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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권 정치철학] 변동하는 우리 정치 앞서보기 | [후기] 5/8(화) 김만권의 ‘새로운 세계를 짓기 위한 변화의 매뉴얼 - 변동하는 우리 정치 앞서보기’ 1강 _ 기억(memory)과 정의 | 개똥이 | 2018.5.12 | |||||||||||||||||
이번 첫 강의에서는 6회에 걸쳐 진행되는 전체적인 강의의 흐름을 짚어보고 앞으로 우리가 함께 논의하게 될 이야기를 훑어보는 것부터 시작했다. 2017년 대통령 탄핵 이후 우리 정치는 결정적 갈림길에 서있다. 새로운 변화를 이룰 것인가 아니면 구체제의 유산에 남을 것인가. 김만권 선생님은 새로운 세계를 짓는다는 것이 정치학적으로 무슨 의미인지 말씀하시기 위해 헌법을 먼저 설명하셨다.
1. 헌법(constitution)의 의미
김만권 선생님은 우리가 흔히 헌법을 문서라고 생각하지만 본래 의미는 구성(constitution)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하셨다. 정치에서는 헌법은 정체를 구성하는 원리이며 정체 그 자체를 의미하기도 한다.
헌법(constitution)의 의미는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1) 헌법(문서) 2) 정체의 구성 3) 정체
김만권 선생님은 ‘성공한 혁명은 새로운 헌법을 쓴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말씀하셨다. 헌법을 먼저 이야기하는 것은 촛불혁명 이후에 새롭게 만들어질 정체는 곧 헌법에 어떤 내용을 새로 담아내야 하는가의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새로운 세계를 짓기 위해 우리는 새로운 체계가 필요하고 그 내용을 담아내는 것이 바로 헌법이다. 우리는 헌법에 어떤 내용을 담아내야 할까? 바로 거기서 이번 수업의 주제인 ‘기억과 정의’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됐다.
2. 기억(memory)의 중요성
모든 기억은 외부 충격이나 역사적 사건에서 시작된다. 촛불혁명은 우리에게 새로운 기억의 계기를 제공했다. 김만권 선생님은 우리나라 정치사에서 기억이라는 단어가 국가적 키워드가 된 첫 번째 사건은 ‘세월호’라고 말씀하셨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를 ‘잊지않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무엇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의 문제가 남아있다.
김만권 선생님은 기억이 과거의 행위를 되짚어보는 의미를 넘어 미래의 올바른 방향을 설정하는 현재의 정의로 연결되기에 중요하다고 말씀하신다. 기억하는 자들만이 같은 부정의를 저지르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억은 과거를 향한 정의이자, 미래의 올바른 방향을 설정하는 현재의 정의라는 것이다.
기억은 반성의 계기가 된다. 기억하지 못하는 자들의 삶의 문제는 반성 없는 삶을 살기에 똑같은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우리는 같은 실수를 다시 저지르지 않기 위해, 더 나아가 우리가 그런 실수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지 않기 위해 기록하고 기억해서 정의를 세워야 한다.
기억이라는 활동의 목적은 과거를 돌아보는 것을 넘어, 미래를 위한 일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진실과 화해를 위한 협의회는 이전에 인종 범죄를 저질렀던 가해자들이 피해자 앞에서 공개적으로 자신이 행한 일을 고백하고 이 활동을 기록해서 모두에게 공유했다. 과거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기록으로 남기고 사람들이 용서를 하는 과정에서 다시는 이런 일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만들게 되고 그 결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헌법이 만들어졌다. 이런 기억의 과정을 통해 집단은 ‘다시는 이런 일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새기게 된다.
기억의 결과는 정체, 즉 새로운 헌법에 담기게 된다. 다시 말해 헌법은 집단이 어떤 과거와는 단절하고 어떤 내용은 기억할 것인가 결정한 결과물이 담기는 것이다.
3. 행위와 사유
김만권 선생님은 집단이 제대로 된 기억을 만들기 위해서 한계상황을 마주하는 것과 그에 따르는 사유가 필요하다고 말씀하셨다. 하이데거는 “인간은 웬만해선 사유하지 않는다. 인간은 한계 상황에 마주했을 때만 사유한다”고 말했다. 한계 상황은 죽음을 앞뒀을 때를 말한다. 하이데거 같은 존재론자는 인간이 존재에 대해 질문하게 되는 건 그런 한계상황일 때뿐이라고 봤다. 이를 정치 상황에 비춰 본다면 일반적인 정치상황이 아니라 무언가 변화가 일어나고 충격이 일어났을 때 우리를 생각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표현되고 기억되어야만 의미가 생겨난다는 것이다. 어떤 상황에 마주했을 때 사유하지 못하고 명확히 언어로 표현하지 못한다면 문제가 발생한다. 김만권 선생님은 우리가 공론장에 참여하는 정치참여의 경험을 후대에 넘겨주는 것이 ‘집단적 사유의 장’이고 그 장에서 제대로 된 기억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만약 집단적 사유의 장 없이, 기억을 하나의 이미지로 공유한다면 집단의 기억이 왜곡되거나 아예 기억 자체가 부재할 수도 있다.
우리는 이런 정치참여 경험을 곱씹는 사유의 과정을 거쳐 후대에 제대로 전달했을까? 김만권 선생님은 이에 대한 답을 1987년 6월 혁명으로 설명하셨다. 우리는 6월 혁명의 결과로 만들어진 87년 헌법 체제를 ‘민주정체로서 새로운 시작’이란 긍정적 평가보다는 ‘낡은 독재의 유산에서 완전히 헤어 나오지 못한 실패한 혁명’이란 부정적 평가에 방점을 찍고 바라본 경향이 있다.
김만권 선생님은 87년 헌법 체제가 우리가 민주주의를 기억하는 데 실패한 사례라고 말씀하셨다. 87년 헌법은 ‘법치’와 ‘민주적 정치’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탓에 헌법의 역할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명확한 지식과 개념이 제대로 자리 잡지 않은 상태였다는 시대적 한계도 있었다. 하지만 사실상 일반 ‘데모스’의 의지가 군사정권이라는 과거와 완전히 결별하고 우리 역사상 민주적 주권자가 만들어낸 첫 민주헌법이라는 점에서 유의미한 헌법이다.
87년 민주헌법을 쓴 역사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 결과, 현재 우리는 민주주의를 단순히 다수결 정도로 이해하고 있다. 87년 전후 독재를 민주주의로 대체한 세대마저 사건의 온전한 의미를 곱씹고 기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어질 2강에서는 시민불복종과 혁명에 대해 배우게 된다. 그 뒤로는 헌법과 새로 쓰일 헌법에 어떤 내용이 담겨야 하는지에 대한 강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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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 70년 역사기행] 제주 4·3 바람이 분다 | [후기] 4/16 제주 4·3 바람이 분다(2) - 국제법으로 본 제주 4·3 | 개똥이 | 2018.4.28 | |||||||||||||||||
제주 4·3 특강 2회차에는 이재승 교수님이 '국제법'이라는 새로운 시각으로 제주 4·3사건을 해석해주셨습니다. 1회차 강의를 해주셨던 김종민 위원장님의 시각과 많이 달라서 인상깊었어요. 강의 자료와 내용을 같이 정리했습니다 :)
1) 제주 4·3사건은 국제법적 책임이 존재한다. "국내에서 일어난 문제인데 왜 국제법으로 본다고 하는 걸까?" 강의 제목을 봤을 때부터 조금 의아했던 부분입니다. 시작부터 이 점을 짚어주셨는데요, 제주 4·3사건은 군대가 동원되어 대략 3만명에 이르는 민간인을 학살한 사건이기 때문에 국가폭력의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이 때 책임과 문제해결에 관한 국제적 기준이 존재하기 때문에 '국제법'으로 해석이 가능하며, 국제법은 단순히 국가 간의 문제뿐만 아니라 국가와 해당 국가 국민 간의 권리도 포괄하는 개념이라고 합니다.
[국제법적 근거] 국제인도법/전쟁법 - 집단살해, 전쟁범죄, 침략범죄, 인도에 반한 범죄를 규정 반보벤-바시오우니 원칙(피해자 권리장전) 불처벌투쟁원칙 국가책임법(2001) (- 관습의 조문화)
위에서 열거한 법이나 스피치액트는 국가에 의해 자행된 중대한 인권침해에 대해 국가책임을 물을 수 있는 관습법으로서 존재합니다. 즉, 연성법(Soft Law)으로 직접적인 법적 권위(근거)로서 활용되지는 못하지만 입법이나 결정에서 국제관습이나 관례로 원용될 여지는 있는 것이죠. 구속력은 없지만 진실 규명과 과거 청산에 관한 기준과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2) 제주 4·3사건은 미국의 책임도 있다. 1948년 당시 미국이 남쪽을 분할 통치하는 가운데 미국의 오리엔탈리즘적 시각에 따라 자주권을 침해당했기 때문입니다. 점령체제 아래의 미군정은 공산당불법화(규정), 정당등록규칙, 군정위반죄 등을 만들었습니다. 점령체제 하에서는 민족자결의 원칙을 침해하지 않도록 점령 국가가 [중립성, 점령지주민의 이익, 잠정성]을 지켜야 합니다. 중립성은 정치적 역학관계에 개입하지 않는 것으로, 특히 정당등록규칙은 미군정의 좌익 통제를 의도한 규칙이므로 중립성 원칙에 위배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3) 이러한 맥락에서는 제주 4·3사건을 '항쟁'으로 볼 수 있다. 사실 제주 4·3사건을 두고 아직 이 사건을 어떻게 정의해야할 지 의견이 분분합니다. 지난주 김종민 위원장님은 항쟁으로 볼 수 없다고 잘라 말하셨는데, 이재승 교수님은 당시 정치·사회적 맥락에서 본다면 이를 '항쟁'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미군정의 통치 아래 주권을 침해받은 상황에서 미군정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미군정은 이들을 천천히 서울에서부터 진압해나갔습니다. 특히 제주 4·3사건이 일어날 당시에는 헌법(1948.7.17)에 제정되기 전이었고 미군정이 만든 '국방경비법'을 적용해 군사재판을 진행했습니다. 제대로 공포된 적도 없는 이 법 조항들을 날림으로 만든 것은 당시 미군정이 즉결처형할 권리를 마음대로 규정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미군정의 개입에 대한 반발이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었고 그 마지막이 제주 4·3사건이라고 평가한다면 '항쟁'으로 볼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4) 국제법적으로 제주 4·3사건의 해결은 어떻게 해야할까? 국가책임법의 초안에는 피해자의 권리를 밝히고 있습니다. 진실과 정의, 피해회복에 대한 권리를 가지며, 이중 피해회복에 대한 권리는 피해자의 만족을 비롯해 원상회복, 금전배상, 재활조치와 재발방지를 보증하는 것까지 포함하고 있습니다. 국가가 피해자에게 '만족'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명시하고 위반의 인정, 유감의 표시, 공식사과 등의 방식이 있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점이 새로웠습니다.
교수님이 중요하게 짚고 넘어간 것은 '재발방지의 보증'인데요. 이 조치에는 악법의 개폐도 포함됩니다. 지난 2000년, 제주 4·3특별법을 제정할 수 있었던 것은 진상규명운동과 함께 수평적 정권 교체를 이뤄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당시 특별법도 사건의 국가적 책임을 인정만 했을 뿐, 2007년 개정한 뒤에도 피해자 지원과 보상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물론 특별법 제정으로 인해 도민 전체의 명예회복이 이뤄진 점은 짚고 넘어가야겠지만, 지난 강의 때도 지적됐던 것처럼 아직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한 사람들도 꽤 많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국가 폭력으로 인한 피해는 '완전한 해결'이나 '최종 해결'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시며, 애초에 발생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고 지적했던 부분이 인상깊었습니다. 제가 이해하기로는, '피해자'의 범위가 어떻게든 제한이 될 수밖에 없어서 그런 것 같아요. 간접 피해자도 있고, 보상을 인지하지 못하는 등의 사례가 있을 수 있으니까요..? 혹은 보상 당시에는 몰랐는데 후유증이 심각하다던가 하는 등의.. 정말 애초에 발생하지 않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5) 다른 나라는 어떻게 처벌&보상 했을까? 독일/한국/아르헨티나를 대표적으로 비교했습니다. 독일의 경우 패전국이었기 때문에 비교적 전범과 나치 처벌이 강제성이 있어 쉬웠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와 아르헨티나는 주체적으로 과거청산을 추진했다는 점이 과거청산을 어렵게 만든 원인이었다고 해요. 교수님은 아르헨티나의 과거청산을 선례로 꼽았는데, 아르헨티나 또한 1986년부터 청산 작업을 진행하다 중단이 됐던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다시 재개되어 완료됐다는 점에서 우리가 참고할 만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86년 청산작업을 시작해 2011년까지 군경 259명을 처벌했습니다. '비뇨데'라는 독재자를 처벌하는 데 성공하면서 청산작업이 본격화했고, 인권침해 관여자를 사면해주는 사면법을 폐기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독일의 경우는 다들 아시는 것처럼 전범을 '발본색원'하는 데 충실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데, 20년이 넘도록 전범을 추적하고, 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않고 방조했더라도 유죄를 선고해 엄격한 기준을 세워 적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억책임미래재단법'을 제정해 역사를 기억하고 다시 인권이 침해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조치를 실행하고 있습니다.
