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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천만 촛불이 뜨겁게 타올랐습니다. 정치와 경제의 변화를 바라는 우리의 갈망이 전국 곳곳의 광장을 가득 메웠습니다. 무엇보다 핵심은 삶에 밀착된 경제정책의 변화가 아닐까요? 무엇이 어떻게 변해야 하고, 이런 변화는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할까요. 이런 궁금증을 청문회 사이다 발언으로 유명한 주진형 전 한화금융 대표와 한겨레 신문 김경락 기자의 경제 토크에서 풀어봅니다.
경제토크 일정 |
4.3 재벌개혁하면, 내 생활은 무엇이 달라지나요?
4.10 국민연금, 어디서부터 문제인가요
4.17 구조조정, 안 할 수는 없나요
4.24 직장민주주의, 그게 뭔가요
강사 소개 |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 세계은행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던 중 귀국 증권업계에서 일했다. 한화투자증권 사장 재직 중 증권사에서 금기시하던 매도 리포트를 발표하는 등 여러 가지 개혁으로 화제를 모았다. 2015년 7월에는 증권사 중 유일하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부정적인 보고서를 냈고, 이와 관련한 청문회에서의 사이다 소신발언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김경락 한겨레신문 경제에디터석 기자. 세종특별자치시에서 기획재정부를 출입하며 재정·금융 분야를 다루고 있다. 알려지지 않은 소식을 전하는 것만큼이나 알기 쉽게 경제 현상을 소개하는 데 관심이 많다. 쓴 책으로 <내 동생도 알아듣는 쉬운 경제>가, 번역한 책으로 <오래된 희망, 사회주의>가 있다.
진행 정보 |
일 시 : 2017. 4. 3. ~ 4. 24. 매주 월요일 19:00 ~ 21:00, 총4회
장 소 :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참가비 : 6만원(참여연대 회원 30% 할인)
※ 강좌할인 및 취소환불 규정은 수강신청안내를 꼭 확인하세요.
후기 3
주진형, 김경락의 경제토크 - 경제민주주의를 말하다. 4.17. 조세재정
-세 번째 강의, 주제는 '조세 재정'이었습니다. 강의 내용 옮겨봅니다.
세금 이야기에 다들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만, 그저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틀에 갇혀있을 뿐이다.
정작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다툰다. 이를테면, '법인세'와 같은 것으로 비생산적인 것만 이야기할 뿐이다.
경기는 침체인데, 조세를 긴축한다는 것은 이상한 것이다. 경기는 계속 나빠지는데, 정부 지출은 늘지 않으니 이상한 것인데, 이슈화가 되지 않는다. 경제학자들도 우리나라의 조세 정책이 이상하다고 다들 이야기한다. 그런데 현 정부는 본인들도 그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
우리나라는 근로소득세가 낮은 편이다. 근로소득의 5%미만인데,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세금에 관심이 없는 것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법인소득세에 대한 논의는 이야기가 되지만, 개인소득세를 늘리는 것은 아예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설령 얘기를 하더라도 구체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는 편이다. 구렁이 담 넘어가듯 할 뿐이다.
사람들이 세금은 내지 않으려고 하면서, ‘소득 재분배’를 이야기한다. 작은 정부를 요구하면서, 사회보장제를 요구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는 불가능하다. 우리나라는 이상할 정도로 조세가 정치 이슈가 되지 않는다.
‘소득세, 법인세 개편에 따른 세수 증대 효과’ 통계에서 소득세 중 근로소득 공제를 폐지할 경우 13조 4000억의 세수 증대 효과가 생긴다. 보험료 납입에 대한 공제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소득세에 대한 이야기 없이 복지와 증세를 이야기해봐야 소용이 없다.
우리나라는 세금을 내고 있지 않다는 의식 자체가 없다. 건강 보험료를 소득 기준으로 바꾼다 하면 관심을 가질까? 결국 세금에 관심이 없다는 것은 조금 내기 때문이고, 올리는 것은 싫다. 세제의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유일하게 박근혜 정부가 잘한 것 하나가 소득공제를 세액 공제로 바꾼 것이다. 그러나 여론은 거부했다.
우리나라는 유달리 세금 결정 구조가 복잡하고 어려운 편이다. 비공개로 하루 열시간 정도씩 20회 정도 회의를 하기에 견제가 어렵다. 기자 출입도 되지 않는다. 그래서 기자들도 취재하기 어렵다. 또한 우리나라 정책을 조세로 이용하기도 하고, 세금제도도 매년 바뀐다.
