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30일, 드디어 다이어파티 첫 회가 참여연대 지하1층 공간에서 펼쳐졌습니다!오늘의 호스트이자 이 시간의 주인공 ‘팔랑주머니 해초’ 님도 오시고다양한 루트로 초대된 20여 분의 게스트들이 이 자리를 가득 메워주셨습니다.팔랑주머니는 ‘누워있는 청년들의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생활 속 놀이를 실천함으로써청년들의 일상의 리듬을 새롭게 만드는 문화기획 팀인데요,특히 올해는 ‘니트생활자’와 다양한 협업을 추진하고 있었어요.‘파티’인 만큼 딱딱한 책상은 없고, 여기저기 알록달록한 풍선들과발랄하고 통통 튀는 느낌의 헤어밴드가 마련되어 있었지요. 함께하는 소품이 한마음이 되게 만들어주었어요!의자 위에는 ‘스케치북’과 굵은 매직펜이 올려져 있었는데요,게스트들의 자기소개 및 피드백 나눔에 사용되었지요.진행자는 참여자들 사이를 오가며, 스케치북에 적어주신 내용들을 읽고 같이 공유하느라무척 정신이 없었답니다.“더 나은 삶과 세상을 향한 다양한 이들의 여정에소중한 사회적 자원들이 매칭되는, 기쁨과 활력의 연대 축제”다이어파티에 호스트로 사람들을 초대한 개인 및 조직은 자신들이 요즘 활동하는 것들을 소개하고 관심 갖는 일들에 관하여 공유함으로써여러 다양한 의견을 듣기도 하고, 기여하고자 하는 자원들을 받아가게 된답니다.첫 번째 호스트로 지원한 팔랑주머니는 저희 기획단으로부터 사전에 2가지 질문을 받고는이번 시간을 준비해 오셨어요.“공익을 위해 활동하고 연구하는 당신은 어떠한 관심과 연대가 필요한가요?”“이들을 위해 우리 시민친구들이 무엇을 어떻게 지원하고 도와줄 수 있을까요?”이날 팔랑주머니는 먼저, 하반기에 펼칠 ‘프로젝트 누울자리’를 소개해주시고파티장을 가득 메운 분들의 피드백을 잔뜩 들었어요.‘맛있는 간식’ ‘건축설계 아이디어 자문’ ‘방정리 노하우’ 등등 각자가 어떤 재능이나 자원들을 이 프로젝트에 손 보탤 수 있는지 알려주셨지요.“호스트의 방금 이야기가 자신에게 어떻게 다가오는지 키워드를 적어주세요.”“이 프로젝트에서 자신이 기꺼이 기여하거나 지원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또한, 멘토링이나 협업 기회, 인큐베이팅 등과 같이 “미등록 단체 지위를 갖고도 즐겁고 활발하게 의미 있게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는 방법”에 관해 함께 깊게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답니다.“다채로운 사회적 자원들이 풍성하게 연결되는 파티 같은 시간”아주 풍성한 피드백과 다양한 기여책들이 나왔어요.그때그때 스케치북에 쓱쓱 매직펜으로 자기표현들을 적어주셨는데요,모두가 말하기를 멈추고 손으로 쓰는 것에만 집중하게 되는 이 시간을호스트인 팔랑주머니는 가장 좋아하고 기다려진 순간이었다고 나중에 말씀하셨답니다.오로지 자신들만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진정성 있는 피드백을 건네는 이 과정이그 어떤 물질적 선물보다 엄청 큰 선물이 되었다고 하셨어요. (눈물)마지막 순서가 정말 힘 있게 진행되었는데요,“호스트는 필요한 것을 얻으셨나요?” “앞으로 무엇이 기대되나요?”이 두 질문에 관하여 팔랑주머니의 답변을 들었고, 게스트들은 돌아가며 “미리 축하해요” “꾸준히 응원할게요” “지지합니다” “감사합니다” 등의 블레싱을 나눠주었습니다.빼놓을 수 없는, 감사의 선물 증정!다이어파티의 첫 시간을 환히 빛내주신 팔랑주머니에게, 또 다른 재능기여자의 기부로 뜨개 꽃 화분을 선물로 드리면서 ‘찰칵’ 기념 사진으로 마무리하였습니다.2시간 남짓 진행되면서 저희는 기대하지 못했던 많은 이야기들을 듣게 되었는데요.청년이나 번아웃 관련한 이야기뿐만 아니라지역사회에서 서로가 돌보는 방법에 관하여, 다양한 기관들이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에 관하여각자가 속한 곳에서 위치한 자리에서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 관해 그간 고민해 오셨던 이야기들을 진솔하게 나누게 되었습니다.진짜 우리에게 필요한 건 무엇일지 함께 깊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답니다.“다이어파티, 표현하고 응답하는 기쁨이 있는 곳”활동 가운데 생기는 고민을 나누고 싶거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자 할 때,시민친구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한 일이 생겼다면 이 자리에서 적극 홍보해주세요.자신이, 혹은 함께하는 그룹이 무엇을 하고 있으며 어떠한 필요가 있는지를 알려주면우리 시민친구들이 잘 듣고 기똥찬 지원과 따뜻한 도움의 손길을 건네드릴 겁니다.다이어파티에 호스트로, 게스트로 적극 참여해주세요.호스트로 나와주시면 수많은 게스트들의 깊은 관심과 애정의 시선 앞에서 자신이 무엇에 가슴이 뛰고 어떤 것에 힘이 드는지를 표현하면서 비로소 내가 누구인지, 나에게 진짜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세상 속 자신의 진짜 모습을 확인하게 됩니다.‘내가 무얼 줄 수 있으려나?’ 고민 마시고 얼마든지 게스트로 이 자리를 채워주세요. 누군가의 진솔한 이야기를 곁에서 귀 기울여 들여주는 것만으로도 큰 기여가 되니까요. 호스트의 필요에 관해 가만히 듣다 보면,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손 보탬이 무엇일지 금방 머릿속에 떠오르게 된답니다. 따뜻한 온기와 힘을 주신다 생각하시고 맘 편히 와주세요.다이어파티를 통해 다양한 공익활동이 곳곳에서 더욱 활발히 펼쳐질뿐 아니라시민사회 안에서 촘촘히 연결되는 네트워크들이 여럿 형성되고 성장하길 기대합니다.사회적 자원들이 연결되고 활용되는 과정이 쉽고 재미있어지길 바라며,앞으로 활동가와 시민들의 활발한 소통 기회가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어른이 되어서 다시 하는 말 공부