* 이런 사례들로 살펴봤을 때, 아직 제주 4·3사건의 경우 갈 길이 먼 것 같습니다. 아직 피해 규모가 제대로 밝혀지지도 않았고, 연좌제 피해 등을 어떻게 보상해야할 지도 논의가 필요합니다. 현재 공동체배상에 의구심을 가지는 사람도 많다고 합니다. 제주도의 경우 마을 단위의 피해가 행정구역과 일치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미 사라진 마을에 대한 지원으로 마을이 복구될 수 있는가 등등의 문제도 있어서 복잡한 사안인 것 같습니다. 그 뿐아니라 당시 군사재판의 피해자들 중에는 판결문이 없어 재심조차 받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어 군사재판의 무효화조치가 꼭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제주 4·3 사건에 대한 추가 진상조사와 사건에 대한 정의가 문제 해결의 시작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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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형의 ‘경제 토크’ - 알아두면 삶이 바뀌는 경제지식 | [후기] 4/3(화) 주진형의 '경제 토크' 4강 _국민소득 3만불 시대라는데- 일자리 | 봄날목화 | 2018.4.18 | |||||||||||||||||
주진형선생님은 인구구조와 현대 산업구조의 불일치 내지 불균형으로 저생산성과 고임금화의 결과를 초래했고, 인력투자에 소홀히 한 채 실물자산위주의 경제성장 3%와 실업률 증가로 이어졌다고 보셨다. 노동을 필요로 하는 산업은 줄어들고 노동시장은 경직되고 자본집약형 산업은 발달되었는데, 인적자본의 효율성을 높여야 현대산업구조에 맞는 일자리가 창출될 거라고 하셨다.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첫번째 원인으로 1차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들 수 있다. 대기업과 공공부문의 정규직의 법적 보호와 강한 노조의 보호는 과보호를 완화하고 임금체계 개선, 해고규제 완화, 파업시 대체근로 허용, 성과중심 임금체계를 도입함으로써 부문간 노동이동이 활발해지면 이중구조가 완화될 수 있다는 견해가 있다. 두번째 원인은 산업구조의 이중구조로 노사관계가 파편화되어 있고 산업안전망도 취약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노무도급의 불법화, 최저임금의 대폭인상 등 법규강화로 2차부문의 근로자 지위를 상승시키면 이중구조는 완화될 수 있다는 견해가 있다.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임금이 높고 복지혜택도 좋은 1차노동시장(전체근로자의 23.4%)과 저임금, 낮은 복지혜택의 2차 노동시장(전체근로자의 76.6%)으로 분류된다. 1차 노동시장에는 대기업 정규직(근로자의 14.5%), 공공부문의 정규직(근로자의 8.9%)으로 구성된다. 2차 노동시장에는 중소기업 정규직(근로자의 43.7%), 대기업의 비정규직(근로자의 9.7%)과 중소기업의 비정규직(근로자의 21%), 공공부문 비정규직(근로자의 2.1%)으로 구성된다.
노동시장 이중화의 문제가 단순히 정규직 대 비정규직의 문제가 아니고, 기업규모간 격차의 문제와 중첩되어 있다. 2015년 기준으로 대기업 비정규직과 중소기업 정규직은 모두 대기업 정규직 대비 60%의 임금수준을 보인다. 국민연금 가입율은 대기업 비정규직 80%, 중소기업 비정규직 35%이며 평균근속기간에도 대기업 정규직은 145.5개월, 대기업 비정규직은 44.8개월, 중소기업 정규직은 76.4개월, 중소기업 비정규직은 26.9개월로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는 기업규모, 노조유무, 고용형태에 따라 지속되며, 2015년 기준으로 대기업 비정규직과 중소기업 정규직은 모두 대기업 정규직 대비 60%임금수준이며, 월평균 임금(명목)에서 무노조 중소기업 비정규직은 유노조 대기업 정규직의 34.3%수준이며, 근속기간, 신규채용률, 사회보험(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적용면에서 월등히 낮은 편이다. 국민연금 가입율은 대기업 비정규직 80%, 중소기업 비정규직 35%, 2009년 통계에 따르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율은 22.2%이다
안정된 노동시장을 만들고 노동기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근로시간 단축, 사회공공서비스부문 일자리와 의료복지부문 일자리를 확대해야 한다고 본다.
최저임금 미만 임금근로자가 빈곤선보다 큰 경우 23.7%, 빈곤선 아래인 경우 75.2%이며, 2000년부터 2015년까지 최저임금인상률과 소비자물가상승률+경제성장률의 차이는 평균 8.5%이다.
복지분야 재원분배(OECD SOCX)에서 한국은 2011년 기준자료에 따르면 GDP대비 노령 2.1%, 유족 0.3%, 근로무능력자 0.5%, 보건4.0%, 가족 0.9%, 적극적 노동시장 0.3%, 실업 0.3%, 주택 0.0%, 기타 0.6% 이다.
우리 사회 일자리는 인구구조와 산업구조가 매칭이 되어 자본위주의 산업보다는 산업구조에 맞는 인적 투자로 노동시장의 유연화와 동시에 고용도 증대될 것이라고 견해를 보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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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짓는 기예, 사랑 | 세계를 짓는 기예 사랑 5강 - 사랑의 정치적 가능성 & 다시 세계를 짓는 사랑은 가능한가? | 개똥이 | 2018.4.9 | |||||||||||||||||
세계를 짓는 기예 사랑 5강 - 사랑의 정치적 가능성 & 다시 세계를 짓는 사랑은 가능한가?
*후기는 강연 내용과 강연에서 배부된 프린트에서 발췌했습니다. 이 글의 저작권은 참여연대와 엄기호 사회학자님께 있습니다.*
어린 아이와 청소년은 그들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오늘날 노동세계에서 제외되었다. 하지만 그렇기에 그들을 ‘준비하는 사람’으로 보고 그들의 주체성을 박탈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따라서 어린 아이를 노동 구성원으로 받아들이자는 주장이 있지만 몇 세 아이부터 어떤 노동까지 포함시켜야 하는가에 대한 논쟁이 된다. 오늘날에는 아이에게 드는 경제적 비용이 증가하고 아이로부터 얻는 경제적 이득이 감소한다. 자식은 경제적 가치보다는 사랑의 가치를 지니게 된 것이다. 오늘날 사람들은 책임의 주체보다 권리의 주체가 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책임지는 주체가 되었을 때 인간은 자신의 존재감과 살아가야 하는 이유가 생긴다. 하지만 오늘날은 책임감이 강할 성인일수록 아이를 갖지 않으려한다. 아이의 미래가 걱정되어서, 아이를 사랑하기 때문에 아이를 갖지 않는 것이다. 만약 아이를 갖게 된다면 자신을 무장하고,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모든 정보를 ‘전부’ 알기 원한다. 고안된 출산과 육아 방법 등 산모보다는 아이에게만 관심을 쏟는다. 아이를 키우기 위한 최적의 준비를 하려하고 부모나 조부모의 지혜는 쓸모없는 것으로 규정된다. 현대에는 오직 최고만이 있을 뿐이다. 부모에게 그들의 본분을 다하라는 압력이 가해진다. 가장 먼저 육아에 대한 정보를 최신으로 업데이트하는 것이 그 중 하나이다. 끊임없이 과학과 정보를 통해 더 나은 출산과 육아를 공부한다. 엄마는 ‘적절한’ 보살핌을 받지 못한 아이는 대처 능력이 없을 것이라는 공포를 가진다. 이는 현대인이 신자유주의적 관리의 주체로서 사랑으로 키우는 자식조차도 투자와 관리를 통해 기르려는 모습이다. 비정한 엄마들, 아이를 가질 자격이 없는 엄마들만이 새로운 규칙을 따르기를 거부할 수 있다는 역설이다.
인간의 동물성이란? 말의 머리를 가지고 사람의 몸을 가진 인간. 그는 인간의 합리적 이성을 해방하고 본능적인이고 날 것 그대로의 감정을 허용하는 사람이다. 그는 인간의 음성보다 인간의 소리를 듣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다. 아이를 잃고 슬퍼하는 부모의 절규를 듣고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은 오늘날 서로에게 무관심해진 이 사회에서 꼭 필요한 사람일 것이다.
사랑의 형식 중 하나인 필리아. 필리아는 성찰보다는 반사에 가깝다. 친한 사람을 길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쳤을 때 계산을 넘어 미소부터 짓는 것, 대가를 바라지 않고 타인의 존재만으로 기쁨을 느끼는 것, 현존 자체를 기뻐하는 사랑이다. 개인주의가 익숙해지는 현대사회에서 사라지고 있는 필리아적 사랑. 사랑은 계산하고 안전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상대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기뻐하는 것이다.
위험 없는 사랑을 당신에게. [세계를 짓는 기예 사랑 5강 -(3) 2에서 3페이지 중] 사랑에 빠지지 않고서도 우리는 사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누구나가 가지고 있는 공통된 취향이 사랑이며, 사랑이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서 저들의 삶에 그 밀도와 의미마저 부여하는 것이라고 확신하는 제 입장에서 볼 때, 위험이 부재하는 체제에서 존재에 부여하는 이런 증여는 결코 사랑이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안전한 사람만을 사랑한다는 것은 위험이 오직 타자들에게서만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타인이라는 존재를 포기하는 것, 열정을 절약하면서 쾌락으로 채워진 즐거운 성적 타협을 우리가 소유할 수 있다는 논리, 안전과 안락에 대항하여 위험과 모험을 다시 창안해야 합니다. 사랑의 경험은 일종의 도약입니다. 서로의 이익만을 챙길 단순한 교환처럼 인식되지 않으며, 미리 수익성을 기대하고 진행하는 투자처럼 장기간 계속 견디는 것도 아니므로 사랑은 우연으로 인해 발생되는 믿음입니다. 결국은 주체가 자기 자신을 넘어서게 되는 것입니다. 나르시즘을 넘어서는 게 바로 사랑 안에서입니다. 사랑은 타자 존재 자체, 단절되고 재구성된 자신의 인생에서 자신의 존재로 완전히 무장하고서 불쑥 솟아난 타자 그 자체와 관련되는 것입니다. 사랑은 시련을 받아들이고 지속될 것을 약속합니다. 우연 속에서 시작된 만남을 지속성과 끈덕짐, 약속, 충실성을 통해 우연을 고정시키고 운명에 이르는 것이 사랑입니다. 당신에게 하나의 가능성처럼 주어지지 않았던 무엇을 존재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사랑입니다. 사랑은 어떤 불가능성을 극복하고 둘이 등장하는 무대를 만드는 것입니다.
+) 타자성을 인정한다는 것은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타자성이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된 이후부터는 타자성이 없다고 생각하고 무시하고 살면 안 된다.
강연을 마치며... 강연 도중 사람들과 사랑에 대해 토론해볼 시간이 있었다. 우리는 사랑을 이런 강연과 이론으로 배워야하게 되었을까에 대해 고민해 보게 되었다. 사랑은 우리의 삶과 공동체 안에서 자연스럽게 알아가는 것일 텐데 경쟁이 과열되고 개인의 삶이 고단해지면서 사랑이란 하나의 이상을 가리키는 우리와 거리가 먼말이 되어버렸다. 강의에 온 사람들도 사랑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현재의 사회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고 온 것일지 모른다. 우리는 우리가 강연에서 배운 사랑에 대한 이론과 지식을 삶에 어떻게 적용시킬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고 경쟁이 치열해지는 사회 속에서 사랑이 가능한지에 대해 토론헀다. 물론 명확한 결론은 나지 않았지만 각자의 삶을 되돌아보며 사랑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공유할 기회를 얻었다. 우리는 이 강연을 통해 사랑의 면모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었고 자신이 살고 있는 삶과 사회를 되돌아 볼 수 있었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삶과 가치관에 다시 한번 확신을 가지고 강의실을 나갈 것이고 어떤 사람은 사랑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터덜터덜 발을 옮길 것이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 없다. 문제를 인지하면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분명 어려울 것이다. 관성적으로 살고 있는 삶에 변화를 주는 건 사랑에 대한 지식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보고 들은 강연의 내용에 대한 고민은 의식적이든 아니든 삶을 사는데 내려야 하는 크고 작은 선택들에 영향을 줄 것이다. 위험을 감수하고, 인정을 베풀며, 개인에서 나아가 타인으로, 타인에서 나아가 사회로, 사랑을 하는 일은 쉽진 않겠지만 우리가 배운 사랑의 다양한 면모와 올바른 방법이이 존재한다는 걸 안 이상 우리는 사랑을 포기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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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형의 ‘경제 토크’ - 알아두면 삶이 바뀌는 경제지식 | [후기] 3/27(화) 주진형의 '경제 토크' 4강 <연금> _ 가난한 노인이 넘치는 나라 | 개똥이 | 2018.4.8 | |||||||||||||||||
3월 27일, 주진형 선생님의 네 번째 경제학 특강이 시작되었다. 4주차 강의의 주제는 <연금>이었다. 주진형 선생님의 이야기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국민연금 제도는 잘못된 설계로 인해 많은 오해가 생기고 구조적인 문제가 심화되고 있었다.
1. 국민연금제도에 대한 한국인들의 흔한 오해
대한민국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국민연금에 가입이 되어있고 매달 소득분위에 따른 금액을 납부하면서 나중에 노후를 대비할 수 있는 보험이 되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선생님께서는 그러한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 말씀하신다. 원래 국민연금이라는 제도의 목적은 서민들에게 노후 대책을 마련해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더 이상 생산 활동을 하지 않게 된 노인들이 경제적 빈곤에 처하지 않도록 일정 금액을 통해 생활을 지원해주는 제도라는 것이다.
또한 직장인들이 현재의 내가 열심히 벌어서 낸 돈을 나중에 노인이 되어 돌려받는 것이 ‘국민연금’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이 또한 큰 착각이라고 하셨다. 첫째, 애초에 내가 낸 돈보다 더 많이 받게 되어 있고, 둘째, ‘내 돈을 내가 돌려받는’ 개념이 아니라 ‘현 세대의 생산인구가 내는 세금으로 비생산인구(노인)를 부양’하는 것으로 봐야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국민연금 제도는 도입 시기에 정책에 대한 이해와 설명이 국민들에게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채 설계되었기 때문에 많은 오해를 불러 일으켰고 이제는 그것이 당연한 것이 되어버렸다.
제도의 잘못된 설계는 공적연금기금의 운용 측면에서도 그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한국은 공적연금을 위해 거대한 기금을 조성해놓은 상태인데, 문제는 돈을 쌓아만 두고 제대로 쓰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공적연금의 운용방식에는 가입자에게 지급해야할 돈을 100% 적립해놓는 완전적립방식, 가입자에게 지급해야 할 돈의 일부만 적립된 경우로 “거대한 기금을 가진 부과방식”인 부분적립방식, 가입자에게 지급해야 할 돈이 전혀 적립되지 않은 채 기금 없이 노인에게 연금을 지급하는 완전부과방식이 있다. 완전적립방식은 칠레가 유일한 사례이며 한국과 미국, 일본 등 5개국이 부분적립방식을 택하고 있다. 그밖에 독일 등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완전부과방식에 해당된다. 즉 대부분의 나라가 돈을 쌓아두지 않고 그때그때 걷은 세금으로 노인인구를 부양하고 있다.