세금, 면세, 공제 제도도 밀실 정치를 하는 잘못된 구조이다. 그런데, 밀실 정치를 할 수 밖에 없기도 하다.
소득 공제로 하면 있는 사람들에게 유리하고, 세액 공제로 하면 서민들에게 유리하다. 세금이 오르더라도 그만큼 공제를 많이 받는다.
세금을 내면, 나에게 어떻게 되돌아오는지 알수가 없기에 단순히 “뜯긴다.”고만 생각한다. 국회도 예결산을 목적에 맞게 심사해야 하는데, 예산만 신경을 쓰고, 결산은 중시하지 않는다. 어쩌면 한달 안에 400조 내역을 결산한다는 것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언론과 국회는 결산에 더 신경써야 한다. 예결산이 너무 많기에 견제와 감시가 어려운 것도 이유이긴 하다.
개헌에 대한 이슈는 정부의 투명성과 책임성이다. 감사원을 독립시키고, 회계 감사를 별도로 두어 국회 소속으로 해야 한다.
한국은 아동 보육과 복지에 대단히 과소 투자된 나라다. 회사는 직원을 키워 성장하듯이, 나라는 아이들을 키워 발전해야 한다. 어쩌면 한국의 장기 침체 원인이 교육일 수 있다. 그러한 과정에서 아이들은 수동적이 된다.
주진형, 김경락의 경제토크 - 경제민주주의를 말하다. 4.10. 국민연금, 어디서부터 문제인가요
다음과 같은 첫 질문으로 두 번째 토크가 시작되었습니다.
“연금은 예금인가? 아니면, 보험인가?”
국민연금에 대한 두 번째 토크 내용을 옮겨보겠습니다.
교과서적인 답변으로, 국민연금은 건강보험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보험이다.
건강보험을 생각해보자. 건강한 사람들이 돈을 내서 건강하지 않은 사람들을 돕는다. 병원에 갈 일이 없는 건강한 젊은 사람들은 돈만 내는 것이다. 결국 그 혜택은 노인들이 본다. 재정 대부분은 노인들 치료에 들어간다. 그런데도 젊은이들이 그렇게 하는 것은 나중에 본인들도 그렇게 될 것이라는 사회적 약속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건강보험의 운용 조건은 그 안에 건강한 사람들이 들어와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연금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한국은 근본적으로 사회적 보험이 아니도록 설계가 잘못되어 있다.
국민연금은 세대간 이전이 매우 중요하다. 국민연금은 내는 때와 받는 때의 시차가 무척 크다. 받는 돈도 얼마를 받게 될지, 어떻게 결정되는지 잘 모른다. 얼마를 내는지도 잘 모른다. 결국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기에, 그저 뜯긴다고만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부동산 수익률이 기형적으로 높기 때문에, 다른 자산관리는 잘 되지 않는다. 그런데 지난 5년 사이에 국민들의 연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국민연금은 전두환 때 법이 통과되었다. 의료보험 도입에 대한 논란은 잘 알려져 있지만, 국민연금 도입에 대한 논란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미 70년대 초 박정희 당시부터 연금에 대한 이야기는 있었지만, 오일쇼크로 취소되었다. 일본은 1961년 도입되었고, 서양은 조합에서 나왔다.
국민연금은 복지 프로그램의 최우선순위이다. 모든 나라가 먼저 시작한 일이다.
우리나라가 자살률 1위인데, 노인 자살률은 2위보다 8배가 높은 1위이다. 모두들 그저 “나는 얼마 받는데?”에만 관심이 있다.
국민연금은 ‘수익률’이라는 용어가 적절하지 않다. 따질 문제가 아니다. 쥐꼬리 연금이라 불리는 것은 설계가 잘못되어 있기 때문이다. 최악의 조합이다. “무위험 고수익 예금”으로 인식되어 있다보니 고치려고 해도 어렵다. 노후보장을 위한 충분성이 결여되어 있다.
언론에서 2060년경 국민연금이 고갈된다고 한다. 지속가능성도 의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고갈’개념이 문제가 아니다. 없으면 더 걷으면 된다. 항아리에 넣어두고 꺼내쓰는 개념이 아니다. 이러한 ‘고갈’에 대한 공포는 하나의 여론 조작이다. 팔아먹고 안주려는 것처럼 핑계에 불과하다.