똘레랑스0914
나이 60을 바라보는 나이에 새삼스럽게 평생 써온 ‘말’을 배운다고? 혹자는 웃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전 주저 없이‘어른이 되어 다시 하는 말 공부’ 강의를 신청했습니다. 말은 생각을 담는 그릇이며 서로 소통의 도구인데 현재 내가 사용하고 있는 말들이 얼마나 정확한지? 내가 사용하고 있는 말들이 타인에게 독이 되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 채 반복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무수하게 쏟아져 나오는 신조어들은 어느 정도 수용하고 따라가야 할 것인가? 스스로 묻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진민 선생님 강의는 제가 원했던 내용을 충족하고 그 이상으로 사고의 지평을 넓히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제시해 준 시간이기도 했습니다.강의는 전체 4부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강의 내용 중 저에게 큰 의미를 준 키워드를 중심으로 간략하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1부- ‘정명(正名)’ [이름을 바로잡는 일, 이름이 바로잡히지 않고 말이 바르지 않으면 결국 사회 전체가 망가진다는 의미로 공자가사용하신 단어]이란 단어가 말 공부의 필요성을 함축적으로 설명해 주고 있었습니다. 말 공부는 1) 정치적 주체인 시민으로서의책임과 의무이며 2) 내 세계의 유지와 확장을 위해 필요한 일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단어, 사용하는 언어의 질에 따라 전혀 다른 세계에서 살게 된다 [‘아이라는 숲’에서 인용]. 1 부에서는 우리말 한국어를 일상 속에서 낯설게 (세심하게 구별해보기/익숙한 말 궁금해하기/적절한지 의심하기) 바라보자는 실천 방안을 제시해 주셨습니다.2부에서는 그 제목 [말에 독을 담다]을 핵심어로 선택했습니다. ‘차별’의 언어와 ’속이는’ 말들에 대하여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일상에서 알고 있지만 사용했거나 그 의미를 정확하게 모르고 사용해 온 말들이 때로는 사람을 죽이고 아프게 하는 말들, 타인의 존재를 거부하는 말들, 우리를 물화 시키는 단어, 누군가를 비하하는 말들, 전쟁의 폭력성이 담긴 언어들이었음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3부 강의는 제가 기대하지 않았던 조금은 낯선 주제였습니다. 인식의 지평을 넓히는 방법으로서의 외국어 공부는 새롭게 외국어를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3 부에서는 ‘단어는 인간 의식의 소우주다’라는 레프 비고츠키 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게 된 단어 ‘파이어아벤트 feierabend -축제가 있는 매일 저녁’에 대한 설명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외국어는 단지 나의 지식을 알리고, 생각을 소통하기 위한 수단만이 아니라 내가 모르던 세상을 나의 인식 세계 안에 새롭게 담는 과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말과 다른 외국어에 담겨 진 그들 사회 문화, 철학을 이해하는 방법으로 낯선 외국어 공부는 쉽지는 않겠지만 한 번 도전해 봐야 할 과제가 되었습니다.마지막 4부 –‘말의 생로병사’ 생겨나는 말들과 사라지는 말들을 살펴보며 우리 사회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살펴본 시간이었습니다. 말은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기에 나이가 들어도 계속 말 공부의 필요성도 느끼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폭발적으로 만들어지는 신조어가 다양성을 높이고 시대상을 반영할 수 있기는 하지만 소통을 단절시키고 차별과 혐오 표현 유행이 혐오 문화를 강화할 수도 있기에 우리 언중(言衆)들이 자율적으로 선을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4주간의 강의를 통해 배운 ‘말 공부’가 공염불, 헛일을 의미하는 말공부(工夫) 되지 않도록 노력해달라는 당부의 말씀으로 강의는 끝맺음 되었습니다.내 의식의 소우주를 정확하게 표현하고 싶으신 분, 내 인식의 지평을 넓히는 데 관심이 있으신 분들께 ‘꼭’ 추천해드리고 싶은 강좌였습니다. 좋은 강좌를 마련해주신 참여연대 아카데미와 강의를 맡아주신 이진민 선생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또한 솜씨 없는 후기지만 읽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수강생 김현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