2. 풍요 속의 빈곤 – 노인빈곤율과 세대 착취론의 덫
2011년 기준으로 대한민국 전체인구의 빈곤율은 약 15%였으며 그 중에서도 노인계층의 빈곤율은 45%로 OECD 평균 노인 빈곤율(13.3%)을 3배 이상 웃돌고 있었다. 앞서 말한 것처럼 한국은 부분적립방식을 통해 거대한 공적연금기금을 조성하고 있음에도, 이 돈을 노인빈곤 해결을 위해 사용하지 않고 있다. 어마어마한 기금을 쌓아두고 제대로 쓰지를 않으니 노인 빈곤을 해결하지 못해 ‘풍요 속의 빈곤’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대한민국의 2010년 GDP 대비 공적연금 지출액은 0.9%에 불과했다. 2050년에는 9.8% 정도를 지출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데, 이는 이미 일본이 2010년에 지출한 비율(9.7%)과 같다. 꾸준히 지급 비율을 늘려온 결과 일본의 2011년 노인 빈곤율은 한국의 절반 정도 수준에 머물렀다. 문제는 2050년에 일본과 한국의 노인 인구비율이 각각 39.6%, 38.2%로 거의 같아질 전망이라는 것이다. 훨씬 먼저 고령화 시대를 맞이한 일본을 대한민국이 빠르게 추격하고 있음에도, 공적연금의 지출 측면에서 인구 구조의 변화를 반영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심각한 노인 빈곤 사회에서도 연금 지급율을 높이지 않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저부담 저복지 기조의 제도 내에서 내가 내는 세금이 비생산인구를 부양하는 데에 지출되어야 한다는 개념을 내면적으로 완전히 받아들이지 못했다. 앞에서 밝혔듯이 대다수의 국민들이 연금을 자기가 낸 돈을 다시 돌려받는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고, 노후대책으로 여긴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 이는 모든 문제를 개인의 차원으로 전환시키는 것으로, 세금을 내는 생산인구(부양의무를 진 사람들)와 비생산인구(부양 받는 사람들, 즉 노인) 간에 빈곤으로부터의 보호와 상생이라는 연대감이 형성되지 못한 결과이다.
또한 그 결과는 노인이 젊은이들을 착취한다는 세대 착취론으로 발전했다. 주진형 선생님께서는 참여정부 시절 유시민 복지부장관마저도 이러한 세대 착취론에 속아 국민연금의 소득 대체율을 낮추는 데 일조했다며 ‘유시민의 저주’라고 표현하셨다. 또 한국은 특이하게도 공적연금 기금이 고갈될 것을 쓸데없이 크게 두려워하고 있다고 비판하셨다. 실제로 세대 착취론과 기금 고갈에 대한 두려움이 맞물리면서 2007년 유시민 장관이 소득 대체율을 낮추는 연금개혁을 단행한 이후, 기금 고갈 예정 시기는 2060년으로 예정(2047년)보다 13년가량 늦춰졌지만 노인 빈곤율은 급등했다.
3. 국민연금,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복지 수준이 저조하니 노인 빈곤율이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인 국가가 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선생님께서는 중요한 것은 소득 대체율이나 기금 고갈 따위가 아니라 당장의 노인 빈곤 해결이라고 말씀하셨다. 여러 관료들이나 정책 담당자들은 다들 기금이 고갈되고 나면 큰일이 날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지만 실제로 이미 연금 기금이 고갈된 나라들이 다수 존재하고 있으며 잘만 살고 있다는 것이다. 독일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애초에 우리는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을 절대 막을 수 없다. 아직 생산인구에 속해 있는 베이비부머 세대까지 비생산인구로 전환되면 대한민국은 순식간에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게 된다.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40%를 차지하게 되면 공적연금 기금의 고갈은 언제가 되었든 대한민국 정부가 반드시 맞닥뜨리게 될 현실이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정부가 해야 하는 일은 기금 고갈을 늦추기 위해 노인 빈곤을 방치하고 기초연금 지급율이나 국민연금의 소득 대체율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예측 가능한 인구 구조에 맞춰 납부율, 즉 세금을 늘리는 것이 우선 아닐까?
이 문제에 발언권이 있는 이들 대다수가 당장 자기 일이 아니기 때문에 깊게 관여하지 않는다. 교수들은 사학연금, 관료들은 공무원 연금이 있다. 그들에게 상대적으로 낮은 금액인 국민연금은 사실상 기초연금 버전2에 불과하니 국민들을 설득하여 납부율을 높이는 것보다 고육지책으로 지급율을 낮추는 데에 더 큰 동기를 가지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사회보장제도에 익숙하지 않은 국민들에게 증세하자고 설득하는 것이 절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의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복지 국가로의 이행은 선택이 아니라 필연이다.
우리는 원래 우리가 연금제도를 만들었던 이유를 다시 고민하는 데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노인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당연하게도 GDP대비 기초노령연금 지출의 비율을 늘리고, 국민연금의 소득 대체율 또한 높여야 한다. 물론 그렇게 하기 위해 근본적으로는 납부율을 올려야 한다. 세대 간 상생과 연대의 구조를 정착시키고 그러한 돌봄의 문화가 당연해지기 위해서는 ‘내가 낸 돈, 내가 돌려받는다.’는 개인적 차원에서 ‘내가 제공한 부양 서비스, 나도 돌려받는다.’는 공동체적 차원으로 사고방식을 전환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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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짓는 기예, 사랑 | 세계를 짓는 기예 (엄기호 선생님) 4강 후기 | 미요이 | 2018.4.2 | |||||||||||||||||
나는 평생을 여자로서 살아왔다. 하지만 오늘 강의를 들으면서, 정말 그러한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남성성’이라는 것이 근대의 산물인 것처럼, 오늘날의 ‘여성성’ 또한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근대 이후의 남성성의 이미지는 성인, 자유인, 의지대로 살아가는 사람 등으로 재현되며, 무엇보다 힘을 타자(대상)에게 가하는 존재라는 점에서 여성의 이미지와 확연히 구별된다. 남성들은 도덕적 감성을 가지고 사회와 공익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 사람들이고, 그렇기 때문에 시민권과 자유 또한 당연하게 주어지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남성의 범주에 들지 못한 사람들은 마찬가지의 이유로 배척과 차별을 받아들여야 했다. 그들은 여성, 장애인, 동성애자, 그리고 (유대인으로 대표되는)이방인들이었다. 특히 이방인들은 가장 오랜 기간 동안 혹독한 차별을 견뎌내야 했는데, ‘뿌리’, ‘땅’이 없는 민족은 정치공동체를 가질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언제든 국가를 배반할 수 있다는 통념이 그 주된 이유였다. 남성성을 이야기할 때 나 자신에 대한 성찰을 피해갈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생물학적으로는 여자이지만 남성적 가치들을 내면화한 나는 결코 완전한 여성성을 대표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남성성에 대한 문제는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하는 주제이고, 어느 성별 집단에 대한 맹목적 비난이나 조롱으로 이어져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사회에 분명히 존재하는 성별 간 위계구조가 문제화되어야 한다는 점은 여전히 중요한데, 이는 견고한 동성사회집단에 대한 문제제기이기도 하다. 기쁨을 주고받는 관계가 연인관계를 제외하고는 동성관계에서밖에 없는 Homo-erotic한 문화, 그리고 남자는 남자끼리, 여자는 여자끼리만 어울리는 Homo-social한 문화가 만연한 한국 사회 전반의 비공식영역은 동성집단화 되어 있다. 지혜의 전승이 일어나는 비공식영역에서의 경험이 차별적으로 행해지면서 성별 차이는 실질적 능력과 기회의 차이로 이어진다. 엄기호 선생님은 한국에서 동성 간의 성적 관계가 금기시 되는 이유는 이러한 동성집단 중심의 연대가 위기를 맞이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라고 보았는데, 나는 이를 거꾸로 되짚어 ‘동성애에 개방된 사회일수록 동성집단의 엄격한 분리가 옅어질 것이다’라고 해석해보았다. 엄기호 선생님은 또한 ‘비장미’를 잃어버린 일베의 남학생들의 대화를 관찰함으로써 오늘날 청년들에게 ‘무기 없는 아들들’이라는 이름을 붙인 배경을 설명하였다. 부친을 살해함으로써 이룩했던 청년세대들의 정당성, 그리고 정치적 진보가 오늘날에도 가능한 것인가? 사회에 대한 주도권을 젊은 세대들로부터 빼앗기거나 그들에게 스스로 넘겨지는 아버지의 역할을 지금의 아버지 세대(386세대)는 이행하고 있는가? 베트남전 참가와 해외노동자 파견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열악한 공장에서 모진 노동을 감내해야 했던 ‘태극기 세대’들은 어쩌면 한국 역사상 최초로 아버지의 역할을 다 했던 세대일 것이고, 5.18 이후 87년 6월 항쟁으로 이들을 물러나게 한 현재의 아버지 세대는 일종의 ‘살부(殺父)’를 행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들이 아직까지도 건재하다는 것이며, 정치적 정당성과 경제적 능력, 사회적 지위, 수적 강세 모두를 손안에 쥐고 있다는 사실인 것이다. 한국의 청년인구는 기득권을 가진 부모님의 자식들과 그렇지 못한 부모님의 자식들로 분화되어 있다. 물론 그 스펙트럼은 다양하겠지만, 굳이 ‘살부(殺父)’를 행해야겠다는 필요성을 느끼는 청년들의 목소리는 이전보다 작을 수밖에 없다. 세월호 참사와 잇따른 사회적 재난들 이후, 자신들의 생존과 안녕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분명 높아졌다. 그러나 그 목소리가 과연 청년의 언어와 서사로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이다. 청년들에게는 좀 더 많은 공통의 공간과 시간과 경험, 그리고 이것들의 총체인 사회가 필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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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형의 ‘경제 토크’ - 알아두면 삶이 바뀌는 경제지식 | [후기] 3/20(화) 주진형의 '경제 토크' 3강 _ 우리가 낸 세금, 우리에게 써야 | 개똥이 | 2018.3.26 | |||||||||||||||||
3월 20일, 주진형 선생님의 세 번째 경제학 특강이 시작되었다. 3주차 강의의 주제는 <조세와 지방자치>였는데, 조세에 대한 강의가 주를 이루었다. 주진형 선생님의 이야기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조세제도는 ‘적게 내고 적게 받는 형태’이며, 대한민국은 그래서 ‘부자일수록 살기 좋은 나라’로 특징지을 수 있다. 낮은 조세부담률과 낮은 사회보장제도 관련 지출의 정도가 그러한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 미국, 일본형 조세제도 - 소득세가 왜 이리도 적을까?
1. 낮은 조세부담률, 세제 개편이 시급하다.
우리나라는 일본과 함께 미국형 조세제도를 따오면서 약 20% 정도의 낮은 GDP 대비 조세부담률을 갖게 되었는데, 그중에서도 한국은 아주 독특하게 누진세율이 ‘실질적으로’ 높지 않은 나라이다. 이상한 점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보았을 때 대한민국의 세율이 그리 낮은 것이 아님에도 세금의 대상에서 빠지는 소득이 많다보니 소득세의 총량이 줄어든다는 점이었다. 실제로 부동산 임대소득, 주식판매 등에 의한 소득, 양도소득 등 소득 중에서 세금 대상이 아닌 것이 많고, 지난 20년간 세제가 거의 바뀌지 않아 그 구조적 문제가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고 한다. 선생님께서는 그러한 소득의 대부분이 돈 많은 사람들이 얻는 소득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조세를 제대로 매겨야만 실효적인 세제개편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 한국의 열악한 사회보장제도 - 증세를 이야기 하지 않는 사람들
2. 낮은 국민부담률, 복지 혜택을 늘려야한다.
국민부담률은 조세 외에 사회보장으로 내는 건강보험료, 국민연금보험료 등을 포함시킨 것으로, 실질적으로 한 국가의 사회보장제도가 얼마나 탄탄한지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조세제도의 문제점은 앞서 언급한 낮은 조세부담률과 함께 낮은 국민부담률, 즉 빈약한 사회보장제도로 인한 복지 혜택의 부재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이었다. 애초에 대한민국은 빈곤을 벗어나기 급급했던 시절, 조세와 예산을 국가경제의 성장에 대부분 활용해왔기 때문에 관료들과 정치엘리트들이 복지정책에 대해 깊이 고민하기 어려웠다. 그러한 관행이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고 복지정책과 여러 사회보장제도들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것도 비교적 얼마 되지 않았을 뿐더러, 심지어 일반 국민들도 증세를 통한 사회복지 확대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경우가 많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사회보장 복지예산은 약 18%로 OECD 평균인 36%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특히 아동수당 등 사회보장을 위한 현금지급비율이 매우 낮기 때문에 결혼을 하거나 아이를 출산할 경우 얻게 되는 경제적 이익(사회보장정도)이 전무하다시피 하다. 한마디로 대한민국은 젊은이들이 굳이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아봤자 좋을 게 없는 나라인 것이다. 관련제도가 이토록 빈약하고 조세제도가 분배적 기능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데, 가진 것 없는 청년들에게 과연 결혼하라고, 출산하라고, 노오력을 하라고 강요할 수 있을까? 선생님은 우리나라와 소득세 비율이 비슷하지만 사회보장제도를 점차 늘려나가면서 고령화를 대비해온 일본의 사례를 들면서, 결국 한국도 일본의 모습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하셨다.
- ‘나의 혜택’에 관심을 갖지 않는 국민들 - 법인세보다는 재산세부터
3. 조세제도,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주진형 선생님께서는 평소에 꾸준히 세금을 내오던 사람들도 막상 대한민국의 조세제도와 복지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점을 언급하셨다. 생각해보니 정말 그렇다. 20대 청년이고 앞으로 사회에 진출하여 생활을 꾸려나갈 나조차도 인생을 살아오면서 지금까지 국가와 정부로부터 어떠한 사회보장혜택들을 받아오고 있었는지, 앞으로 받게 될 혜택들이 무엇인지 깊이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우리는 오랜 시간동안 각자 벌어서 각자의 씀씀이에 따라 아등바등 살아가는 각자도생의 삶을 살아오고 있었다. 사회로부터 내게 필요한 혜택과 권리를 보장받을 것이라는, 내가 세금을 낸 만큼 내 삶의 편의와 복지로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 자체가 성립되지 않은 상태인 것이다. 이제는 차라리 ‘워낙 소득세를 적게 내니까 세금으로 뭘 하는지 관심이 없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면서 선생님은 웃으셨다. 물론 애초에 내는 게 적으니 받을 것이 적은 것은 당연하다. 다만 조금씩 바꾸어 나가야 하지 않을까? 소득세를 점점 늘리고, 사회보장기금의 비율도 더욱 늘려야 한다. 누진세율이 실효적으로 반영되도록 세제를 꼼꼼히 다시 짜야 한다.