국민연금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복지 얘기를 아무리 해봐야 소용이 없다. 우리 모두가 늙어서 닥치게 될 문제이다. 물론 국민연금으로 노후생활을 충분히 하라고 설계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부동산 하락까지 겹쳐 노인 자살률은 더 늘어날 위험도 있다.
우리가 진정으로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는 “국민연금은 왜 하는가?”이다. 기술적 문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노인세대의 빈곤을 해결할 생각을 해야 한다. 그러한 인식을 만들어 내는 것이 먼저다.
이를 위해 저소득층을 위한 이슈로 진보정당에서 어젠다를 만들어 최우선 의제로 해야 한다.
주진형, 김경락의 경제토크 - 경제민주주의를 말하다. 4.3. 재벌개혁하면, 내 생활은 무엇이 달라지나요
미리 준비해 둔 좌석이 부족할 정도로 많은 분들이 아름드리 홀을 찾아주셨고, 그만큼 열기도 뜨거웠습니다.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긴 두 분의 경제토크를 짧게 지면에 옮겨 보겠습니다.
“재벌 개혁은 사회구조적 문제이다. 너무나도 뿌리 깊은 문제이기에 정말 뾰족한 수는 이야기하기 어렵다. 차라리 사법개혁을 하나 쥐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겠다.”
재작년, 경제 문제가 하나 불거졌을 때, 한겨레도 다른 언론들에 동조했듯이 언론도 이러한 재벌 개혁 문제는 대놓고 이야기하기 어렵다. 서구 광고 미디어 중 기업 이익을 위한 족벌 운영과 방송이 있기는 하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신문과 방송까지 그들에게 주었다는 것이 더욱 심각한 문제다.
“재벌 개혁을 해야 하지만, 너무 매달리지 말자!”
차라리 다른 하나의 메커니즘을 찌르는 것은 어떨까?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의 경우 1심 후 2심에서 경감, 그 후 집행유예를 10여 년째 되풀이하고 있다. 이러한 처벌만 엄하게 해도 황제 경영, 세습 경영은 줄어들지 않을까?
어쩌면 재벌 개혁은 특효약이 없다고 할 수 있다. 하나하나 대안을 찾아갈 수 밖에 없다.
“검찰 개혁, 사법 개혁이 재벌 개혁의 리트머스 시험지이다.”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그가 검찰 개혁, 사법 개혁을 어떻게 하는지를 보면 재벌 개혁에 대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 질문 1. 우리나라 대기업들 평균 계열사가 120개로 알고 있다. 이는 벤처 기업을 사냥해서 그렇게 된 것 아닌가? 다른 나라의 사례들은 어떠한지 궁금하다.
- 사실 우리나라는 M&A(기업인수합병)가 잘 되는 편은 아니다. 인수해서 회사가 늘어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이는 분사해서 늘어나는 것이다. 분사는 돈을 주고 사는 것은 아니다.
* 질문 2. 공정거래위원회의 독점 고발권을 폐지하는 것은 어떠한가?
- 위 질문에 대하여 김○○ 교수와는 반대 입장이다. 김○○ 교수는 민간인들의 남용으로 고발이 많아질 우려가 있으며, 또한 검찰을 신뢰할 수 없다고 한다.
* 질문 3. “소유지배 구조 개선”을 우선 바꾸는 것은 어떨까?
이는 단순히 수단에 불과하다. 그에 앞서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는 게 우선이다. 사실 위 문제는 주변국 일본도 해결하지 못했다.
그러한 면에서 김종인 씨의 재벌개혁에 일부 동의한다. 대통령을 이용하여 잘못된 행동을 쥐어박는 것이다. 한 예로 군사 독재 정권 시절에는 가능했다. 물론 지금은 법적으로 어렵다. 그러나 초법적인 권력인 대통령이 나서야 할 필요도 있다. 사실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도 하지 못한 일이다. 이는 궁여지책이라 할 수도 있다. 체제적으로 어려우니 권력자를 이용하여 하자는 것이다. 그렇지만, 길게 기대하기는 어렵다.
갑질은 권력이 집중되어 있는 한 당연하다. 혹시 벌금을 세게 물리면 바뀔까?
재벌만 욕해 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결국 재벌문제는 여러 문제의 반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