬호 교수는 경쟁사회에서 영원한 화두가 되는 돈과 거리가 있어 보이는 인문학 사이의 어떤 지점에서 연결점을 찾을 수 있는지 실마리가 될 이야기들을 몇 가지 꺼내었습니다. 어느 한 초등학교의 학생들에게 장래희망을 물었더니 절반 이상이 ‘부자’라는 대답을 했다는 조사결과, 이주 여성과 결혼한 남편에게 무심코 ‘얼마주고 데려왔느냐’고 묻는 질문, 너무나 흔해진 ‘부자 되세요’라는 인사, 돈방석에 앉으라는 축복아닌 축복을 주는 음식점 등의 예를 통해 현재 한국사회의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거대한 돈의 물결에 침식되어 있는지를 새삼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김찬호 교수는 "돈이 객관적 실체로서 사회를 규정하지 않으며 우리의 의미 부여방식에 따라 돈의 작용방식이 결정지어진다"고 설명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첫 번째 강의는 수강생 모두가 자신의 인생과 돈과의 관계를 물어보는 질문지에 답하면서 여러 각도에서 자신의 생각을 성찰하고 정리하고 이야기하는 스토리텔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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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화경이 따로없네, 돈에 얽힌 울고 웃는 이야기들

        김찬호 교수가 준비한 문항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1. 돈에 얽힌 잊지 못할 기억(행복,불행했던 경험)

         2. 돈에 대한 생각이 바뀌게 된 일이 있다면?

         3. 내가 생각하는 한국인과 한국사회 그리고 돈

         4. 돈으로 그려보는 행복곡선

         5. 내게 돈은 ________________이다.

      수강생들은 모두 진지한 표정으로 하나씩 생각을 정리했고 5분여의 시간이 흐른 뒤 한사람씩 이야기를 이어나갔습니다. 다양한 연령과 성별, 직업, 출신만큼 수많은 주제의 이야기가 오고 갔습니다. 장학금, 첫월급, 차압, 착취, 장기주택자금대출, 회계, 모자랐던 생활비로 벌어진 에피소드 등이 하나씩 하나씩 강의실을 채워나갔습니다. 그중 몇 가지 수강생들을 웃기고 울린 몇가지 인상적인 말들을 모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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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은 남편이다. 관리하기 힘들면서 없으면 섭섭하다.                                                      
                          
      ▷4년 반 일하면서 돈은 모아도 불행했지만 퇴사하고 난 후 행복지수가 최고가 되었다.              

      ▷인도 여행을 할 때 인력거를 500원 내고 4km를 갔는데 기사가 바가지 250원을 씌우자 깎기 위해 싸우면서도 ‘왜 그러고 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은행에서 천원주고 산 복권이 당첨되어서 세금 빼고 삼만 칠천원 받았다. 그리고 기분이 좋아서 한턱 쏘고 십만원 냈다. 예전에는 옷 주머니에 있던 백만원 짜리 수표를 빼지 않고 세탁기에 넣은 적이 있다.                

      ▷돈이 한쪽으로 몰려있다는 느낌이 든다.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점점 더 심해지는 느낌이라 안타깝다. 돈은 물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많으면 위험하고 너무 적으면 갈증난다.
        
      ▷누워만 있어도, 숨을 쉬기만 해도 돈이 들어간다. ‘돈이 없으면 누워있을 수 도 없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집세. 생활비, 학비를 대학생의 혼자 힘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님께 도움을 받고 있다.  갈등의 귀결은 항상 돈이다. 돈이 단지 그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심지어 부모 ․ 자식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괴롭다.    

                                                 

      개인적인 것이 사회적이다

      다들 느끼셨겠지만, 읽자마자 피식 웃음이 나오는 재미있는 사연도 있고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말도 있습니다. 또한 현실이 너무나 묵직하게 느껴져 마음 한쪽이 무거워지는 말도 있었습니다.

      김찬호교수는 돈이 지극히 사적이면서도 세계적이고, 알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제대로 알기 어려운 것처럼 이것은 인류가 발명한 시스템 중에 가장 희한한 것일 지도 모른다고 정리했습니다.

      처음 만난 타인들이 모여 자신의 경험을 술회하고 타인의 개인사에 긴밀히 귀기울인 시간은 바쁜 일상에서 쉽게 가지지 못할 귀한 경험이었습니다. <개인적인 것이 사회적이다>라는 말처럼 때론 황당하게, 때론 희열을 느끼게 해주는 돈에 대해서 나만의 경험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삶의 한 조각이었음을, 그리고 그 달콤 쌉싸름한 조각들이 모여 대한민국이라는 큰 만화경을 이루고 있다는 긴 여운이 남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김찬호 교수가 함께 읽기를 권한 시를 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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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림

      예금을 모두 꺼내고 나서
      사람들은 말한다
      빈 통장이라고
      무심코 던져버린다
      그래도 남아 있는
      0이라는 수치

       

      긍정하는 듯
      부정하는 듯
      그 어느 것도 아닌
      남아 있는 비어 있는 세계
      살아 있는 것도 아니요
      죽어 있는 것도 아닌
      그것들마저 홀가분하게 벗어던진
      이 조용한 허탈

       

      그래도 0을 꺼내려고
      은행창구를 찾아들지만
      추심할 곳이 없는 현세
      끝내 무결할 수 없는
      이 통장

       

      분명 모두 꺼냈는데도
      아직 남아 있는 수치가 있다
      버려도 버려지지 않는 세계가 있다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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