문제는 정치인들 그 누구도 조세에 대해 명확하게 얘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증세는 다수의 국민들이 부정적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전반적인 증세를 통해 복지 확대를 실현하자는 여론을 형성하기를 꺼려하는 것이다. 그렇게 20여 년이 흘러왔고 암묵적인 계급이익의 반영은 현 제도를 공고히 해왔다. 부자일수록 이득을 보는 구조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국민들을 설득하고 논의를 통해 개혁을 이루어내는 데에는 당연히 시간이 걸리고 적지 않은 비용이 치러질 것이다. 그러나 다소 시행착오가 있고 느리더라도 조세제도의 개혁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국민들이 국가와 사회의 보호능력에 대한 신뢰를 가질 수 있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 법인세에 대한 주진형 선생님의 생각 : 법인세보다는 재산세부터 우선 해결해야 한다. 방안의 코끼리부터 치워야하는데 바깥에 돌아다니는 쥐를 잡으려 하다보면 이도저도 해결하지 못한다. 법인세는 기업들이 어떻게든 빠져나갈 구멍을 마련하도록 만들어 실질적인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우선순위를 분명히 하자. 또 법인세가 높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다. 영업이익은 결국 배당이나 기업의 투자로 돌아갈 텐데 이는 소득세나 재산세, 차익세 등을 통해서 충분히 거두어들일 수 있는 부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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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짓는 기예, 사랑 | 세계를 짓는 기예 (엄기호 선생님) 2강 후기 | 미요이 | 2018.3.20 | |||||||||||||||||
엄기호 선생님 강좌 (제 2강: 사랑, 세상을 짓는 기예) 후기
전미영 (참여연대 자원활동가)
근대 초기의 혼인은 개인의 선택 이라기 보다는 도덕적, 법적 질서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근대 후기에 해당하는 오늘날, 결혼은 ‘선택의 일대기’적 성격을 띠게 되었으며 우리는 선택하는 개인으로서 강박과 자유를 동시에 안고 살아간다. 배우자를 찾는 과정에서 우리는 상대뿐 아니라 스스로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자문하고 성찰한다. 이 결혼이 과연 최선이 될 수 있을지, 내가 잃게 되는 것은 없는지를 따져보며 때로는 결혼으로 인해 누리지 못할 미래 어느 것들에 대해서 이른 후회를 하기도 하는 것이다.
엄기호 선생님은 이를 ‘미리 앞당긴 실망’이라 표현하며, 사랑을 시작하는 동시에 실망할 준비되어 있는 청년들의 일면에 대해 설명하였다. 청년세대가 중요시 하는 ‘등가성의 원리’에 충실하면서도 아프지 않은, 또한 합리적인 사랑은 기존의 ‘에로틱’한 사랑과는 분명 결이 다르며, 이는 오늘날 한국 사회의 새로운 관계의 방식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결혼에 대한 인식 또한 달라지고 있다. 결혼 이후 자신이 개인, 주체적 인간으로서 살 수 없다는 두려움이 있을 때, 과거의 여성들은 희망을 버렸지만, 오늘날 여성들은 결혼을 버린다.
그렇다면 지속 가능한 사랑은 어떻게 실현될 수 있을까? 서로의 타자성을 존중하면서 상호 호혜적 돌봄을 오래도록 주고 받을 수 있는 동등한 관계는 실제로 가능한 것인가? 엄기호 선생님에 따르면 열정이 ‘다르게’ 코드화 되어야 한다. 사랑하는 존재로서의 남자, 사랑받은 이후 돌봄의 역할을 다 해야 하는 여자라는 기존의 코드는 연애기간동안의 짧은 남자의 구애 이후 장기간의 여성의 일방적 사랑/돌봄을 요구하는 불평등한 코드였기 때문에 그 열정이 지속되기 어려웠다. 남/녀 역할이 아니라 서로가 다 해야 하는 것으로서의 사랑의 코드를 우리는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자신을 내적으로 확장, 강화시키며 끊임없이 과거와는 다른 ‘차이’들을 만들어내고, 그 차이들 속에서 나 다움을 찾으려 노력해야 한다. 즉, 성장하는 인간이 되어야 한다.이와 동시에 관계 안에서 스스로를 계속적으로 드러내는 용기를 내야 한다. 진실한 드러냄은 사랑하는 관계 속에서만 적절하고 또한 가능하다. 나의 존재감을 인정 받고 또 상대의 존재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여전히 서로에게 타자로, 그러나 매우 친밀하고 진실한 태도로 사랑할 수 있다.
<단속사회>에서 엄기호 선생님은 듀이를 인용하며 성장이란 자기 삶을 연속적으로 흐르는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려는 의지와 그것이 의미 있고 가능할 때에만 이루어진다고 했다. 사랑한다는 것은 나의 서사를 넘어 ‘우리’의 서사를 함께 만들어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이 점에서 나는 파트너 관계를 넘어선 사회 공간에서 다양한 스펙트럼의 사랑이 실현되어야 한다고 믿는다.이에 대한 고민은 앞으로의 강의들을 통해 이어갈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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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형의 ‘경제 토크’ - 알아두면 삶이 바뀌는 경제지식 | [후기] 3/13(화) 주진형의 ‘경제 토크’ 2강_ 어렵고도 불안한 이것 '금융' | 개똥이 | 2018.3.17 | |||||||||||||||||
오늘 주진형 선생님의 강연 주제는 금융이었다. 먼저 현재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현황에 대해서 들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보통 금융권과 달리 자기자본금의 비율이 대략 8% 정도 밖에 안 된다고 하셨고 매우 큰 대마불사의 형태를 보이고 있다고 하셨다. 또한 정부의 압박(관치금융)으로 인해 은행이 수익을 많이 못 낸다고 하셨다.
그리고 금융은 기본적으로 신뢰로 움직인다고 하셨다. 금융의 발전을 위해서는 사회적 신뢰, 공정한 감독과 법 집행 그리고 사회적 상벌제도가 필수적이라 하셨다. 이를 금융기업이 윤리 신뢰경영, 위험 경영 그리고 인재 경영에 신경 써야 한다고 하셨다. 그래서 금융기업은 본인의 이익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이익을 윤리적으로 신경 써야 하고 인위적인 대마불사의 경영은 경계해야 하며 인재를 뽑을 때는 경영진의 우수 인재를 알아보고 지휘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하셨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 모든 게 문제를 갖고 있다고 하셨다. 금융산업 고유의 특성을 고려한 경영체제 구축에 실패했으며 고객의 신뢰는 상실했고 전문성보다는 내부 충성도를 중요시해 인재양성에 등한시하였다. 또한, 기업은 단기 실적 위주의 경영으로 대규모 부실 발생과 장기 성장 기반이 훼손되어 그 후유증으로 불건전한 기업문화가 유지됐다고 하셨다.
결국 금융산업의 기본에 충실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셨다. 금융산업은 우수 인력 선발과 이직률이 높지만, 체계적인 내부 교육 프로그램을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하고 잠재적 리스크나 나쁜 소식을 숨기지 않는 내부 고발, 윤리 중심 경영이 이루어져서 적정 규모의 기업 유지가 필요한 것이다. 이를 위해 투명성과 공정한 법 집행, 사회적 권력 견제 장치 운영 그리고 투명하고 독립적인 금융 감독이 필요하다고 하셨다.
하지만 주진형 선생님은 결국 사회 수준의 발전이 있어야 금융산업 발전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하셨다. 왜냐하면, 금융산업은 사회 수준에서 잘해봐야 한 발짝 정도만 앞설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여러 가지 구조적인 문제들 지금까지 부동산 값이 내려가는 걸 감내하지 못하고 이자비용을 이익으로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들도 유지한 즉 경제규모가 줄어드는 내수 구조조정을 감내하지 못했기에 20년 동안 가계대출은 계속 커지고 소비는 줄어 기업 간의 격차, 빈부격차는 점점 더 심해지지만 공공부문은 계속 거대해지는 현상과 금융산업의 문제점이 지속한 것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많은 국민들이 이 문제점을 인지하고 금융개혁에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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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짓는 기예, 사랑 | 엄기호 사회학자 '세계를 짓는 기예, 사랑' 1강 _ 사랑, 존중을 말하다 후기 | 개똥이 | 2018.3.12 | |||||||||||||||||
엄기호 사회학자는 성장이 불가능한 시대의 페다고지를 만드는 것을 삶의 화두로 삼고 있다. ‘교육공동체 벗’에서 발간하는 <오늘의 교육> 편집위원을 하고 있다. 그의 강연 ‘세상을 짓는 기예, 사랑’에는 30명 남짓한 사람이 와 강의실을 채웠다. 모두 그의 강연에 관심을 갖고 모인 사람들이었다.
# 제 1강 : 사랑, 존중을 꿈꾸다 강연 이름은 ‘세상을 짓는 기예, 사랑’ 이다. 기예는 예술로 승화될 정도로 갈고닦은 기술이나 재주를 뜻한다. 풀어서 얘기하면 세상을 짓는 사랑의 기술을 의미한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사랑의 기술은 무엇인가? 사랑의 특별한 기술이 있단 말인가? 엄기호 사회학자는 첫 수업에 존중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사랑에 대해서 설명했다.
#사랑은 평등을 전제한다. 먼저 사랑은 평등이 전제한다. 인간 대 인간으로 동등한 위치에 있어야지 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다. 노예와 주인 사이에서 개인적인 우정이 존재할지는 몰라도 서로를 사랑하기까지 나아갈 수 없다. 공적인 자리에서 주인은 노예에게 맞는 대우를, 주인은 노예에게 맞는 대우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를 존중해주는 것이 사랑이다.
#완벽한 상호존중은 없다. 상호존중은 평등한 위치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나 완벽한 상호존중을 이룰 수 있는 기간은 극히 짧다. 두 사람의 관계에서 시간의 차이를 두고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더 존중하고 마찬가지로 반대인 시기가 온다. 마치 시소처럼 서로의 관계가 역전된다. 존중은 역동성을 지닌다. 따라서 인간관계에서 단면적인 부분만 보고 그 관계를 판단하는 건 위험하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그 관계가 어떤 경향성을 띠고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상대에 대한 소극적 존중 엄기호 사회학자는 두 가지의 존중을 말했다. 소극적 존중은 상대에 대한 무관심이다. 흔히 ‘취존합니다(취향 존중합니다)’ 라는 말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 타자에 대한 관심을 거두고 타인의 취향이나 개인사에 깊이 관여하지 않는 것이다. 엄기호 사회학자는 이러한 존중이 직장에서 꼭 필요하다고 얘기했다. 그곳에서는 비인격적 관계를 맺는 것이 오히려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이다. 흔히 우리 사회에서는 직장을 또 하나의 가족이라고 여기며 업무 시간이 끝난 후에도 만남을 갖고 업무 이외의 사적인 일에도 관심을 둔다. 사회에 이런 분위기를 가진 직장이 많다는 건 가족과 직장 간의 기능 분화가 덜 된 증거라고 말했다. 사적인 관심과 애정이 필요한 곳은 친밀한 관계를 수행하는 가족과 친구, 이웃들이다. 위계질서가 존재하는 회사에서 이러한 역할을 하면 애정이라는 이름의 폭력이 된다. 업무에 사적인 감정이 개입되면 업무에 차질이 생긴다. 따라서 공적인 자리에서는 익명성과 서로에 대한 적당한 무관심이 요구된다.
#상대에 대한 적극적 존중 하지만 친밀한 관계에서 이러한 무관심은 방목이다. 존중하기 때문에 무관심해질 수는 있어도 서로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관계에서 무관심이 존중이 될 수는 없다. 친밀한 관계에서는 그 사람을 알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상대방의 인격을 아는 건 엄청난 노력을 요하는 일이기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그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만약 인지 작용을 멈추면 위계질서를 강요하는 일 밖에 없다. 사르트르는 말했다. ‘타자는 지옥이다.’ 타자를 아는 것은 자신이 아는 것에 대한 의문을 던지는 일이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진실이 아닐 수 있다고 반문해보는 일이다. 타자를 알고 사랑하는 것은 자신의 언어를 바꿀 수 있는 커다란 일이다. 사랑은 나르시즘을 극복하게 한다. 타자가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존재, 내가 완전히 알 수 없는 존재라는 걸 깨달을 때 스스로 작아지고 세상에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게 있다는 걸 인정할 수 있다. 타자를 만났을 때 타자를 조심조심 다루기, 있는 그대로 두기, 물러나기 등이 있다. 여기서 중요한건 타자의 타자성을 거세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또한 자발적 위축이 있다. 자발적 위축은 사랑에서 나오는 기쁜 위축이다. 상대방에게 여지를 주기 위해서 자신을 작게 하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슬픈 위축도 있는데 이는 상대방이 먼저 우리를 포기에 이르게 하는 경우이다. 이 때는 사랑이 아니라 분명한 폭력이다.
#엄기호 사회학자가 생각하는 사랑이란 엄기호 사회학자가 생각하는 사랑은 그 사람 그 자체로 알아주는 것이다. 이 사람에게는 다른 무언가로 환원할 수 없는 그 사람만의 무엇이 있다는 것을 알아주는 것이다. 그 사람의 무엇을 규정할 수 없는 것을 인정하고 그것을 사랑하는 것이 그 사람의 인격을 존중하는 것이다. 하지만 무엇에 대한 반문이나 반박 또한 그 사람에 대한 걱정과 관심에서 비롯된 것이면 괜찮다. 그 사람에게 기능을 기대하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인격을 봐주는 것이 사랑이다. 사랑을 위해서 어떤 기능을 수행할 수 있지만 어떤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사랑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한 사람에게 기능과 역할만을 기대하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한 인격 모독이다.
#강의를 마치며 사랑하는 자와 사랑받는 자가 분명히 존재한다. 서로 사랑하는 사이는 번갈아가면서 일어난다. 하지만 자신이 사랑 받지 못했다고 자신이 사랑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억울함, 피해의식, 자괴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럴 때면 오히려 더 사랑하는 자가 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수 있다. 다음 시간에는 이에 대해 더 자세히 말씀해주신다 했다. 다음 강의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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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형의 ‘경제 토크’ - 알아두면 삶이 바뀌는 경제지식 | [후기] 3/6(화) 주진형의 ‘경제 토크’ 1강_ 이상한 아파트의 나라 '부동산' | 개똥이 | 2018.3.8 | |||||||||||||||||
3월 6일 ’‘주진형의 경제 토크’ 강의가 드디어 시작되었다. 이 강의는 주진형 선생님께서 쓰신 ‘경제, 알아야 바꾼다’ 라는 책을 읽어오는 걸로 하였는데 정말 많은 사람들이 강의실이 꽉 차도록 찾아주셨고 강의 이후에도 책 사인회를 방불케 할 만큼 주진형 선생님의 인기도 실감할 수 있었다.
먼저 처음에는 ‘뉴스타파 분양가 왜?’라는 동영상을 보았다. 대략적인 그 영상의 내용은 과천시에 공공택지에서 지어진 공공임대주택의 가격이 터무니없이 높게 잡힌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뉴스타파에서는 그것의 원인을 분양가 심사위원회와 LH공사의 유착 그리고 LH공사가 폭리를 취하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뉴스타파는 정부가 제도와 규칙을 바로잡아야 하고 분양가 심사위원회를 투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영상을 보고 난 후 주진형 선생님은 우리에게 영상에 대해 궁금한 점에 대해 물어보고 그것을 직접 정리하셨다. 그것을 요약하면 대략
이런 점이 나왔다. 하지만 주진형 선생님은 이 질문을 정리하면서 공공택지에 공공임대주택을 짓는 것과 추첨에 따라 주택가격을 분양가 상한제도로 제공하는 것 자체에 문제점을 지적하셨다. 즉 부동산 심사위원회가 어떻든 그리고 어떤 기업이 관여하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주진형 선생님의 영상에 대한 의문을 정리하면
결국 주진형 선생님은 정부가 개인의 땅을 정부가 수용(주진형 선생님은 이것을 Eminent Domain이라고 표현하셨다.) 하여 그것을 공지로 만들고 민간에 팔아서 건물을 짓게 한 후 그것을 다시 주택 추첨과 분양가 상한제로 통제하는 이 상황 자체를 문제로 보셨다.
그리고 이것은 국가의 수용권을 통해 특정 당첨된 자들에게만 이익을 몰아주는 제도라고 설명하셨다. 즉 공공임대주택은 주택복지정책이 아니라 주택투기정책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문제는 이것뿐만이 아니다. 주진형 선생님은 전 세계 공공임대주택이 임대주택이라면서 주거 안정이 무주택자에게 집을 소유하게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셨다. 이 말은 정말 공감이 되는 것이었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안심하고 살만한 집이 있다는 것이지 무주택자에게 집이라는 재산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정부는 원래 분양가보다 주택가격이 내려가는 것을 두려워해 정부의 우선순위가 가격유지에만 치우치고 있다고 지적하셨다. 그래서 결국 정부는 부동산에 개입하지 말고 민간 업체의 공공임대주택 제공을 위한 인센티브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하셨다. 즉 중앙정부가 아닌 시의회가 공공임대주택을 얼마나 제공할지 정하고 민간이 스스로 지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정도가 낫다는 것이다.
그 이후의 질의 시간에도 다양한 질문이 나왔는데 주진형 선생님은 그것에 답하면서도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부동산세 인상, 후분양제도 도입 등 각종 제도로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할 거라고 보셨다. 결국, 우리나라 빈부격차의 큰 틀은 원청과 하청문제 그리고 부동산이라고 말씀하셨다.
주진형 선생님의 강연을 들으면서 새로운 것들을 정말 많이 배울 수 있었다. 특히 부동산 문제의 해답이 규제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중요한것은 아파트 가격 그 자체가 아니다. 우리는 비싸지 않은 아파트의 공급, 우리나라의 높은 가계부채 그리고 우리에게 집은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
작성_이원희 자원활동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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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강 <한국사회 분석, 희망을 찾아서> | 참여연대 아카데미 느티나무 신년특강 「한국사회 분석, 희망을 찾아서」- 희망 근육을 키우는 삶의 힘 편 | 개똥이 | 2018.1.20 | |||||||||||||||||
1월 16일 진행된 두 번째 강의는 김진숙 최고위원님의 ‘희망 근육을 키우는 삶의 힘’이란 강의입니다. 김진숙 의원님은 20여 년을 노동운동가로 활동하셨으며 본인의 삶과 투쟁을 담은 ‘소금꽃나무’의 저자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2011년 1월 6일부터 2011년 11월 10일까지 309일간의 고공 농성 끝에 노사합의를 끌어내 사회에 큰 울림을 주셨습니다.
1월 9일 날 김동춘 교수님의 강의 시작은 영화 ‘1987’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16일 강의 또한 87년에서 강의가 시작됬습니다. 영화 1987의 스토리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발생한 1월부터 시작됩니다. 그 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려는 양심 있는 사람들의 노력이 흥미진진하게 전개됩니다. 결국 진실이 밝혀지며 서울 시민들이 모여 ‘그 날이 오면’을 부르면서 장엄하게 결말을 맺습니다. 하지만 이번 강의는 87년 6월 그 이후의 이야기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7월부터 시작된 노동자 대항쟁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또한 87년 6월 항쟁 이후의 사건들은 잘 알지 못했습니다. 김진숙 의원님은 자신이 경험한 87년 노동자 대항쟁을 매우 흥미롭게 그리고 감동적이게 우리에게 설명하여 주셨습니다.
<주요강의 내용>
주요 강의 내용은 두 가지로 이루어진다.
첫째는 김진숙 씨가 경험한 1987년 노동자 대항쟁에 대한 내용이다. 1987년 6월 항쟁은 대학생뿐만 아니라 노동자들도 많았다. 6.29일 노태우는 선언을 통해 직선제 개헌 요구를 수용한다고 발표하였고 대학생을 비롯한 대부분 사람은 집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이에 굴복하지 않고 완전한 개혁을 위해 남아서 싸웠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대학생들만큼 조직하여 싸우는 법을 몰랐고 그래서 각자 공장에 돌아가 노조를 만들자고 약속 후 해산하였다. 그 이후 87년 7월 노동자 대투쟁이 일어나게 되었다. 많은 30여 가지 요구조건 중 두발 자유화, 간부들의 폭력 행위 금지 등 인간으로서의 매우 기본적인 요구조건들이 많았다. 한진 중공업 노조도 그 당시 만들어졌다. 그 당시 한진 중공업 노동자들은 어용노조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한진 중공업의 노동자 1500여 명이 모인 후 그들은 가장 먼저 노조사무실로 이동했다. 그리고 노조 사무실을 파괴했다. 사무실의 모든 것이 분해될 정도로 부서졌다고 한다. 그리고 길을 막고 도로점거 농성을 했다. 그 당시 노동자들은 가요가 없어 군가를 불렀다고 한다. 그 이후 부산 운동장에 부산 출신 노동자 3만여 명이 결집. 함께 ‘늙은 노동자의 노래’ 불렀다. 그리고 이 사건 이후 대부분의 민주노조가 탄생하게 된다.
두 번째는 김진숙 의원 본인의 이야기이다. 그 당시 한진 중공업에는 나이 어린 여성 노동자들이 많았다. 김진숙 본인도 검정고시를 공부하기 위해 야학을 신청했는데 잘못 신청하여 노동야학을 듣게 되었다고 한다. 노동야학에서 근로기준법을 배우면서 뜨거운 감동과 분노를 동시에 느꼈다 한다. 그때는 노조위원장을 간선으로 뽑는 시대였는데 대의원 88명이 노조위원장을 뽑았다고 한다. 노조위원장이 국회의원으로 가는 길이었기 때문에 대의원 또한 매우 권력 있는 자리였다. 김진숙 씨는 대의원 선거에 출마하였고 압도적인 표 차로 대의원이 되었다. 그 당시 어용노조는 순진해서 자신의 비리를 다 기록했다. 그걸 알게 된 김진숙 씨는 돈을 다시 내놓으라며 어용노조를 찾아갔다. 비리를 저지를 의원의 집 앞에 대자보를 쓰고 머리띠를 매고 앉아 있었다고 한다. 결국, 이러한 끈질긴 싸움 끝에 돈을 다시 돌려받게 된다. 그리고 그 사건 이후 현장의 분위기는 완전히 변하였다.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모르는 사실들을 알게 되었고 자신들 또한 투쟁하면 자신의 정당한 몫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노동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깨닫고 어용노조와 싸우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그 사건 이후 86년도 26살 김진숙 씨는 얼굴에 보자기를 뒤집어쓴 채 대공분실에 끌려갔다. 그리고 대공 수사관들의 무자비한 고문이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8개월 후 박종철 열사가 고문에 의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한다. 그 시대에는 쥐도 새도 모르게 죽거나 실종되는 사건이 많았다고 한다. 박종철 열사 또한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다면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기록됐을 것이다. 91년도 박창수 열사 또한 3자 개입법 위반으로 구속되었을 당시 의문사 했다고 한다. 경찰을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백골단을 이용 영안실의 안치된 시신을 강제로 탈취하여 자살 처리하였다. 노동자들의 고난은 계속되었고 김진숙 씨 또한 2011년 고공 크레인에 올라가 309일 고공농성을 벌였고 최장시간 농성기록을 세웠다. 그 이후 408일 굴뚝 농성을 끌어낸 차광호 씨로 인해 이 기록은 깨지게 된다. 김진숙 씨는 더는 노동자들끼리 서로의 기록을 깨는 일은 없어야 하고 노동자들에게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 안전망이 구축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면서 강의를 마쳤다.
<질의 및 답변 요약>
1. 사람들은 87년이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노동자들에게 귀 기울이지 않고 차가운 시선을 보낸다. 그 원인은?
답) 대한민국 사람들은 학생 때부터 노동에 대한 천시를 배운다. 노동 천시의 속에 자란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노동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된다. 민주정권이라 부르던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또한 노동에 대한 부정적 정책이 있었다. 정책적 변화를 통해 학교마다 노동인권 교육 등 다양한 노력이 시행되어야 한다.
2. 시민들의 부정적 시선 속에서 노동조합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답) 대기업 노동조합이 비정규직 탄압을 묵인하면서 사회적으로 지탄을 많이 받았다. 노동 천시 프레임에 갇힌 언론들의 매도 또한 거세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노동조합 위축되고 활동이 무뎌졌다. 이런 부정적 상황 속에서도 노동조합은 지속해서 운동을 진행해야 한다.
3.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연대하는 방법은?
답) 최저임금이 상승하면서 해고 또한 많아지게 되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노동자들이 취해야 할 가장 좋은 방법은 노동조합을 만드는 것이다. 노동조합이 필요한 사람들이 노동조합을 거부한다. 노동조합에 가입하면 기업에 찍혀 해고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동조합이 강해지지 않는 한 모두가 해고당할 수 있다. 사용자 측은 조합원은 건들지 못한다. 그것이 노동조합이 가진 힘이다.
4. 독일, 핀란드 등 서구 선진국들은 동일 노동, 동일 임금제를 하고 있는데도 해외로 공장을 이전한다거나 임금을 낮추지 못한다. 왜 우리는 불가능한가?
답) 서구 선진국들은 노동조합의 힘이 강하다. 사회적으로 노조를 자랑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다. 그런 나라는 임금이 높고 근무 시간은 적다. 하지만 망하지 않았다. 노동자들의 국제적 연대 또한 중요하다. 타국의 노동자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전 세계 노동자들이 단결해야 한다.
5. 사무직도 노동운동의 대상이 될 수 있는가?
답) 사무직들의 조직화 필요성은 매우 크다. 정리해고는 사무직에서 많이 이루어진다. 사무직이 가입된 노동조합은 힘이 강하지만 현장만 가입된 노조는 힘이 약하다. 사무직이란 산업예비군을 기업에서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현장이 파업하면 사무직으로 대신하게 된다. 하지만 아쉽지만, 사무직의 절박성이 약하다. 사무직의 조직된 활동이 필요할 때이다.
이밖에도 직장 내 노동 인권 교육의 필요성과 인권교육의 의무화라는 좋은 제안이 있었습니다. 더 많은 질문이 나올 수 있었지만 아쉽게도 김진숙 최고 의원님이 부산으로 돌아가셔야 하므로 여기서 마치게 되었습니다. 노동자 대투쟁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현재 노동자들이 처한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우리에게 매우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저 또한 그 시대에 태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과거 노동자들의 힘든 삶을 경험해 보지 못했습니다. 강의를 들으면서 과거 독재 정권이 반민주적이고 반인륜적인 방법으로 노동자들을 탄압한 사실을 알고 매우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 같은 젊은 세대들에게는 노동자의 삶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돌아볼 수 있는 뜻깊은 경험이었습니다. 9일 강의와는 다르게 청년 공익학교활동가 분들의 많은 참여로 인해 더욱 빛났던 것 같습니다. 87년을 영광스러운 민중의 승리로 기억하는 사람도 있지만 아픔만 가지고 돌아가신 분들도 있습니다. 불행한 시대를 타파하기 위해 자신의 한목숨 바쳐 싸우신 고귀한 노동자들 분들께 존경을 표합니다. 하지만 87년이 30년이 지난 지금도 노조에 대한 안 좋은 시선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아직도 노조가입률은 10%에 머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타 선진국처럼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것이 자랑인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나라를 만드는 것이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인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자원활동가 고범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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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강 <한국사회 분석, 희망을 찾아서> | 참여연대 아카데미 느티나무 신년특강「한국사회 분석, 희망을 찾아서」- 촛불 이후, 한국 민주주의의 지형과 미래편 | 개똥이 | 2018.1.14 | |||||||||||||||||
이게 나라인가라는 구호가 휩쓸었던 광화문 광장의 촛불집회가 새로운 정부의 탄생으로 귀결된지도 벌써 8개월째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지난 촛불 집회에 참여한 연인원 1700만명의 시민들은 한사람 한사람의 목소리와 행동이 모여 불의한 권력을 권좌에서 끌어내린 경험을 통해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봤을 것입니다. 작년 12월 27일 개봉된 영화 <1987>은 대통령을 탄핵시키고 정권교체를 이룩한 현재의 상황과 대비시켜 볼 수 있는 숨가쁘고 역동적이었던 민주화 쟁취의 역사를 그린 작품인데요, 참여연대 아카데미 느티나무 신년특강「한국사회 분석, 희망을 찾아서」- 촛불 이후, 한국 민주주의의 지형과 미래편을 담당해주신 김동춘 교수께서도 이 영화를 첫 화제로 꺼내셨습니다.
영화를 관람하신 몇몇 분들이 감상평을 말씀해주셨는데 영화의 배경이 된 1987년이 노골적인 탄압이 공공연히 이루어진 야만의 시대였다면 지금은 삶의 근간이 되는 여러 요건 등을 교묘히 조작하여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억압을 받고 이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시대가 되었다는 날카로운 분석도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교수님도 동의를 표하면서 1987년 6월 항쟁이후 그해 말까지의 역사적 사실과 촛불집회 이후 지금까지의 상황이 유사하다는 진단하에 민주화 이후의 한국사회가 걸어온 길과 문재인 정부 출범 8개월을 맞은 우리 앞에 놓여진 당면 과제에 대한 의견을 피력해주셨습니다.
1시간의 강의가 끝난 뒤 이번 특강에서 새롭게 시도되는 조별 토론 시간을 가졌습니다. 수강생 3~4명씩 4개조를 이루어 강의를 들은 뒤의 소감, 강의에서 새롭게 알게 되거나 기억나는 부분, 자신에게 떠오른 질문, 함께 더 나누고 싶은 이야기 등을 30여분 가까이 서로에게 털어놓았습니다. 처음에는 많이 어색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강의에 참여한 분들이 비슷한 가치관을 공유하기 때문인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강의주제는 물론 현 정국에 대한 평가와 전망 등도 곁들여 매우 활발하게 이야기들이 오갔습니다. 조별토론이 끝난 뒤 각 조에서는 사회변혁을 위한 방식과 주체의 문제, 지속적 남북협력 가능 여부, 30년후 한국사회 전망, 신자유주의를 필두로 하는 세계화에 압도당한 현 상황에서의 우리의 대응방안 등의 질문을 구성하여 교수님께 전달하고 의견을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조별 질의에 따른 교수님의 의견을 듣고 난 뒤에도 수구세력을 대표하는 제1야당의 방해로 인한 개혁조치의 입법화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의 답답함 토로나 개헌‧선거법 개정 전망 등에 대한 질문이 이어져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긴 뒤에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아카데미 느티나무 겨울특강의 첫 포문을 열어주신 김동춘 교수님께서 한국 사회 문제의 근원과 현재에 대한 탁월한 분석 및 현실성있는 대안을 제시해주신 덕에 우리들이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었거나 간과할 수 있었던 부분을 다시 한 번 되짚어 볼 수 있어서 참석자 모두에게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매서운 추위에 아랑곳하지않고 한국 사회의 희망을 위해 우리가 해야될 일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특강에 참여한 시민들이 있었기에 더 빛나고 뜻깊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시간에는 1980년대 이후 고단한 노동의 현실을 당차게 감당해낸 본인의 삶과 투쟁을 고스란히 드러낸 책「소금꽃나무」의 저자이자 2011년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의 부당함을 알리려고 309일 동안 크레인에 올라 한국 사회에 큰 울림을 주셨던 김진숙 님과 함께 희망 근육을 키우는 삶의 힘이라는 제목으로 특강을 진행합니다. 관심있는 많은 분들이 오셔서 희망의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연대의 시간을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
자원활동가 민동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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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철학으로 읽는 그리스 비극 2 | [정치철학으로 읽는 그리스 비극 2] 제 5회 이피게네이아 강의 후기 | 개똥이 | 2017.11.21 | |||||||||||||||||
#이번 책은 전체적인 줄거리는 간단명료하다. 아가멤논이라는 정치 지도자는 우유부단해서 제대로 결정을 내리지 못할 때, 현명한 딸 이피게네이아가 자발적으로 자신을 제물로 희생하기로 선택하는, 어리석음에 대한 분노와 선택에 대한 안타까움이 겹치는 그런 책이다.
먼저 갈래를 간단히 정리하자면,
- 문학적으로 읽는다면: 자신의 욕망에 더 충실한 아버지 / 자식을 희생시켜야 하는 어머니 / 아버지에게 살해당하는 자식의 이야기이고, - 정치적으로 읽는다면: 1. 전통과 권위를 위해 새로운 세대를 희생시키는 보수적 세대의 이야기 2. 정치에서의 우유부단함과 결단
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중에서 우리는 정치적으로 읽는 방법 2번의 시각을 위주로 한 강의를 듣게 되었다.
#이번 책이 나에게 가장 크게 준 시사점
교수님께서는 강의를 하시면서 가장 중요한 점으로 결단을 희생의 당사자가 직접 내렸다는 것을 꼽으셨다. 그 점이 주목할 만한 첫 번째 이유는, 먼저 정치 지도자(강자)인 아가멤논과 현저한 대비를 이루기 때문이라고 짐작된다. 정치가들에게 있어 우유부단함은 독이며, 그 우유부단함은 책임감 회피로까지 이어지는 근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회에는 수많은 가치가 존재한다. 사람들의 생각은 전부 다르고, 그렇기에 모두 다른 목소리를 내곤 한다. 그 다원화된 가치들이 모두 존중받아야 하긴 하나, 한 공동체를 유지하고 지속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생각들을 종합하여 한 방향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는 결단과 판단이 필요하다. 그것이 흔히 우리들이 일컫는 '카리스마'이다. 가치다원주의 사회에서 한 방향을 제시했을 때, 그걸 따라올 수 있게 만드는 힘, 그리고 그 제시한 방향에 대한 책임감이 바로 우유부단함과 대비되는 카리스마인 것이다. 희생의 당사자가 결단을 내렸다는 게 중요한 두 번째 이유는, 역설적으로 희생이 바로 결단을 내리는 사람들이 감내해야 할 몫이라는 것이기 때문으로 짐작된다. 형식적으로 강자이자 정치지도자인 '사람'은 아가멤논이지만, 사실상 진정 정치지도자의 '자질'을 가진 것은 우스꽝스럽게도 약자인 이피게네이아이다. 다음은 책에 나오는 아가멤논의 결정적인 말이다.
"(중략) . . . 나는 이번 일을 감행하기가 두렵지만, 감행하지 않기도 두렵소. (중략) "
이 문장을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각종 책임을 회피해왔던 뉴스들로 도배된 지난 뉴스들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며, 한편으로는 내 자신에 대한 생각이 더 많이 들었다. 흔히 레밍 효과라고, 심리학에서 자주 쓰이는 용어인데, 쥐 몇 마리가 갑자기 한 방향으로 뛰기 시작하면 나머지 쥐 떼들도 자신들이 어디로 향하는 지 모르는 채 정신 없이 따라가다가, 벼랑 끝에 서더라도 멈추지 않고 떨어져 죽는 효과로 군중심리를 뜻하는 용어이다. 나는 판단을 내리기 무서워서 내가 내려야 할 수많은 판단을 유보하며 집단을 따라가곤 했었던 것 같다, 진로도, 사소한 것들도. 이 문제는 나같은 개인뿐 아니라 관료주의의 폐해와도 맞물린다. 베버의 말처럼 근대는 효율성을 중시하는 관료주의로 도배되어 있다. 효율성을 극단적으로 따지다 보면, "가장 효율적으로 일한다"는 것은 곧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그 유명한 "매뉴얼대로"의 행동들이 나오며, 상식 밖의 상황들이 벌어진다. 책임을 가장 잘 회피하는 사람들이 가장 잘 승진하고, 책임을 가장 잘 무시한 사람들이 가장 잘 살아남는 건 어찌 보면 이미 이피게네이아와 아가멤논을 통해서도 보여지는 것 같다. 강의 자체는 정치철학이지만, 이번 우유부단함과 결단에 대한 담론은 단순한 팀플(조별활동), 일상생활에서의 판단들과도 크게 맞닿는 부분이 많다고 느껴졌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판단과 결단을 밀어붙여서 본인들 나름의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나간 동화와 영화의 주인공들이 떠올랐다. 대표적으로 인어공주와 모아나가 떠올랐다. 먼저 인어공주는 왕자와의 사랑을 이루기 위해 (결혼하기 위해) 목소리와 가족을 포기하고 얻은 두 다리로 극심한 고통을 겪으며 걸어도 행복해 했다. 그리고 왕자를 죽여야 본인이 살 수 있음에도 왕자를 죽이지 않음으로써, 다른 방식으로 사랑을 이루고 하늘에서 천사로 다시 태어난다. 인어공주가 선택한 총 과정은 제 3자의 입장에서 보면 불행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그녀는 자신의 선택에 오롯이 책임을 지며 스스로 만족했다는점에서 인어공주 스스로를 위해 멋진 결단을 내렸다고 생각한다. 모아나는 섬나라를 떠나 항해를 자유로이 하고 싶은 소녀인데, 바다의 대한 갈망이 높아 가족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각종 위험 상황을 다 겪으며 항해를 계속해 나간다. 죽을 뻔한 위기 상황도 있지만, 그래도 그녀는 결단을 내렸고, 그것에 대한 책임을 지며 행복해한다. 그리고 그 무모해보였던 선택은 결과적으로 은연중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던 고향을 구해내는 영웅으로 그녀를 만들어 놓는다.
#마치며 휴학하고 나서 참 많은 고민들을 했다. 얼마 전에 20번째 생일을 맞았는데, 이제 공식적으로 20대이자 성인이 된 만큼 내가 내 삶을 그려나가는 어른이 되고 싶다. 앞으로 힘든 일들이 많을 것이다. 그래도 늘 신중하게 고민하고, 내가 내린 선택에 대해서만큼은 책임을 지는 떳떳한 사람이 되어 나가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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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과 전쟁의 세계문학 : 20세기 후반기 | 혁명과 전쟁의 20세기 후반기 세계문학-세 번째 강연 [북베트남 작가가 본 베트남 전쟁의 실상]소감문 | 개똥이 | 2017.11.15 | |||||||||||||||||
혁명과 전쟁의 20세기 후반기 세계문학 세번째 강연의 주제는 ‘북베트남 작가가 본 베트남 전쟁의 실상’이었다. 1960년 중후반부터 1975년까지 있었던 베트남전쟁에 직접 참전한 바오 닌이라는 작가가 쓴 [전쟁의 슬픔]을 선정도서로 삼아 강연이 진행되었다. 강연을 대비하여 소설을 읽었었는데, 끊임없이 생사의 갈림길을 지나는 전쟁 속에서 개인들이 얼마나 비인간화되고, 참담한 삶을 겪는지 또한, 그러한 전쟁의 경험이 종전이 된 후에도 얼마나 사람들의 마음 속에 깊은 상처를 남지는 지 실감할 수 있었다. 사실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하고 힘든 서사를 읽어 내려가면서 저자가 직접 겪은 전쟁의 경험들은 전쟁을 직접 체험하지 않은 독자로서는 감히 상상할 수 있다거나,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없는, 그러한 성격의 것이라는 것을 느꼈다.
강연 자료를 통해 본 바오 닌이라는 사람의 약력은 다음과 같았다. 그는 1952년 베트남 중부지역 태생으로써, 54년에는 하노이로 이사를 갔다. 이후 60년대를 지나며 베트남의 정세가 전쟁으로 치닫자 그는 1969년에 17세의 나이로 베트남 인민군에 자원입대한다. 투입된 전선에서 동료들이 무수히 희생되는 바람에 5개월 만에 하사로 진급하여 13명으로 편성된 소대를 지휘하며 무수한 전투에 참여한다. 그의 전쟁은 75년 사이공 진공작전에서 비로소 마무리 되는데, 그 작전에서 그를 포함하여 단 2명의 부대원만이 살아남게 된다. 전쟁이후 그는 전사자 유해발굴단에서 8개월간 활동하였으며, 대학에도 진학하고 결혼도 하면서 본래의 삶으로 돌아오는 듯하지만, 그는 전쟁의 경험을 글로 써내려가고자 1984년 응우옌 주 창작학교에 입학한다. 특히 소설 속에서 10년 전쟁의 경험이 어떻게 자신의 인생을 파탄에 이르게 했으며, 전쟁이 끝난 이후에도, 과거 전쟁의 기억으로부터 헤어 나올 수 없는지, 그래서 자신이 왜 그러한 기억들을 글로 써내려가는 작가라는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과정들이 아주 상세하게 그려지고 있다.
[전쟁의 슬픔]이라는 소설은 1991년에 [사랑의 숙명]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출간된다. 출간 당시 검열로 인해서 제목을 수정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1992년에 베트남 작가협회로부터 최고작품상을 수상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베트남 정부와 큰 갈등이 있었다. 정부입장에서는 미국에 대한 승리의 전쟁이었던 베트남 전쟁을 바오 닌이 [전쟁의 슬픔]에서 비통하고 참담한 시선으로 그려내는 것을 곱게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소설의 작품성은 베트남뿐만 아니라 세계 전역에서도 인정받게 되어 결국 [전쟁의 슬픔]이라는 원제목을 되찾게 된다.
그와 그의 소설에 대한 간단한 약력을 살펴보고 난 후, 전반적인 강연의 흐름은 다양한 사진자료를 함께 살펴보는 것으로 진행되었다. 바오 닌은 비교적 최근인 2017년 9월 5일에 [뉴욕타임즈]에 “내가 미국인들을 처음 만났을 때”라는 기고문을 낸다. 그가 인생 최초로 미국인을 만났을 때는 베트남 전쟁 중에 급습해야할 초소의 적군으로서 만났었는데, 전쟁이 끝난 한참 후 미국에 직접 가보니, 미국인들도 베트남인들과 똑같은 삶을 영위하는 선량한 사람들이었다는 감회를 전달하는 내용이다. 즉 전쟁 중에는 서로 제거해야 할 대상이었지만, 실제로 우리나 그들이나 똑같은 인간성을 공유하고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한편, 베트남 전쟁의 특징을 가장 잘 표현하는 시각자료는 폭격과 관련한 이미지들이다. 미국은 당시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방법으로 수많은 폭격과 고엽제 살포를 주된 방법으로 이용해왔고, 이것들은 전쟁이 끝난 후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
강연에서 제시하는 토론거리는 크게 4가지 주제로 제시되었다. 첫째는 도저히 글로 충분히 표현할 수 없는 전쟁의 참혹함에 대한 이야기였다. 소설의 다양한 부분에서 전쟁의 참혹한 이야기들은 다양한 일화들을 통해 드러났다. 둘째는 작품에 등장하는 다양한 여성들에 주목해보는 것이었다. 전투를 수행하는 병사는 주로 남성이 대다수였지만, 여성들 또한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고, 전쟁이 개개인들에게 미치는 영향들은 큰 틀에서는 유사해 보일 수 있지만,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부분 또한 있었다. 셋째는 소설에 등장하는 두 주인공인 프엉과 끼엔의 사랑이야기였다. 그들은 전쟁이 발발하기 전부터 연인이었으며, 전쟁이 발발하면서 약 10년의 시간동안 서로의 생사를 확인할 수 없게 되고, 전쟁이 끝난 후 뜻밖에 재회하게 되지만, 10년이라는 전쟁의 세월이 그들의 삶에 새긴 상처들은 결국 전쟁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게 만든다. 넷째는 거듭 묘사되는 전쟁의 실상에 대한 이야기이다. 요즘처럼 전쟁이 흔치 않은 오늘날 사회에서 전쟁이라는 것에 대한 대중의 이미지는 실제와 다를 수 있는데, 바오 닌은 소설을 통해서 자신이 직접 체험한 전쟁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그것은 끝없는 비통함과 한이 가득한 이야기이며, 게임이나 미디어에 등장하는 전쟁에 대한 이미지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을 갖게 한다.
바오 닌은 소설 속에서 기존에 우리에게 익숙한 전쟁의 서사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국가에 대한 충성, 공동체를 위한 숭고한 희생, 아군을 지키고 적군을 섬멸하는 그러한 과정들에 대한 이야기에 주목하지 않는다. 단지 그는 그러한 일체의 이데올로기로부터 동떨어진 채로 전쟁을 수행하는 매 순간순간 자신이 겪었던 모든 인간성을 말살하는 사건들을 있는 그대로 그려내려고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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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과 전쟁의 세계문학 : 20세기 후반기 | 혁명과 전쟁의 20세기 후반기 세계문학-두 번째 강연 [중국 농민과 중국혁명]소감문 | 개똥이 | 2017.11.15 | |||||||||||||||||
두 번째 강연주제는 소설 [위미]를 통해 중국의 70-80년대 문화대혁명과 이 시기 농촌의 모습에 대해 살펴보는 것이었다. 서두에 작가 비페이위에 대한 간략한 소개 이후, 강연은 크게 4가지 소주제를 다루는 것으로 진행되었다.
첫째, 20세기 중국 현대사의 흐름을 개괄함으로써 중국의 몰락과 오늘날 G2로 재성장하게 되는 과정에 대해 알아보았다. 여기서 제기되는 문제의식은 중국의 몰락과 성장을 어떻게 이해할 것이며, 그 과정에서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문화 대혁명기는 어떤 의의를 갖는가?이다. 20세기 전반기 중국의 큰 화두는 항일운동과 중국 통일정부 수립을 둘러싼 국-공의 대립이라는 두 축이 중심이었다. 따라서 24년과 37년의 1, 2차 국공합작을 통해 항일운동을 전개하기도 하였지만, 한편으로는 46년 국공내전으로 지도부가 분열하면서 홍역을 앓기도 하였다. 이후 49년 중화인민공화국으로 거듭난 중국의 20세기 후반기 과제는 사회주의개혁과 경제발전이었다. 이에 따라 58년 사회주의 개조 완료선언을 하고, 대약진 운동을 전개했으나 실패로 돌아갔다. 현실에 맞지 않는 사회주의 개조선언과 무리한 공업화 정책을 추진한 것이 원인이었다. 그 이후 66년부터 76년까지 문화대혁명을 진행하였다. 이것은 자본주의, 수정주의, 관료주의적 인습을 타파하기 위한 운동이었다. 하지만, 마오의 권력욕, 그리고 개인숭배사상을 확산할 의도였다는 해석도 가능한 만큼, 이 혁명은 양날의 칼로써 이해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소설 [위미]의 시대적 배경이 바로 70년대~80년대 초반부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위미]는 문화대혁명이 한창 진행되는 과정의 농촌의 모습과, 그 직후의 모습들이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둘째, 현대 중국과 북한의 복잡한 상호관계를 4가지 시기구분을 통해 파악하였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오랜 혈맹관계라고 생각했던 북중관계가 실제로는 급변하는 시대적 상황에 따라 우호적이기도 하고, 긴장관계를 갖기도 했던 복잡한 관계라는 점이다. 강연에서는 크게 4가지 시기구분을 중심으로 파악했는데, 북중혈맹관계의 첫 출발점은 항일전쟁기였다. 1930년대 이후 전개된 조선인 항일운동은 점차 중국편제로 흡수되었다. 1국1당원칙에 따라 항일유격대가 중국공산당의 지도아래 활동하였고, 김일성 부대는 36년 동북항일연군으로 편제되었다. 한편, 국민당 계열로 활동하던 조선의용대 또한 대부분이 화북지역에서 공산당 팔로군으로 합류하면서 조선의용군으로 발전해나간다. 두 번째는 46-49년 국공내전기이다. 이 시기 공산당이 국민당을 압도할 수 있었던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만주지역에 일본에 의해 설립되었던 군수공장들과, 당시 만주 지역의 대다수를 차지했던 이주 조선농민들의 공산당 지지에 있었다. 또한 공산당 소속으로 활동하였던 조선의용군도 국공내전에 적극 참여하면서 국민당을 제압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세 번째는 50-53년 한국전쟁기이다. 이번엔 두 번째 시기와는 반대로 중국군이 북한을 지원하는 양상을 띤다. 중국 또한 북한의 소멸을 순망치한으로 파악했던 것이다. 한편, 이 시기 중국군이 38선 이남으로 남진하지 않고, 중재안을 받아들였다면 전쟁은 51년 봄에 끝나고, 중국군의 피해도 적었을 것이라는 최근의 연구가 있었다. 결국 실리보다 이념과 명분을 고집하는 태도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의 고통만 가중시킨 셈이다. 네 번째는 70년대 이후 문화혁명과 베트남전쟁기이다. 이 때는 북중이 갈등관계로 나아간다. 문화혁명기 홍위병들이 ‘북한의 첩자’라는 누명으로 많은 조선인과 중국인을 탄압했기 때문이다. 그러한 한편으로는 이 시기 중국의 마오 개인숭배와 후계자 지정작업이 북한에도 영향을 주어 김일성 우상화와 김정일 후계작업에도 좋은 명분으로 작용했다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그리고 베트남전쟁에서 적극적인 관심을 드러냈던 소련과 북한과는 달리, 중국은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또 북중 간 갈등관계를 맺는다. 한편, 북한의 베트남전쟁에 대한 관심은 남한의 베트남파병을 저지하려는 각종 테러로 이어지면서 남북관계 또한 극히 악화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셋째, 본격적으로 [위미]의 내용으로 들어가서 세 단편들 사이의 차이점, 여성-남성 등장인물들 간의 비교, 그리고 당시 시대상의 영향 등을 주제로 비평이 이루어졌다. 우선 1부와 2부를 비교하면서 제기하는 질문은 다음과 같다. 1부의 주인공인 위미와 2부의 주인공인 위슈를 작가는 균형있게 바라보는가? 교활한 여우이자 성폭력 피해자로 그려지는 위슈의 양면적인 모습은 과연 실감나는 캐릭터인가? 위슈의 썸남이었던 자신의 이복아들에게 위슈의 치부를 드러내는 이간질을 함으로써 자신의 안전을 지키고, 위슈의 삶을 파탄에 이르게 한 위미의 행동은 과연 어떻게 이해해야할까? 1부와 2부의 비교가 여성주인공에 초점을 맞췄다면, 상대적으로 2부와 3부의 비교는 남성주변인물들의 행동변화에 주목한다. 1, 2부에서 그려지는 남성들, 대표적으로 궈주어와 펑궈량이 갖고 있는 연애/결혼관과 3부에 등장하는 남성인물들의 그것은 대조를 이룬다. 후자의 연애관이 좀 더 자유연애사상에 가까운 것이다. 그것은 3부의 시대적 배경이 더 나중이기 때문일 수도 있고, 3부의 시대적 배경이 더 도시와 가깝기 때문으로 볼 수도 있겠다. 그 밖에 소설에 녹아있는 시대적 배경은 다음과 같다. 군인을 강조하는 군사문화, 도농격차, 여전히 잔재하는 봉건적 가부장제 위계질서 구조들, 사회주의 혁명의 결과들.
넷째, 현대 세계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회주의 혁명은 러시아 혁명과 문화대혁명을 들 수 있는데, 러시아 혁명은 실패한 혁명으로 인식되는 반면, 중국공산당은 어떻게 현재까지 건재할 수 있는 지 비교해보았다. 러시아의 경우는 혁명 이후 수많은 숙청을 진행하면서 공포에 기반한 억압적인 체제를 유지하면서 공산당과 지식인 그리고 대중의 관계가 유리되었다. 반면, 중국의 경우, 물론 혼란은 있었지만 러시아만큼 농촌공동체 자체가 파국으로 치닫는 정책을 시행하지는 않았던 탓에 상대적으로 공산당과 지식인 그리고 대중의 관계가 긴밀할 수 있었다. 이렇게 지도부가 택했던 전략이 다를 수밖에 없었던 궁극적인 원인은 지도부의 정치적인 권위와 정당성 유무에 있었다. 러시아의 경우 10월 혁명에서 지도부가 큰 역할이 없었기 때문에 대중들에게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했고, 그것이 공포에 기반한 억압정책으로 드러났다. 반면, 중국의 경우는 지도부가 항일운동과 국공내전을 함께 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그 정당성을 갖고 있었다.
중국의 역사와 문화가 낯선 사람의 입장에서 단편적으로 소설[위미]를 접한다면, 그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기 힘들 수 있다. 하지만 강연을 통해 중국의 역사적인 배경과 북중관계, 사회주의 혁명 간의 비교를 함으로써 소설의 이해에 더 도움이 되었다. 보다 폭넓은 맥락과 관점에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강연에서 제기되는 소설 내용에 대한 질문들 또한 새로운 관점에서 작품을 뜯어볼 수 있게 했다. 강연 이후에 이어졌던 토의에서 많은 참가자분들이 좋은 감상평을 제시할 수 있었던 것도 강연을 통해 각자의 기존 이해에 신선한 자극이 더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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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경계를 넘은 여성들 | <시대의 경계를 넘은 여성들> 변방에서 중심으로: 정칠성·강주룡 | romi | 2017.11.13 | |||||||||||||||||
2017년 10월 23일 / 강사: 박정애
정칠성은 일본에 의해서 조선이 무너지고 기존의 신분질서는 붕괴되었으나 여전히 사회문화적으로 차별받았던 기생 출신이었다. 1897년에 태어난 대구 출신으로 기명(妓名)은 금죽(琴竹). 사회적으로 각성했던 사상 기생이자 사회주의 여성활동가로 그녀는 유명했다. 정칠성이라는 인물은 3·1 운동을 기점으로 두각을 나타낸다.
일제시대의 가장 큰 민족항일운동으로 잘 알려져 있는 3·1 운동은 여성사에 있어서 의미를 가지는 큰 사건이다. 사회적인 존재로서 ‘여성’의 존재가 두각을 드러난 사회 운동으로, 여성이 거리로 나온 발단이 되었다. 당시 많은 여학생과 기생들이 참여하였다.
3·1 운동을 계기로 사회운동을 하는 기생 출신 여성들은 당시 특이한 존대로 인식되었다. 기생들은 오랜시간 천대받았으나 조선시대부터 예학의 존재로서 기생들은 양반들의 대상으로서, 사회적 시각을 이미 가지고 있었던 존재였다. 더불어 조선의 다른 여성들보다 활동에 있어 보다 자유로운 요소들이 많았다.
그녀는 최초의 여성사회주의 단체인 ‘조산여성동우회’를 참여 등 많은 사회주의 여성운동을 펼친다. “모든 여성은 무산계급이다.” 하는 사회주의 원칙적인 자세를 가지며 여성노동자를 여성운동의 주체로 삼았다. 1927년 근우회 발의인으로 참여하면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다 1930년 근우회 간부직에서 탈락하면서 그녀의 사회운동이 큰 틀에서 일단락 되었다. 전시체제기에 조선 내에서 편물강습으로 생활하였는데 이는 여성의 경제적 독립방안으로서의 중요성을 여전히 강조한 모습이라 할 수 있다. 해방 이후 좌익활동을 전개하다 1948년에 월북한다. 이후 행적은 불문명하다.
강주룡은 최초의 고공농성 여성노동자다. 1901년 평북 강계 출생으로 1921년 만주지역 독립군 부대에 관여한 역사적 기록이 있다. 이 후 1926년 평양으로 이주하면서 여성노동자가 되었고 1931년 5월 4일 평양적색노동조합을 조직하면서 노동운동가로 활동하기 시작한다. 30년을 남짓 채운 짧았던 그녀의 일생은 치열했던 노동자의 항쟁 자체였다. 그녀는 주체적으로 노동자 파업투쟁을 이끌었고(1931년 5월 평양 평원고무공장) 이 후, 일제에게 노동운동의 주요인물로 체포되고 석방되는 과정에서도 고공 농성과 단식 투쟁을 이어갔다. 같은 해 6월에 평양적색노조연루로 다시 체포되었다가 다음 해 6월에 병보석으로 출감된다. 하지만 두 달이 지나 8월 13일 평양 서성리 빈민굴에서 사망하고 만다.
정칠성 강주룡은 모두 하나의 시대의 경계를 뛰어넘고자 했다. 그녀들은 사회적으로 멸시받았던 기생의 신분으로부터 그리고 사회적 위기(대공황)에 더욱 내 몰린 여성노동자부터 보다 진전하려고 했던 여성들이었다.
- 자원활동가, 정새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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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경계를 넘은 여성들 | 시대의 경계를 뛰어넘은 여성들4강 <허정숙, 주세죽> | Aviciilover | 2017.11.7 | |||||||||||||||||
참여연대 아카데미 느티나무<허정숙,주세죽> 11/6 강사: 조선희
-본인이 쓴 소설 <세여자>는 1920년대 경성의 사진 한 장으로부터 시작된다.
-허정숙, 주세죽 허정숙은 상해에서 외국어를 공부하고 조선으로 돌아온다. 결혼하고 동아일보기자를 하면서 파업을 한다. 동아일보가 민족계량 주의노선으로 가고 있을 때 그 안의 사회주의 기자들이 임금 파업을 한다. 그 와중에 조선공산당 활동을 한 인사들이 다 잡혀 들어간다. 남편이 옥에 있을 때 북풍회의 송봉우와 만난다. 북한으로 넘어 갈 때 그 남자와도 이별한다. 북에 넘어가서는 최규형이라는 소련 출신 남자를 만난다.
-북한에서는 전쟁 후에 남로당이 숙청당하지만, 그녀만이 살아남아서 김일성과 같이 간다.
-주세죽은 함흥에서 영생여학교를 다닌다. 진보적이고 기독교적 교풍이 강한 학교였다. 함흥에서 3.1운동은 대부분 영생학교 학생들이 진행한 것이다. 그녀도 한 달 동안 감옥에 잡혀있었다. 나와서 학교에서 퇴학당한다. 병원에서 1년 동안 일하고 돈을 모아서 상해 유학을 가게 된다. 가난한 농가에서 자랐다고 회고를 한다. 하지만, 소련에 있는 것을 고려했을 때 이 말이 완전한 진실인지는 모른다.
그런데도 16세에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등의 정황을 보면 부유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 후 음악공부를 위해 중국에 갔다. 한국에 돌아와서 박헌영이랑 결혼하고 그와 같이 소련으로 탈출해 러시아에서 공부한다.
-남편이 상해에서 활동하다 한국으로 강제 귀송 된 후 박헌영과 조선공산당을 지원한 김단향과 모스크바에서 같이 3년간 생활하고 다음에는 이를 상황이 어쩔 수 없게 둘을 같이 살게 만들었다고 회고한다.
-스탈린 치하 안에서 대숙청으로 인해 그녀는 카자흐스탄으로 추방되는데 카자흐스탄에 도착하자마자 김단향과의 자녀를 잃고 쓸쓸하게 죽는다.
2부
주세죽은 왜 소련을 벗어나지 못했을까?
-주세죽의 전남편 박헌영이 고위관료가 되었을 때 스탈린 치하 소련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움을 청했지만 김단향과의 관계를 알고 거절당했다.
-박헌영은 남쪽에 있을 때부터 같이 있던 비서와 같이 월북했다. (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정)
-박헌영에게 있어서 여성관이란 무엇인가? 1. 첫번째 여자 주세죽(동지)과의 결혼(능력 있는 여성을 신데렐라처럼 데리고 있는 박헌영) 2. 두 번째 여자 지하조직 생활을 할 당시에 당 동료의 조카가 아지트 키퍼로 들어왔는데 그 여인으로부터 아이를 낳는다. 3. 마지막 여자는 비서를 취했다.
-그는 지도자였지만 여성관은 일관되게 아지트 키퍼나 비서와 같은 수발드는 여자가 필요했다는 것이고 이 남자의 한계라고 생각한다.
<세여자> 소설과 현실과의 사실 차이는?
-실존 인물이 아닌 사람은 삼월이 하나다. 대사들은 100% 허구다.
-보통 여성들이 행동하는 데 있어서 아이가 제약이 되는데 허정숙의 집안에는 돌봄 노동을 메꾸어줄 가족과 보모가 존재했기 때문에 자유가 가능했다.
-봉건체제가 무너지고 울타리가 열리면서 온갖 것들이 밀려 들어오게 된다. 남로당은 주세죽을 부도덕한 자/ 김단향은 친구 부인을 넘보는 부도덕한 자로 본다. / 봉건시대의 남성 중심 사상이 지속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자원활동가 -류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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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경계를 넘은 여성들 | 시대의 경계를 넘은 여성들 <의사 김정동> | Aviciilover | 2017.11.7 | |||||||||||||||||
적어도 내가 평등하다는 의식, 직업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의식, 여성과 남성과 마찬가지고 자유로운 연애를 추구할 수 있다. 여성에 관한 자기의식 남녀평등 여성해방 사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우리는 신여성이라고 말한다.
-강화도 조약 후 20년 정도의 시간 동안 역사적으로 큰 사건들이 많았다. 1890년대에 여성이 근대적인 교육을 받게 된다. 여성이 활동하는 나이가 10대다, 대학생도 늦는다.그 당시 평균수명은 28살이었다. 물론 영아사망률이 낮아서 28살인 경우도 있다. 사회적으로 기대하는 것도 달랐다. 1900년대에 유학을 가서 20년대에 돌아온 사람들이 존재한다. 1890년 1900년 두시기에 근대 여성이 출연한다. 1890년대 1920년대 두 시기를 신여성이라고 한다. 일본도 이랑 비슷하다. 메이지 중기에 나타난 여성을 신여성이라고도 한다. 그래서 일본의 신여성은 청담이라는 잡지를 내게 된다.
-두시기의 여성은 남녀평등의 사상은 비슷하다. 하지만 1900년도에는 남녀평등 사상이 사회적인 활동, 참여도 비슷하다. 1890년대하고 1920년대하고 다른 점이 여성의 자유연애와 관련된 부분이었다. 역설적으로 자유를 누린 여성들은 기생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자유연애. 그리고 결혼 성의 자유는 1890년대 찾아볼 수 없었다. 1890년대 가장 중요한 논제는 강한 국가를 만드는 것이었다. 앞 시기의 여성독립은 국가를 위한 독립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1900년대와 1800년대 여성운동에는 특징적으로 다른 부분이 존재한다.
-김정동은 어학 능력이 매우 뛰어났다. 그녀는 외국인 의사 로제타 밑에 들어가서 통역을 했다. 통역하면서 의사로서 능력을 쌓았고 다음에는 의사로서 활동을 한다. 그녀는 주로 의료혜택을 받지 못한 여성과 아이들을 대상으로 진료를 진행한다.
자월활동가 류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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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철학으로 읽는 그리스 비극 2 | [정치철학으로 읽는 그리스 비극 2] 제 4회 강의 <아이아스> | Aviciilover | 2017.11.2 | |||||||||||||||||
들어가면서 문재인 정부의 새 예산안은 서민들을 위한 양적 완화를 목표로 한다. 이는 매우 이례적이다. 왜냐하면,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이 죽으면 수열을 하는 비이성적인 상황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양극화가 심각한 이유는 그것 자체가 민주주의를 위협한다고 한다. 잘사는 사람들은 민주주의가 규제이고 못사는 사람들은 관심이 없다. 중산층이 가장 큰 이익을 볼 수 있는 체제가 민주주의다. 대한민국은 양극화가 심하다. 1/4이 전체 1%로 분배가 되고 있다. 상위 20% 센트의 계층이 90%의 재산을 차지하고 이는 점점 심해지고 있다. (재산세에 근거한 공식적인 분배 기록만 봐도 동국대 김남영) 우리나라 국민의 79.1%가 자신이 중산층이 아니라고 답했다. 이런 구조에서 중산층을 위한 정책을 내놓았다. 내놓은 정책의 핵심은 1.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고 공공영역에서 정규직으로 창출하는 것이다. 2.경력단절을 방지하기 위해서 육아를 중심으로 한 돌봄 노동 지원사업 왜냐하면, 여성이 재취업하면 20%의 임금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세금이 누구를 위해서 쓰이는가가 중요하다. 법인세를 많이 내지만 국가가 기업들을 위해 세우는 정책이 많으므로 이를 돌려받는 경우가 많다고 볼 수 있다. 이번에 7.1%의 증액이 일어났다. 경험적으로 낙수 효과가 증명된 적이 없다. 하지만, 그러한 세금을 반대하는 일들이 생기고 있다 우직함, 용맹함때문에 모든 사람으로부터 미움을 받는다. 원래 신,인간,도시가 있다. 위기에 빠진 모든 사람들이 굉장히 합리적으로 움직인다. 내가 어떻게 죽는 것이 올바른 일인지 계속 고민을 한다. 아킬레우스는 엄마가 신이다. 순수하게 인간으로 태어난 사람 중에서 가장 용맹한 캐릭터다. 아가멤논을 보면 그는 결단을 제대로하지 못하는 캐릭터다, 오만하고 무능하고 우유부단한 사람이다. 신기한 것은 사람들은 오만하면서 무능한 캐릭터를 미워하지 않는다. 오만하면서 능력 있는 캐릭터를 미워한다. 청혼한 사람들이 멍청한 약속을 하는데 남자에게 어떤 일이 생기면 도와주기로 한다. 아이아스는 능력이있고 용맹하고, 의리도 있는자이기 때문에 부르지도 않았는데 배12척을 가지고 온다. 그는 메놀라오스, 아가멤논의 목숨을 구해준다. 하지만, 그는 미움을 받는다. 자신이 오만하고 능력있는 만큼 자기가 한일에 대한 수치심이 존재한다. 내가 능력이 엄청난만큼 못하면 그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이다. 하지만 아가멤논과, 메넬라오스는 오만 하지만 무능하기 때문에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이다. 오만을 둘러싼 캐릭터들을 어떻게 들고 가는가?. 오만함은 확신에서 나오는 것이다. 책은 아이아스라는 인물에 대한 묘사가 매우 뛰어나다는 것이다. 비극경연대회 ? 소포클래스는 수상을 많이 한 사람이다. 그는 아테네의 민주주의가 가장 번성했을 때 나온 것이다. 제국주의와 같이 강력한 군사력과 성장했던 시기다. 소포클래스는 그리스 시대의 외모가 탁월해서 배우로도 활동했지만 노래를 못해서 노래 못하는 아이돌이다. 말도 안 되도록 90세 넘게 살았다. 도시와 시민의 관계를 중요시한다. 문학적 가치로만 봐도 대단한 진보를 이룬 사람이다. 그전에는 코로스가 중요한 역할을한다. 코로스는 시민의 역할이다. 이는 도시의 역할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포클레스는 그와 다르게 도시의 역할을 강조한다. 무대 위에 서서 공연하는 사람의 배우를 세 사람으로 늘리고 극중에 등장하는 인물의 성격을 변화도록 했다는 최초의 극작가다. 소포클레스는 인간의 이성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신들에 대해서 말한다. 그리고 인간과 대척점에 서는 국가 사이에서 철저하게 이성적으로 맞서고자하는 인간을 그려낸 사람이다. (신의 감정을 만들어낸 사람이 대부분 다 질투다. 그리스의 신들은 이성으로 이해하기 힘든 신들이다. 때로는 개인과 갈등하는 도시의 이야기에 대해서 말하는데 첨예하게 다른 경우가 생긴다. 권력의 입장에서도 자기 할 일을 다하려고 한다. 아이아스는 감정에 휩쓸려 있는데, 항상 이 순간에 해야 할 옳은 일은 무엇인지 생각을 한다. 그리스 비극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합리주의다. 그리스 비극을 특징짓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합리주의라고 할 수 있다. 아이아스로 들어가면 아이아스와 관련된 인물은 헥토르라는 인물이다. 트로이 전쟁에서 온종일 그와 싸운다. 그리고 해가 졌을 때 싸움을 멈추는데 거의이기고 마지막 일격을 날리기 직전에 해가 지고 무승부로 끝난다. 그리고 그들은 헥토르와 칼과 혁대를 서로 선물해준다. 아킬레스가 전사했을 때 그를 둘러싼 적군을 다 물리치고 나온다. 아킬레스가 전사하고 그의 갑옷을 누가 가질까 하는 질문에 투표를 한다. 오디세우스는 능변가고 아이아스는 무뚝뚝하고 고지식한 사람이다. 사람들이 오디세우스의 말에 반해서 그에게 투표를 하고 그가 갑옷을 가져간다. 무궁은 전쟁터에서 용맹한 사람의 것이다. 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에게 무구가 간다. 오디세우스의 배가 난파당했을 때 아킬레스의 무구는 유실되어 아이아스의 무덤으로 간다. 아이아스가 이에 실망해서 그리스 장군을 다 죽이려고 한다. 아이아스가 칼을 뽑으면 막을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아테네가 그의 눈을 가리게 해서 양 떼를 난도질하게 한다. 양 떼를 난도질하며 일어나는 것 소포레스의 이야기의 시작이다. 아이아스는 오만한 자였다. 오만은 인간의 덕이 아니라 신들의 덕이다. 아이아스에서 아이아스는 수치심에 못 이기는 사람이다. 내가 내 능력을 쓸 수 있는 게 못 쓴 것에 대한 비참함에 빠진다. 소위 오만 능력 부끄러움이 똑같이 오만하지만 무능한 캐릭터다. 매넬라우스와 아가맴논이 찾아올 때 테우크로스와 논쟁을 벌인다. 메넬라오스와 아가멤논은 창피한 사람이다. 대사만 봐도 알 수 있다. 무능한 자들이 오만할 때는 비겁한 짓을 서슴지 않는다. 트로이군과 아르고스 군이 만드는 것 어떤 친구가 그대에게 이 사람을 묻어주지도 않고, 오디세우스가 동생에게 이렇게 말한다. 전에 내가 그에게 적이었던 만큼 오디세우스가 여기서 아이아스가 적이었다는 사실을 절대 거부하지 않는다. 하지만, 적이었던 아니던 인정하는 것이다. 지혜로운 문장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겸손까지 보여준다. 테우크로스, 장례식 때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다 도와준다. 가장 사람을 보낼 때 최선을 다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어쨌든 형님과 라이브러리 관계였다. 저주하는 것 그 사실을 몰랐겠지만, 테우크로스가 그렇게 대답한다. 인간이 가져야 될 덕성이 존재한다. 신이 가지는 덕으로써 오만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신이 가지는 덕성을 무능한 자가 가진다고 했을 때 최악의 상태가 나타난다. 나르시스 시론은 완벽하게 이 상황을 상반되게 해석한다. 나르시스를 보면 주위에서 아름답다는 소리를 듣는다. 그리고 엄청난 자부심을 느끼고 오만이 생겨난다. 간신히 우물에 이루로서 우물물을 드러났는데 숲을 헤매다 온 자신의 모습에 너무 취한다. 자기 모습이 너무 추해서, 견딜 수 없어서 뛰어든다. 현실을 견딜 수 없어서 빠져서 죽는 것이다. 정말 아름다워서 오만해진다고 볼 수 있다. 자신을 이상화시켜서 자신을 견디지 못하는 것이다. 시인은 이 틈을 못 버틴다고 본다. 시인은 아름다움을 갈망하지만, 자신에게 부질없음을 절망한다. 그런 것들이 훌륭한 문학작품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상과 현실의 틈새를 버티지 못한다. 자신을 견디지 못하는 것을 수치심이라고 한다. 아이아스의 고민도 어떻게 보면 본질에서 같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오만이라고 했을 때 본질에서 자기 자신이 누구보다 중요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누구보다 소중하고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칸트는 오만이 겸손이라는 미덕이 결연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오만의 반대말은 겸손일까?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것. 오만이라는 것들은 인간이 가지면 안되는 덕처럼 여겨지는 것이고 인간에게 불행이 닥쳐온다. 아가멤논형제의 무능함으로 인해 10년간 전쟁이 지속되었고 그것은 무능함을 보여준다. 능력 있는 자들의 오만함은 제어가 된다.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이 든다. 능력 있는 오만한 자를 알아보면 그와 같이 있을 수 있는 사람 그걸 알아보는 사람과 같이하면 오만과 합쳐질 때 정치가 배신으로 얼룩지고 정치 자체가 기능할 수 없다. 기본적으로 오만 한 자는 타자에게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정치에 오만한 자는 필요한 것이 아니다. 오만이라는 것이 긍정적인 것 능력 있는 자들의 오만은 제동될 수 있다. 능력이 없는 자들의 오만은 제어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자원활동가 류태림 |